번 호 : 3246 / 3429 등록일 : 2000년 09월 28일 16:24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606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39, 조회: 1513, 줄수: 411,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1 일단 예전에 타통신에서 올리던 글입니다. 당근 완결은 내지 못했지만요.... ^^ 옛날에 묻어놓았던 글을 꺼내 읽으니 기분이 묘해져서 완결을 내고 싶다는 사명감(?)에 불타서, 이 글을 올립니다. 그럼. ^^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 1화 제비가 발목을 잡힌 사연은 "끝내준다....흐흐흐. 허리부터 가슴까지의 곡선을 보아하니. 꾸울꺽 쥑이 겠다" 이런 음흉한 대사를 내뱉고 있는 자는 지금 어두운 골목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정말 이 대사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의 소유자였다. 긴 흑발은 단정하게 문사건으로 고정시키고, 희디흰 백의를 걸친 20대초 반정도의 절세 미.공.자였다. 오른손에는 새하얀 학익선이 가볍게 흔들리 고 있었고, 허리에는 프른빛이 감도는 옥대를 차고 있었다. 칠척 장신에 약간은 야위어 보이는 체격이고, 오관은 붓으로 그린듯이 뚜렷했으며, 입 술을 마치 여인인듯이 붉고 백옥같은 살결에 하늘의 별이라도 품은 듯한 영롱한 두눈. 어디 한군데를 봐도 흠잡을 곳이라고는 없는 전설에 나오는 미남이라는 송옥이나 반안조차도 못따라올듯한 용모의 소유자였다. 허나 겉포장에 속으면 평생을 후회한다는 소문이 있듯이 지금 그 미공자 의 이름은 화운빈. 자칭 풍류공자(風流公子), 타칭 화화공자(花花公子)였 다. 올해 약관 20세인 그는 풍류(화화)공자라는 이명에 걸맡는 제비로 그 빼 어난 외모만큼이나 뛰어난 방종술 일명 허릿기술로 수많은 여인네의 눈물 을 흘리게 한 왕제비였다. 그런 화운빈의 지상과제는 무림삼화(武林三花)를 동시에 품고, 삼처 칠첩 이 아니라 십처 백첩을 거느리고 사는 아주 소.박.한 꿈이었다. 그리고 지금 화운빈은 한창 청춘사업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오늘의 목표 는 삼장 앞을 거닐고 있는 한쌍이었다. 남자는 꽤나 뚜렷한 외모를 가지 고 있었고, 여인은 보기드문 외모의 소유자였으나 그녀의 불행은 제비중 의 제비 화운빈에게 걸린것이었다. 잘나가는 풍류공자 화운빈왈, "색(色)에도 도가 있으니, 먼저 절대 어겨서는 안될 세가지 금기가 있다. 그 첫번째가, 강간이고 두번째가 미혼약이다. 강간이나 미혼약은 자신의 허릿기술에 자신이 없는 초보 제비나 사용하는 것으로 그렇게 꽃을 꺽어 놓고 자랑하는 것은 자신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행위이다. 무릇 진정으로 색도를 걷고자 한다면 스스로 옷을 벗고 안겨들게 해야만 한다. 그리고 세번째가 뒷탈을 남기는 것이다. 자칫 뒷탈을 남겨서 발목을 잡히면 이제 제비로서의 길은 포기해야만 한다. 색의 조종이 되고자 한다면 결코 뒷탈 을 남지 않아야만 한다" 그 잘나가는 화운빈이 그토록 수많은 여인네의 눈물을 흘리게 만들어도 아직 무사한 이유는 그의 세가지 절기에 있었다. 그의 삼절은 각기, 색(色), 의(醫), 경공에 있으니, 다 이유가 있더라. 색이야 그가 하루 세끼밥보다 좋아하니 따로 말할 필요가 없고, 의술이 왜 그의 삼절의 하나로 꼽히나 하면, 본시 색이란 정력과 직통하는 법이 다. 제아무리 타고난 왕정력이라도 수많은 여자를 섭렵하다 보면 정력이 딸리게 마련. 그럴때를 대비해서 많은 정력제를 먹어둬야 한다. 그럴려면 의술에도 정통해야하니 이 어찌 빠질소냐. 그리고 경공은 제비들의 필수 과목이니 발이 빨라야 신변이 안전해지기 때문이다. 여하튼 우리의 주인 공, 제비중의 제비 화운빈도 이 세가지를 완벽하게 도통했으니 아직도 무 사한 것이다. 그리고 화운빈이 이제 드디어 작전돌입에 들어갔다. 재빨리 앞서가는 소저의 옆으로 다가가 화운빈은 다정하게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소저. 본공자가 이리도 아리따운 소저를 만난 것은 처음 이오이다. 본인에게 소저를 모실 기회를 주시지 않으시겠소?" 순간 옆에 있던 남의 공자가 이마에 핏대를 세우면서 고함을 질렀다. "이 무슨.....켁" 허나 그 고함소리도 화운빈의 멋들어진 발차기 한방으로 바닥에 엎어지 는 것으로 미처 끝을 맺지 못했다. '어머나, 이런 미남은 생전 처음...게다가 한가닥하는 솜씨에...마치' 화운빈의 모습은 마치 그녀가 꿈꾸는 백마탄 왕자님을 연상케하는 것이 었다. 그리고 마지막 일격이, "내 지금 취월각에 가는 도중이오만 동행하지 않으시겠소, 소저" 연인들이라면 꿈에도 그린다는 취월각에 동행할 절호의 기회를 이 어찌 놓칠소냐. "하오나, 공자...그렇지만..." '넘어 왔군'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화운빈은 그녀의 손목을 잡아 끌었다. "아이, 이러시면....아니되는데..." 은근 슬쩍 내숭을 떨면서 화운빈에게 끌려가는 척을 하던 그녀는 화운빈 이 부드럽게 허리를 감싸안자 기다렸다는 듯이 기대어 왔다. '흐흐흐흐. 드디어 한건 올리는구나!! 아! 이게 며칠만이냐.' 내심 음흉한 웃음을 흘리면서 화운빈은 발그래하니 뺨을 물들인 그녀를 잡아 먹을 듯이 바라다 봤다. 방안에 은자를 가져다 발랐는지 장식을 했는지 모를정도로 호화로운 방 안에서 화운빈은 침상에 누운 여인의 옷을 벗기고 있었다. 희디힌 속살이 드러나고, 풍만하기 그지 없는 가슴이 내 보였다. 화운빈 은 아랫도리가 후들들 떨리는 것을 느끼며 마른침을 몰래 삼켰다. "아아, 소저. 정말 아름답소..." "아이, 공자님. 아아" 가볍게 가슴을 감싸안자 그녀가 탄성을 내질렀다. 뜨거운 밤을 보낼 준 비를 마친 화운빈은 서서히 장삼을 벗어 내리고 바지춤을 풀어내리려했 다. 그때였다. "와장창!! 쾅" 요란한 소리와 함께 창문이 부서져 나가고 누군가가 방안에 날아 들어왔 다. "꺄악!" "으헉!!! 설마!?" 침상의 여자는 놀라서 옷자락을 들어 올리고, 막 일을 시작하려던 화운 빈은 놀라서 미처 흘러내린 바지를 끌어올리지도 못하고 뒤돌아 보고는 그대로 얼어붙어버렸다. 부서진 창문의 조각을 밟고서 서 있는 사람은 보는 사람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미남자였다. 8척에 가까운 장신의 떡벌어진 체격에 짙은 남색의 경장차림의 20대후반 의 미남자는 왼손에 들린 장검을 부들부들 떨면서 화운빈을 쏘아보고 있 었다. "이, 이... 운빈!! 도대체.." 그러나 그 고함소리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화운빈은 바지춤을 끌어잡고 다리에 불이라도 붙은듯이 그대로 부서진 창문으로 몸을 날렸다. "어머머. 멋져" 옷자락을 끌어올려 몸을 가리고 있던 여인이 그 불청객을 보며 넋을 잃 고 있었지만, 그쪽으로는 시선도 주지 않고서 그는 고함을 지르며 번개같 이 토낀 화운빈의 뒤를 쫓았다. "운빈!!" "헉헉헉...헥헥헥" 어두운 뒷골목에 멈춰선 화운빈은 가쁜 숨을 골랐다. "지독한 놈! 질기기는 고래심줄보다 더하고 끈질기기는 거머리보다 더한 놈이다" 흐트러진 옷을 말끔히 가다듬고서 욕설을 퍼부었다. "제기랄. 누가 십대고수 중에 최고라고 안그럴까봐. 정말 끈질긴 놈. 으 악! 아까버라. 모처럼 한탕하는가 했더니" 며칠만의 뜨거운 밤을 방해받은 화운빈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어둠속 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자아, 이제 제비 중의 제비. 왕제비 풍류공자 화운빈이 이렇게 발목을 잡 힌 사연을 알아보기로 하자. 당금 천하를 오시하고 있는 무림인들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십인이 있 으니, 세인들은 그들을 무림십대고수라고 불렀다. 그들은 각기, 쌍혈(雙血), 오기, 삼마로 불리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쌍혈 이 십대고수의 수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철혈검(鐵血劍) 무정옥기린(無情玉麒麟) 백리진천 지옥혈(地獄血) 마서생(魔書生) 이들은 약관20대의 인물들로 쌍혈중에 한사람인 지옥혈 마서생은 이름조 차 알려지지 않은 신비의 인물이었다. 그리고 또다른 쌍혈의 한사람인 철혈검 백리진천은 그뛰어난 외모로 인 해 옥기린이란 외호를 얻었으나 자신에게 추파를 던지는 수많은 여협들의 뜨거운 시선에 눈썹하나 까닥하지 않는 인물로 무정이라는 외호를 더했 다. 특히 그는 명문중의 명문인 오대세가 가운데 백리세가의 젊은 가주이 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는 누이가 한사람있으니 그 화사함으로 봉황선녀 (鳳凰仙女)라는 외호를 얻은 삼화(三花)가운데 하나인 백리소예였다. 그날도 화운빈은 자신의 본거지 낙양에서 마악 한탕을 끝내고 기쁜마음 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후후. 정말 끝내주는 계집이었어. 역시나 중년쪽이 더 푸짐(?)해서 좋 아" 마악 모퉁이를 돌아나오던 화운빈이 무언가에 걸려 퍼억하고 볼성사납게 엎어졌다. "으악! 뭐야. 이게. 누가 이런곳에... 엑?!" 거기에는 누군가가 쓰러져 있었다. 무심히 상대를 살피던 화운빈이 문득 장해물의 곁에 떨어져 있던 장검에 눈길을 줬다. "음. 꽤나하는 보검인데... 보자, 팔면 얼마나 나올까? 흠. 앗! 이건 청운 검(靑雲劍)!? 이건 백리세가의 보검인데. 설마 이 자가?" 가만히 쓰러진 자의 얼굴을 살피던 화운빈은 순간 얼굴을 팍 구겼다. "젠장. 역시나 한물건하는 얼굴이다. 이놈, 틀림없이 철혈검 백리진천이 다. 기분나빠라" 스스로의 면상에 무지하게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화운빈은 결코 자신에 게 뒤지지 않는 백리진천의 얼굴을 보고서 자존심이 팍 꺽여버린것이다. 더구나 자신보다 체격도 더좋다보니 존심이 상하지 않을수없었다. "그러나 쌍혈의 하나로 이름높은 백리진천이 이런곳에 쓰러져 있다니 어 떻게 된거지?" 기식이 엄엄한 백리진천을 이리저리 살피던 화운빈은 손바닥을 탈탈 털 었다. "뭐, 나랑은 상관없으니까. 여자라면 구해준 보답이나 받지만 남자라면 구해줄 필요가 없지" 미련없이 등을 돌리려던 화운빈이 문득 걸음을 멈췄다. '아니다. 백리진천을 구해주고 나서, 흐흐. 보답으로 삼화의 하나라는 봉 황선녀 백리소예를 쓱싹하면!' 재빨리 손익계산을 끝낸 화운빈은 쓰러져 있던 백리진천을 안아들고 자 신의 소굴로 향했다. 겉보기에는 보.통.의 저택이었으나 안은 무지무지 호화롭게 꾸며진 이곳 이 바로 화화공자 화운빈의 소굴이었다. 침상에 누워있는 백리진천의 진맥을 끝낸 화운빈은 낮게 투덜거렸다. "쳇. 천산에서만 난다는 지주독이잖아. 보자, 그럼 구당하고 설삼이랑... 이러다가 내돈만 깨지는건 아닌지" 그러나 해독제는 만들어졌으나 문제는 백리진천이 의식이 없어서 그 약 을 넘기지 못하는데 있었다. "정말 하나하나 귀찮게 하는군" 낮은 투덜거림과 함께 백리진천의 입을 억지로 벌리게 했으나 역시나 약 을 넘길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어쩔수없이 구강 대 구강법으로 약을 자신 의 입에 넣고 백리진천의 입안에 넣어보았다. 허나 백리진천이 의식을 잃고 있어서 그리쉽게 환약이 넘어가지 않았다. 할수없이 약을 자신의 입안에서 녹인 화운빈은 혀로 백리진천의 혀를 잡 아 감고서 녹은 약을 목구멍안으로 삼키게 했다. "제길. 내가 무슨 할일이 없어서 사내자식과 입맞춤이라니. 내가 봉황선 녀 백리소예를 못잡아 먹으면 성을 갈고 말꺼다. 으드득" 백리진천에게 해독제를 먹이고는 입안의 청결(?)을 위해서 물로 씻어내 면서 화운빈은 이를 갈았다. 원래가 화운빈이라는 인간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 는 드러운 인간이라서 백리진천을 미끼로 백리소예를 쓱싹할 계획을 세심 하게 짜기 시작했다. 잡아먹은 여자들의 수가 열손가락열발가락을 열번하 고 다시 열번을 겹쳐도 모자라기로 유명한 화운빈이 가장 잡아먹고 싶어 하는게 바로 무림삼화였다. 보통 여자들이라면 먹고 토끼면 되겠지만 삼화들은 원체가 그 배경이 빵 빵해서 그냥 먹고 토끼면 뒷탈이 너무 세서 드러운 인간 화운빈도 조금은 꺼려하고 있었다. 하나는 현무림을 양분하고 있는 마도제일방파라는 마교(魔敎) 교주이자 삼마의 일인인 혈수천마(血手天魔) 유운제의 딸내미이며 그 앙칼진 성깔 로 나찰화라는 이명을 얻고 있는 유하영이었고, 또하나는 오기중의 하나 인 녹림맹주(綠林盟主) 창천신룡 허영의 무남독녀 외동딸인 녹의제갈 허 수수였다. 그리고 마지막이 바로 철혈검 백리진천의 누이동생 봉황선녀 백리소예였 다. 그러니 제아무리 화운빈이라해도 함부로 건드릴수없는 여자들이었다. 하지만 드디어 백리소예를 쓱싹할수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 그냥 보 낼리가 없었다. '우선 백리진천이 깨어나면 무지무지 분위기를 잡아놓자. 그리고는, 해독 제를 구하는데 든 노고와 은자를 부풀리고나서, 걸고 넘어지는 거다. 사람 이란 은혜를 알아야하고 책임을 질줄 알아야하니까. 흐흐흐흐' 하지만 정작 본인은 사람이 아닌듯이 책임도 은혜도 모르는 인간 화운빈 은 음흉한 미소를 흘혔다. "으으응..." 낮은 신음성과 함께 드디어 오늘의 미끼 백리진천이 눈을 뜨는 기척을 보였다. 재빨리 침상 곁으로 다가간 화운빈은 무지무지 걱정스런척.하는 얼굴로 백리진천의 안색을 살폈다. "괜찮으시오. 대협" "여, 기는?" "아아, 여기는 내 집이오. 대협이 쓰러져 있는 것을 옮겨온 곳이오" 간신힌 눈을 뜨고 묻는 백리진천에게 조심스럽게 대답하던 화운빈은 다 시 속으로 얼굴을 팍 구겼다. '젠장. 눈을 뜨니 더 한얼굴 하잖아. 이런놈을 달고다니면 내 청춘사업에 막대한 지장이 오겠군' 질투로 이글거리면서도 다년의 가면덕에 간신히 평정으로 유지하면서 화 운빈은 백리진천을 부축해 침상에 앉혔다. "몸은 어떻소? 독에 당한것 같았는데" 문득 가볍게 체내의 기를 돌려보고는 백리진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 고 포권을 하며 깊이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은공. 해독이 된것같습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드디어 원하는 말을 들은 화운빈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야기를 부풀리기 시작했다. "아, 제가 지나가다 우연히 대협을 발견했죠. 기식이 엄엄하고 사경을 헤 매고 있기에 무조건 이리로 모셔와서 진맥을 했습니다. 제가 의술은 좀 알기때문에 지주독에 중독된걸 알고 급히 해독제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대협께서 해독제를 삼키시지 못하기에 급한대로 구강 대 구강법으로 약을 삼키게 했습니다. 아아, 정말 다행입니다. 시간에 늦지않게 이렇게 깨어나 셔서." "구강 대 구강법이라니?" 문득 백리진천이 의아한 듯이 물어왔다. 조금 쪽팔린 화운빈은 짐짓 호 탕하게 웃으며 쓸쩍 얼버무리기로 했다. "아아, 그것말인가요. 하하하. 대협께서 의식이 없으셔서 제가 입으로 약 을 삼키도록 한겁니다." 화운빈은 기회를 잡았다는 듯이 계속 주절주절거리기 시작했다. "본디 구하기 힘든 약제였으나 마침 제가 소유하고 있었기에 정말 다행 이었습니다. 하하. 뭐 굳이 은자가 많이 들었다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어 려운 사람을 돕는게 인지상정이니까요. 그렇지만, 은혜라고 할것까지는 없 지만, 대협께 혹시나 아리따운 누이가 있다면 한번 소개라도 시켜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지요." 한참 주절거리고 있는데 백리진천이 다시 말을 가로막았다. "은공께서 입으로?" "예?? 아아, 해독제를 삼키게 하려다가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무슨말인지 의아해 하다가 겨우 묻는 말의 의미를 알고 대답을 하면서 문득 화운빈은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자식. 아까부터 묻는 말이라고는 구강이니 입이니 하는 말뿐이잖아. 설마, 사내녀석이랑 입맞춤했다고 이대로 그냥 입싹닦아 버리는게 아닐까' 화운빈은 치밀어 오르는 불안을 억누르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하하. 제가 나이도 차고 해서 그러는데, 대협께서 누이라도 소개를 시 켜..." 한참 말을 하는데 이때까지 계속 무표정한 얼굴로 무정옥기린이라는 외 호를 실감케 하고 있던 백리진천이 얼굴을 가볍게 붉히면서 화운빈의 손 을 꼭 잡았다. "은공" "아, 예?" 화운빈은 얼결에 손을 붙잡힌 채로 대답을 했다. "본인이 책임을 지겠소. 은공." "무슨 말인지???" "사내대장부라면 자신이 한일에 책임을 지는 법이오. 비록 의식이 없었 다고는 하나 그건 변명이 되지 않소. 은공께서 이 백리모를 위해 해독제 를 먹이고 입..맞춤을 했다니, 정말 감읍하오. 이 백리모는 은공을 일생 행 복하게 해드리겠소." 무지무지 진지한 얼굴로 단숨에 거기까지 말한 백리진천은 느닷없이 화 운빈을 끌어당겨서는 입술을 겹쳐왔다. "무슨...으읍읍브으" "..." "푸학, 헥헥헥" 질식직전에야 풀려난 화운빈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백리진천을 바라봤 다. "본인은 백리세가의 가주 백리진천이라하오. 은공의 성함은 어떻게 되시 는지?" "아, 저, 그러니까. 저는 화운빈이라고 하는데, 지금 제가 한말은 그러니 까..." 엄청난 충격으로 횡설수설하는 화운빈을 무시하고 백리진천은 빠르게 말 하기 시작했다. "나는 본래 옛날부터 꼬옥 사랑하는 사람에게 첫입맞춤을 주겠다고 맹세 하고 있었오. 당연 그 사랑하는 사람은 미래의 내 신부가 될사람이고. 이 렇게 운빈을 만나게 되어 행복하오. 자아, 빨리 세가로 돌아가서 혼인 날 짜를 잡고 세가사람들에게 당신을 소개하고 싶소. 운빈. 정말로 그대를 행 복하게 해주겠소" 거기까지 듣고 있던 화운빈은 그대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창문을 부수고 토켜버렸다. "운빈!!! 어디가는 거요!" 크게 부르는 백리진천을 무시하고는 정말 발바닥에 땀띠가 날정도로 달 렸다. "미친놈!!! 이놈은 무정옥기린이 아니라, 단순히 고지식한 놈일뿐이었어. 뭐, 첫입맞춤이 어쩌고 어째!? 으악. 어쩌다가 내가 이런 놈한테 걸려서. 그럼 이제 봉황선녀고 백리소예고 다 말짱 물건너 간거잖아! 제길" 한탄에 한탄을 거듭하면서 그길로 제비 화운빈은 소굴인 낙양을 떠나버 렸다. 무시무시한 놈이 버티고 있는 그곳에 들어갈 용기는 눈꼽만큼도 없 었던 것이다. 그리고 화운빈은 이일이 이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하고 머릿 속에서 깨끗하게 지워버렸다. 원래가 나쁜 일은 빨리잊는 좋은(?) 성격의 소유자였다. 번 호 : 3247 / 3429 등록일 : 2000년 09월 28일 16:25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371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2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45, 조회: 1159, 줄수: 324,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2 감회가 아삼삼하군요.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2 2화 제비에게 왕끈끈이가 달라붙으면 "어머나, 저 분 좀 봐" "와아. 대, 대단한 미공자..." "저런분께 한번 안겨봤으면" 지나는 수많은 여인네들이 몽롱한 눈으로 저마다 탄성을 울리고 있었다. 그 장본인은 당연 낙양에서 탈출해서 이곳 사천으로 옮긴 화운빈이었다. 오늘도 화운빈은 단숨에 여자를 홀릴수있는 복장으로 사천에서도 세손가 락안에 꼽힌다는 국하루의 이층에 앉아 경치를 감상하고있었다. 일단은 목 표물색단계에 있는 것이다. 그때, 돌연 요란한 소리와 함께 이층 층계쪽에 한무리의 인영이 나타났다. "무슨일이지? 엇" "뭐야??? 허억" 이층에서 한참 식사를 하고 있던 선객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하면서 층계 쪽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거기에는 반라의 복장을 한 세명의 미녀가 서 있었던 것이다. 특히나, 중 간의 여자는 눈에 음탕한 색기를 띄고있었으며 하늘하늘한 붉은 망사의를 걸치고 있어 투실투실한 젖가슴과 아래의 은밀한 비역이 은은히 비치고 있었다. 좌우의 여자들은 녹색 경장차림이었으나, 역시 앞자락이 넓게 벌 려져서 가슴이 훤히 내다보이는 모습이었다. 허나, 선객들은 그런 그녀들의 모습을 훔쳐보기는 커녕 모두가 급히 시 선을 돌리고는 탁자에 얼굴을 처박았다. "화, 환락궁의 환락사자들이잖아" "모두 고개 숙이라고" "걸리면 그대로 환락궁행이야" 모두가 고개를 처박고는 벌벌 떨었다. 바로 이들이 강호에 악명높은 환 락궁의 환락사자들이었다. 요녀들의 모임인 환락궁에서 정기적으로 사내 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사자들을 내보냈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미녀들을 품는다기에 자청해서 따라갔지만, 나올때는 뼈와 해골만 남도록 정기를 빼앗긴다는 소문이 퍼져서 모두들 꺼려하자 요즘은 환락사자들이 반강제 로 잡아갔다. 그러기에 고개를 숙여서 이 뜻밖의 재난을 조금이라도 피하 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화운빈은 이들을 피하기는 커녕 고개를 들고 그녀들을 살폈다. '흠. 환락사자들인가. 환락궁의 궁주 환락요희가 고희를 넘겼으면서도 경 이적인 채양보음술로 중년의 외모를 유지한다던데, 한번 구경이나 해볼까. 방종술도 시험해 볼겸' 한편, 환락사자들은 주루안을 한차례 둘러보다가 드디어는 화운빈과 정 면으로 시선이 마주쳤다. '어머, 대단한 미남자잖아. 이번에는 대어를 낚았네' "호호호호, 정말 멋진 공자님이시군요. 이번에 저희들과 동행하지 않으시 겠습니까? 저희들과 가시면 지상의 모든 쾌락을 맛볼수있답니다." 짤랑짤랑한 교소를 터뜨리면서 환락사자는 화운빈에게로 다가왔다. 그리 고는 자연스럽게 화운빈의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몸을 기대왔다. 물씬 풍 기는 육향이 화운빈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화운빈은 손을 들어 그녀의 흰 옥수를 살며시 잡아 입으로 끌었다. "이리도 아름다운 분들이 계신 곳이라면 극락과도 같겠소. 본공자, 기꺼 이 귀녀와 동행코저 하오" 그때 문득 낮은 수근거림이 들렸다. "쯧쯧, 저 서생 안됐군. 물정도 모르고 저런 요녀들 한테 걸리다니" "그러게 말일세. 분명 뼈만 남기고 몽땅 빨릴텐데" 젊은 화운빈의 앞길을 걱정하는 속삭임이었으나, 환락사자들이 한번 눈 을 째리자 급히 고개를 처박고 입을 막았다. '쿡쿡. 이 풍류공자 화운빈을 모르고 있군. 내 사전(?)에 복상사란 없다 구' 가볍게 환락사자들에게 싸인채 주루 앞에 세워져 있던 호화로운 마차에 오르는 화운빈을 보는 시선들은 모두 동정에 차 있었다. 마치 이제곧 죽 을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들이었다. 불행히도 이 번지르르한 공자의 본색 을 모르는 선량한 사람들이었다. 마차는 무척 넓어서 가볍게 식전 운동을 해도 좋을 정도였다. 화운빈을 중간에 앉히고 좌우에 둘러앉은 요녀들은 그의 손을 잡고 스스로의 가슴 이나 은밀한 곳에 이끌어 갔다. "호호호호. 공자님. 저는 취취라고 하옵니다. 환락궁의 팔대 환락사자중 의 하나죠. 이렇게 공자님을 모시게 되어 기쁩니다" "아이, 저는 요혜라고 해요. 궁에 가시면 저를 택해 주세요. 공자" "아응. 공자. 아아. 성함이 어찌 되시는지요?" "하하. 본인은 화운빈이라하오" 순간 마차안은 정적만이 감돌았다. 화운빈의 손을 잡아 끌던 취취와 요 혜의 손도 그대로 굳어 버렸다. "서, 설마. 당신이 화화공자 화운빈?" "이런, 이런. 그래도 본인은 스스로를 풍류공자라 자부하고 있소만. 본디 부터 환락궁을 한번 둘러보고 싶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인듯하오" 그러면서 스스로 손을 움직여 취취의 가슴과 요혜의 비역을 탐험하기 시 작했다. "하, 으응. 아. 공, 공자님" "아악. 아아아. 허억" 금세 마차안은 젖은 비음으로 가득차고 후끈해지기 시작했다. 화운빈은 환락궁에 도착하기전에 가볍게 운동을 하기로 하고 세여자들을 요리했다. 그의 손길이 지나칠때마다 그녀들의 몸이 율동치고, 크게 튕겨올랐다. 타 의 추종을 불허하는 방종술로 여자들을 요리하면서 민감한 곳을 빈틈없이 찾아내서 집요하게 공격했다. 순식간에 옷들이 벗겨지고 전라가 된 그들 은 열락속을 헤메고 있었다. "아악. 공자, 좀 살살." "후후. 정말 굉장한 몸이오." "아아. 빨리. 저좀 어떻게..." "응응. 아아" "아직 멀었소. 자아" 3대1이었으나, 일이 끝나고 마차가 환락궁에 도착할 무렵에는 세여자들 은 파김치가 되어 있었고, 화운빈은 아직도 팔팔해서 몇탕은 더뛸수있을 듯했다. "화공자, 정말 대단해요!!" "다음에 또 한번 해주세요. 예?" "아아. 역시나 풍류공자시군요" '아까는 화화공자라더니, 어느새 풍류공자가 된거야? 역시나 한번 눌러주 면 끝이라니까. 자아, 본편은 환락요희와 할까나' 내심 조소를 흘리면서도 겉으로는 매력적인 미소를 머금으며 세 여자들 을 둘러보며 말했다. "하하. 역시나 환락궁도들이시군요. 대단한 미모와 기술들이오. 내 궁에 가도 꼭 다시한번 그대들과 보내고 싶소" 환락궁(幻樂宮)- 온갖 보화로 치장된 호화롭기 짝이 없는 본궁과 경계를 위한 외궁으로 나뉘어 있었다. 외궁에는 색노(色努)로서 외부에서 강제로 잡아들인 남자 들과 외궁경비들이 머물고 있었고, 본궁에는 환락요희를 비롯한 팔대 환 락사자들과 환락궁도들뿐으로 여자 일색이었다. 긴 중앙 대전을 거쳐서 가장 심처에 자리잡은 궁주의 처소로 향하는 화 운빈의 발걸음은 마냥 가볍기만 했다. 마치, 고향(?)에 온듯한 태도였다. 느긋하고 우아한 걸음으로 대전을 지나치는 화운빈을 구석구석에서 숨어 보던 환락궁도들이 한숨과 탄성을 동시에 토해냈다. "아아. 저분이 바로 풍류공자라는 화운빈공자시구나" "정말 멋져!" "저분을 모셔온 환락사자가 벌써 녹아떨어졌다더라" "엑, 정말. 나도 한번 모셔봤으면..." "칫. 소용없어. 궁주님과 환락사자님들을 거치면 우리들은 국물도 없다 구" "저분과 한번이라도 보내봤으면" 그런 속삭임들을 들으면서 화운빈은 느긋하게 궁주인 환락요희 섭소정의 처소로 들어갔다. 엷은 망사가 휘장이 느려져 있는 거대한 침상에 은은하게 비치는 풍만한 몸의 삼십대 중반의 미부가 비스듬히 누워있었다. 한손으로는 도저히 쥘 수없는 큰 가슴은 조금도 늘어지지 않고 팽팽한 탄력을 유지하고 있었고, 한줌 가는 세류요와 순식간에 넓어진 둔부와 희디흰 두개의 옥주가 보이 고 있었다. 그 사이의 거웃도 아련한 유혹을 더하고 있었다. 바로 희대의 색녀 환락요희 섭소정. 현재 연세가 고희를 넘고 있었다. 수많은 남자들에 게서 취한 양기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었고, 남자없인 잠을 못이룬다는 색 녀였다. 화운빈이 온다는 연락을 받았는지 만반의 준비를 갖춘채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 화운빈은 느긋하게 걸어 침상 맞은편의 의자에 우아하게 앉아 오 른손의 학익선을 가볍게 펄럭이며 그녀를 살폈다. "호호. 그 이름높은 풍류공자 화운빈 소협을 이렇게 뵙게 되다니 정말 영광이군요." "별말씀을. 누님이야말로 보기드문 미인이시오. 하하." "어머나. 누님이라니" "이런이런. 겸양이 심하시오. 누님. 이 동생은 누님의 몸매를 보니 도저 히 참을 수가 없소. 우리 한번, 뜨거운 밤을 보내도록 하오" 매끌매끌 참기름도 바르지 않았으나, 화운빈의 혓바닥은 너무도 매끄러 웠다. 고희가 넘은 할망구를 서슴없이 누님(?)이라고 부르는 아부근성도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화운빈은 낙양에서 철혈검 백리진천에게 호되게 당하고도 전혀 반성이 없었다. "자아. 그럼 동생. 어서 이리로" "누님. 정말 아름답소" 누님이라는 호칭에 홀랑 넘어간 할망구 요녀 섭소정이 못참겠다는 듯이 팔을 벌려 화운빈을 유혹했다. 화운빈도 기다렸다는 듯이 장삼을 벗으면 서 요녀에게 다가갔다. '겉포장이 중년이니 나이정도는 참아주지! 어디한번, 내 허릿기술이나 이 참에 점검해 볼까나' 사흘후- "얘얘. 아직도니?" "그래. 아직도야." "믿을수없어. 오늘로 벌써 사흘인데!" "어머어머. 정말 대단해. 궁주님이 네번이나 실신하셨어" "정말?? 좋겠다. 나도 한번 저분께 안겨봤으면" 환락요희 섭소정의 침소 밖에는 한무리의 여자들이 모여서 낮게 소근소 근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야기인 즉슨. 화운빈과 섭소정이 동침하고서 내 리 사흘이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수많은 요녀들이 침 소밖에서 침만 흘리며 빨리 화운빈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벌써부터 다음순번까지 정해놓고 자신의 차례만을 손꼽고 있었다. "아아. 동생. 정말 이젠 죽겠어" "후후. 누님. 죽여 드리죠" "아, 안돼. 흑흑. 살려줘. 동생. 흑" 사지를 축 늘어뜨리고 기진맥진히 있는 섭소정이 화운빈에게 애걸하고 있었다. 오늘로 내리 사흘을 시달리고 나니 이젠정말 죽음의 위협을 느끼 고 있는 것이다. 울면서 애원하는 섭소정을 내려다보며 화운빈은 의기양 양한 미소를 흘렸다. '역시나, 내 기술을 아직 녹슬지 않았어. 이 할망구도 녹여 버렸으니까.' 만족스럽게 느릿느릿 섭소정의 몸에서 내려온 화운빈은 벗어놓은 장삼을 몸에 걸치고는 유유히 침소를 빠져나갔다. "그럼, 누님. 천천히 정양하도록 하오. 나는 좀더 즐길테니까" -드르륵...- "꺄악! 밀지마!" "아악. 나 깔렸어!!" "허리, 허리가..." 화운빈이 침실의 문을 열자 순간 밖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던 여자들이 그대로 엎어져버렸다. 그러자, 화운빈은 터지는 비명성과 겹겹히 싸이는 그녀들을 보며 부드럽게(느끼하게) 웃어보였다. "왜 이러고 있는거요?" "아, 저, 그러니까, 공자님께서 언제나 나오실까해서" "죄, 죄송해요"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급급히 변명을 늘어놓는 그녀들중에 가장 빼어난 몸매의 여자의 손을 감싸며 화운빈은 혀를 놀리기 시작했다. "자아, 시간이 아깝소. 그럼, 빨리" "어머나. 공자님. 벌써부터..." 그렇게 화운빈은 궁주와 그 휘하의 팔대 환락사자들과 놀아나기를 장장 보름. 그동안 화운빈은 완전히 황제대접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밤마다 바뀌는 상대를 완전히 섭렵한 후에야 그녀들의 아쉬운 눈길속에 이별을 고했다. "흑흑. 공자님. 꼭 다시한번 들러주세요..." "동생, 이 누이를 잊지 말아줘. 알았지!" "언제 한번 다시 기회를 가지도록 해요. 화공자." "아아. 염려마십시요. 누님. 내 절대 누님을 잊지 않겠소" '킬킬. 정말 대단한 보름이었어. 꼭 다시한번 더 와봐야지!' 마음속으로 굳게 결심을 한 화운빈은 아쉬운 발걸음으로 환락궁을 뒤로 하고 느긋하게 사천성을 한바퀴돌았다. 이제 약간의 휴식으로 체력보강을 할 작정이었다. 화운빈은 그렇게 며칠을 보낸후 일전에 들렀던 국하루에서 가벼운 식사 를 하고 있었다. 국하루 특유의 향소육을 한접시 시켜 가볍게 한점씩 집 어 먹으며 맛을 음미하고 있었다. "이봐, 소문 들었어?" "무슨 소문인데, 응?" "아 글쎄, 환락궁이 풍지박산이 났데." "뭐!? 정말인가? 그게" 약간 떨어진 탁자에서 한창 술을 마시고 있던 장한들중의 한사람이 그렇 게 말했다. 곁에서 어렴풋이 들려오는 말을 무심히 넘기던 화운빈도 환락 궁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띄였다. 향소육을 먹으면서도 귀를 기울여서 그 들이 하는 말을 자세히 듣기 시작했다. "정말이고 말고. 사흘전쯤의 일인데..." "이보게. 뜸 들이지 말고 시원하게 말해보게" "철혈검 백리진천대협이 환락궁주 환락요희와 그 밑의 팔대환락사자들을 단칼에 처단했다더군" "뭐, 백리대협이!?" "그래. 나도 살아남은 색노들에게 들었는데, 정말 대단했다더군" "그러그런. 그런 요녀들은 죽어도 싸지. 암" "환락궁의 요녀들은 모조리 무공이 폐지당했고, 환락요희와 팔대사자들은 시체도 못알아 볼만큼 난도질당했다더군. 무사한 건 색노로 끌려갔던 남자들 뿐이라네" 순간, 화운빈은 넘기던 향소육 조각이 그대로 목에 걸려버렸다. 화운빈은 켁켁 거리는 추태를 보이면서도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더욱 귀를 세웠다. "정말, 대단하군. 역시 쌍혈중에 하나야!" "그럼그럼. 지난번에는 화산파의 매화검군 종추형대협이 환락요희를 처단 하러 갔다가 섭혼무에 홀려버렸었잖은가. 그런데, 환락요희가 옷을 홀랑 벗 고 백리대협을 유혹했는데 백리대협은 눈썹하나 까닥 안하고 그요녀를 처 치했다네" "역시나 무정옥기린이로세" "맞아맞아. 쌍혈이 허명은 아니라니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면서 백리진천을 추켜올리는 짙은 송충이 눈썹의 장 한의 말에 듣고 있던 다른 장한들도 저마다 맞장구를 쳤다. 그러다, 문득 처음 입을 연 장한이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그런데 말야. 백리대협이 환락궁에 침입해서는 자기 신부를 내놓으라고 호통을 쳤다더군" "신부?? 그게 무슨 말이지??" "언제 백리대협이 혼인이라도 했었나?"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나도 들은 말이니까. 그러다가 환락요희와 몇마디 하더니 그대로 칼을 뽑아들었다더군" 거기까지 듣고 있던 화운빈은 더이상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그들에게 다가갔다. "실례하오만, 그게 정확히 언제쯤의 일이오?" "?? 내가 듣기로는 사흘쯤 전의 일이라고 들었는데, 공자는 뉘시오?" "아니. 감사하오. 그럼" 장한의 물음에는 대답도 하지 않고 화운빈은 그대로 주루에서 뛰쳐나왔 다. '미, 믿을 수없어!! 그자식. 미친거야. 그래, 미친게 틀림없어~~. 뭐, 신부 를 내놓라고 했다고!? 으악!!' 그 왕끈끈이 백리진천이 환락궁을 초토화 한것이 사흘전이니까 어쩌면 지금쯤은 자신이 있는 곳을 알아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화운빈은 초조 해하면서 급히 사천땅을 벗어났다. 머리를 감싸쥐고 이를 갈면서...... =========================================================== 번 호 : 3265 / 3429 등록일 : 2000년 09월 29일 17:23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321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3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41, 조회: 1615, 줄수: 283,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3 이번편은 조금 손을 봤습니다. 그리고 감상란에 글을 올려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자아, 그럼 들어갑니다.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3 3화 제비가 덤탱이를 곱배기로 쓴 사연은 이런 왕끈끈이를 달고다니니 화운빈의 청춘사업이 제대로 될리가 없었 다. 아무리 거처를 바꿔도 귀신처럼 쫓아다니는 백리진천에게 몇번이고 방해를 받은 화운빈은 생각다 못해 자신의 옛근거지였던 낙양을 다시찾 았다. 낙양에는 천하 모든 기루의 기녀들을 통괄하는 야화문(夜花門)이 있었다. 그리고 화운빈은 그 야화문의 문주인 야화랑(夜花娘) 매란과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 본시 정보란 기루를 통하는 법이다. 천하곳곳을 돌아다니는 표사 들이나 여행객들이 기루에서 하는 이야기는 기녀들을 통해서 야화문에 모 이게 마련이었다. "깔깔깔.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만하라구. 매란" "그렇지만, 재미있잖아요. 호호호." "....;;;;" "천하의 화화공자가 철혈검에게 쫓겨다닌다니... 호호호호. 어마, 눈물이 다나오네" 야화문이 있는 낙양제일루의 루주인 야화랑 매란은 배를 잡고 웃고있었 다. 오랜만에 왔다했더니 저 왕제비가 죽을 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 초지정을 캐물었더니 정말 눈물없이는 들을수없는 사연이 아닌가. 화화공자가 한건수 잡으려고 했다가 오히려 덤탱이를 쓴격이었다. 잡으 려던 봉황선녀 백리소예는 고사하고 자신이 무정옥기린 백리진천에게 쫓 겨다녀서 자신의 도락마저 즐기지 못하는 신세가 되버린것이다. 한참을 웃던 매란은 족히 두시진이 지나자 겨우 눈물을 닦으면서 화운빈 에게 물어왔다. "그래서, 어쩔 생각인데요? 운빈" "어쩌긴. 그 끈끈이를 떼버려야지" "그래, 떼버릴 방법이라고 있나요? 완력으로는 아예 불가능하고 그나마 아직껏 잡히지 않은게 운빈의 빠른 발덕인데. 쿡쿡" "제길. 놀리지 말라구! 매란. 우욱. 정말 좋은 방법이 없을까???" 화운빈은 은근히 놀리는 매란덕택에 더 열받아서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뭔가 방법을 찾지 않으면... "그렇다!! 그방법이 있었지!" "무슨 방법이죠? 운빈" "후후. 청부살수를 고용해서 놈을 떨구는 방법이 있지." "청부살수?" "그래. 요즘 잘나가는 살각이나 귀문의 살수를 고용해서 백리진천과 한 판 붙이는 거지. 청부금만 많이 주면 그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화운빈이 싱글벙글하면서 매란에게 자랑스럽게 자신의 계획을 늘어놓았 다. 그러자, 매란이 한심하다는 시선으로 화운빈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정말. 운빈. 생각해 봐요. 누가 제정신으로 철혈검과 맞붙으려고 할까 요? 제아무리 천하에 쌍벽이라는 귀문이나 살각도 멸문을 각오하기 전에는 그 청부 받아들이지 않을걸요. 그걸 알아야죠" "으으으. 그렇고 보니.....매란, 혹시 적당한 사람이 없을까? 백리진천을 떼 낼만한 사람이 없을까? 응?" 또다시 기가 팍 죽어 버린 화운빈은 매란에게 매달렸다. 매란은 그린듯 이 고운 아미를 찡그리면서 화운빈의 손을 찰싹 가볍게 내리쳤다. "정말이지. 이제는 남한테 피해까지 끼치려는 거예요?" "오죽하면 내가 이러겠어? 제발 부탁해. 응? 매란" "백리진천을 상대하려면 당연히 한명밖에 없죠. 쌍혈의 또다른 한명인 지옥 혈이 있잖아요." "맞아. 지옥혈 마서생이 있었지! 매란. 그녀석,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줘. 부탁이야." "운빈, 알아드리는 것쯤은 문제가 이니지만, 설마 지옥혈이 그런 청부를 받 을리가 있겠어요? 설득할 자신이나 있는거예요? 그 살성(殺星)을? 비위에 거슬리면 당장에 도륙낸다는 그 사람을?" "그건 내 일이고. 빨리 지옥혈의 위치나 알아봐줘" "알았어요. 그런 이삼일만 기다려봐요." 매란은 포기했다는 얼굴로 화운빈의 부탁을 들어줬다. 이제 화운빈은 이 삼일만 기다리면서 자신의 계획을 점검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렇게 매란에게서 들은 정보에 의하면 지금 지옥혈은 장강을 남하하면 서 장강 수로맹의 수채들을 박살내고 있다고 했다. 수로맹 소속의 호가채 에서 무슨일인가로 지옥혈의 비위를 거슬렸고, 그 댓가로 수로맹은 호가 채를 시작으로 벌써 절반가까운 숫자의 수채들이 박살난 것이다. 한편 화운빈은 당장에 지옥혈이 남하하고 있다는 곳으로 달려갔다. 시간 을 보내고 있다가 백리진천과 마주칠까봐 초조했던 것이다. 다섯번째로 박살난 북리채에서 가까운 곳의 주루에서 드디어 화운빈은 그렇게도 찾던 지옥혈을 찾을수있었다. '흠. 외양은 그린듯 아름다워 절세가인을 연상케하고, 늘 흑의만을 입고, 얼굴에는 가면을 쓴듯이 표정이 없는 녀석이라면 바로 저남자로군' 입구에 서 있는 화운빈과 비스듬히 두탁자건너에 앉아 있는 흑의의 검수 가 바로 목표물인 지옥혈인듯했다. 지금 터져나갈만큼 붐비는 이 작은 주 루에서 지옥혈은 족히 대여섯명은 앉을수있는 탁자를 혼자서 차지하고 있 었다. 아니, 누구도 그 곁으로 다가가는 자가 없었다. 그에게서 풍기는 피 비린내와 살을 얼릴듯한 냉기에 오히려 슬금슬금 피하고 있었다. '좋았어! 자아, 작전 시작이다!!!!! 흐음. 우선 1단계다. 자연스러운 접근!' 화운빈은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지옥혈에게 다가갔다. "노형, 자리가 없으니 괜찮다면 합석을 하고 싶소만." 그말에 힐끗 화운빈을 올려다보던 흑의인은 말없이 빈자리를 눈짓했다. 승락의 표시로 받아들인 화운빈은 느긋하게 앉아 점원을 불러 술과 간단한 안주를 주문했다. 점원은 벌벌 떨면서 다가와 주문을 받고는 쏜살같이 안쪽 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그 점원은 현재 화운빈도 내심 살떨려 한다는 사실 을 눈치채지 못했다. 화운빈은 필사적으로 태연을 가장하고는 은밀히 지 옥혈을 살폈다. '흠. 외견만으로는 마치 여자같잖아! 제길제길. 어째 쌍혈중에 하나도 만 만한 녀석이 없네. 게다가 백리진천은 말이라도 붙일수있었지만, 이녀석은 정말 얼음덩어리잖아.' 떨리는 심장을 누르고 화운빈은 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어떻게든 최소한 청부는 받게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그를 백리진천과 한판 붙이게 해서 자신에게서 떨어져나가게 만든다. 그것이 화운빈의 계략이었다. 그러려면 뭔가 계기가 있어야했다. 한참을 고심하던 화운빈은 결심을 하 고 그에게 말을 걸었다. 이러다가 비위를 거슬리면 그대로 끝이라는 사실 을 명심하고서. "노형. 이렇게 같이 합석을 한것도 인연이데, 통성명이라도 하지 않겠소?" ".........." "..흠흠. 나는 화운빈이라 하는데, 노형은?" "단목우" 지옥혈은 칼로 벤듯한 어조로 간단히 이름을 밝혔다. 의외로 쉽게 나가 자 용기를 얻은 화운빈은 더욱 은근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내게 천하 오대 명주가운데 하나라는 빙설로가 있는데, 이렇게 단목형 을 알게 된 기념으로 한잔하고 싶소만...." "..." '분위기 완화에는 뭐니뭐니해도 술이 최고지! 자아, 밀고나가자! 화운빈. 자유가 너를 기다린다!!!' 단목우는 묵묵무답이었지만, 최소한 거절은 아니라고 생각한 화운빈은 미리 준비했던 빙설로를 잔에 채웠다. 본디 이 빙설로는 눈의 이슬이라 는 말답게 청량한 맛으로 일품이었다. 그러나 너무도 독한 술이라서 소문 난 주당이라도 한잔에 취하고 두잔에 가버리는 독주중의 독주로도 유명했 다. 술이란 사내들끼리의 어울림에 빼놓을수없는 것이라서 화운빈은 어렵 사리 빙설로 한병을 구해서 온것이다. 빙설로가 잔에 채워지자 그 향기로운 내음이 주루에 가득찼다. 주루안에 서 식사를 하던 선객들이 모두들 화운빈과 단목우를 돌아볼정도의 향기였 다. 화운빈은 향기만으로도 능히 취한다는 명주 빙설로를 단목우에게 권 했다. "자아, 단목형. 한잔하시오." "..." 단목우는 말없이 화운빈이 권하는 잔을 들어 단숨에 빙설로를 마셨다. 놀란 화운빈이 어버버하는 동안에 빙설로는 모두 단목우의 뱃속으로 사라 졌다. 본래 빙설로는 너무도 독하고 귀한 술이라서 한잔을 조금씩조금씩 음미하면서 넘기는 것이데, 이렇게 단숨에 마시면 취기가 더빨리 돌것이다. "그, 그런, 단목형."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단목우의 표정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그 독하 다는 빙설로를 단숨에 마시고도 취기조차 띄우지 않았다. '설마 이 술이 빙설로가 아닌건... 그럴리가 없는데, 거금 은자 백냥을 주 고 구한 술인데.' 화운빈은 잔을 들어 조금 맛을 보았다. 탁 쏘는 청량한 맛과 느낌이 분 명 진품 빙설로가 맞았다. 화운빈은 억지 웃음을 띄우고는 빈잔에 다시 빙설로를 채웠다. 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리면서. "하, 하, 빙설로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오, 단목형." "..." 역시나 한마디 말도 없이 화운빈이 따른 빙설로잔을 들어 단숨에 마셔버 렸다. 이럴리가 없는데, 하는 얼굴로 화운빈도 자신의 잔에 남은 빙설로를 단숨에 들이켰다. 주당인 자신이 한잔으로 알딸딸한게 분명 진품 빙설로 이거늘 저 괴물은 마치 물마시듯 하고 있었다. 열받은 화운빈은 단목우의 잔에 다시 빙설로를 따랐다. 이젠 빙설로 값 이 문제가 아니었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 내가 널 못취하게 하면 손가락에 장을 지지지' "으윽. 여기가 어디냐??" 지끈거리는 머리를 안고 화운빈이 일어난 곳은 어느 객방이었다. 어제저 녁에 주루에서 단목우와 빙설로를 마신후에 기억이 없었다. 어렴풋이 기 억나는 것은 빙설로 한병을 자신과 단목우가 모조리 마셔버렸다는 것이었 다. 아니 정확히는 자신은 세잔정도 마시고 나머지는 전부 저 괴물같은 단목우가 마셔버렸다. 그런데도 결국은 자신이 먼저 나가떨어진 것이다. "그, 그러니까, 내가 취해서 쓰러지고 단목우는 설마 가버렸다는?? 말도 안돼! 빙설로, 내 빙설로!!" 거금을 투자한 빙설로 문제로 머리가 약간 돌아버린 화운빈은 그대로 옆 객방의 문을 벌컥 열었다. "헉!?" "..." 거기에는 한창 목욕을 하고 있던 중인듯 단목우가 알몸인 채로 서있었다. 당황한 화운빈은 다급히 문을 닫았다. 물론 단목우는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 하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달렸어. T.T' 희디흰 살결과 그 어떤 미녀도 대적못할 외모는 저 전설의 절세가인 양 귀비나 서시의 환생과 같았지만, 역시나 남자였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화운빈은 침상에 앉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쨌든 단목우를 놓치지는 않았으니, 아직 해볼만 하군. 어떻게든 승락을 받아야 하는데" 문득 문이 열리고 흑의를 단정히 입은 단목우가 들어왔다. 설마 단목우 가 자신을 찾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한 화운빈은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아, 어서 오시오. 단목형" "..." 어렵사리 말을 붙였지만, 도무지 입을 열지 않는 단목우를 보다 못한 화 운빈은 억지로 입을 열어 좀전의 무례를 사과해야만 했다. "아까는 정말 미안했소. 그만 기척도 없이 문을 열어버려서. 뭐, 같은 남 자끼리니 부끄러울건 없소만. 하하하하" "..." 여전히 묵묵무답. 이제껏 화운빈은 단목우를 만나고 나서 그가 한마디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것 이외에는 들은 적이 없었다. 지금도 마치 벽에다 대고 이야기하는 것같았 다. 혓바닥 매끄럽기로 유명한 화운빈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단목우가 입을 열었다. 의외로 듣기좋은 음성이었다. "아까" "예? 단목형" "봤으니, 책임지시오" "???? 무슨 말인지???" "외인에게 알몸을 보이면 당연히 그사람에게 시집을 가야하는 법이오. 화형이 책임을 져 주셔야 겠소" "채, 책임이라니? 무슨말이오. 같은 남자끼리 책임이니 그런말을..." "책임지겠소?" "잠깐만. 단목형. 이건 그런 문제가. 헉" 순간 단목우가 검을 뽑아 화운빈의 목덜미에 가져다 댄 것이었다. 정말 한치의 표정변화도 없었다. 당황한 화운빈은 급히 입을 다물었다. 이러다가 목이 날아갈것같았다. "책임지겠소?" "채, 책임을 지면 어떻게 되는 거요?" "당연 매형들과 누이들에게 당신을 소개하고 혼인날짜를 잡아야 겠지. 그리고, 나는 일생 당신에게 충실할꺼요" "헉!!!" 순간 화운빈은 이판사판 합이 열판이라고 그대로 창문을 부수고 몸을 날 렸다. 요즘 이상하게 문이 아닌곳으로 다니는 일이 많아진 화운빈이었다. "화, 아니, 운빈!!" 뒤에서 들리는 단목우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그대로 달아났다. "저것도 미친놈이었어!!! 쌍혈이 둘다 맛간놈들이라니. 뭐, 어째. 알몸을 봤으니 책임을 지라고! 농담마. 내가 왜 사내자식과 혼인해야하는냐구!!" 믿을거라고는 빠른 발뿐인 화운빈은 정신없이 토끼면서 이를 갈아붙였 다. 이러다가는 이빨이 남아나지 않을것같았다. 적당히 비위를 맞춰서 단목우와 친교를 터서 백리진천의 일을 부탁할 생각이었는데 일이 이상하게 꼬여버린것이다. 쌍혈의 하나인 철혈검 백리진천은 입맞춤을 했다고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쫓아다니고, 다른 하나인 지옥혈 단목우는 자신의 알몸을 봤으니 책임지 라고 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었다. 화운빈은 그길로 낙양으로 돌아와 야화문을 찾았다. 일이 이상하게 되어버린것을 한탄하면서... 번 호 : 3266 / 3429 등록일 : 2000년 09월 29일 17:24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306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4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43, 조회: 1456, 줄수: 230,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4 흐음, 이번편은 손볼필요가 없군요. ^^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4 4화 제비로 인한 인명피해는 다시 야화문으로 돌아온 화운빈은 일의 경과를 매란에게 보고했다. 매란 은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리며 재미있어 했다. 당사자가 아니라고 너무 재 미있어하는 매란을 보자 화운빈은 화가 치밀었다. 이러다가는 정말 심혈( 울화병)로 수명이 줄어버릴것같았다. "엑? 정말 일이 그렇게 된거예요?" "그래. 매란. 일이 엄청 꼬여버렸어" "깔깔깔깔. 정말 재미있네요" "매란! 농담하지마. 지금 장난이 아니라구. 으으. 자기일 아니라고 그렇게 재미있어하다니" "운빈. 제 일이면 정말 좋은데요. 생각해봐요, 쌍혈이 서로 혼인하자고 한다면 생각만해도 황홀해진다구요." "그렇게 좋으면 가지라구, 가져! 젠장" "쿡쿡. 소용없어요. 그 콧대높은 쌍혈이 나같은 기녀를 거들떠 보기나 한 데요" 입으로는 가볍게 말했으나 어조에 담긴 자조는 가볍지 않았다. 화운빈은 흠칫해서 부드럽게 매란을 감싸안았다. 매란도 피하지 않고 화운빈의 품 에 안겨 눈을 감았다. "그러지마. 매란. 매란처럼 아름답고 영리한 여자가 또 어디었다구. 정말 로 매란만을 사랑해 줄 사람이 있을거야. 응" "너무 다정하게 대해주지말아요. 운빈. 그러다가 나까지 쫓아다니면 어쩔 거예요?" "매란이 쫓아다닌다면 그야말로 환영이지!!" "당신은 여자를 좋아하지만 결코 정을 주지 않는 분이죠. 그걸 가장 잘 알고 있는 내가 그럴리 없잖아요. 후후후" "매란..." "어떻게 좋은 방법을 생각해보죠. 쌍혈에게 쫓기다간 운빈이 말라죽을 테니까요" 매란이 화운빈의 품에서 교구를 일으키자 화운빈은 급히 매란의 팔목을 잡고 말했다. "매란. 이일에 너무 상관하지마. 내 일이니까, 어떻게든 될거야!" "괜찮아요. 당신은 몇없는 친구니까 도와주고 싶은것뿐이에요" "매란" 몸을 돌려 방을 나가는 매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화운빈은 한숨을 내쉬 었다. 자신이 알고있는 여자중에 유일하게 육체관계를 가지지 않은 매란 을 화운빈은 정말로 소중한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매란에게 부담 을 준것을 생각하면 착찹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제버릇 남못준다고 사흘도 되지 않아서 화운빈은 또다시 한껀하 러 나갔다. 상대는 낙양성주의 며느리 소운영이었다. 올해 서른둘인 그녀 는 재작년에 남편을 여의고 그 뜨거운 몸을 주체를 못하는 중이었다. 당연하게 화운빈의 유혹에 넘어간 소운영은 밀회후에 그를 자신의 별장 중의 하나로 끌어들였다. 화운빈은 좋다구나 하고 그녀의 별장에서 뜨거 운 밤을 보냈다. 그러기를 며칠. 그날도 소운영의 침실에서는 열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아악. 아아앙...아아......운빈, 아아아" "부인" "앙. 운빈. 너무너무 좋아. 더더더" "후후. 그럼 이건 어떻소?" "허억. 운빈, 너무쎄. 나 죽어!" 화운빈은 허리를 힘차게 돌렸다. 그리고, 그럴때마다 소운영은 죽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이년간 수절아닌 수절을 한 뜨거운 중년의 육체에 한번 불이 붙자 꺼질줄을 몰랐다. 이곳 낙양성주 소유의 별장에 와서는 침실을 나선적이 없는 두사람이었다. 더구나 소운영은 명색이 낙양성주의 며느리 라서 이 별장은 관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그런점에서는 화운빈은 안 심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철혈검 백리진천은 이름높은 명문 백리세가의 가주이다. 그런 그가 불법침입이라는 불명예스런 짓은 할리가 없기때문이 었다. 그래서 화운빈은 맘높고 즐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문밖에서 다급한 음성이 들려왔다. "부인!!" "무슨일이냐?" 좋은 일을 방해받은 소운영의 목소리는 절로 날카로와졌다. 화운빈도 모 처럼의 껀수를 방해받아 떨뜨름한 기분으로 문쪽을 바라봤다. "그, 그게..." "빨리 말해라. 뭘 그렇게 더듬거리는 거지!" "그것이, 왠 무림인이 와서 소동을 피우고 있습니다. 부인" 순간 흠칫한 화운빈과는 달리 짜증스럽다는 듯이 엷은 나삼을 걸친 소운 영은 소리를 빽 질렀다. "무림인이 왜 이곳에 왔다는거야?" "자신의 신랑을 내놓으라고..." "신랑이라니?? 무슨말이지" "잘은, 헉...." 밖에서 보고하던 관인을 밀치고 순간 방문이 열였다. 바로 지옥에 볼까 두려운 지옥혈 단목우가 사신처럼 서 있었다. 허나, 화운빈은 평소의 순발 력을 살려 침상밑으로 숨은 후였다. 단목우는 무시무시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운빈은 어딨지?" "운빈이라니 누굴 말하는거죠! 빨리 나가요. 이렇게 함부러 아녀자의 방 문을 열다니, 대체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꼬리를 밟히면 소운영자신도 곤란하기때문에 무조건 잡아 떼면서 도리어 화를 내서 단목우를 쫓아내려 했지만, 불행히도 단목우의 성격을 모르고 있었다. 단목우는 면밀하게 소운영의 침소를 살핀후 서슴없이 자신의 검을 뽑아 들었다. 그제야 보통일이 아니라는 걸 안 소운영도 떨면서 자신보다 몇배 는 아름다운 용모의 불청객을 바라봤다. "무, 무슨짓을 하려고...자, 잠깐만요!" "..." "꺄악!!" 그가 휘두른 검기에 소운영이 앉아있던 침상이 두동강나고 그 밑에서 바 지만 걸친채 웅크리고 숨어있던 화운빈이 모습을 보였다. 화운빈은 보기 에도 불쌍할 정도로 떨고있었다. "아. 안녕하시오. 단목형. 여기까지 왠일이오. 하하" 억지로 입을 열었으나 단목우는 들은척도 하지 않고 그런 화운빈을 쏘아 봤다. 눈으로 살인을 할수 있다면 몇번이라도 죽였을 것이다. 그렇게 화운빈을 쏘아보면서 자신의 검을 들어 화운빈에게 휘둘렀다. "으헉!!" "꺄악" 두마디의 비명성이 터지고 화운빈은 엉겁결에 몸을 날렸으나 다 피하지 못하고 왼쪽뺨에 핏줄기가 터졌다. 대화로는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 단한 화운빈은 바닥에 놓인 것들을 암기삼아 단목우에게 던졌다. 단목우는 반사적으로 검을 휘둘렀고 그틈을 타서 화운빈은 바지춤을 움 켜쥔채로 방밖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단목우는 자신의 검끝에 걸린, 화운빈이 암기삼아 던진 것들의 정체를 확인했다. 그것은 소운영이 벗어던진 붉은 고의와 젖가리개였다. "어맛, 무슨...." "..." 소운영은 수치심에 다시 비명을 지르고 역시나 단목우는 말한마디 없이 화운빈이 도망친 곳을 바라봤다. 허나 벌써 화운빈의 종적은 찾을수가 없었다. 역시 발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제비였다. "헉헉헉헉......" 화운빈은 상체는 완전히 벌거벗고 바지만을 걸친채 가쁜숨을 가다듬었 다. 더구나 발은 맨발이었다. 천하의 풍류공자 화운빈으로서는 있을수없는 추태였다. '이런 개같은 일이!! 백리진천을 따돌렸는가 했더니 저 얼음덩어리가 나 타날줄이야.' 화운빈은 현상황의 심각성을 절실하게 인식하지 않을수없었다. 매란이 쌍혈에게 쫓기면 말라 죽을거라고 말한 것은 농담이 아니었다. 지끈거리 는 머리를 누르며 힘없이 발길을 돌렸다. 야화문- 한쪽뺨의 상처를 치료하는 손은 거칠었다. 화운빈은 오만상을 다지으면 서 참고있었다. 매란은 화운빈의 뺨에서 피를 닦아내고 금창약을 발라줬 다.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당신의 보물 제이호인 얼굴에 상처를 다입다 니." (그럼 보물 제일호는 뭐지??? -.-;;;) "사신(死神)을 만났어" "사신이라니? 당신, 분명히 한껀하러 나갔었잖아요? 상대가 관인이라서 백리진천도 못올거라고 의기양양해 했으면서" "백리진천이 아냐. 대신 지옥의 사신이 왔지만" 그대답에 대경실색한 매란이 엉겁결에 상처를 치료하던 손에 힘을 줘버 렸다. "아야야야. 좀 살살해. 매란. 이러다가 장사밑천에 흉터라도 남으면 어쩔 꺼야" "뭐라고요!? 그럼 설마, 지옥혈이 나타난거예요??" "바로 그 설마야, 매란" "이거 보통일이 아니네요. 운빈" "왜? 무슨일이 있었어?" "있었어요. 지금 막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낙양성주의 며느리 소운영이 별장에서 살해당했데요" "뭐어!!?? 소운영이??" "예. 별장에 있던 경비 열두명에 시비 한사람까지 전.부." "그, 그럴리가. 방금전까지 함께 있었는데..." "흉수는 알려지지 않았어요. 목격자도 없이 모두 죽었으니까요. 지금 낙 양성안이 발칵 뒤집혔어요. 운빈" "믿을수없어" "운빈의 말이 사실이라면 범인은 지옥혈이란 말인데. 안됐군요" 매란의 마지막말은 마치 화운빈을 애도하는 어조였다. 화운빈은 이빨을 덜덜 떨고 아랫도리를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안색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있었다. "그럼, 지옥혈이 나때문에 그녀들을 몽땅 죽였다는 말이잖아" "맞아요. 정답이죠." "....그런..." "현재 흉수도 목적도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아무래도 운빈이 원인인것같 군요." 낙양제일루의 한객방에서 화운빈은 멍하니 앉아있었다. 매란도 나가버리 고, 홀로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러니까, 철혈검 백리진천은 나때문에 환락궁을 초토화해버리고, 지옥 혈 단목우는 낙양성주의 며느리와 경비들을 모조리 죽여버린거잖아.' 자신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산정하고 있던 화운빈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 져갔다. 비록 색을 즐기기는 하나 살인만은 질색인 화운빈으로서는 참기 힘든 사실이었다. 화운빈은 도저히 이대로 도망만 다닐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 다. 뭔가, 끝장을 봐야했다. "안돼, 이대로는. 철혈검이든 지옥혈이든 둘다 떼버리지 않으면. 어쩌다 가 풍류공자 화운빈이 이렇게 된거지. 으악!! 미치겠네" 천하의 왕제비가 빠져나가기 힘든 덫에 걸린것이다. 게다가 그 끈끈이 두명은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것이다. 안돌아가는 머리를 억지로 회전시키 면서 생각에 골몰하는 화운빈이었다. 결론이 나오기 전에는 함부로 움직일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지금은 언제 어디서 끈끈이들이 나타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었다. 화운빈으로서는 최대한 단시일내에 해결책을 찾아 실행해야만 했다. 이러다가는 이곳마저 풍지박산이 날지도 몰랐다. 번 호 : 3290 / 3429 등록일 : 2000년 09월 30일 16:35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322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5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28, 조회: 690, 줄수: 239,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5 오늘도 들어갑니다. 감상올려주신분들, 메일 보내주신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5 5화 제비가 찾아낸 해결책과 그 결과는 그렇게 며칠을 고민고민하고 있는 화운빈이 불쌍한듯 매란이 살짝 충고 를 해왔다. "뭘 그렇게 고민해요? 운빈" "매란. 쉬운 문제가 아니라구" 화운빈은 밤샘으로인해 쾡한 눈을 들어 원망스러운듯 매란을 흘겨봤다. 자신은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데 매란은 태평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런 화운빈을 보며 속으로만 미소지으며 매란은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우선, 제일 급한 지옥혈부터 해결하는게 좋겠죠?" "어떻게?" "간단해요. 지옥혈이 운빈을 쫓아다니는 이유는 뭐죠?" "내가 자신의 알몸을 봤으니까. 외인에게 알몸을 보이면 책임을 져야 한 다더군" "그럼 지옥혈이 여자의 알몸을 보면 어떻게 되죠?" "앗!!" 순간 무슨말인지 이해한 화운빈은 손으로 탁자를 두드렸다. 분명 좀 이 상하긴하지만 지옥혈 단목우는 알몸을 보면 상대를 책임져야한다고 믿고 있었다. 그럼 분명 자신이 다른 여자의 알몸을 보면 책임져야겠다고 생각 할것이다. 너무도 감격한 화운빈은 매란의 두손을 덮석 잡고 마구 흔들었다. "정말 고마워!!! 매란. 이 은혜 잊지 않을께" 눈에는 감격의 눈물마저 흐르고 있었다. 마치 지옥에서 살아온듯이 기뻐 하는 화운빈을 보고 매란은 실소를 흘렸다. "하지만 백리진천은 좀 어려워요." "으응? 왜?" "분명 입맞춤을 했다고 운빈을 쫓아 다니는거죠?" "응. 그래. 자기가 책임지겠다더군" "첫입맞춤이란건 일생에 한번밖에 없으니까요. 운빈" "헉. 그, 그렇군. 녀석은 자신이 첫입맞춤한 상대와 혼인하겠다고 했었 지!!" "뭐, 그 문제는 지옥혈을 해결한 뒤에 다시 생각해 보도록 하죠. 급한 불 부터 꺼야겠죠" "그러지. 우선 급한 건 지옥혈이니까." 그렇다. 우선 급한 건 지옥혈이다. 본래 관과 무림은 서로 영역을 침입하 지 않는것이 불문율이다. 그런데 그런 불문율을 무시하고 낙양성주의 며 느리를 죽인 지옥혈을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무슨짓을 할지 모른다. 지금 낙양성주는 눈이 벌개져서 자신의 며느리를 죽인 범인을 찾고 있었다. 물 론 범인이 잡힐리는 없겠지만. 그런 위험인물 문제부터 해결하는게 급선 무였다. 정신을 차린 화운빈은 대상을 물색했다. 지옥혈의 취향에 맞게 청순가련 형의 처녀를 택했다. 그 문제역시 매란의 도움으로 쉽게 해결이 되었다. 기루의 기녀들은 집안의 사정이나 일신상의 문제로 몸을 의탁해온다. 그 런 여자들중에서 아직 정식으로 기적에 오르지 않은 여자를 선택했다. 선 택은 신중하게 이루어졌다. 선택된 본인에게 조차 알리지 않은 것이다. 이 것이 연극이라는 사실을 모르게 할수록 유리했기때문이다. 다음은 지옥혈을 목표물에게까지 유인하는 것이었다. 그것역시 비교적 쉽게 해결되었다. 조심스럽게 정보를 흘렸다. 화운빈이 목표물이 묵는 바 로 옆방에서 또 건수를 올리고 있다는 정보였다. 그때 객방의 위치를 틀 리게 해서 흘려보냈다. 더우기 백리진천이 대신 함정에 걸리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날을 잡았다. 백리세가를 포함한 정도연합체인 정의맹의 큰회합이 있는 날로 정했다. 그날이면 분명 백리진천도 백리세 가의 가주로서 빠질수없기때문이다. "후우...후우" 화운빈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자신은 홀로 바로 옆방에서 묵기로 했다. 괜히 또 다른 여자와 있다가 그녀를 골로 보내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날에 실수를 해서 신세를 망치는 일이 없도록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분명 지옥혈은 앞뒤가리지 않고 침입해 올것이다. "알겠지? 오늘은 이방에서 묵는 거다. 국향" "예. 루주님" "단, 내일 모실 분은 높은 분이니까 몸을 깨끗이 해야하니까 오늘 밤 의 목욕은 오래 하도록 해라. 첫남자는 네게 선택권이 있으나 이번은 정말 어쩔수가 없구나. 미안하다" "예.전 괜찮습니다. 루주님. 루주님의 은혜로 제 가족들이 살아날수있었 으니까요" "네 운명이 바뀔지도 모른다. 너는 아직 기적에 오르지 않은 깨끗한 몸 이니까 되도록이면 조신하게 행동하는거다. 국향" "예. 루주님. 저, 최선을 다하겠어요. 오늘 밤샘 목욕을 해서 몸을 깨끗이 할께요." 매란의 말에 나름대로 굳은 결심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이는 국향의 아름 다운 얼굴을 보면서 매란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일이 잘되면 좋겠는데. 너도 이일의 내막을 모르니 분명 잘될꺼야. 운빈 은 그런 죽을 상을 하고 있는게 어울리지 않아. 그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유들유들한게 더 어울리지.' "그럼, 부탁하마. 국향" "예!" 가볍게 다시 당부를 하고 그 방을 나온 매란은 바로 옆방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을 화운빈을 찾았다. 방문이 열리자 놀란듯이 돌아보는 화운빈에게 매란은 억지로 미소를 떠 올려보였다. 들어온 사람이 매란임을 확인하자 화운빈도 긴장한 얼굴에 미소를 떠올렸다. "잘될꺼예요. 운빈" "그럴꺼야. 정말 고마워. 매란" "훗. 내일은 우리 낙양제일루의 일급기녀들을 몇명 보내줄께요. 한번 잘 놀아보세요." "아아. 그러지. 실컷 놀아볼꺼야. 요즘 정말 부실했으니까." 매란은 방을 나와 자신의 거처로 돌아갔다. 관계자는 전원 내보내고서 화운빈은 약속된 시간이 오기를 기다렸다. 자신의 운명의 갈림길을. 지옥혈은 알아낸 주루의 2층 객방을 찾자 조금도 망설임없이 문을 열어 젖혔다. 이번만은 놓칠수 없었다. -팍.- "꺄아아악!!!!" 문이 열림과 동시에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놀랐겠지만 여전히 무표정한 지옥혈이 방안을 들여다 보자 거기에는 한 창 목욕을 하던 여자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양손으로 가슴과 치부를 가리 고 있었다. "다, 당신 누구죠?? 왜 이런짓을..." "..." 아직은 정식으로 기녀가 되지 않았고 지금은 비록 몰락했다하나 한때는 한림학사를 지낸 아버지 밑에서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란 국향으로서는 참기 힘든 수치였다. 단단히 결심하고 기루에 몸을 팔았으나 한번도 타인 에게 보이지 않은 순결한 몸을 남에게 보였다고 생각하니 죽고만 싶었다. 본래 여염집의 처녀가 기루에 오면 첫날밤 손님을 받고 나서는 목을 메 는 일도 많았다. 그래서 기루에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처녀인 기녀들에게 는 첫손님을 스스로 선택할 수있는 기회를 주고 있었다. 자신이 원해서 받은 첫손님에게 순결을 주도록 해서 좀더 마음에 부담을 덜어주기위한 배려였다. 비록 엄청난 돈을 주고 거간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기녀의 순 결을 차지하기 위한 거상들이나 호족, 귀족들의 뒷공작도 있곤 했지만, 기 본적으로는 기녀들에게 선택권이 있었다. 물론 처녀일 경우에 한해서지만. 어쨋든 지금의 국향은 수치심에 온몸을 물들이면서 욕조안으로 최대한 몸을 숨겼다. 더구나 자신은 내일 아주아주 중요한 손님을 받아야 할 몸 인데 이런 일이 생겨버린것이다. 지옥혈은 방안에 국향이외에는 인기척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그대로 신 형을 돌렸다. 아연한 국향이 소리쳤다. "당신, 도대체 누구죠!?" "방을 잘못찾은듯하군" "그, 그런 말로 그냥 지나갈 셈인가요! 이런 짓을 해놓고" "나와는 상관이 없으니까." "무슨!" "나는 그런 알몸뚱이 따위에 흥미없어. 내가 바라는 상대는 하나뿐이니 까." 그러고는 그대로 방을 나가려 했다. "잠깐만...악!" 국향이 뭐라고 한마디 하려고 하는데 어느샌가 지옥혈이 뽑은 검이 자신 의 목에 닿아 있었다. 부들부들 떠는 국향을 차가운 시선으로 내려다 보 며 지옥혈이 말했다. "한마디만 더하면 이 목은 그몸에서 사라질꺼다." 살벌한 말에 국향은 말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그런 국향을 내버려둔채 지옥혈은 방을 나섰다. 지옥혈은 옆방의 문을 인정사정없이 열어젖혔으나 역시 비어있었다. 자 신이 허탕친것을 알고는 망설임없이 그 주루를 나섰다. 그 한칸 건너 옆방에서 부들부들 떨며 일의 진척을 살피고 있던 화운빈 은 계획이 실패로 끝났음을 알았다. "이, 이럴수가... 말도 안돼!! 저런 여자의 알몸을 봤으면서 그냥 돌아서! 나라면 밤새도록 떨어지지 않았을텐데" "흑흑. 루주님. 전 잘못이 없어요. 흑흑흑" "그러니까, 국향아. 어떻게 되었지?" "목욕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을 열었어요. 기척도 없이! 그래놓고는, 그래놓고는...우욱" "그래, 그래. 넌 잘못이 없어. 그래서?" 더이상 말을 못하고 있는 국향을 진정시킨후에 다시 이야기를 계속했다. "자신은 이런 알몸뚱이 따위 흥미없다구. 그러고는 한사람밖에 바라지 않는다고...엉엉엉엉엉" 아예 목놓아 우는 국향을 화운빈과 매란은 적당히 다독거려 내보냈다. 허탈한 심정으로 매란과 마주앉은 화운빈은 한숨만을 내쉬었다. "믿을수가 없군요." "그래. 믿을수가 없어!! 분명 그자식은 뿌리부터 변태(?)라구, 변태!!" "이번일에는 확실한 자신이 있었는데... 정말 미안해요. 운빈" "매란탓이 아냐. 나도 분명 성공할꺼라 생각했었으니까. 잘못은 왕끈끈이 변태한테 있으니까" 한숨을 푹푹 쉬며 앞날을 걱정하는 화운빈을 보며 매란은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자신도 분명 성공할꺼라 생각했던 계획이 이렇게 꼬이게 된 것이다. 이제 지옥혈 퇴치 작전은 완전한 실패였다. 무지 미안해하는 매란을 돌려보내고 나서 화운빈은 머리를 싸매고 앉았 다. 국향이 울면서 하소연하는 것을 자신도 똑똑히 들은 이상 다른 방도 를 강구해야만 했다. 이대로 있다가는 매란에게까지 화가 미칠것같았다. 매란은 자신의 몇 안되는 친구중의 한사람이고, 그녀에게는 더이상 폐를 끼칠수없었다. '어쩐다지. 이젠. 지옥혈 단목우는 앞뒤안가리고 날뛰고 있다. 만약 매란 마저!! ...안돼. 그것만은!' 하지만 설마 철혈검 백리진천이나 지옥혈 단목우나 둘중의 하나하고 혼 인하는 따위 목에 칼이 들어와도 싫었다. 자신은 엄연한 남자, 그것도 지극히 여성을 좋아하는 정.상.인.이다. 그런 데 그런 변태들중에 하나하고 혼.인.이라니!! 농담이 아니다. "으악. 이 왕제비 화운빈에게 이런 시련이 닥칠줄이야! 정말 생사의 기로 에 선 느낌이군." 벌떡 일어나 방안을 뱅뱅 돌면서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이제 결론은 하 나였다. 그래도 그 둘중에 조.금.은. 정상인 철혈검 백리진천과 대화를 해 보는 방법뿐이었다. 지옥혈 단목우는 대화로는 해결불가능이었다. 다음날, 다시 매란과 상의한 끝에 결국 백리진천을 찾아가기로 화운빈은 결정을 내렸다. 번 호 : 3291 / 3429 등록일 : 2000년 09월 30일 16:35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285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6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33, 조회: 651, 줄수: 269,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6 가능한한 최대한 빨리 완결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군요.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6 6화 제비, 끈끈이 1호의 소굴에 제발로 들어가다 화운빈은 며칠후 하남에 위치한 백리세가 정문에 도착할수있었다. 오면 서 몇번이고 결심이 흔들렸으나, 일이 심각성을 생각하고 결심을 다잡았 다. '과연 대단하다. 명문중의 명문인 오대세가 중에서도 수좌라더니, 집한번 죽여주는군!' 거대한 정문 앞에서 화운빈은 탄성을 터뜨렸다. 괜시리 주눅이 들었지만, 태연을 가장하고 수문위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배첩을 내 밀었다. 배첩에는, -낙양 화운빈 이라 쓰여 있었다. "백리가주를 만나고 싶습니다만. 지금 가능하오?" 명문의 가솔들답게 절도있는 태도로 배첩을 받아든 수문위사는 한번 흘 끗 배첩을 보고는 정중한 어조로 화운빈에게 말했다. "무슨 일이신지요? 공자" "매우 급하고 극히 개.인.적.인 일이오. 꼭 가주께 전해야 할 말이 있어서 그러오." 화운빈의 심각한 표정을 보고는 수문위사 장추일은 허리를 굽히며 말했 다. "가주께 배첩을 전해는 드리겠으나, 확답은 드릴수가 없습니다. 공자." "괜찮소. 배첩을 전하기만 하면 되오. 부탁하오." "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요" 장추일은 또한명의 수문위사에게 가볍게 눈짓을 하고는 재빨리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그런 장추일을 보면서 화운빈은 내심 초조감을 금할수없었다. 이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볼수밖에... 일각정도 지나자 장추일이 달려나왔다. "공자, 빨리 안으로 드시지요!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서!" 다급한 음성으로 멍하니 서있는 화운빈을 재촉해서 안으로 안내했다. 화 운빈은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심정으로 내키지않는 걸음을 옮겨 장추일의 뒤를 따랐다. 호화롭지는 않으나 품격이 느껴지는 중후한 내원을 따러 춘추각이라 써 있는 현판이 붙은 거대한 전각으로 화운빈은 안내되었다. "드시지요. 지금 가주께서는 다른 사대세가의 가주들과 중요한 회담중이 시나, 작은 소저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알았소" 백리진천이 아니라 백리소예가 기다리고 있다는 말에 화운빈은 내심 조 금은 안도하고서 안으로 들어갔다. 설마 자기 여동생이 보는데서 이상한 짓을 하지는 않을것이라는 생각에서 였다. 더구나, 삼화 중에 하나로 이름 높은, 그리고 자신의 원래 목표였던 백리소예를 볼수있다니 기쁜마음도 들었다. -탁 가벼운 문소리와 함께 안에 들어선 화운빈은 순간 눈이 휘둥그래졌다. 거대한 대전에 원탁이 놓여있었고, 어떤 여인이 앉아있었다. 경국지색이라 는 말이 어울릴듯한 화사함을 가진 여인으로 수많은 여인을 섭렵한 제비 화운빈으로도 드물게 보는 미녀였다. 바로 봉황선녀 백리소예였다. 화운빈은 가볍게 포권하며 예를 올렸다. 비록 순간적으로 넋을 잃었다 하나 이런건 무의식중에 나오는 제비로서의 버릇이었다. "낙양의 화운빈이라 하오. 소저" "화운빈공자시군요. 어서 오세요. 저는 백리소예라 하옵니다. 자, 이리로" "그럼, 실례를..." "오라버니께서는 곧 오실거예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공자" 화운빈은 가볍게 인사를 하고 백리소예가 가리키는 자리에 앉았다. 평소 라면 화운빈은 백리소예같은 미녀라면 한번 꼬셔봤을것이나 상황이 상황 인 만큼 도저히 그럴기분이 들지않았다.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앉 아있는데 왼쪽 뺨이 따가와서 다시 고개를 들지 않을수없었다. 고개를 드니 백리소예가 눈한번 깜짝하지 않고서 자신을 보고 있는게 아 닌가. 화운빈은 순간 속이 뜨끔했다. '설마, 저자식. 지 동생한테까지 다 이야기한것은....아니겠지' 불안한 심경을 간신히 누르고 화운빈은 억지로 웃어보였다. 백리소예도 마주 웃어보이고는 뭐라 말하려는듯이 입을 열었다. 그 순간, -탕!!! 문이 세차게 열리고 누군가가 뛰어 아니, 날아 들어왔다. "운빈이 왔다고!!! 어디, 어디지" '헉. 드디어 왔다. 끈끈이 1호!' 내심 헛바람을 삼키고 삐칠삐칠 몸을 일으켰다. 일단 이곳은 적의 소굴. 예의를 갖추어야 했으니까. "안녕하시오. 백리가주" "운빈!!!!!!!!!!" "허억!! 무슨....꽥!" 순간 숨이 막힐듯이 백리진천에게 끌어안겨진 화운빈은 비명을 질렀다. 백리진천은 화운빈을 품안에 꽉 안아당기며 속삭였다. "운빈. 드디어 나와 혼인할 마음이 된거요? 운빈, 운빈, 나의 운빈" "어머나, 오라버니. 회담은 이제 막 시작했을텐데, 벌써 끝났나요?" "아, 소예도 있었구나." "너무해요. 소매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군요." "미안하구나. 소예. 너무 다급해서 그만 너를 못봤구나. 아, 그리고 회담 은 중지해 버렸단다. 운빈이 와줬는데, 회담따위 언제라도 할수가 있는거 니까. 안그렇소, 운빈" 백리 오누이는 가볍게 말다툼하는 시늉을 하고는, 백리진천이 부드러운, (그러나 화운빈이 듣기에는 느끼한) 어조로 화운빈에게도 동의를 구해왔 다. 안색이 허옇게 질린 화운빈은 손으로 백리진천을 필사적으로 밀어냈다. 물론, 백리진천은 꼼짝도 안했지만. "배, 백리가주. 이 무슨... 누이분도 계신데 어서 놓아주시오!" "운빈. 괜찮소. 소예라면..." "오라버니, 저분을 정식으로 소개해 주셔야죠." "아, 그렇구나. 아직 소개도 않했었지." 백리소예는 두사람을 돌아보며 졸랐고, 백리진천은 그제서야 깨달은듯이 아쉬운듯이 화운빈을 놓아주고 백리소예를 소개했다. "운빈. 이쪽은 내누이. 소예요." "아아, 아까 통성명을 했는데..." 아직도 어버버버 하고 있는 화운빈은 무시하고 백리진천은 화운빈을 가 리키며 백리소예에게 소개했다. "소예야. 이쪽은 운빈이란다. 내가 일.전.에 말했었지" "호호호호. 바로 새.언.니.가 되실 분이군요." "무슨. 백리소저, 뭔가 오해를 하고 계시는데, 나는!!!" 백리소예의 요상한 말에 놀란 화운빈은 다급히 말을 가로막았다. 허나, 백리소예는 그런 화운빈을 무시하고 계속 말을 이었다. "어머. 정말 대단한 미인이세요. 오라버니께서 한눈에 반하실만도 하군 요. 아아, 빨리 혼인날짜를 잡아야 겠죠? 물론, 혼례의상도! 새언니께는 붉은 색이 어울릴꺼예요. 호호호. 그렇죠? 오라버니" "그렇지. 운빈이라면 붉은색이 제일이지. 소예야" 입을 딱 벌린채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화운빈은 문득 머리 속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설마 요즘 유행한다는 그 유명한 변태녀(?)?? 설마, 그럴리가...' 설마설마 하는 심경으로 백리소예를 바라본 화운빈은 자신의 생각이 적 중했음을 알아차렸다. 백리소예는 황홀한 표정으로 자신의 오라비와 화운빈을 바라보고 있었고 두눈에는 별이 몇개는 반짝반짝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절망적인 생각으로 화운빈은 자신의 경솔을 탓할수밖에 없었다. '몰랐다. 백리진천도 변태였고, 변태동생은 변태녀일수밖에 없다는것을... 이 왕제비 화운빈의 일생일대의 불각' 곁에서 발작을 일으키고 있는 화운빈은 싸그리 무시하고 한참 혼례식 날 짜와 의상을 토론하던 백리소예는 문득 고개를 들어 화사한 미소를 보내 왔다. "운빈공자.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모든 준비는 제가 할께요. 아셨죠?" 그런 백리소예의 화사한 미소가 화운빈에게는 지옥의 마녀가 흘리는 웃 음처럼 보였다. 화운빈 인생에서 설마 여자의 미소가 그렇게 보인적이 정 말 처음이었다. 그렇게 미소한방으로 화운빈을 보내버린후에 백리소예는 오라비를 올려 다 봤다. "오라버니. 운빈공자라면 아무 걱정없겠지만, 오라버니가 좀 걱정이에 요." "왜?" "생각해보세요. 운빈공자는 밤일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할텐데, 오라버 니는 아직 초짜잖아요. 혹시, 이러다가 오라버니가 먹히는건 아닐지..." "걱정마라." 백리진천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자신의 가슴을 두드려 보였다. "요는 마음이란다. 나의 불타는 뜨거운 마음이라면 비록 서툴다고 해도 운빈은 이해해 줄테니까" "맞아요! 오라버니. 정말 멋져!! 뜨거운 마음이라니, 어머어머" "당연하지. 내 동정은 운빈에게만 바치기 위한 것이니까." 허탈한 심정으로 멍하니 천정만 바라보던 화운빈은 자신이 제발로 끈끈 이굴로 걸어들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구나 그 끈끈이 곁에는 변태녀 까지 있었다. 자신이 목표로 삼았던 삼화의 하나라는 봉황선녀 백리소예 가 사실은 오라비가 남자와 혼인한다는 데도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한술 더뜨는 변태녀라는 사실을 과연 누가 알까? 자신뿐만아니라 젊은 후지기 수들의 우상이라는 봉황선녀의 본색이 이렇다니, 화운빈은 정신을 차릴수 가 없었다. 게다가 봉황선녀 백리소예의 사부는 아미파의 장문인 청염사태였다. 한 마디로 까놓고 말해서 비구니(여중)라는 말이다. 그런데, 제자가 이렇다니, 사부까지 의심스러워지는 화운빈이었다. 순간, 화운빈은 정신을 차렸다. '아니다. 이렇게 넋을 놓고 있을때가 아냐. 빨리 안 토끼면 정말 저 끈끈 이랑 결혼하는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른다.' 분명 대화로 조금이라도 사태를 해결해보려고 이곳에 왔건만, 이런 상대 에게 대화해결은 불가능이다. 춘추각에서 밖으로의 길은 기억하고 있었다. 둘이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지금이 탈출을 위한 절호의 찬스였다. 조심스럽게 문쪽으로의 거리를 눈으로 확인한 화운빈은 조심스럽게 기회 를 엿보고 재빨리 몸을 날렸다. "앗, 운빈!!" "새언니!! 어디가세요!" 화운빈은 두사람을 무시하고 방을 뛰쳐 나갔다. 결사적인 태도라서 평소 보다 움직임이 빨랐다. 허나, 쌍혈, 달리 무적쌍혈이라는 말은 허명이 아 니었다. 더구나 이때까지 번번히 화운빈에게 당했던 백리진천은 누이동생 과 이야기하는 중에도 결코 방심하지 않았었다. 춘추각 문을 나서자 말자 따라잡힌 화운빈은 그대로 백리진천에게 오른 손을 잡혀 다시 끌려들어갔다. "으악!! 살려줘! 나, 절대 싫어, 싫어, 싫어!!!!" 비명과 발버둥, 결사적인 저항에 백리진천은 할수없이 날뛰는 화운빈의 마혈을 눌러 그의 움직임을 봉했다. 이제는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지 난 수개월동안 그를 뒤쫓으면서 느낀 절망감을 다시 느낄수는 없었다. "운빈, 그렇게 내가 싫은거요?" "자, 잠깐. 싫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잖아!! 이 왕끈끈이 1호!" 이젠 될대로 되라는 심경에 말이 막나가는 화운빈이었다. 자신이 방어해 야하는 것은 왕끈끈이 1호만이 아니다. 끈끈이 2호도 1호에 못지않는 녀 석이었으니까. "나는 사내자식과 혼인따위 죽.어.도. 싫다구!! 차라리 날더러 죽으라고 해!!!!!!!!!!!!" "운빈, 잠깐 왕끈끈이 1호라니? 설마 그게 나?" "당연하지, 1호. 내가 너희들때문에 조만간에는 미쳐버릴꺼야! 분명" 화운빈은 이를 갈아대며 욕설을 퍼부었다. 정중하게 대화를 하러 왔으나 여건이 안되는 이젠 예의고 뭐고 없었다. 문득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백리소예는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잠깐만요. 오라버니. 오라버니가 1호면, 2호도 있다는 말이잖아요!" "아차...." 순간 화운빈은 실수를 깨달았다. 이 1호는 자기때문에 환락궁을 초토화 한 녀석이다. 만약 2호의 일을 알게되면.....!! 이순간 화운빈은 자신의 머리가 요며칠간 계속된 혹사로 용량초과가 되 는것을 느꼈다. '아이고, 갑자기 왜이렇게 어두워지는 걸까.............꼴까닥!' 결국 화운빈은 생애처음으로 기절이라는 희한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번 호 : 3292 / 3429 등록일 : 2000년 09월 30일 16:36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294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외전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24, 조회: 1249, 줄수: 293,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외전1 갑자기 스토리가 생각이 나서리 이렇게 올립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외전 < 무림삼화! 그 베일을 벗기다 > 무림삼화! 천하에 그 위명을 모르는 자는 없다. 봉황선녀 백리소예 녹의제갈 허수수 나찰화 유하영 빵빵한 배경과 보기 힘든 미모, 그리고 그 드높은 콧대와 셀수없을 만 큼의 추종자들까지. 누가 감히 그 세명과 비교될수 있겠는가. 이제 수많은 남정네들의 성원속에 무림삼화의 면면을 알아보기로 하자! 제 1화 녹의제갈 허수수 족히 이, 삼백명은 가뿐히 수용할 만큼 넓은 대청. 그 곳에는 지금 천하에 산재한 녹림의 대두격인 녹림칠십이채의 채주들 이 모여 가벼운 연회를 열고 있었다. 상석에는 벌써 이십년째 녹림맹주 로 군림하고 있는 창천신룡 허영이 연신 대소를 터뜨리며 잔을 기울이고 있었고, 그 좌우로 둘러앉은 칠십이채주들도 서로간에 담소를 나누며 분 위기를 흥겹게 하고 있었다. 오늘은 바로 한달에 한번있는 소연회의 날이었다. 녹림맹을 구성하고 있는 칠십이채에서 본채격인 녹림맹에 일정액의 상납금을 바치고 가벼운 연회를 열어 그 우의를 다지고 있었다. "허허허허, 그럼 녹수채주는 이번에 며느리를 보는 거요?" "그렇습니다. 맹주님. 그녀석도 이제 스물셋이니 때가 된 셈이죠." "이거 축하 드려야 겠군요." "축하드립니다" "어서어서 손주를 보길 바랍니다. 녹수채주님" 창천신룡 허영이 오른쪽에 앉은 오십대 장한을 돌아보며 축하를 하자 좌우에서 연신 축하인사가 들어왔다. 대청의 분위기는 최고조였다. 아리 따운 미희들이 중앙에서 현란한 춤으로 더욱 흥을 돋우었다. '흐흐흐. 이제 지난번 사건으로 부서진 취옥청을 재건할 수 있겠구나. 이 번에는 운남 특산의 대리석으로 만들어볼까...' 녹림맹주 허영은 내심 기뻐하고 있었다. 이 녹림의 한 마리 비천룡이라 불리는 인물은 바로 축조광(주.건축물 매니아) 이었다. 해마다 새로운 전 각을 지어올리고 그 것을 꾸미는 일에 조금 과한 취미를 가지 이었던 것 이다. 허나 요 근래 모종의 원인으로 그의 취미는 엄청난 방해를 받고 있었지만. 바로 그때였다. "콰앙!!!!!!!!!!" 천지를 뒤흔드는 충격음이 대청을 울렸다. 순간, 허영은 불길한 예감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무슨일이냐! 감히 소연회 중에 이런 소란을 피우다니!" 허영은 즉시 노갈을 터뜨리며 수하를 찾았다. 대청문밖에 대기하고 있던 수하의 다급한 음성이 들려온 것도 그때였 다. "맹주님. 또 시작입니다!" "뭐라고???" 순간 허영은 띵한 현기증을 느꼈다. 그리고 대청안에 모여있던 다른 사 람들도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허영은 수하에게 반문할 뿐이었다. "이번에는 어디냐? 그리고, 녹림수호대는 뭘하고 있고?" "벽운각부근입니다. 이미 녹림수호대는 출동중입니다." "그럼 알아서 잘 하겠지. 한두번도 아닌데." 허영은 미간을 짚으며 힘없이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 '미치겠구나. 취옥청을 재건할 만하니 또 터지다니' "막아라! 절대 선운각으로 가게 해서는 안된다!" "예! 대주님. 신풍당은 어서 포위망을 강화해라!" 거의 반쯤 무너진 건물앞에서 녹의를 걸친 인영들이 비호처럼 움직이며 한 인물을 제지하고 있었다. 가히 수백 대 일의 접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와아아아! 동북진세가 약하다! 어서 보조해라!" "존명!" 그런 격전장을 노려보며 녹림수호대주 단혈철각 마웅패는 이빨을 갈아 붙였다. "혈혼정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나?" "이제 곧 당도할 것입니다. 대주님!" "제길, 장세가 더 강해졌군. 혈혼정만으로는 안되겠다. 굉천뢰도 준비하 도록 해라!" "그런... 대주님, 굉천뢰를 터뜨리면 방원 삼십장이 초토화 됩니다. 그럼 주위의 전각들도 말려들어갈텐데요..." "어쩔수 없다. 봐라! 벌써 진세가 약화되고 있지 않나!" 마웅패는 녹림수호대가 이루고 있던 진세가 현저하게 약화되고 있음을 알아봤다. 포위당해 있던 인물은 진세의 축을 정확하게 부수면서 움직이 고 있었다. "대주님, 혈혼정과 굉천뢰가 준비되었습니다!" "좋아!! 우선 혈혼정으로 움직임을 둔화시킨다. 그리고 바로 굉천뢰로 공격하도록!" "존명!" 마웅패의 곁에있던 녹림수호대의 부대주는 우렁차게 대답하며 즉시 명 령을 내렸다. "혈혼정발사조! 준비!" "예!!" 힘찬 대답과 함께 십여명의 혈의청년들이 무릎을 꿇고 자세를 잡았다. 부대주는 이어서 포위망을 풀었다. "녹림수호대는 즉시 진세를 해제하고 오십장밖으로 대피하라!" "혈혼정 발사!!!" 부대주의 명령에 따라 포위망을 해제한 녹의인들은 순식간에 오십여장 을 물러나 고개를 처박고 엎드렸다. 순간, 혈의인들의 손에서 핏빛의 물체가 엄청난 속도로 포위망 중간에 있던 인물에게 박혀들어갔다. 그러자 이제까지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던 그 인물은 순간적으로 휘청하면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부대주는 재차 명령을 내렸다. "굉천뢰투척조! 지금이다!" 혈의인들 뒤에서 대기중이던 다섯명의 흑의인들 손에서 어른 주먹만한 검은 구슬이 던져졌다. 순간. "콰아아아아앙!!!!!!!!" 귀청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반쯤 부서져 있던 건물이 가루가 되어 날라 갔고, 지면에 직경 십장은 넘는 거대한 타원형의 흔적이 생겨났다. 그리고 폭발의 거의 중앙에 있던 인물은 바닥에 쓰러져 미동도 없었다. 삼십장을 초토화 한다는 굉천뢰의 위력에도 형체를 유지할 정도의 고강 한 무공의 소유자 인듯했다. "끝났군." 그제서야 마웅패는 머리를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곁에 있던 부대주에게 말을 건넸다. "휴우, 이제 겨우 끝난군. 그래, 피해예상액은 얼마정돈가?" "예. 일단 사천 당가에서 구입한 탈혼정 10대가격이 은자 십만냥, 축융 문에서 구한 굉천뢰 5개의 가격이 은자 5만냥. 폭발에 휘말린 전각 중 두채가 완파, 한채가 반파. 물적피해만으로는 약 은자 백만냥으로 추정됩 니다. 단, 인적피해는 아직 고려되는 않은 상태입니다. 대주님" "오늘은 좀 적군. 안그런가?" "예, 그렇군요." 마웅패는 부대주의 보고를 들으며 힘없이 웃어보였고, 부대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어느새 중천에 떠있던 태양은 서산을 넘어가고 있었다. 대청의 중앙 대좌에 기대앉은 허영은 녹림수호대주 단혈철각 마웅패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이상으로 약 은자백만냥의 피해가 있었습니다. "그래, 그 아이는 어느정도 다쳤는가?" "예. 아가씨는 전치3주 정도가 예상된다 하셨습니다." "뭐? 전치3주? 농담하나, 마대주! 혈혼정에다 굉천뢰 다섯알까지 썼는데 고작 3주??" 전치3주라는 마웅패의 보고에 허영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굉천뢰에 혈혼정이 누구 애 이름인줄 아나!!! 엉? 그런걸 썼는데 고작 전치3주라니 말이 되는가?" "......"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허영은 불같이 화를 내며, 결국은 혈혼정발사조 와 굉천뢰 투척조에게 뇌옥 5개월형을 내렸다. "당장 뇌옥에 처박아 버려라!" "맹주님! 그들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아가씨의 청옥강기가 십이성의 경지에 이르러서 오보단혼독과 굉천뢰가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 지 못했을 뿐입니다!!!" "잘못이 왜 없어! 제대로만 사용했다면 최소한 전치3개월이 될수있었는 데, 고작 전치3주를 만들어 놓고 지금 잘했다는 거냐!!!!!" "찍" 허영의 노성이 대청을 울려퍼지고 마웅패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별로 잘못한 것도 없는데 뇌옥 5개월형에 쳐해진 수하들이 불쌍하기는 하지만 뭐, 맹주의 심정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기에...... 힘없이 대좌에 주저앉은 허영은 머리속으로 피해액을 따져봤다. '은자 백만냥!!! 그것도 물적피해액만. 으으으으, 수하녀석들의 인적피해 도 있다는 소리잖아......게다가 내가 그렇게 아끼는 벽운각이 가루가 되다 니!!!! 하나밖에 없다는 딸내미가 이런 천하에 다시없을 불효녀라니!!!!' 그렇다. 이제껏 이런 소동을 벌인 장본인은 창천신룡 허영의 무남독녀 외동딸 녹의제갈 허수수였던 것이다. 전설의 귀곡자의 진전을 이어 제갈 량의 환신이라고 까지 칭해지는 재녀였지만, 때때로 이런 막대한 피해를 주는 발작을 일으키곤 하는 것이다. 바로, 그녀의 취미는 일명 '전각때려 부수기'였다. '천재도 한도를 넘으면 이렇게 되는가???????' 라는 소.박.한. 의문을 모 든 녹림맹도들에게 들게 한 인물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냥 넘길 액수가 아니었다. 허영은 대청에 쥐죽은 듯이 모여있는 녹림칠십이채주들을 그.윽.한. 눈길로 돌아봤다. 순간, 그 느.끼.한. 눈길을 받은 채주들은 급급히 고개를 숙였다. '젠장, 저 늙은이. 또 시작이군.' '저 짠돌이 영감때문에 예상외 지출이 생기겠군. 미치겠네.' '저 눈빛은 아무리 봐도 익숙해 지지가 않는군. 쓰벌' 허영은 침통한 음성으로 말문을 열었다. "흠흠.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여러 형제들의 도움이 꼭!! 있어야겠어. 피해액이 상상을 초월하니, 이번 상납금에서 이할을 인.상.해서 이번달에 필!히! 내주셔야겠네." 역시나 하는 표정과 뭐씹은 표정이 기묘하게 섞이면서 채주들은 고개를 끄덕일수 밖에 없었다. "하.하.하. 사정이 그러시니 저희들이 도와들려야죠. 맹주님" "뭐, 한두번 있는 일도 아니니 어쩔수없죠." "그럼 이번에는 이할 인상입니까. 허.허.허.허." "도우면서 살아야죠. 안그래도 힘든 세상에." 별반발없이 상납금 인상건이 마무리되고 채주들은 불만의 표정을 감추 었고, 허영은 은근히 만족스런 얼굴을 했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었다. 한두푼 돕자는 것도 아니고 무려 이할의 인상 이었는데도 별반발이 없었다는 것은 짠돌이들의 모임으로 유명한 칠십이 채주들 답지 않았던 것이다. 허나, 원래 숨겨진 진실이란 쓰디쓴법이다. 몇해전, 지금은 없어진 '대력채'의 채주는 이런 일방적인 인상안에 반발 해서 완강하게 거부했던 적이 있었다. 허나, 허영은 별말없이 그 거부권 을 받아들였고, 단지 자신의 딸 허수수를 감찰관으로 대력채에 파견한 것이 그가 한 일의 다 였다. 녹의제갈 허수수는 대력채에 당도한 날부터 온갖 장부들을 다 들춰가며 비리를 적발했고, "세금포탈(영업수입 축소신고)"과 "탈세(관부상납금 확 대보고)"혐의로 동전한푼까지 모조리 긁어가는 만행을 저질렀던 것이다. 여기서 절대 착각해서는 안될것이 하나 있으니, 녹림도들의 영업이란 바로 남의 보따리를 가져가는 일로써, 이른바 '도적질'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 녹림맹이란 도둑들의 모임을 좋.은.말.로 사용한 것일 뿐이다. 더군다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허수수는 자신의 취미생활의 일환으로 대력채의 모든 건물을 가루로 만드는 작업까지 덤으로 해치웠던 것이다. 결국 돈잃고 집잃은 대력채의 녹림도들은 해산의 길을 택할수 밖에 없 었다. 이런일이 있고부터는 절대로 상납금 인상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채주들 은 없었으니...... 이렇게 피해의 뒷처리까지 끝낸 허영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쉴수있었 다. 그는 안면철피신공(일명 안면몰수)을 십이성까지 터득한 인물로 뒷구 멍으로 들어오는 불평불만에는 별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제 저 웬수가 한 3주는 조용하겠고, 그 사이에 어서어서 증축을 진행 시켜야겠지. 휴우우......' 녹림호풍녀(주. 호풍녀: 미친여자라는 뜻) 제37차 발작사건! 전 녹림맹을 떨게했던 이 사건은 결국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녹림도들이 쉬쉬하며 뒤에서만 부르는 녹의제갈 허수수의 이명은 결코 꺼질줄 모르는 불길처럼 은밀히 퍼져나갈뿐이다. 오호! 통재라!! 이것이 바로 아는 사람은 다알고 모르는 사람만 모르는 무림삼화의 일인. 그 뛰어난 재지로 녹의제갈이라 불리는 허수수의 본모 습인 것이었다. ========================================================== 혈혼정 : 암기의 명문 사천의 당씨 가문에서 만들어진 삼대금용암기중 의 하나. 암기에 발린 오보단혼독은 다섯걸음안에 육체와 혼을 분리시킬 수있다는 맹독 중의 맹독! 굉천뢰 : 고성능 폭탄의 일종으로 방원 삼십장을 초토화 시킬수 있다. 번 호 : 3293 / 3429 등록일 : 2000년 09월 30일 16:36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310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7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20, 조회: 526, 줄수: 246,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7 흠, 어느새 7편이군요. 전에 올리던 것을 뒷부분을 왕창 뜯어 고쳐 버렸답니다. 뭐, 저는 개인적으로 무림삼화를 좋아한답니다. ^^ 그녀들의 숨겨진 별명을 미리 좀 말씀드리면, 봉황선녀 백리소예는 일명 독심호리(악랄한 여 우), 나찰화 유하영은 관음색녀(엿보기매니아), 녹의제갈 허수수는 녹림호풍녀(녹림의 미친여 자). 얼마나 멋집니까!!! *.* 우먼파워를 얏보지 맙시다!!! 아자아자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7 7화 끈끈이 1호가 2호에 대해 알게 되다 "으응...." 한줄기 신음소리와 함께 화운빈은 눈을 떴다. 호화로운 실내장식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고 다음은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는 변태남매의 얼굴이 보였다. 그제서야 어떻게 된 일인지 깨닫고 벌떡 일어나 앉았다. "운빈, 이제야 깨어 났소?" "새.언.니. 정신차리셨어요?" 그런 이중창을 들으면서 화운빈은 얼굴을 팍 구기면서 백리소예를 노려 봤다. 본래 '여자에게는 상냥하게'가 그의 신조였지만 지금 이여자는 자신 을 지옥에 몰아놓을 마녀였다. "백리소저. 나는 당신의 새.언.니.가 아니오! 말을 삼가해 주시오" "어머나. 저, 오라버니와 혼인하시면 곧 새언니가 되실꺼잖아요?" "나는 백리가주와 혼인할 생각이 없소! 알겠소?" "잠깐, 운빈. 당신, 그게 무슨 말이오??" 옆에서 당장에 백리진천이 끼어들었다. 그런 그를 무시하고 화운빈은 백 리소예에게 계속 말했다. "나는 남.자.요. 남자." "그럼. 혼인하시기 전까지는 운빈공자라 불러드리죠. 혼.인.하.기. 전.까. 지.만. 그럼 되겠죠?" 방실방실 웃으면서 혼인이라는 말을 강조하는 마녀를 보니 절로 이빨이 갈리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서 다음은 자신의 제일적 백리진천을 돌아 봤다. "백리가주. 저는 당신과 혼인하러 온게 아닙니다. 알겠습니까?" "운빈. 그게 무슨말이오? 당신과 나는 운명이 정한 한쌍이오." "그만하십쇼. 당신은 백리세가의 가주로서 종통을 이을 의무가 있는 분 입니다. 그런데 남자와 혼인해서 어쩌겠다는 겁니까? 아이도 낳을수없을 텐데" 이제 이 고지식 끈끈이를 감정이 아닌 논리로 설득하기로 마음먹은 화운 빈은 조목조목 자신과 그가 혼인할수없는 이유를 들어보였다. 원래 말빨 하면 화운빈이니까. "더군다가, 세가내의 가신들이 허락할리가 없지 않습니까? 남자와 혼인 이라니 세상이 비웃을 겁니다" 허나, 상대는 강적이었다. "걱정마시오. 운빈. 이미 그 모든 문제는 해결난 상태요." "해, 해결이라니??" "어머나. 운빈공자. 그런것까지 걱정해 주셨군요. 하지만 걱정마세요. 제 가 데릴사위를 맞기로 했으니까요. 제 아이가 태어나면 오라버니가 양자 로 삼으시겠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가신들도 모두 알고 있답니다" 또다시 옆에서 마녀가 끼어들었다. 순간, 어안이 벙벙해진 화운빈은 말을 이을수없었다. "아, 알고 있다니, 무슨!!!" "운빈. 내 가신들에게 미리 말해두었소. 운빈이 아니면 혼인안하겠다고 했더니 가신들이 인정하겠다고 해 주었소" "그래요. 삼일간을 고심한 장로님들이 운빈공자와의 혼인을 인정해 주셨 죠. 안그럼 오라버니가 백리세가를 떠나겠다고까지 말했거든요." 다시 앞이 노래진 화운빈은 멀어지려는 의식을 간신히 다잡았다. 이 무 슨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가!! 이건 보통문제가 아니었다. 이대로라면 정말 화운빈은 백리진천과 혼인해야만 할것같았다. 화운빈이 어찌 알겠는가. 백리세가의 장로원에서는 가주의 폭탄선언에 울며겨자먹기로 승락을 했다는 것을. 옛날부터 자신들의 주인이 얼마나 고지식한지 잘 알고있는 그들로서는 결코 그의 결심을 바꿀수없다는 것을 깨닫고 어쩔수없이 인정을 했던것이다. 그리고, 화운빈을 찾아헤매는 동안 에 백리세가는 얼음굴이었다.. 날마다 가주 처소의 고급 집기들이 부서져 나가고, 백리진천은 인상을 팍팍쓰고 모든 집무는 뒷전이었고. 그런 뒷처 리를 하느라 진이 빠진 그들은 최선의 선택을 한것이다. 화운빈은 끈끈이와 마녀를 내보냈다. 홀로 생각해 보고 싶다고 하면서 나가 달라고 한것이다. 백리진천은 무지 걱정스런 얼굴을 하며 나갔고, 백 리소예는 한마디 더하고 나갔다. "운빈공자. 일찌감치 포기 하세요. 오라버니는 남의 몇 는 독점욕이 강하 답니다. 결코 놓치지 않을껄요? 아예, 운빈공자의 취향을 바꾸는 쪽이 더 나을 거예요. 호.호.호.호.호." 저, 마녀!!! 이를 갈아붙이며 욕설을 삼킨 화운빈은 이전에 자신이 누리 던 전성기를 생각하며 눈물을 뿌렸다. 아아, 옛날이여! 수많은 꽃들사이를 한마리 나비처럼 누비고 다녔던 자신이 이런 신세가 되다니. 한편 화운빈이 눈물을 흘리며 한탄하고 있던 그때, 백리세가의 정문은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바로 지옥의 사신이 여기까지 찾아온것이다. "잠깐, 대협. 그런 억지가 어디있습니까?" "빨리 내보내. 그건 내꺼야" "누굴 말씀하시는 지는 모르지만 이곳은 백리세가요. 함부러 시비를 걸 곳이 아니란 말입니다" 수문위사들이 정중하지만 자부심 가득찬 어조로 대꾸를 했지만 먹힐 상 대가 아니었다. "화운빈. 여기 있는거 알고있어." "아." 분명 어제 배첩의 주인이었다. 장추일은 자신이 어제 맞이한 미공자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할수없이 그는 다른 이들에게 눈짓을 하 고 급히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이일은 자기선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 다. 급히 가주인 백리진천을 찾아들었다. "가주님!!" 다급한 음성이 들려오자 한창 이야기를 하고 있던 백리남매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무슨 일이냐?" "그것이.. 어떤사람이 찾아와 화운빈공자를 내놓으라며 소란을 피우고 있 습니다. 어찌해야 좋을지..." "운빈을? 그가 누구냐?" 하필 화운빈을 찾는 다는 말에 놀란 백리진천이 그리 물었으나 장추일은 대답을 할수없었다. 불청객이 달리 불청객이겠는가. 그는 자신을 밝히지 않 았기때문이다. 보통때라면 적당히 처리했겠지만 화운빈이 걸린 문제라서 백리진천은 자신이 직접 그를 만나리라 작정하고 장추일을 앞세워 정문으 로 향했다. 물론 마녀 백리소예도 동행했다. 정문에는 흑의경장 차림의 미남자가 수문위사들과 소란을 피우고 있었 다. 외모로만 보면 오히려 봉황선녀라는 백리소예를 능가하는 절.세.가.인. 을 연상케하는 미남자였으나 겉으로 풍기는 냉기에 함부로 근접하기 힘든 분위기였다. 백리진천은 점점 살벌해지는 분위기를 느끼고 급히 수문위사들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한눈에 그가 자신과 능히 비교되는 고수라는 것을 깨달았 던 것이다. "나는 백리진천이라 하오만, 무슨 일로 찾아오셨는지?" "운빈. 내놔" 예의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말투에 오히려 수문위사들이 분노의 기색을 나타냈으나, 당사자인 백리진천은 그런건 안중에도 없었다. 중요한 건 이 남자가 화운빈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는 분명 이곳에 있소만, 무슨 일인지 꼭 알아야 겠소!" 혹여나 그가 이제껏 건드린 여자들 문제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백리진천 은 긴장했다. 하나 그 흑의미남자는 간단히 그런 추측을 날려버렸다. "내 약혼자야. 내꺼니까 내놔" -띠잉~~~ 그 순간 백리진천뿐만 아니라 백리소예까지 얼어붙었다. 다음순간- "뭐야! 그말, 무슨뜻이지!? 운빈이 약혼자라니" 백리진천의 말도 막나가기 시작했다. 예의바른 말투에서 순식간에 거친 말투로 바뀌어 버렸다. 허나 흑의미청년은 안색하나 바꾸지 않고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약혼자다. 빨리 내놔라" 지금 단목우도 상대가 백리세가라서 상당히 자제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백리세가만 아니었어도 벌써 한바탕 칼부림이 벌어졌을것이다. 그렇지만 그것도 슬슬 한계가 오고 있었다. 단목우는 벌써 수개월을 화운빈을 뒤쫓 고 있었다. 더이상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당신, 운빈과 무슨 관계지? 친구인가? 빨리 내놔라" "나는 운빈의 남.편.될 사람이지. 너야말로 그게 무슨 말이냐!" -띠잉~~~ 이번에는 단목우가 얼어붙었다. 분명 화운빈은 여자들하고만 관계한것으 로 아는데 이 무슨 날벼락인가. 하지만, 더이상은 말이 필요없었다. 둘다 거의 동시에 옆에 차고 있던 검 을 뽑아들었다. "거짓말도 정도가 있는거다. 운빈의 남.편.이라니. 용서할수없어" "그건 이쪽 대사다. 운빈이 너와 약.혼.따.위.했을리가 없어!" 현란하게 움직이는 단목우의 애검 혈루(血淚). 그와는 반대로 진중한 움 직임을 보이는 백리진천의 청운검(靑雲劍). 붉은 검광과 푸른 검광이 어우 러지고 섬광이 보이곤 했다. 두사람의 움직임은 조금의 빈틈도 없었다. 그때 방안에서 바닥만 긁고있던 화운빈은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정 신을 차렸다. 급히 방을 나가 소음이 들려오는 곳으로 향하던 화운빈은 그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반경 이십장정도의 빈공간이 만들어져 있었고, 그 안에서는 두명이 어울 려 칼부림을 하고 있었다. 주위의 사람들은 그 안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밖에서 구경만하고 있었다. 워낙에 살벌한 검기들이 가득찬 공간이라 들 어갈 엄두도 못내고 있었다. 순간 화운빈은 올게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두끈끈이들이 맞부딪힌거 다. 관전하고 있던 백리소예가 화운빈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도대체 저사람 누구죠? 오라버니와 대등하게 맞서다니. 무명소졸은 아 닐테고. 더더군다나, 운빈공자와 관계가 있는 사람이라니." "지옥혈이오" "뭐라고요!? 저사람이 지옥혈이라고요?" 자포자기한 화운빈의 대답에 순간 경악의 외침이 앵도처럼 붉고 아름다운 입술사이에서 새어 나왔다. 이 마녀도 놀랄때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화운빈의 머리속을 스쳐지나갔 다. 그때 돌연 두사람의 동작이 변화를 일으켰다. 백리진천의 청운검이 천추부동의 자세를 취하고, 그에따라 단목우의 혈 루가 허공에 수많은 혈화(血花)를 수놓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옆에서 관전하던 백리소예가 다급한 외침을 토해냈다. "저건, 운형검법의 후삼식을 시전하기 위한 기수식이에요." "무슨 말이오?" "상대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뜻이에요. 저건 필살의 뜻이 담겨있다고요!" 발을 동동구르는 백리소예의 말에 화운빈은 지금 백리진천이 시전하려는 초식이 무섭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 단목우도 그것을 알고 자신의 비장 의 검식을 펼치려 하고 있는것이리라. 앞뒤생각없이 화운빈은 두사람의 중간으로 뛰어들어갔다. 둘은 쌍혈이라 불리는 쌍벽의 실력자다. 잘못하다가는 양패구사할 가능성이 높았다. 망설 이고 있을 틈이 없었던것이다. '신이시여! 이러다가 제비 골로 갈 지도 모르겠군요' 속으로 이런 각오를 하면서. 번 호 : 3365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3일 17:20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234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8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34, 조회: 523, 줄수: 178,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8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 감상올려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최대한 노력할께요.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8 8화 1호와 2호, 상호불가침협정을 채결하다 "퍼어억~" "꺄아아악" 한줄기 파육음과 비명성이 터져나왔다. 화운빈을 사이에 두고 단목우의 혈루가 왼쪽 어깨에 박혀있고, 백리진천의 청운검이 심장과 불과 한치정 도의 차이를 두고 스쳐갔다. "운빈!!" "이럴수가" 두사람은 서로 상대방의 목과 심장을 노리고 있던 검극을 화운빈이 뛰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가까스로 피했으나 이미 발출한 검세를 완전히 거두 는 것은 불가능했다. 목을 노리고 있던 혈루는 어깨에 박혀버렸고 심장을 노리던 청운검은 스치는 것을 피할수없었다. 두사람은 거의 동시에 검을 거두고 쓰러져가는 화운빈을 부축했다. 그런 떨리는 손길이 자신의 몸에 닿는 것을 느낀 화운빈은 가까스로 눈을 뜨고 실소를 흘렸다. "아직 살아는 있는것같군. 쿡쿡" "운빈, 이 무슨짓을..." "이 바보!" "이젠 나때문에 죽는 사람이 나오는건 싫어..." "그런!!" "그렇다고 이런짓을" 그말 한마디로 화운빈은 의식을 놓아버렸다. 정말이었다. 이 고상하고 비 폭력주의자인 제비남은 살인만은 질색이었다. 벌써 몇명이나 자기때문에 희생당했는데 또 시신을 본다는 것은 참을수없는 일이었다. 그러기에 앞 뒤생각도 없이 두사람의 가공할 검세앞에 뛰어 들었던것이다. 다행히 화운빈의 상처는 가벼웠다. 두사람이 최대한 검세를 약하게 했기 때문에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사흘동안 화운빈은 의식불 명이었다. 상처는 가벼웠다해도 검에 실려있던 검기에 내부가 진탕된것이 다. 그동안 백리진천과 단목우는 침상의 화운빈곁에서 조금도 떨어지지 않 았다. 덕분에 일의 수습은 전부 백리소예의 몫이었다. "너무해. 일을 저지른 장본인들은 꼼짝도 않하고." 붉고 윤기나는 아름다운 입술에서 불평을 터뜨리면서도 백리소예는 뒷수 습을 완벽하게 해치웠다. 우선 목격자들에게 입막음을 시키고 하남제일의 명의를 불러들였다. 난장판이 된 물건들은 처분시키고 산산조각났던 대문 은 갈아치웠다. 그리고 사흘후 의식을 차린 화운빈이 제일먼저 본것은 차라리 눈을 의심 케하는 장면이었다. "운빈!!" "운빈!" 바로 무적쌍혈이라고까지 칭해지는 두사람이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자신 을 부여안고 흐느끼는 것이었다. "정말 대단하군요. 운빈공자" "뭐가 말이요? 백리소저" "이 두사람을 이렇게 만들어버린거 말이예요. 정말 감탄했어요" "하하하하..." 놀리는듯한 백리소예의 말에 어색한 웃음을 터뜨리는 화운빈은 지금 오 른손은 백리진천에게, 왼손은 단목우에게 잡혀 꼼짝도 못하는 상태였다. 혹여 놓칠세라 단단히 잡힌 양손을 빼내지도 못하고 그저 내버려 둔채 화 운빈은 두사람을 서로에게 소개했다. "백리가주. 이쪽은 단목우대협이오. 당신과 함께 쌍혈로 꼽히고 있는 분 입니다. ...그리고 단목대협, 이쪽은 백리진천가주시오" "안녕하시오" "...처음 뵙겠소" 화운빈의 소개에 어색하기 그지없는 인사를 나눈 두사람은 서로를 살벌 한 시선으로 쏘아보고 있었다. 그런 두사람을 보면서 화운빈은 나름대로 결심을 했다. 이젠 마지막 수단이다. 자신이 왜 이두사람과 이런 요상한 관계가 되어 버렸는지를 솔직하게 실토하는 방법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그래도 해볼만한 방법이었다. "흠흠. 저, 두분께서 들어주셔야 할게 있습니다" "운빈, 무슨 말이오?" "말해보시오" 두사람은 지극히 부드러운 어조(화운빈은 순간 털뽑힌 닭이 되어버렸지 만)로 말을 재촉했다. 화운빈은 쓰러져 있던 백리진천을 발견하고 그냥가 려다가 왜 그를 구하기로 했는지, 그리고 약을 먹이려다가 어쩔수없이 입 을 사용할수밖에 없었음을 열변했다. 본래 목표는 봉황선녀 백리소예를 꿀꺽하는 것이었고 결코 백리진천에게 있지 않았다는 것도. 그리고, 그런 것도 모르고 끈질기게 따라붙는 백리진천을 떼놓기 위해서 어쩔수없이 단 목우에게 접근했고, 결코 본의는 아니게 그의 몸을 보게 된것까지. 솔직히 죽을 각오를 하고 실토했다. 그.러.나. 말씀이다. "아아. 그게 정말이오!? 운빈. 그럼 이 자와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말이 오? 단지 목욕하는 데 문을 열어서 어쩔수없이 몸을 보게 된것뿐이라는 말이오?" "운빈. 이자와는 그런 관계일뿐이오? 그럼 별일아니잖아. 단순히 약을 먹 이느라고 입을 맞춘 것뿐이잖아. 다행이군" "......이럴수가......" 다행이라는 듯이 두사람은 서로 운빈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정말 이럴수가 였다. 이 두사람은 자신이 바라는 말밖에 듣지 못하는 귀 를 가졌던 것이다. 두사람은 왜 상대방이 화운빈과 관계된건지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을뿐이고, 그외의 말은 그대로 무시해버리는 것이었다. 마지막 시도까지 무산되어버린 화운빈은 그저 얼이 빠져 있었고, 옆에서 는 재미있다는듯한 백리소예의 짜랑짜랑한 웃음소리만이 울려퍼졌다. "호호호호호호호. 그럼 일이 그렇게 된거군요. 깔깔깔깔" "운빈, 정신차리시오!! 운빈" "왜그러시오. 운빈" 얼이 빠져 있는 화운빈은 그대로 내버려두고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법이 백리소예에 의해 제안되었다. "호호. 그럼 두분이 절대로 운빈공자를 포기할수없는 말이군요?" "당연하지. 소예야" "물론" "그럼 운빈공자를 강제로 자기것으로 해서 그에게 미움받고 싶으신가 요?" 순간 두 끈끈이들의 얼굴에는 난감한 기색이 떠올랐다. "으으. 그건..." "아니" "좋은 방법이 있군요. 운빈공자가 자신의 의사로 누군가를 선택할때까지 시간을 두는 거예요" "그러다가 운빈이 도망가기라도 하면 어쩔거지?" "소예야. 그건 좀 문제가 있구나" "당연히 감시자가 있어야죠. 그러니까 한달에 보름은 오라버니가, 그리고 보름은 단목대협께서 감시를 하면 되잖아요." "그렇군. 그거 좋은 방법이군" "좋아" "단, 조건이 있어요. 선택은 운빈공자가. 따라서 두분은 그동안 운빈공자 에게 손을 대지 않는거예요." "그렇게 하지." "알았다" 그때까지 멍하게 세사람의 이야기를 듣고있던 화운빈은 어이가 없어서 끼어들었다. "잠깐 기다려!! 누가 누굴 감시한다고? 내의사는? 내자유는? 어떻게 된 거야!!!" "어머. 운빈공자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운빈은 그냥 내버려뒀다가는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당연하지" "안돼!!!!!!!" 이렇게 당사자인 화운빈의 의사는 완전 무시당한채 백리소예를 증인으로 한 쌍혈간의 상호불가침협정이 채결되었다. 협정은 엄중하게 문서로 작성 되어 백리세가의 가주인이 찍히고, 단목우는 마교 소교주임을 나타내는 영패를 직인대신으로 찍었다. 이것으로 협정채결 완료였다. 그동안 화운빈은 다섯번의 도주시도를 했다. 물론 모두 실패를 끝나고 말았지만. 천하의 쌍혈, 백리진천과 단목우가 지키고 있는데 도망칠수있는 사람은 없었다. "차라리 둘다 양패구사하게 만들었어야 하는건데!!! 내가 그때 잠깐 정신 이 돌았었던게 분명해!!" "호호. 운빈공자. 그냥 대세에 순응하세요. 그길뿐이에요, 운빈공자가 편 안해 질수있는 길은" "이 마녀야!!!! 차라리 날 죽여라!" 오늘도 백리세가의 심처에서는 절망의 외침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번 호 : 3366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3일 17:20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214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9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31, 조회: 1190, 줄수: 237,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9 오늘 못올릴뻔하다가 겨우 올립니다. ^^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9 9화 2호 신부수업을 하다. 십만대산에 위치한 마교의 총본산 두 끈끈이의 타협에 의해 우선 보름을 단목우가 거처하는 마교에서 보내 기로 당사자인 화운빈은 싹 무시당한채 정해졌다. 여전히 마녀는 재미있 다는 듯이 웃고있었다. 기간이 정해지자마자 단목우는 미처 상처가 낳지도 않은 화운빈을 끌고 마교로 돌아왔다. 그동안 철저한 감시의 눈길이 떨어지지 않았음이 당연하 지만. 그렇게 십만대산에 있는 마교로 끌려온 화운빈은 가장 경비가 삼엄하다 는 마교교주의 거처인 존마각에 갇히다시피했다. 당연 마교교주인 혈수천 마 유운제는 쫓겨났고. "막내야, 이분이 네 신랑감이니?" "예. 큰누님." "흠흠. 밤일은 잘할것같지만, 영 불안하구나. 안그러니?" "그래, 큰언니. 어머니의 바람기에 우리가 얼마나 고생했는데. 막내 신랑 까지 그러면 어쩌지?" "그래도 어쩔수없잖니. 막내랑 그런 일이 있었는데. 감시만 철저히 하면 되겠지." 지금 화운빈은 단목우의 누이들이라는 아홉 자매들 앞에 꿔다논 보리자 루처럼 멍청히 앉아있었다. 아홉자매들은 저마다 품평을 늘어놓았지만, 결 코 반.대.라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여기서도 바로 암천마군 단목풍의 조 기교육의 결실이 엿보이고 있는것이다. 그리고 자매들은 숙의를 거듭한 끝에 가장 감시가 쉽다는 존마각으로 화 운빈의 거처를 정했다. 당연 원래 존마각의 주인인 제일 맏이의 남편은 쫓겨났다. 그러나, 이 무슨 희한한 일인지. 혈수천마 유운제는 부인의 말 한마디에 찍소리도 못하고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기는 게 아닌가. 유운제의 거처를 본의아니게 빼앗게 된 화운빈은 좌불안석, "저, 교주님. 전 다른데도 괜찮은데요? 교주님께서 옮기실 필요는 없습니 다만" "허허. 괜찮네. 그리고 내가 생각해도 자넨 좀 불안해. 미리 말해두네만, 이 존마각 주위는 천마십팔영이 하루십이시진 내내 감시하고 있으니 아예 포기하게. 그럼 잘 지내게." -띠잉~~~ 이 무슨 말인가. 그럼 천하의 혈수천마도 이 혼인(?)을 인정하고 있다는 말이 아닌가. 게다가 하루죙일 감시가 있다면 도망도 못갈게 아닌가. 화운빈은 얼음동상이 되어있고 혈수천마의 부인이자 단목우의 큰누이인 유예금은 일단의 무리들을 데리고 와서 존마각 안을 정리했다. "아아. 그 침상은 이쪽으로! 그래그래. 그 가구는 그리로 가지고 가. 아, 조심조심" 그렇게 순식간에 존마각이 화려하고 은밀한 분위기를 팍팍 풍기는 신혼 방(?)으로 변해버린뒤에 유예금은 화운빈을 향해 화사한 미소를 보냈다. "호호호호. 막내는 당분간 좀 바쁘답니다. 좀 느긋하게 기다려주세요." "바쁘다니? 무슨일입니까. 부인" "신.부.수.업.중이랍니다. 오늘부터" "시, 신부수업이라니??" 안색이 죽은지 열흘은 되는 시체처럼 창백해진 화운빈은 반문하지 않을 수없었다. "호호호호. 신랑감이 정해졌으니 당연히 신부수업을 해야죠. 요리부터 하 고있으니 곧 성과를 알수있을거예요. 그럼" 그렇게만 말하고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사라지는 유예금을 보면서 화운빈 은 방금 그녀가 한 말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신부수업? 요리?? 성과??? ...설마!!" 단목우가 신부수업을 한다 → 요리를 만든다 → 성과를 알수있을거다 → 즉, 화운빈이 시식을 한다!! 놀란 화운빈이 자리를 박차고 나와 지나가는 시비를 붙잡고 물었다. "호, 혹시 단목우공자가 계시는 곳이 어딘지 알수있겠소?" "아, 예. 소교주님은 지금 존마각 주방에 계세요. 주방은 저리로 가셔서 오른쪽이고요" "고맙소. 그럼" 당장에 주방을 찾은 화운빈은 엄밀하게 닫힌 문틈으로 안을 엿봤다. 순간, "허억!!!" 그대로 뒷걸음질로 그자리를 빠져나온 화운빈은 그대로 존마각 신혼방으 로 돌아와 침상위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달달달 떨고 있었다. "저걸 내가 먹어야 한다는 말야. 안돼. 그럼 나 죽고 말거야!!!" 잠시후, 탁자 위에는 모락모락 김이 나는 형체를 알수없는 요리가 놓여져 있었 다. 그리고 단목우는 화운빈의 바로 옆에 앉아 화운빈이 요리를 먹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눈을 초롱초롱 뜬채로... "자, 어서" "그, 그러지요. 그럼" 누렇게 뜬 안색으로 억지로 수저를 들고 요리를 입에 머금었다. 그러자, 옆에서 눈한번 깜짝안하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단목우는 기다렸다는 듯이 물어왔다. "맛있나요?" 순간 화운빈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아까 엿본 주방의 광경이었 다. 십장 밖에서 검기만으로 아작낸 재료들을, 불도 필요없이 열양기공만 으로 끓인 냄비속에 넣고 만들어진 요리다. 목숨이 아깝지 않다면 결코 맛없다는 소리는 할수없을것이다. "무척 맛있...." -덜컹 미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화운빈은 그자리에서 쓰러져버렸다. 놀란 단 목우가 쓰러진 화운빈을 안아 흔들었다. "운빈!! 운빈! 정신차리시오!!" 허나, 화운빈은 숨결조차 가늘어지고 기식이 엄엄해지는게 아닌가. 다급 해진 단목우는 누이들을 부르랴 의원을 부르랴 정신이 없었다. "원인 불명입니다요. 소교주님" "원인불명이라니? 그게 무슨 뜻이지?" "저도 이런 증상은 또 처음이라서 정말 죄송합니다." 침상에 누워있는 화운빈을 진맥한 의원은 고개를 흔들며 난색을 표명하 는게 아닌가. 주위에 모여있던 아홉자매들과 단목우는 그런 의원의 말을 듣자 더욱 당황했다. 원인불명이라니... 바로 그때, 세째누이가 애지중지하는 서역산 백묘(白猫), 백아(白兒)가 탁 자위에서 어슬렁거리다가 화운빈이 한입 먹다가 남긴 요리에 눈길을 줬다. 먹음직한 냄새의 유혹에 이기지 못한 듯 슬며시 다가가서 한입 먹자마자 그자리에서 픽 쓰러지는 것이 아닌가. 이때, 문득 늘 품에 안고 있던 백아가 없어져서 주위를 살피던 세째누이 가 탁자에서 늘어져있는 백아를 발견했다. "꺄악! 백아, 백아가!!" "무슨일이니? 세째야" "백아가 죽었어요. 큰언니!!" "뭐라고, 백아가?!" 쓰러진 화운빈에게 정신이 팔린 단목우를 제외한 아홉자매들이 백아가 죽은 탁자에 모여들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저어, 큰언니. 아무래도 이 음식이 원인인것 같은데요" "이건?? " "막내가 만든 요린데...." "설마!!!!!" 창백한 얼굴로 서로 얼굴을 마주보던 자매들은 위사에게 명해서 경비견 을 한마디 데리고 오게 명했다. "그, 그래도 시험은 해봐야겠지?" "그래야 겠죠... 우리가 착.각.했을수도있으니까" 그녀들은 어색하게 웃으며 자신들의 과민반응이라고 생각했다. 이윽고 데리고 온 경비견은 작은 송아지 만한 체구에 날카로운 어금니를 가진 맹 견이었다. 그 맹견에게 탁자에 남은 음식을 맛보게 했다. 그.러.나. 맛본 순간 입에 거품을 물며 쓰러지는게 아닌가. 다급히 살펴보니 즉.사. 였다. "허억! 주, 죽었어! 이 개" "정말 이게 원인??" "어쩌지!! 큰언니" "잠깐 기다려봐. 내게 좋은 생각이 있어" 맏이인 유예금은 급히 생사각주 귀수마의(鬼手魔醫) 필범충을 불러들였 다. 천하에서 세손가락안에 드는 독의 대가로 이름높은 자였다. "어서 오세요. 생사각주" "부르셨습니까? 부인" "한가지 급히 알아보실게 있어요. 독으로 추정되는 것이랍니다" "말씀만 하십쇼. 부인. 그어떤 독이라도 문제없습니다!" 자신만만한 귀수마의 필범충의 말에 조금 안도한 유예금은 문제의 요리 를 보이며 말했다. "이 것의 성분을 분석하시고, 가능한한 빨리 해독제를 만들어 주세요. 대 지급이에요. 생사각주" "알겠습니다. 부인. 한시진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럼" "가능한한 빨.리. 예요. 각주" 전혀 문제없다는 태도로 방을 나간 귀수마의 필범충은 한시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방안에는 침상에서 혼수상태에 빠진 화운빈과 그 옆에 서 넋이 나간 단목우, 그리고 창백한 얼굴의 아홉자매들이 초조하게 기다 리고 있었다. 한시진이 지나고, 두시진이 다 되어서야 필범충은 경악한 얼굴로 뛰어 들어왔다. "생사각주, 어떻게 되었죠?" "부인. 이건 성분 불명의 미지의 맹독입니다." "미지의 맹독이라니?" "그러니까 이제껏 발견되지 않았던 독입니다. 더구나 치사율 십할의 맹 독입니다" "그, 그럼 해독제는!!!" "성분 불명이라서 해독제는 만들수없습니다. 최소한 독이 어떤 성분인가 는 알아야지 해독제를 만들수있습니다. 부인" "그럴수가!!!!" 아홉자매들 중에 두세명이 넘어가고 나머지도 신형을 안정시키지 못했 다. 성분 불명의 미지의 맹독. 치사율 십할. 해독제 없음. 최악의 상황이었 다. 이렇게 되면 화운빈의 자체 회복능력에 기대할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런 자매들의 심정은 알아주지도 못하고 필충범은 대발견이라도 한 얼굴 로 계속 주절거리고 있었다. "이건 굉장한 독입니다. 천하이대 암살지독이라는 천산지주독이나 무영 지독에도 능히 비견될만한 독이죠. 더군다나 특유의 악취를 없앤 독은 무 색무취의 천산지주독뿐인데, 이 독은 맛있는 음식냄새를 풍기고 있어서 더더욱 대단합니다! 이건 도대체 어떻게 구하신 겁니까??" "나가세요. 당장!!!" "부, 부인??" "나가라는 말 못들었나요! 당장 사라지세욧!! 불난집에 부채질도 유분수 지" 복장을 긁어대는 필충범의 말에 유예금은 날카로운 교성으로 그를 내쫓았 다. 엉겁결에 화풀이를 당한 귀수마의는 꽁지가 빠지게 방을 나갔고 남은 이들은 한숨만 푹푹 쉬면서 화운빈의 상태만을 살피고 있었다. 과연 제비가 살아날수나 있을지... 번 호 : 3367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3일 17:21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217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0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30, 조회: 1150, 줄수: 215,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10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0 10화 제비, 결국 선을 넘을뻔 하다(또는 제비, 변태의 길을 준비하다) 결국 화운빈이 깨어난 것은 일주일이 지난 뒤였다. 그는 이미 일이 이렇 게 될줄 알고있었다. 왜냐면 화운빈은 단목우가 요리하는 모습을 엿봤고, 단목우가 냄새만 맛있게 나도록 벼라별 재료들을 다넣는 것을 보고 미리 단단히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목숨만은 건질수 있었던 것이다. "끄응......" "운빈!!! 정신이 들었소?" "그.... 단목소교주?" 정신을 차린 화운빈은 침상곁에 붙어있던 단목우의 창백한 얼굴을 제일 먼저 봐야만 했다. 일주일을 혼수상태에 있던 화운빈 곁에서 꼼짝도 안하고 그가 깨어나기 만을 기다리던 단목우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화운빈을 붙잡고 흐느 끼기 시작했다. 단목우에게는 지난 일주일이 지옥같았다. 자신의 요리때문 에 화운빈이 생사를 헤매고 있었기때문이었다. 단목우의 아홉누이들은 화운빈이 깨어난뒤에 단목우를 은밀히 불렀다. "막내야." "예. 누님들" "저어, 아무래도 신부수업과정중에 요리수업은 포기해야겠구나. 응?" "싫습니다!" 조심스런 의견에 생각할것도 없다는 태도로 딱잘라 거절하는 단목우였 다. 그런 단목우에게 누이들은 애걸하다시피했다. "막내야. 제발 요리만은 포기해라. 부탁이다." "그래그래. 이러다가 니신랑 죽이겠어" "요리만 빼고 신부수업 받으면 되잖니?" "싫습니다!" "도대체 왜 싫은지 이유나 알고보자. 응? 말해봐라" 단호한 단목우의 태도에 큰누이는 이유를 따지고 들었다. 단목우는 한치 의 망설임도 없는 태도로 대답했다. "운빈에게 다른 사람의 손이 닿은 것을 먹이고 싶지 않습니다!" "뭐라고??!!" "그게 이유니?" 지극히 비상식적인 이유에 자매들은 설득을 포기했다. 설득한다고 들을 사람이 아니다. 만사에 무관심했던, 심지어는 무공마저도 남이 하라니까 배운 단목우로서는 생애최초의 집착이었다. 그런데 단목우가 포기할리 없 었다. 할수없이 유예금은 황실요리사 출신의 솜씨좋은 요리사를 초빙했다. 어 마어마한 거금을 들여서 초빙한 요리사에게 가능한한 기초적인 것이라도 배우는 편이 독.살.을 미연에 방지하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리하여 불려온 요리사는 천하에 못만드는 요리가 없다해서 신수(神手) 라 불리는 장양아였다. 쉰이 넘어가는 이 나이지긋한 요리사는 황실전속 일때보다 두배넘게 준다는 계약으로 일년간을 마교에서 보내기로 했다. "알겠습니까? 장숙수. 제 막내동생에게 요리를 가르치는게 당신의 일이 에요" "요리를 만드는게 아닌가요?" "예. 특별히 만들 필요는 없어요. 단지 그애에게 아주 기초적인 것만 가 르치면 됩니다. 먹고 죽을 정도만 아니게" "흠흠. 너무 간단한 일이군요. 염려놓으십시요. 부인" 그동안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낸 이 명요리사로서는 아주아주 간단한 일 이었다. 더군다나 먹고 죽지 않을정도만 되면 된다니 누워서 떡먹기였다. 그러나. 말씀이었다. 이번에 거금을 받기로 하고 새로 들인 제자는 재능이 바닥을 기고있었 다. 게다가 마교의 소교주라니... 함부로 호통을 칠수조차 없는 상대였다. "아니. 그게 아닙니다. 불의 세기는 요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겁니다. 아니아니. 좀더 세심하게 하셔야죠!!" "..." "앗. 그렇게 막무가내로 넣으면 안됩니다! 간은 싱거운 정도로 해줘야죠. 그게 아니라니까요" "..." "부인. 여기 계약금과 두배의 위약금까지 돌려드리죠. 저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잠깐만요. 그렇게 어려운 부탁도 아니었잖아요. 장숙수" "전, 죽기 싫습니다. 절대" "죽는다니??" "그동안 소교주께서 하신 요리는 거의 전부가 생사각으로 보내졌습니다" "생사각이라니?" "전부 맹독으로 판명이 나서 그리로 보내버렸습니다. 어쨌든... 전, 포깁 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요. 부인" 장양아는 단목우가 처음 만든 요리를 시식하다가 골로 갈뻔한 뒤로는 늘 주방에 생사각 소속의 제자를 한명 대기시켜뒀다가 만들어진 요리의 검사 를 시키게했었다. 그리고 백이면 백, 전부 맹독으로 판명이 나서 곧장 생 사각으로 보내졌다. 덕분에 생사각만 바빠져버렸다. 결국 그렇게 사흘만에 두손을 든 장양아는 계약금에 위약금까지 물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도망쳐버렸다. 그리고 단목우는 자신의 처소에 틀어박혀 나오지를 않고 있었다. "그러니까 운빈공자. 공자가 그애를 위로해 줘야 겠어요" "맞아요. 이대로있다가는 무슨일이 생길지 몰라요" "알겠죠? 가능한한 부드럽게... 이런 실패는 한번도 당해보지 못한 아이 라서 무척 상심하고 있을거예요." "부인들께서 그리도 염려하신다면..." 자매들에게 반강제로 떠밀려 방안으로 들어갔다. 솔직히 화운빈은 직업 상 여자위로하는 거라면 많이 해봤어도 남자 위로하는 것은 처음이라서 어색하기만 했다. 방안에는 촛불하나 밝혀두고 있지 않았다. 구석에 처박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단목우의 모습이 월광에 은은히 비치고있었다. 화운빈은 어색한 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흠흠. 단목공자" "..." "너무 염려하지 마시오. 남자가 요리를 못한다는 것은 그리 흉이 되는 일이 아니니까" "..." "단목공자??" "..." 허나 단목우는 도통 무반응이었다. 가까이 다가서자 월광에 비치는 그의 얼굴이 젖어 있음을 알았다. 급히 그의 턱에 손을 대고 고개를 억지로 들 리자 소리도 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는게 아닌가. 순간, '이 얼음도 이렇게 울수있구나... 역시 겉모습만 봐서는 모른다니까' 그 어떤 절세가인보다도 아름답게 울고있는 모습에 순간 넋을 잃어버린 화운빈은 자신의 손이 통제를 벗어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의 손은 주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단목우를 살며시 품에 안아가고 있 었다. 더군다나 입마저 통제불능이었다. "울지마오. 우" "흐윽흑... 운빈!!!" 처음으로 들어보는 화운빈이 불러주는 자신의 이름에 단목우는 그만 참 고있던 격정이 터져버렸다. "나, 잘하려고 했는데...정말 잘하려고 했는데... 우흑" "괜찮소. 우. 그러니 이제 그만우오" "운빈, 운빈. 흑흑흑" 품에 얼굴을 묻고 하염없이 흐느끼는 단목우의 모습에서 화운빈은 진심 으로 위로하고픈 마음이 들었다. 가만히 단목우를 안은 팔에 힘을 주고, 살며시 그의 흑단같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여자였으면 그대로 끝까지 갔을텐데... 정.말. 아쉽군. T.T'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지만, 분명 남자임을 확인(?)까지 한 상태이니 도 리가 없었다. 미련이 팍.팍 남았지만, 그냥 이렇게 안아주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화운빈은 단목우를 자신의 품에 안아 진정시켰다. 그리고 약속한 보름째되는 날 새벽이었다. 정말이지 날도 새지 않았는데 마교에 들이 닥친 백리진천은 살벌하게 자신을 쏘아보는 단목우는 싸그리 무시하고 화운빈을 재촉했다. "운빈. 빨리 준비하시오. 자아, 빨리빨리." "어머나. 백리가주. 좀더 천.천.히. 오셔도 되는게 아닌가요?" "부인. 하하. 조금이라도 빨리 운빈을 보고싶어서 그랬습니다" 유예금이 스리슬쩍 비꼬아 봤지만, 둔팅이가 뭘 알아차리겠는가. 더군다 나 백리진천의 머리속에는 다른 생각이 꽉 차있는데. '으으. 아무래도 뭔 일이 있었던 것 같잖아. 저녀석, 운빈에게 왜 저렇게 딱 달라 붙어 있는거야!!! 역시 선수필승이었나' 소예의 말에 따라 선수를 양보한 것이 무진장 불안해지는 백리진천이었 다. 그때, 소예가 작전상 한발후퇴를 권하지만 않았어도... "하하. 단목소교주. 설마 뭔.짓.을. 하.지.는. 않.았.겠.지.요.?" "당신과는 관계없어"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단목우에게 확인을 가하는 백리진천에게 단목우는 차가운 한마디를 던졌을뿐이었다. '저자식이 하루만 늦게 왔어도... 아니, 협정자체를 무시해버릴까!?' 어젯밤의 꿈같던 순간을 떠올리며 단목우는 씹어먹을듯이 백리진천을 노 려봤다. 그런 두사람을 불안한듯이 바라보며 화운빈은 마녀가 기다리고 있는 백 리세가로 떠날 준비를 했다. '으악. 마치 당장이라도 한판할 것같은 분위기잖아!! 빨리빨리 떠나야겠 어!!' "백리가주. 준비가 끝났으니, 빨리 가시지요?" "아. 운빈. 끝났소? 그럼 자, 이 마차로..." 화운빈이 살벌하게 서로를 노려보고있는 두사람사이에 끼어들어가 백리 진천을 재촉했다. 백리진천은 반색하며 화운빈을 마차로 안내했다. "운빈공자. 그럼 보름뒤에 막내를 보낼께요!! 참, 정조는 지켜주시겠죠?" "부, 부인. 무슨 소릴 하시는 겁니까!!!" "호호호호. 잘 지내세요" "..." 유예금의 날벼락같은 소리와 단목우의 불안한 시선속에 마차는 드디어 하남의 백리세가로 출발했다.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 백리진천과 죽을 상 을 한 화운빈을 태우고서... 번 호 : 3368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3일 17:22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222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1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13, 조회: 612, 줄수: 204,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11 흐음. 벌써 11번째군요. 오늘은 외전이랑 같이 올라갑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1 11화 제비, 정조의 위기를 당할 뻔.하다 십만대산의 마교본단을 나와 하남의 백리세가에 도착한 화운빈은 여전히 가시방석이었다. 얼굴과 몸과 성별(?)만 자기취향인 지옥마녀가 설쳐대는 백리세가 역시 마교나 다를바없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자아, 운빈공자. 한번입어 보세요. 호호호호호" "저어, 백리소저. 실례지만 그거 혼례식 신.부. 의상아닙니까?" "당.연.하지요. 빨리 입어보고 맞춰봐야죠!" "으드드득......" 화운빈은 방실방실 웃는 백리소예를 보면서 은밀히 이를 갈아붙이는 중 이었다. 어떻게든 이 마녀를 치워(?)버려야만 자신이 살아 남을것같았다. '이 마녀는 유부인보다 한술 더뜨는군......빠직+' 본래라면 이런 미녀 치우는건 화운빈의 장기 중의 장기였으나, 지금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쉬운일이 아니었다. 무의식중에 관자놀이에 핏대가 세 워졌으나 정작 본인은 눈앞의 강적을 요리할 생각으로 여념이 없었다. '호호호호. 그냥 포기하는게 좋을텐데.... 자아, 그럼 작전 2단계다!!' 그런 화운빈을 보면서 내심 즐거워하면서 백리소예는 작전2단계를 준비 했다. 이 작전을 짜기 위해서 약간의 시간이 필요해서 화운빈을 먼저 마 교에 보낸것이었다. 고지식 둔팅이인 백리진천에게 기초 교육을 시키기 위한 준비기간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화운빈과 백리소예는 서로의 동상이몽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동안 백리진천은 자신의 처소에서 깊은 고민에 잠겨 있었다. '알겠어요? 오라버니. 그냥 기정사실로 만들어 버리는 거예요! 어차피 협 정이란 깨지기 위해서 있는 것이니까요. 설마, 이대로 운빈공자를 그사람 에게 빼앗겨도 좋은 건 아니겠죠?' '오라버니는 기술면에서 딸리기 때문에 힘으로 밀어붙일수밖에 없어요! 절대 주도권을 넘기면 안돼요' '오라버니. 협정을 깨버렸다고 죄의식따위 가질것 없어요. 있는 기회를 활용하지 못한 상대쪽에 책임이 있으니까요.' '다행히 운빈공자는 그런쪽으로는 순결(?)하니까, 그냥 보내버리는거예요. 알겠죠? 망설이면 절대 안돼요. 무조건 밀어 붙여요! 무조건!' 화운빈이 없는 보름동안 백리소예가 매일처럼 이야기한 말들을 떠올리며 백리진천은 오늘밤으로 다가온 작전2단계의 실행을 결심하고 있었다. "그래! 소예의 말대로야! 협정은 깨지기 위해 있는 것! 양보는 있을 수없 어. 무조건 힘으로 밀어 붙이고 보는거야!!" 백리진천은 두주먹을 불끈쥐고 재삼 다짐을 했다. 그러면서도 입술 가장 자리가 히죽 위로 올라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드디어 화운빈을 덮칠 절호 의 기회를 가지게 된것이다. 더군다나 똑 소리 나는 동생의 비호아래... 백리세가내의 내당 취월각- 풍취가 좋기로 유명한 건물이었다. 뒷쪽에 배경으로 펼쳐진 대나무 숲도, 앞쪽에 꾸며진 넓은 호수도 마치 한폭의 그림과 같은 곳이었다. 바로 백 리 남매가 계획한 2단계 실행을 위한 무대인것이다. 배경이 그림같다는 것도 한몫하고 있지만, 세가 내에서 가장 구석에 위치해서 인적이 드물다 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곳이었다. "호호호호호. 운빈공자. 거처는 마음에 드시나요?" "아, 아주 멋진 곳이오. 백리소저. 훌륭하오" "오호호호호호. 그러시다니 다행(?)이군요. 그럼 편히 쉬세요" "백리소저도. 그럼..." 짜랑짜랑한 교소를 남긴채 백리소예는 취월각 문을 나섰다. 그런 백리소 예의 뒷모습을 보면서 화운빈은 기나긴 한숨을 내쉬었다. "미치겠네. 어째 좋은 방법이 없을까?? 매일 이런 식이다가는 말라 죽겠 군. ......에잇! 그냥 본가로 돌아가 버려? 아냐, 그건 안돼. ......내가 왜 이 고생을 해가며 가출을 했는데. 그것만은 절대 안돼!!!"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해봐도 별 뾰족한 방도가 나오지 않았다. 주섬주 섬 잘 준비를 마치고 불을 껐다. 침상은 넓직해서 세사람이 동시에 뒹굴 어도 부족함이 없을 듯했다. 한편 이곳은 백리진천의 처소 춘추각- 밤이 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은채 백리남매의 밀담이 진행중이었다. "아시겠죠? 오라버니" "음. 대충은 알겠구나. 그러니까 운빈이 잠들었을때 일을 시작하고, 절대 틈을 줘서는 안된다는 이 말이지?" "그래요. 어차피 힘으로는 오라버니가 절대 우세하니까 서두르지는 마시 되, 틈을 줘서는 안돼요." "알았다. 소예야" "저어, 원래 처음에는 다치기 마련이지만 너무 중상을 입지 않도록 하세 요. 알겠죠?" "물론이지." 걱정스런 백리소예의 말에 가슴을 팡팡 두드리며 자신만만하게 말하던 백리진천이 문득 생각난듯 말했다. "그런데, 정말 처음에는 반드시 다치는 거냐? 안다칠수는 없을까? 운빈 을 상처입히기는 싫은데......" "어쩔수없어요. 기술이라도 있으면 안다칠수있는데 오라버니는 기술쪽은 영......" "쩌업. 그런가. 기술은 도저히 무리지. 알았다. 내 그대로 하마." "잘 하세요!! 내일은 드디어 혼례식 날짜가 잡히겠군요. 오호호호호" 이렇게 백리소예의 도움으로 사전에 미리 계획 점검을 마친 백리진천은 밤이 깊어져 화운빈이 잠들기 만을 기다렸다. '응, 뭐냐? 이 느낌이......' 화운빈은 잠결에 요상한 느낌이 들어서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억지로 열 려고 노력했다. 뭔가 무거운 것이 자신을 누르고 있는 느낌에다, 얼굴에서 느껴지는 미지근한 감촉...... 이게 도대체 뭐지???? 잠시 안돌아가는 머리 를 굴리다가! 순간. '허억!!! 설마!!!!!' 불길한 예감에 단번에 눈을 뜨고 상황을 확인했다. 이럴수가...... "배, 백리가주!!! 이 무슨 짓이오!!!!" 바로 백리진천이 자신의 몸을 누르고 한참 혀로 얼굴 탐색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백리진천은 화운빈이 깨자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하오. 운빈. 이런 방법밖에 없소. 내가 운빈을 가질 방법은......" "협정은, 상호불가침 협정은 어떻게 된거요!!! 가주" "협정은 깨지기 위해 있는 것이오. 이렇게 기정 사실로 만들어 버리면 단목우도 더이상 뭐라 하지는 못할거요" "그런. 그것이 명문 백리세가의 가주가 할 말이오!!! 제발, 이성을 찾으시 오. 이런걸 혹여 백리소저가 보면 뭐라 말하겠소!" "아아. 그건 걱정마시오. 소예가 미리 계획한 일이니까" 순간, 백리진천은 씨익 웃으며 결정타를 날리고는 다시 얼굴을 내렸다. "으. 읍읍으으" 화운빈이 팔로 등을 두드리고 백리진천의 가슴을 미는 등, 아무리 저항 을 해도 백리진천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체격으로는 불리한데다 상대는 무림 십대 고수 가운데도 쌍혈의 하나. 처음부터 무리였다. 화운빈은 눈앞에 캄캄해 오는 것을 느꼈다. '이대로 당하는 건가.... 이 왕제비 화운빈의 순결(?)이 날아가는 순간인 가.' 하지만, 이대로 당하면 왕제비의 체면이 문제가 생기는 일이다. '아니다. 내가 얼마나 고생해서 손에 넣은 자유냐! 절대 포기란 있을수없 어. ...... 그렇지!! 그 방법이 있었지!!!!' 순간 화운빈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한참 자신의 입술을 탐하고 있는 백리진천의 등에 두손을 둘렀다. 그리고는 살며시 입안에 들어와 무식하게 휘젖고 있던 백리진천의 혀를 자신의 혀로 감아 올렸다. 그때 움찔, 하고 백리진천의 몸이 꿈틀거렸다. 화운빈은 부드럽게 상대의 혀를 어루만지면서 서서히 백리진천의 입안으 로 위치를 이동했다. 백리진천의 구강안의 내벽을 자신의 혀로 탐험하면서 때때로 치아를 살 짝 건드렸다. 그리고 백리진천의 혀를 감아 올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화운빈은 자신의 모든 입맞춤 기술을 총동원했다. 이윽고, 백리진천의 몸이 떨리는 것을 느낀 화운빈은 그의 목에 둘러져 있던 자신의 손을 회수했다. 서서히 옷깃을 벌리며 가슴쪽으로 손을 미끌 어뜨렸다. 넓고 탄탄한 가슴이었다. 잘 단련되어 있다는 것은 느낌만으로 도 알수있었다. '젠장. 나도 꽤 좋은 몸이라고 자부하지만. 이쪽은 완전히.... 제길' 내심으로 약간 투덜거리면서도 화운빈의 두손과 혀는 결코 쉬지 않았다. 자신의 순결이 아니 인생이 걸린 문제였다. 넓은 가슴에서 두개의 작은 돌기를 찾아낸 화운빈의 손은 가볍게 손톱을 세워 그것을 자극했다. 그리고는 손바닥 전체로 가슴을 애무해 나갔다. 서 서히 백리진천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낄수있었다. 그렇지만 이제부터가 관건이다. 화운빈은 더더욱 애무에 열과 성을 기울였다. 계속된 자극에 두개의 돌기는 단단하게 굳어졌고, 맞닿은 입술틈사이로 낮은 헐떡임이 새어 나왔다. 아래쪽에서도 확실히 백리진천의 흥분이 느 껴졌다. 손을 서서히 아래쪽으로 내리면서 복부를 매만졌다. 말랐지만 탄탄한 근 육질의 몸이었다. 또 한손은 등쪽으로 애무를 가했다. 절대 백리진천이 제 정신을 차리게 둬서는 안된다. 화운빈은 눈을 뜨고 버티고 있던 힘을 빼 고서 자신에게 모든 체중을 기울이고 있는 백리진천의 얼굴을 살폈다. 얼 굴에는 황홀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고, 어렴풋이 뜬 두눈에는 촛점이 잡혀 있지 않았다. 긴장하면서도 화운빈은 몸의 위치를 천천히 바꿨다. 현재 반쯤 정신이 빠진 백리진천은 화운빈이 움직이는 대로 몸을 내맡기고 있었다. '좋아! 지금이다!!!' 그렇게 빠른 결단을 내린 화운빈은 마지막으로 백리진천의 혀를 깊이 빨 아들이고는 살짝 입을 뗐다. 그리고 손의 움직임도 멈췄다. 그리고는 화운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밖으로 도망쳐 나갔다. 백리진 천이 난생처음 느끼는 황홀경에 빠져있는 사이에, 그는 감격의 눈물을 흘 리면서 도주한 것이다....... 번 호 : 3369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3일 17:22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235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2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10, 조회: 577, 줄수: 153,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12 대강의 베이스는 다 잡혀 있으니 최선을 다할께요. ^^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2 12화 제비, 실종(?)되다. 백리세가내의 춘추각- "오라버니. 그러니까 소매가 충분히 말씀드렸잖아요!!" "그, 소예야..." "절대 틈을 주면 안된다고욧!!! 그런데 이게 뭐예요?" "틈을 안줄려고 했는데...... 그게 말이지......삐칠;;;;" 백리소예는 온 춘추각이 울릴정도로 큰 소리로 오라비인 백리진천을 닥 달하고 있었다. 그리고 백리진천은 고개를 푹 숙인채로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어제 드디어 작전2단계로 백리진천이 잠자던 화운빈을 덮친 것은 좋았는 데, 화운빈의 신기에 달한 애무로 백리진천이 넋이 나가는 바람에 일이 실 패했던 것이다. 화운빈은 백리진천이 자신의 애무로 황홀경에 빠져 있는 틈에 감쪽같이 빠져나가버렸다. 그리고 다음날인 오늘, 백리진천은 여동생 인 백리소예에게 이렇게 닥달을 당하고 있었다. "오라버니는 그런쪽으로는 영 문외한이라서, 그렇게나 신신당부를 했는 데...... 정말 운빈공자 기술이 그렇게 대단했나요? 넋이 나갈정도로?" "그러니까, 그게......" "휴우. 안봐도 알겠군요. 일이 어떻게 풀렸는지......" "......" "보나마나 운빈공자의 기술에 넘어가서 주도권을 빼앗겨버렸겠죠. 맞죠? 그렇죠?" "......그래......" 고개를 푹 숙인 백리진천을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째려보던 백리소예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럴때마다 백리진천의 머리는 점점 바닥과 친해 졌다. "그나저나. 일을 어쩌지??" "......" "어제밤에 도망친 운빈공자가 그대로 사라져 버렸으니???" "저어. 그일은 천기당에 이미 연락을 해 놓았단다" "흐음. 역시 운빈공자일이라면 빠르군요. 오라버니는" 감탄성을 내면서 스리슬쩍 비꼬아도 보는 마녀 백리소예였다. 천기당의 힘이면 화운빈이 아무리 멀리 도망쳤다고 해도 늦어도 일주일정도면 충분 히 알아낼테니 걱정할 것은 없었다. "지금 당장 내놔!! 빨리!!" "그러니까 말씀드렸잖아요!! 단목공자. 지금 운빈공자는 안계시다고요!" "기한 넘었어. 당장 내놔! 안그럼 뭉개버릴꺼야!" "단목공자. 이곳이 어디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천하의 백리세가 앞에서 난동을 부리실건가요?" 백리세가의 정문앞에서 백리소예와 단목우는 처절한 설전을 벌리고 있었 다. 보름이라는 기한이 넘었는데, 화운빈은 여전히 실종상태였던 것이다. 단목우는 당장에 내놓으라고 난리고 백리진천은 개방에 가서 부재중이었 다. 덕분에 백리소예만 애를 먹고 있었다. "뭔가 착각하고 계시군요. 단목공자. 제아무리 마교의 소교주시라 해도 말씀이 지나치시군요!" "운빈의 행방을 놓친건 백리세가쪽의 책임이지! 설마 그걸 모른다 하지 않겠지!" 자존심만빼면 시체(?)라는 두사람의 말싸움은 점점 격해만 가고 있었다. 단목우는 서릿발같은 냉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백리소예는 화운빈앞에서 의 변태녀(?)같은 모습은 어디가고 도도한 명문가의 자제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일측일발의 위기상황이었다. 그때, "잠깐만 기다리시오. 단목소교주!" "오라버니!!" "......" 마침 개방을 다녀오던 백리진천이 그자리에 끼어들었다. 그는 우선 단목 우에게 포권을 해보이고 백리소예의 곁으로 다가갔다. 백리소예는 다급한 표정으로 가장 급한 사안을 물어왔다. "오라버니. 일은 어떻게 되셨나요? 개방쪽에서는 뭐라고?" "소예야. 그게 개방에서도 도저히 찾아낼수없다는 구나." "뭐라고요? 천하제일의 정보망을 자랑한다는 개방에서 그런말을 하다니 요" "기다려! 그러니까 백리세가의 힘이나 개방의 힘으로도 운빈의 행방을 찾을수없다는 뜻인가?" "그렇소. 단목소교주. 이건 보통일이 아니오" 백리남매의 대화를 곁에서 듣고 있던 단목우는 순간 말을 던져왔고, 그 물음에 백리진천은 침통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단목우는 말을 이을수없었 다. 백리진천의 말대로 이건 보통일이 아니었다. 그 자신도 백리세가나 개 방의 힘을 잘 알고있었기때문이었다. 본래 성질대로라면 이미 초토화시키 고도 남았을 때지만, 상대가 백리세가인 한은 그렇게는 할수없었다. 터져 나오는 분을 삭이며 단목우는 이빨을 갈아붙이며 차가운 음성을 발했다. 절대 백리세가를 용서할수없었다. "알았어. 하.지.만. 운빈이 아무일도 없었는데 이렇게 사라졌을리는 없어.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묻지 않겠지만, 그냥은 있지 않겠어! 절.대." "잠깐만! 단목소교주!" 그말만 남기고 횅하니 돌아서는 단목우의 등뒤에서 백리진천이 다급한 음성을 던져왔으니 그는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막내야. 운빈공자가 백리세가에서 모습을 감춰버렸다는 말이 니?" "예" "백리세가의 천기당이나 개방의 힘으로도 알아낼수없다고?" "예." "당장 밀영각주 환영귀마 진추염을 불러오너라!" 잠자코 단목우의 말을 듣고 있던 유예금은 당장에 마교의 대외 정보각인 밀영각주 환영귀마를 호출했다. 이각정도 지난후 나타난 환영귀마 진추염은 진중한 태도로 유예금에게 예를 올리고 부복했다. "밀영각주! 대지급이에요. 당장 화운빈공자의 행방을 찾으세요. 알겠죠?" "존명" 환영귀마 진추염은 당장 그자리에서 물러났고, 유예금은 창백한 안색의 단목우를 돌아보며 그를 위로했다. "걱정마라. 우야. 분명 좋은 연락이 올꺼다.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 보자 꾸나. 알았지?" "예. 큰누님" 그러나 단목우의 안색은 여전히 창백했다. 백리세가에서 뭔일이 있었다 는 것은 짐작하겠지만, 그가 그런식으로 사라져 버릴꺼라고는 단목우는 생각도 해본적이 없었다. 이제 남은 것은 밀영각의 정보만을 기대할뿐이 었다. 그일이 있은후, 석달이 지났으나 백리세가에서도 마교에서도 화화공자 잘나가는 제비 화운빈의 행방은 찾을길이 없었다. 누가 화운빈과 놀아났 다는 소문도 없었고, 마치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것이다. 안달이 난 백리세가나 마교에서는 전중원을 샅샅이 훑었으나 그의 행방 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번 호 : 3370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3일 17:23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226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외전 2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6, 조회: 519, 줄수: 254,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외전2 백리진천의 이야기랍니다. =================================================================================== 왕끈끈이 1호의 이야기 1화 끈끈이 1호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다 내이름은 백리진천이라 한다. 나는 하남 제일문파로 이름높은 백리세가 의 제 19대 가주다. 하남 하면 백리세가가 떠오를정도로 명문중의 명문이 지. 하지만, 내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나를 이해하려면 우선은 환경부터 알아야 하겠기에 아버지대부터 이야기 를 하겠다. 내 아버지 백리현은 젊었을때부터 풍류공자로 이름높은 분이었다. 준수 한 외모와 탄탄한 배경, 그리고 높은 무공으로 신랑감 서열 1위의 분이셨 다고 한다. 그렇지만 한가지 단점이 있었으니, 그것이 호색한 기질이셨다. 옛부터 영웅호색이라는 말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도 도가 지나치면 폐해 가 될뿐이다. 그분에게는 정실 본부인인 나와 소예의 어머니, 흔히 추월대부인이라 불 리시는 분이지, 외에도 세명의 부인과 9명의 측실이 있었다. 이러니 그들 이 거처하는 후원 내당이 하루라도 시끄럽지 않은 날이 없었다. 저마다 아버지가 자신을 찾아주길 바래서 순번까지 정해놓곤 하는 것이다. 그러 나 이상하게도 자식농사만은 흉년이셔서 나와 소예뿐이었다. 어머니 이외 의 다른 부인들과 측실들에게서는 자식이 태어나지 않았던 거다. 뭐, 만약 그녀들에게 자식이 태어나기라도 했으면 더 시끄러웠겠지만. 어머니께서는 그런 소란에 견디다 못하시고 소예가 태어나고는 바로 불 문에 귀의 하셨다. 그분의 법명이 바로 청염. 따라서 소예는 어머니께 무 공을 배웠다. 어쨌든 나는 어렸을때부터 어머니대신 유모품에서 자라나면서 그런 시끄 러운 소란들을 하나하나 목격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절대 아버지처 럼은 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한사람만을 사랑하고 그 사람만을 지 킬거다. 어렸을때의 결심은 예상외로 굳어서 결국 아버지는 내가 혼인하 는 것을 보시지 못한채 세상을 뜨셨다. 그분의 소원이 손주보는 것이었지 만, 나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나는 21살에 가주가 되어 제일 먼저 한일이 바로 아버지의 작은 부인들 을 내쫓는 일이었다. 정말은 내버려 둘려고 했지만, 그녀들이 내앞에서 이 상한 행동을 하기에 도저히 그냥 있을수가 없었다. 아버지의 작은 부인들이라고 해도 나와 다섯살차이도 나지 않는 여자들 도 있었다. 정말 내 아버지지만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이상한 행동이라고 하나하나 꼽기에는 뭐하지만, 예를 들면 밤만되면 간 단한 밤참을 들고 내방에 들어온다거나(이건 돌아가면서 그랬다), 나만 보 면 비틀거리며 쓸쩍 안기거나 하는 행동을 했다. 더군다나, 한참 새벽 연 무를 하는데, 담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욕(목욕)을 한다며 수선을 떨때는 정말 싫었다. 이렇게 매일 아침저녁의 운공을 방해받고 하다보니 점점 짜증이 나지 않을수 없었다. 그래서 큰맘 먹고 그녀들에게 거금을 안겨주고는 그대로 좇아내 버렸다. 은근히 원망도 많았지만 나는 무시해 버렸다. 왠지 소예도 대찬성을 했다. 소예도 상당히 그녀들이 싫었던 같았다. 어 쨌든 그녀들을 내쫓아버리니 후원 내당이 텅비었다. 가신들은 빨리 혼인 을 하라고 야단이었지만, 나는 요지부동이었지. 오직 한명만을 사랑하고 지킨다. 그런 사람과의 만남은 결코 예사롭지 않을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사람과의 만남은 일종의 운명의 만남이랄수 있을거다. 나는 계속 그런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림은 길었다. 만남이란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에 나는 한자루 검을 벗삼아 천하를 주유했다. 물론 많은 여협들과 규중 처자들을 만났지만 운 명을 느낄수는 없었다. 내가 기다리는 것은 필.연.의 운명이니까. 천하를 주유하다보니 많은 사마외도의 무리들을 만날수있었지만, 나는 무공광이 라서 틈만나면 연공을 했고, 어렸을때부터 폐관수련도 많이 해서 꽤나 강 했다. 그런 무리들을 하나하나 처단하다보니 세상에서는 나를 철혈검 무 정옥기린이라 불러주었다. 별로, 내가 무정했다고는 생각안하지만. 그럼 드디어 내가 나의 운명인 운빈과 만나게 된 사건을 이야기 해야겠 다. 이건 정말 필연적인 운명의 만남이었다. 바로 깨달을수있었다. 어느날 색마에게 겁탈당하려던 무림세가의 여식을 구해주게 되었다. 이 름은 이제 기억나지도 않지만, 어쨌든 그녀는 나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했고, 나는 하루정도 묶어가려고 아무생각없이 승락을 했다. 그런데, 그날밤 그녀가 속이 훤히 비치는 나삼만을 걸친채 내방이 들어왔다. "대협. 저는 이제 다른 사람과는 혼인을 할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제발 대협께서 저를 받아 주세요" "소저. 그 일은 잊으시오. 아무 일도 없었고 나만 입을 다물면 소저의 순 결은 지켜지는 것이오" "그런 말씀을... 정신의 순결은 이미 잃어버렸사옵니다. 정실이 아니라, 측실 이라고 좋으니 저를 거두어 주십시요. 대협" 그렇게 울며 매달리는게 아닌가. 나는 절로 미간이 찌푸러지는 것을 느 꼈지. 나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런 어거지를 쓰다니 불쾌했다. 더군다나 그녀는 나의 운명이 아니다. 그래서 매정하게 거절해버렸더니 원독의 눈길로 나를 보며 말하는게 아 닌가. "너무 하오이다. 대협. 제 자존심을 팽개치고 이렇게 매달리는데 그리도 무정하시다니. 정말 무정한 분이십니다. 대협" 그리고는 무언가를 내밀며 말을 하는게 아닌가. "제 일찌기 무정옥기린의 명성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리 거절하 실지도 모른다 생각해서 대협의 식사에 독을 탔습니다." "무슨!" 나는 놀랐지. 분명 식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나도 암습이나 독에 는 이골이 난몸이니까. 더더군다나, 식사는 함께 했다. 나만이 중독될리가 없었다. "무색무취무미한 천산지주독이옵니다. 그리고 그건 저녁 음식 전부에 풀 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니 가족들도, 저도 중독이 되었었지요. 만일 저를 받아 들여주신다면 이 해독제를 드리겠습니다." 이건 아주 협박이었다. 나는 협박에 굴하는 것은 더더욱 싫었다. 천산지 주독이라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암살용의 독으로 무영지독과 쌍벽을 이 루는 맹독이다. 해독제가 없으면 아무리 나라도 견딜수없는 독이었다. 그리고 서서히 중독증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서둘러 내공으로 독기를 단 전에 뭉쳐놓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지. 이대로 있다가는 큰일이니까. "소용없습니다. 천산지주독의 독문해독제는 이것뿐입니다. 해독할수 있는 사람은 천하에 몇명없어요. 측실이라도 좋습니다. 제발, 대협. 저를 받아 들여 주세요."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내 뒤에서 그런 외침이 들렸지만 무시했다. 그럴 시간이 없었다. 빨리 의원을 찾지 않으면... 하지만 낙양에 있던 세곳의 의원을 찾았지만 해독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네번째 의원을 찾아가던 중에 의식을 잃어버렸었다. 무거운 눈꺼풀을 올리고 서서히 눈을 떴다.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온것 은 부드럽게 미소짓고 있는 미공자의 얼굴이었다. 분명 나는 어제 천산지주독에 중독되어 쓰러졌었는데... 그 공자는 다정하게 내 안부를 물어왔다. 나는 재빨리 기를 돌려보니 아 무런 이상이 없음을 알았다. "감사합니다. 은공. 해독이 된것같습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아, 제가 지나가다 우연히 대협을 발견했죠. 기식이 엄엄하고 사경을 헤 매고 있기에 무조건 이리로 모셔와서 진맥을 했습니다. 제가 의술은 좀 알기때문에 지주독에 중독된걸 알고 급히 해독제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대협께서 해독제를 삼키시지 못하기에 급한대로 구강 대 구강법으로 약을 삼키게 했습니다. 아아, 정말 다행입니다. 시간에 늦지않게 이렇게 깨어나 셔서." 문득 그가 말하는 구강 대 구강법이라는 말의 의미가 이해되지 않아서 나는 반문했다. "구강 대 구강법이라니?" "아아, 그것말인가요. 하하하. 대협께서 의식이 없으셔서 제가 입으로 약 을 삼키도록 한겁니다." 그리고 그가 계속 뭐라고 말했으나 내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입으로... 그 가 내게 입맞춤으로 약을 먹였다... 내 첫입맞춤을... 오직 그런것만이 내 머리속을 떠다니고 있었다. 다시한번 그에게 확인을 해봤다. 설마설마... "은공께서 입으로?" "예?? 아아, 해독제를 삼키게 하려다가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렇다 바로 그가 나의 운명이다. 순간, 내 머리속을 스치는 생각은 바로 이것이 필.연.적.인 운명의 만남이 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내가 나의 운명을 위해서 남겨둔 첫입맞춤을 가져 갔고, 또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살아있지 못했을것이다. 나는 그자리에서 그 미공자에게 청혼을 했다. 허나, 그는 자신과 나의 만 남이 운명이라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한것같았다. 왜냐하면, 그대로 창문 을 부수고는 사라져버렸기때문이다. 사라지는 그를 보며 나는 서두르지 않았다. 어차피 28년간을 이사람만을 기다려온 나 다. 앞으로도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다. 반드시 그에게 우리의 운명에 대해서 알려줄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만을 사랑하고 그만을 지킬 것이다. ----------------------------------------------------------- 2화 1호가 제비를 조사하다 나는 당장에 하남의 본가로 돌아갔다. 약간의 일정이 남아있었지만, 무시 했다. 장장28년을 기다려온 사람을 만났는데 그런데서 미적거리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본가에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한일은 대외정보각인 천기당의 당주 신산서 생 서일비를 호출한 것이었다. "어서 오시오. 서당주" "부르셨습니까. 가주" "한가지 대지급으로 알아볼 사람이 있소" "말씀만 하십시요. 삼일정도면 그사람의 삼대조상부터 팔촌까지 완전히 알아오겠습니다" 그런 그의 자신만만한 소리에 내심 실소를 흘렸다. 하지만 그건 허풍만 은 아니다. 백리세가의 천기당 하면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신속함과 정확 함, 그리고 광범위함으로 이름높았다. 그래서 그에게 내가 알고 있는 모든것을 가르쳐줬다. "나이는 20대전후. 성별은 남자. 이름은 화운빈. 거주지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낙양이었음. 외모는 보기드문 미남자. 이정도면 되겠소? 서당주" 그러자 서일비가 왠지 묘한 얼굴로 나를 보는게 아닌가. "조사할 필요도 없겠는데요. 가주님." "무슨 소리요?" "아주 유명한 사람입니다. 화화공자 화운빈을 말하는 것같습니다만." "화화공자라니??" "천하제일의 난봉꾼으로 이름높은 사람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제비라 는 소리죠. 가주께서 신경쓸만한 사람은 아닌데 어떻게 할까요?" 마치 내가 알아야할 가치도 없는 사람취급을 하는게 아닌가. 화가 치밀 었지만 꾹참고 그에 대한 모든것을 알아오도록 했다. 나는 일반적인 평판 을 알고 싶은게 아니라 그에대한 모.든.것.을 알고싶었으니까. 이틀후. 그에 대한 모든 정보가 내 앞으로 보내졌다. < 화운빈 당 20세. 성별 남. 출신지 불명. 특기 색. 의. 경공 특히, 삼백년전 천하제일색마인 색황의 진전을 이은것으 로 추정됨. 그리고 의술도 알아본바에 의하면 오기 중의 하나인 생사신의 문 의관에 필적할정도라고 함. 수많은 여자들을 섭렵했으나 뒷탈을 남기지 않는것으로도 유명. 방종술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함. 기녀들로 이루어진 야화문과도 인연이 있는것으로 추정됨. ...... 중략 그와 관계했을거라 추정되는 여자들의 명단. ........ 하략 > 운빈에 대한 정보를 다 읽고나니 세가내의 내 거처가 엉망이 되어있었 다. 우선 자단목으로 만들어진 의자가 가루가 되어 있었고, 청옥으로 만든 탁자는 두동강이 나 있었고, 그외의 집기들은 산산조각이 되어있었다. 마지막의 명단은 끝이 없는게 아닌가. 내가 28년간이나 그를 기다려왔는데 운빈은 그렇지 않았다. 셀수도 없는 많은 여자들과 관계를 해 왔다. 눈에 뵈는게 없었다. 덕분에 내 거처의 집 기들만이 부서져 나갔다. 스스로를 신중하고 냉철한 성격이라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것이 아니었던 것같았다. 씩씩 거리며 난장판이 된 방 한가운데 서서 당장에 천기당주를 다시부르 려다가 마음을 고쳐먹었다. 역시 천기당보다는 개방쪽이 그의 행방을 알아내는데 도움이 될것같았 다. 천하각지에 퍼져있는 개방의 정보망쪽이 좀더 신속했다. 더구나 개방 방주인 구지신개 황연청은 일찌기 백리세가와 인연이 깊었다. 기꺼이 도 움을 줄것이다. 당장에 개방총단이 있는 개봉으로 달려갔다. 그는 내것이다. 나를 만나기 이전에는 어쩔수 없었다해도 나를 만난 이후에 다른 사람과 관계를 가진 다는 것은 용납할수없었다. 번 호 : 3398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4일 21:26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213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3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13, 조회: 221, 줄수: 272,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13 흐음. 연재속도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지는 군요. 그리고, 외전들은 각각의 이야기로 일단? 구 성해 놓았기때문에.....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3 13화 제비, 도주 끝에 자폭! 그렇게 바람과 함께 사라진 제비의 행방을 찾아보기로 하자. "헥헥헥헥......" 현재 화운빈은 이름모를 산길을 정신없이 올라가는 중이었다. 단, 지금 모 습으로는 그가 그렇게 잘나가던 풍류공자 화운빈인지 확인은 불가능하지 만. 산발한 머리, 여기저기 헤어지고 더러워진 누더기, 짧아서 발목이 들어 나는 바지, 맨발에 미투리. 실로 완벽한 변장이었다. 개방(주.거지들의 연 합)의 원조 거지도 형님! 소리를 할 정도였다. "쓰벌, 제 발로 그 늙은이를 찾아가는 사태가 벌어지다니!!!!! 크아아아 악!!!! " 미친듯이 치달리던 화운빈은 어느 은밀한 계곡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작은 초막이 하나 있었다. 그는 발로 초막의 문을 부서져라 차올렸다. "야! 이 망할 점귀신아!!!!!!!" 화운빈의 입에서 호통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러자, 손바닥만한 작은 방 한 구석에서 검은 그림자가 움직였다. 낡은 도포에 높은 통천관을 쓴 꼬질꼬 질한 늙은이였다. 그 늙은이는 갑작스런 호통소리에 놀란듯 눈을 크게 떴 지만, 곧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다. "켈켈켈켈. 뭐야, 동괴 너였냐? 오늘 손님이 올꺼라는 건 알았지만, 넌 줄 은 몰랐는데?" "쓰벌. 이 미친놈아, 보기흉하다. 입좀 닫아라!" "푸헤헤헤헤헤.... 니 꼴도 별로 좋지 않은데?" 여기저기 빠지고 누런 금니를 보이며 웃던 늙은이는 얄밉게도 대꾸를 했 다. 순간, 화운빈의 이마에는 시퍼런 핏줄이 섰다. 하지만, 그는 내심 꾹 눌 러참았다. 지금은 이 귀신의 힘이 필요해서 였다. "점귀신아. 내 점괘 좀 봐다오." "점? 니놈이 왠일로?? 생판 점이라고 질색을 하던 놈이." "필요하니까 그렇지!!!" 겨우겨우 눌러참고 저자세로 나가던 화운빈은 결국 고함을 내질렀다. 그 러자 낡은 도포차림의 늙은이는 죽대를 주섬주섬 찾아내며 이죽거렸다. "복채는 있겠지? 친구라고 해도 받을 건 받아야 하거든." "웃기고 있네. 맞지도 않는 사이비 점괘가지고 생색내기는." "뭐시라! 이 천하의 만통자의 점이 사이비라고!!!!! 누가 그래! 누가!" 화운빈의 밉살스런 말에 늙은이는 고래고래 소리를 치며 가슴을 탕탕 두 드렸다. 그렇다. 이 초라한 늙은이는 천하 십대고수의 일인으로 오기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만통자 '두영광'이었다. 화운빈은 만통자가 난리를 하던말 던 냉큼 자리에 앉으며 채근했다. "헛소리 하지말고, 빨리 죽대나 뽑아봐." "에잉. 이 나쁜 놈아....내 평생에 너같은 놈을 알게 된게 흉이라고 대흉!" 만통자는 화운빈의 재촉에 못이기는 척 낡은 죽통에서 죽대를 뽑아냈다. 순간, 안색이 묘해졌다. 화운빈은 조바심을 이기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뭐야?? 응? 어떻게 나왔냐?" "뭐가 이래? 잘못 뽑았나?????" 만통자는 화운빈의 말에는 대꾸도 없이 다시 죽통에서 죽대를 뽑았다. 그 러나 만통자의 안색은 여전했다. 그는 고개를 갸웃갸웃 하면서 말했다. "어째, 네놈 사방이 전부 청랑이냐?" "청랑?" "그래, 홍랑이 나오면 이해나 하겠는데, 전부 청랑. 즉 남자라는 점괜데...." "그, 그러냐......끄응" 만통자의 말에 화운빈은 얼굴을 구겼다. '제기랄. 이 사이비 늙은이. 그런 운세나 뽑아대다니.....' "그런데, 어째 빠져나갈 방법이라도 있냐? "없어!" 만통자는 화운빈의 조심스런 물음에 단호하게 대답했다. 마치 더 들어볼 것 없다는 듯이. 결국 화운빈은 다시 고함을 내지를수 밖에 없었다. "어째서!!!!!" "그게말야, 빠져나갈 방법이 없는 운세거든. 이른바 '천문금세'. 즉 하늘과 땅이 전부 막힌 운세라서 제아무리 발악을 해도 소용이 없다. 이 말씀이 거든." "그, 그런........" 만통자의 칼로 자를듯한 대답을 들은 화운빈은 넋을 잃고, 고개를 들지 못했다. 순간, 이 팔팔한 놈이 요꼴이 된게 궁금해진 만통자는 은근한 어투 를 화운빈에게 말을 걸어왔다. "대체, 뭔일이냐? 니놈이 이런 운세가 나온데다, 지금 니꼴이 고 모양이 되다니?" "......" "말해봐? 혹시 알아, 이 만통자 어르신께서 천기를 바꿔서 니놈을 살려줄 지." 만통자의 꼬임에 빠진 화운빈은 머뭇머뭇 입을 열었다. 화운빈의 이야기 를 느긋하게 듣고 있던 만통자는 점점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결국은 가가대 소를 터뜨렸다. "켈켈켈켈...푸하하하하하하하!!!!" "........\/++++" "푸헤헤헤, 그러니까 니놈이 지금 그 꼴이란 말이냐? 케헤헤헤헤" "방정맞은 웃음 좀 그만두시지! 엉?" "케케케케, 내 이럴줄 알았다. 의기양양하게 나서더니 결국은 그렇게 되는 군. 헤헤헤헤헤" "빠직+++++ 입, 닥치지 못해!" "퍼억!!" "아구구구, 아구통이야!!!" 배를 움켜쥐고 좁은 방안을 대굴대굴 구르던 만통자는 결국 화운빈의 발 차기 한방을 맞고서야 조용해 졌다. 화운빈이 분통이 터져서 씩씩거리며 만통자를 쏘아보자, 그는 턱을 쓰다듬으면서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좀 분위기가 진정되자 화운빈은 다시 걱정되기 시작했다. "끄응, 점귀신아. 정말 좋은 방법이 없을까. 응?" ".........." "으아아악. 미치겠네!!!!" 온갖 발광을 다하는 화운빈을 묵묵히 바라보던 만통자는 결국 최후방안을 내놓았다. '이 놈이 요렇게 미쳐 날뛰는 걸 보니 급하긴 급한 모양이군. 그래도 명색 이 친군데 도와는 줘야겠지.' "그럼 역용을 해서 다른 사람인척 하면 어떨까?" "바보. 놈들이 속을 놈들이냐. 인피면구를 해도, 역용을 해도 말짱 황!!! 황이었다구. 내가 안해본줄 아냐? 온갖 변장을 다해도 소용이 없어서 결국 은 이꼴이 됐는데...........이짓도 이제 불안하지만" 화운빈은 그런 제안을 내놓은 만통자를 가소롭다는 듯이 쳐다봤다. 만통 자는 그래도 친구놈 하나 구하자는 심정에 최후통첩을 했다. "그럼, 포기해." "뭐라고!!! 그럼 내가 그 놈들한테 넘어가란 말이냐!!!!!!!" "그게 아니고, 색공을 포기하란 말야." "색공?" "그래. 니놈이 재미로 익힌 그 색공을 포기하고 원래대로 돌아가." "그, 그것은......." 만통자의 단호한 말에 화운빈은 망설였다. 만통자의 말이 옳다는 것은 이 성적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색공을 포기하기에는 너무도 아쉬웠다. 그 색공 덕에 얼마나 많은 재미를 봤던가!!!! 만통자는 그런 화운빈의 망설임을 자르듯이 말했다. "쓸데없이 '천하제일색마'였던 '색황'의 색공을 익히더니 그 꼴이 됐잖아. 원래 큰일에는 대가가 필요한 법이라구." "......" 색황. 그는 삼백년전 천하제일의 색마로 색의 황제라고 칭해지던 인물이 었다. 그는 무려 수천명의 여자를 섭렵하여 색의 도를 확립한 인물로 그의 색공의 모든 것이 담긴 '색경'은 천하의 풍류인들이 꿈에도 그리는 보물이 었다. "그래도 너무...아깝잖아......" "쯧쯧, 아직 맛을 덜봤군. 왜? 좀더 쫓겨 다닐래? 어이구, 그놈의 색경에 있던 거시기가 커지는 무공이.......애를 버려놨어. 쯧쯧쯧" "끄응" 그렇다. 화운빈. 그는 색경에 수록된 수많은 색공 중에서도 특히 '거시기' 가 커지는 무공을 중점적으로 연마했고(제비왈:그게 뭐가 나빠!!!), 덕분에 커진것은 거시기 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체형에 변화가 왔던 것이다. 그런 색공을 포기한다는 말은 색공 연마로 생긴 내공을 파괴한다는 의미로 그렇게 되면 색공을 익히기 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버린다. 한참을 고민고민하던 화운빈은 겨우 고개를 끄덕이며 만통자의 말을 수긍 했다. "그래야 겠지. 그렇게 되면 죽었단 깨어나도 놈들이 못 알아볼테니까....... 그래도 넘넘 아까버!! T.T" "생각난 김에 빨리해! 남 귀찮게 하지 말고." "알았어." 미적거리는 화운빈을 만통자는 못마땅한 듯이 재촉했다. 그런 만통자를 뒤로하고 화운빈을 방을 나왔다. 약 한시진(두시간)정도를 걸어서 계곡 안쪽에 위치한 동굴을 찾았다. 화운빈은 서슴없이 동굴로 들어갔다. 그는 동굴 가장 안쪽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기해혈에 손을 얹고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제길. 내가 얼마나 어렵게 완성했는데.......그 놈들만 아니었으면. 크흑" 순간 화운빈은 손에 힘을 줬고, 순간 눈이 멀어버릴듯한 빛이 그를 감쌌 다. 화운빈은 신음을 내뱉으며 엎어졌다. 순간 삐걱거리는 뼈마디가 어긋나 는 소리가 연속적으로 들리기 시작했다. "크윽.. 제길제길제길. 아악!!" 그는 이빨을 악물며 고통을 참아냈다. 온 몸이 뒤틀리는 느낌이었다. 만통자는 은밀히 화운빈을 따라나섰다. 그는 동굴밖을 서성이며 안을 살 폈다. "저놈 저거. 괜찮을랑가 몰라. 그러게 괜히 이상한 무공 익힌다고 날뛸때 부터 알아봤다니까." 족히 이십년은 닦아온 공부를 포기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게다 가 그는 거령신공(일명 거시기가 커지는 색공)이란 것을 익히면서 체형이 몽땅 변화가 왔기 때문에, 지금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근골이 원 래대로 돌아가고 근육이 축소이완되면서 온몸에 무리가 올 것이다. 그래도 친구라고 걱정이 된 만통자는 차마 동굴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고 바깥에 서 초조하게 기다릴 뿐이었다. "꼴에 자존심은 하늘 같아서.......에잉." 슬슬 동굴안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잠잠해 지는 듯하자, 만통자는 발길을 돌려 초막으로 되돌아 갔다. 괜히 들키기라도 하면 저놈은 미친놈처럼 날 뛸것이 눈에 훤했기 때문이다. 약 일각정도 지났을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잠잠해졌다. 그는 힘없이 동굴 벽을 짚으며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일어섰다. 순간, 이제껏 걸치고 있던 옷 이 헐렁하게 흘러내리며 어깨에 걸쳐지는게 아닌가. 화운빈은 겨우겨우 걸어서 계곡 중앙에 위치한 연못을 찾았다. 그는 손을 연못에 담그며 자신의 얼굴을 비췄다. 새하얀 백발이 어깨를 흘러서 연못에 잠겼다. 수면에는 15,6세 정도의 소 년의 얼굴이 나타났다. 둥글고 검은 눈동자, 귀여운 눈매, 붉은 입술. 완벽 한 동안의 얼굴이었다.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그리고 하얀 백발 은 허리까지 닿아 있었다. "십오년만에 보는 얼굴인가. 쿡. 이제보니 새로운 느낌인데. 여어, 백발선동(白髮仙童). 오랜만이야" 화운빈은 연못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말을 걸었다. 한심한 심정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있던 화운빈은 초막에서 기다리고 있을 통천자를 찾았다. 통천자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더니 히죽 웃었다. "오랜만에 보니 괜찮은데? 동괴(童怪) 늙은이" 그렇다. 그는 이제 화화공자 화운빈이 아니라, 백발선동 '운영' 이었다. 백 발선동 운영은 무림십대고수인 오기 중의 한자리를 찾이하는 전대의 고수 였다.(주. 전대의 고수:한배분 높은 사람을 말하며, 현재 백발선동의 추정연 령 70세 전후) 그런 그가 우연히 색황의 무공을 발견하며, 화화공자 화운 빈으로 변신해서 다년간 놀아났던 것이다. 운영은 히죽거리는 통천자를 매섭게 노려보곤, 벽에 기대앉았다. "입닥쳐! 빌어먹을 점귀신아" "켈켈켈....억울한 모양이군" "당연하지. 크윽. 얼마나 좋은 시절이었는데........T.T" "이제 좋은 시절 다~~~ 갔으니, 포기하라구. 켈켈켈켈" 운영은 통천자의 밉살스런 웃음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이제 화려한 날들은 다 가버렸으니........ 이런 15,6살짜리 동안의 외모를 가진 일흔살 늙은이로 돌아왔으니 예전처 럼 놀아나는 것은 말짱 황!이 되어 버린것이다. 결국 물찬 왕제비는 이렇게 도주의 끝에 자폭해 버린 것이다. 아~~ 불쌍 한 제비. 번 호 : 3399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4일 21:27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194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4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12, 조회: 234, 줄수: 236,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14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은...음, 자신을 할수가 없군요.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4 14화 무영도수의 장보도 (그래도 음모는 있다.) 그렇게 이십년을 넘게 익힌 공부를 포기한 운영은 자리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솔직히 일흔이 넘은 나이로 요모양 요꼴인 것은 상당히 거슬리 는 일이었다. 악착같이 많이 봐주도 절대로 17살 넘게 봐줄수 없는 완전 동.안. 키는 오척(약 155센티미터 전후)을 겨우넘길까 말까다. 본래 그는 어 린나이에 주안과(몸에 좋은 과일. 특히 젋어보는데 탁월한 효능있음)를 잘 못 먹는 바람에 요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른바 불로증에 걸려 나이를 먹 을수 없는 몸이 되었다. 처음에는 원망도 많이 했고, 좌절도 했었지만. 역 시 시간은 만병통치약이었다. 그렇게 십년 이십년 지내다 보니 좋은 점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아주 예쁜 처자들에게 은근히 접근해도 절대 치한으로 몰린 적 이 없다거나, 나이 지긋한 노인네들은 귀엽네, 똑똑해 뵈네 하며 이것저것 집어주고 주머니까지 두둑하게 채워준다거나 친구들 다 쪼글쪼글 늙어갈 때 자신은 아직 탱탱하다거나..... 그렇다. 그는 옛날부터 싹수가 노랬던 것 이다. 오죽했으면, 오랫동안 같이 강호를 누볐던 친구들이 그를 동괴(童怪: 꼬마 귀신)라고 불렀겠는가. 운영은 맞은편에서 비실비실 졸고있는 만통자를 두들겨 깨웠다. 만통자는 눈에 붙은 눈꼽을 떼어내며 웅얼거렸다. "왜그래?" "다시 점쳐봐. 운세가 변했나" "그럴까." 운영은 채근에 만통자는 반질반질한 죽통에서 다시 죽대 하나를 뽑아 들 었다. 만통자는 뽑힌 죽대를 한참을 보더니 묘하게 고개를 갸웃갸웃했다. "뭐야? 또 왜 그래?" "거참 묘하단 말야......." "쓰벌. 내가 이짓까지 했는데 운세가 안변했으면 니놈을 죽여버릴껴!!!!" 초조해진 운영이 길길이 뛰자 만통자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그를 달 랬다. "좀 진정해라. 동괴 늙은이. 운세가 변하긴 변했는데 이게 아주 묘해서 그 러는 거야." "어떻게 변했는데?" "분명 니놈 운세에 이제 청랑은 없는데 말야. 허참, 정말....." "빨리 말해봐!" " '이홍위청'이라......홍으로 청을 위한다라..... 결국 여자조심하라 이거네." "여자 조심?" "그래. 여자만 조심하면 별일 없을꺼야." 만통자는 단호하게 내뱉았다. 그런 자신만만한 말에 운영은 내심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자신이 사이비니 놀려대지만 이 점귀신의 점궤가 백발백중 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통자는 죽통과 죽대를 치우며 운영을 위로했다. "며칠 쉬다가, 옛친구나 찾아보자구. 벌써 몇 년이나 못봤으니까." "그럴까......" 운영도 풀죽은 음성으로 동의의 뜻을 표했다. '그래. 한며칠 푹 쉬자. 그러고보니, 요사이 제대로 잠도 못잤으니.' 운영은 구석의 앉아있던 만통자를 내쫓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툴툴거리 면서도 만통자는 자리를 내줬다. 나름대로 위로하는 의미였다. 뭐, 4년지기 친구라는 말은 농담이 아니니. 보름 후 - "후아아암...." 운영은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했다. 이미 해는 중천에 있었다. 이번 기회 에 그는 끈끈이들을 만난 이후로 제대로 못잤던 잠을 연일 보충하고 있었 다. 그런 운영의 모습을 만통자는 못마땅하게 바라봤다. 요 이,삼일 슬슬 출발하자고 은근히 재촉했지만, 운영은 도통 움직이질 않았다. 내일내일 하 던 것이 벌써 나흘째다. "동괴야. 이제 나가보자구. 벌써 보름이나 죽치고 있었으면 충분하지 않 냐?" "쫌만더...." 느긋하게 내뱉는 운영의 대답에 결국 만통자의 인내심은 한계를 드러냈 다. "이놈아!!!! 니놈은 내자리 차지하고 앉아 편하겠지! 나는 안그렇다고. 나 가보기로 했으면 빨랑빨랑 출발해야지 뭐하고 있는거야!" "잠이 부족해.......쿠울." "이이.....잠탱아!!!" 운영은 대충대충 대답하며 다시 눈을 감았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 무서웠 다. 안당해본 사람은 모르지만, 당해본 당사자인 운영으로써는 생각만 해도 소름이 와드드득 돋는 일이었다. 귓가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만통자의 고함소리를 자장가 삼아 다시 잠들려했다. 바로그때. 길길이 뛰던 만통자도, 한참 잠에 빠져들려던 운영도 동시에 움직임을 멈 췄다. 뭔가 기척을 느꼈기 때문에. 운영은 소리없이 일어나 초막 문 앞에 내려섰다. 만통자도 자신의 자리를 찾아 가장 구석진 곳에 웅크렸다. "한번 도약에 최소한 십장이다. 보통 놈이 아닌데." "왠 불청객이지. 올 놈들이 없을텐데...." "왔다." 낮은 속삭임과 함께 두사람은 기척을 최대한 숨겼다. 무림십대고수라는 말은 결코 허명이 아니었다. "콰앙!" 시끄러운 소리가 나며 초막 문이 떨어져나갔다. 동시에 문으로 쏟아져 들 어오던 빛을 가로막는 거대한 그림자가 있었다. 그 그림자는 우렁찬 목소 리로 고함쳤다. "야! 점쟁아. 이 형님 오셨다!" "크윽!!!! 칼귀신아. 제발 문좀 살살 열어라!!!!" 순간 이 시끄러운 불청객이 누군지 깨달은 만통자는 머리를 감싸안으며 발을 굴렀다. 운영도 긴장을 풀며 천천히 벽에 기대 앉았다. 가히 8척이 넘는 거한이 초막안에 들어오자 방이 꽉 차버렸다. 가볍게 방 안을 둘러보던 거한은 운영의 모습을 발견하자 눈을 크게 떴다. 그러고는 히죽 웃었다. "뭐냐. 동괴, 너도 있었냐?" "오랜만이구나, 도마(刀魔). 항상 이렇게 시끄럽게 등장해야겠냐? 올때마 다 문을 부수니 점쟁이가 싫어하지." "문이 낡은 거겠지. 나는 죄없어." 뻔뻔스런 도마(刀魔) '혁세광'의 말에 운영은 고개를 내저었다. 이 천하의 무법자는 같은 무림십대고수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삼마(三魔)의 하나 였다. 도마는 운영의 옆에 풀썩 주저 앉았다. 8척(250cm정도) 거구가 5척 단신의 운영 옆에 앉으니 거의 고목나무에 매미 꼴이었다. 운영은 살짝 눈 살을 찌푸렸다. 이 덩치만 큰 곰과 사이비 점쟁이, 그리고 자신은 거의 사 십년가까이 알고 지낸 사이였다. 정도니 마도니 시끄럽게 따지는 세상에 이렇게 허물없이 지내는 것도 드문 일이었다. 한참을 바닥을 뒹굴던 만통자는 이를 갈아대며 도마를 쏘아붙였다. "이놈! 칼귀신아. 갑자기 쳐들어와서 이게 뭔짓이야. 내가 그렇게 말했잖 아. 문좀 살살 열라고!" "점쟁이. 한두번도 아닌데 왜 그래?" 도마가 살살 만통자의 약을 올렸다. 운영은 이쯤에서 제지하지 않으면 또 한바탕 난리가 날 것을 알았다. 뭐, 둘이 만나기만 하면 연래행사 같은 것 이지만. "도마. 정말 갑자기 왠일이야? 몇 년을 코빼기도 안뵈더니?" "아아. 아주아주 좋은 소식을 가져왔어." "뭔 소식?"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도마를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며 운영은 재촉했다. "무영도수(無影盜수:음, 갑자기 '수'자 한자가 생각이 안나는 군요)라고 기 억나?" "무영도수? 한 이백년전쯤 떠들썩하던 도둑놈?" "그래 그놈. 온갖 희귀한 걸 모으기로 유명한 놈이었잖아. 그놈이 훔친걸 모으면 왠만한 성을 한두채는 거뜬히 살 수 있다던 그놈." "이미 죽은지 오래된 놈이 왜?" "무영도수의 장보도가 발견되었거든." "장보도?" "그래. 요즘 무림이 시끌벅적하지. 그놈의 장보도 때문에. 쿡쿡쿡" 운영이 아무것도 모른 다는 걸 알자 도마는 의기양양하게 자신이 아는 것 을 불었다. 그말에 의하면 한달쯤 전부터 무영도수의 장보도가 떠돈다는 것이다. 그 장보도 때문에 벌써 수십명이 죽고, 몇번을 주인을 바꿔가며 피 를 부르다가 결국 정의맹이 나섰다고 한다. 문득 이야기를 듣던 운영은 의 문을 느꼈다. "그깟 보물이 뭐그리 중요하다고 정의맹까지 나섰지?" "보물이 문제가 아니고.....전설의 무왕(武王)의 비전이 있을꺼라는 소문 때 문에 그렇지." 도마는 은근히 목소리까지 낮추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왕비전? 설마!" "무왕비전뿐만이 아니라 불사금단(不死金丹:뭐, 몸에 아주아주 좋은 약이 라고 해두죠)까지 있다는군." "무왕비전에 불사금단이라고!!!!" 이야기를 듣던 운영과 만통자는 해연히 놀랐다. 그렇다면 이건 보통일이 아니다. 전설의 무왕이라면 오백년전 천하제일인으로 평생 적수를 만난적 이 없다던 인물이었다. 그의 무공이라면 무림인들이 꿈에도 그리는 것이다. 게다가 불사금단이라니. 무왕과 같은 시기에 활동하던 약선(藥仙)이 단 한 알 만들었다던 불사금단. 복용하면 물경 이갑자라는 공력을 얻게 해준다는 비약이었다. 이 정도라면 무림이 난리가 날만도 했다. 운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무림이 발칵 뒤집혔겠군." "그래. 피보라가 나고 있는 셈이지. 그러니까 정의맹이 허겁지겁 나섰겠지 만." 두사람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만통자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입을 열 었다. "뭔가 이상한걸......" "뭐가?" "어떻게 무영도수의 보고 안에 무왕비전에 불사금단이 있다는 걸 알수있 지?" "글쎄....." "그러고 보니 수상하긴 수상하군." 만통자의 말에 운영도 내심 수긍했다. 무영도수는 희귀한 물건을 훔치는 것이 취미이기는 하지만, 무왕비전이나 불사금단하고는 거리가 있는 인물 이기 때문이다. "설마, 누군가가 고의로 낸 소문이라면?" "뭘 노리고?" "그 정도 미끼면 은거했던 사람들까지 보물쟁탈전에 참가할 가능성이 높 지. 더더군다나, 그런 소문이 갑자기 천하에 퍼진다니......" 세사람은 심각해졌다. 머리를 맞대고 한참을 생각하던 그들은 결국 의견 일치를 보았다. "그럼 일단 정의맹으로 가보자구. 뭐, 그들도 석두들만 있는게 아니니 일 처리를 지켜보는 거야." "그래. 그게 제일 좋을 것같군." 운영은 아직도 찝찝함이 남았으나, 일단 무림맹으로 그들과 동행하기로 했다. '뭐, 별 문제가 있을라고. 그놈들이 날 알아볼리도 없고.' 그렇게 백발선동 운영과 만통자 그리고 도마는 산을 내려와 정의맹을 향 했다. 번 호 : 3400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4일 21:27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194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5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33, 조회: 1390, 줄수: 375,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15 하아, 겨우겨우 올리게 되었습니다. ^^ 메일이나 감상 올려주시는 분들, 캄사합니다.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5 15화 제비 끈끈이와 재회하다. 구칠은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비록 몸은 피곤했지만, 입이 귀밑까지 벌어 져 있었다. 요근래 객잔이 미어터지도록 손님들이 찾아들었기때문이다. 나 름대로 크고 깨끗한 편에 속하는 터라 손님은 늘쌍 찾아왔지만, 요즘은 정 말 대박이었다. '우헤헤헤헤. 정의맹에서 매번 이렇게 무림대회를 하면 좋겠다.' 한달전부터 천하에 피보라를 몰고온 무영도수의 비도사건때문에 정의맹에 서 무림대회를 연것이다. 제법 명망있다는 문파에서는 거의 전부 사람들이 모여왔고, 이렇다할 실력없는 어중이떠중이들도 이번기회에 안목이나 넓히 자며 찾아들었다. 그러니 자연 정의맹 주변의 객잔이나 기루에서는 즐거움 의 비명을 지르게 된 것이다. 그때, 객잔의 문이 요란하게 열렸다. 구칠은 미소를 함박 지으며 돌아봤 다. "어서 옵쇼!.......*.*" 순간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묘한 조합이었다. 팔척을 가볍게 넘을 듯한 털 복숭이 거한과 꾀죄죄한 도포의 중늙은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새하얀 백발 을 올려묶은 15,6세 정도의 귀여운 소년. "뭐하는 거야. 멍하니!" 거한은 천둥이 치는 소리로 구칠을 닥달했다. 구칠은 서둘러 허리를 숙이 며 말했다. "쉬어가실 겁니까, 식사만 하실겁니까?" 도마(刀魔)는 운영과 만통자를 돌아보더니, 구칠에게 말했다. "식사!!" "예에, 마침 탁자가 하나 비었거든요. 이쪽으로 오세요." 구칠은 얼른 그들을 빈탁자로 안내했다. 이즈음 모이는 사람들은 태반이 무림인들이었다. 왠만하면 그들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았 다. 아니면 장수에 지장이 생길것이 뻔했으니까. 역시 점소이(점원) 경력 7 년은 결코 허명이 아니다. 도마는 앉자마자 거침없이 주문을 해댔다. 옆에서 보고 있던 만통자와 운 영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여기 꿀 발라 구운 오리 다섯마리, 만두 세접시, 돼지고기 오인분! 최대 한 빨리!" "이 칼귀신아. 술은 왜 빼냐!" "아, 그렇군. 죽엽청도 세단지" "예이! 알겠습니다!" "세단지로는 부족해. 이봐, 다섯단지 가져와." "예예" 옆에서 도마의 주문을 듣고 있던 만통자는 툴툴거렸고, 도마는 얼른 술도 추가했다. 만통자는 '주불사(酒不辭:결코 술을 사양하지 않는다)'로 유명했 다. 앉은채 말술을 해치우는 주귀(술귀신)였다. 운영은 내심 웃으며 말했다. "점쟁이. 건강때문에 금주한다며?" "흠흠흠, 원래 술을 적당히 마셔주는 게 몸에 더 좋은 법이야." 슬쩍 비꼬는 운영의 말에 만통자는 헛기침을 하며 딴소리를 했다. 요 십 여년을 산속에 처박혀 있는라 제대로 술구경을 못했었다. 주변에서 풍기는 술냄새에 벌써부터 뱃속의 주충(술벌레)들이 날뛰는 것이 느껴졌다. 주문한 요리들이 착착 탁자에 놓이고 도마는 정신없이 손을 놀렸다. 운영 은 자기 몫의 만두 한접시를 천천히 입으로 옮겼고, 만통자는 술을 들이붓 고 있었다. 적당히 시장끼를 떼웠다고 느낀 운영은 입을 열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당연하게 아냐. 물건이 물건이니만큼" "소문이 나기 시작한게 겨우 한달인데, 이 정도로 많이 모이기에는 부족 해." 운영이 심각하게 말하자, 만통자도 도마도 별 이견(異見)이 없었다. 그들 도 대파산을 내려와 이곳까지 오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주변의 여기저기 탁자가 무영도수의 비도 이야기나, 이번 정의맹의 행사 이야기로 소란스러웠다. 운영은 고개를 흔들었다. '일단 가보면 알겠지. 아무래도 불안해........' "빨리 먹고 일어나자." "왜? 바로 가게?" "그래. 가서 그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봐야지." "나는 좀 곤란한데..." 운영의 재촉에 도마는 그 큰몸을 일으켰다. 그는 마도에 속한 몸이다. 정 의맹이라면 명색이 구대문파나 사대세가를 주축으로한 집단이다. 그러니 도마의 방문을 좋아할리 없을 것이다. 운영은 그런 도마를 째려봤다. 그렇다고 위압감이 있을리는 없지만. "쓰벌. 천하의 도마 간댕이가 그렇게 작았냐?" "난 문제 없는데, 너희들이 곤란하지 않을까?" "상과어서, 상과어서....." 벌써 죽엽청 열단지를 비우고 혀가 꼬이기 시작한 만통자는 헤롱거리고 있었다. 그런 만통자를 슬쩍 쳐다보고는 운영은 도마를 재촉했다. "천하의 사십년지기다. 그정도로 곤란할 리 없지. 빨리 가자! 안 그럼 저 술귀신이 또 난동을 부릴꺼다." "그, 그럴까........." 도마는 내키지 않는듯했지만, 헤롱거리고 있는 만통자를 번쩍 들고 운영 의 뒤를 따랐다. '정의맹에 가면 그.놈.을 만날게 분명한데.....' 운영은 눈앞에 보이는 거대한 장원을 보며 내심 망설였다. 아무리 지금과 예전의 외모가 달라졌다지만, 불안감이 완전히 없지는 않았다. 그동안 당한 일이 보통이 아니었던 만큼 그런 망설임이 없을수는 없었다. 그래도 일단 닥칠일이니 마음을 다잡으며 앞서가는 도마의 뒤를 따랐다. "휴우우우우우......." 백리진천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봉황선녀 백리소예는 고개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오라버니, 벌써 몇번째 한숨을 쉬는 거예요. 그러다가 땅꺼지겠어요." "..........." 백리진천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요 삼개월간 그는 완전히 넋을 빼놓 고 있었다. 불과 한달새 온 천하를 시끄럽게한 무영도수의 장보도 사건도 결코 그를 일으켜 세울수 없었다. 연일 열리는 정의맹의 회의 석상에서도 넋을 뺀 인형처럼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백리소예가 그런 오라비를 보다 못해 온갖 방법으로 그를 위로하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고지식, 완고, 성실, 근면,.....등등등의 대명사였던 백리진천이었던 만큼 여파가 상당히 컸 다. 그러면서도 아침저녁으로 개방과 천기각을 찾아가서 한바탕 소란을 일 으키는 바람에 그들이 신경쇠약에 걸릴 지경이었다. '한번 빠지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서 영향이 있을꺼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는데..... 정말 그놈의 제비, 어디로 숨은 거야!' 백리소예는 도저히 믿을수 없었다. 천하에 손꼽히는 정보망을 가진 개방 과 천기각, 그리고 마교의 밀영각까지 동원되었는데, 고작 제비한마리 찾지 못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정도의 인력을 동원했다면, 개미한마리 까지도 찾아낼수 있을 텐데. 백리소예는 아름다운 아미(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런 모습을 도저히 보고 있을 수 없었다. 백리소예는 대청을 나와 외원(바깥쪽이라면 될까??)으로 나왔다. 여기저기 서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요즘 정의맹은 난리도 아니었다. 벌써 서너개의 군소문파와 손꼽히는 고수들이 무영도수의 장보도때문에 죽어나갔기 때문 이다. "오라버니가 앞에서 나서셔야 할텐데...... 저런 모습을 보니 주.먹.이 근질 거려서 도저히 못참겠어! 그놈의 제비, 내손에 잡히기만 해봐!!! 가만두지 않겠어." 누가 들으면 경기 들릴 소리를 하면서 백리소예는 자신의 거처로 향했다. 원래 미인은 이중인격자가 많은 법이다. 백리소예의 거처는 은은한 푸른색 계통으로 치장되어 있었다. 정의맹에서 도 백리세가의 천금(귀한 딸)이라서 상당히 신경을 써준듯했다. "어머, 동생. 벌써 왔어?" 방 가운데 놓인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아있던 여자가 백리소예를 반겼다. 화려한 홍의에 머리를 틀어올린 대단한 미인이었다. 가히 봉황선녀라 불리 는 백리소예와 비교할 만했다. 백리소예는 그 미인을 보며 살짝 웃었다. "하영언니, 오래 기다리셨죠?" "아니. 반시진 정도밖에 안되었는걸. 그런데 왜 갑자기 온거야? 두시진정 도는 걸린다며." "저 멍청한 모습을 도저히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왔어요! 도대체 저게 뭐예요? 그깟 제비한마리때문에!!!! ++++" "호호호호호. 백리가주때문에 그러는 구나." 홍의 미녀는 짤랑짤랑 교소를 터뜨리며 웃었다. 그러면서 맞은편에 앉는 백리소예를 은근히 쳐다봤다. "백리가주만 그런게 아닌걸. 우리 소숙(작은 숙부)은 더하면 더하거든." "정말요?" "그럼! 자기 방에서 꼼짝도 안해. 덕분에 밀영각주가 죽어나지. 보고하러 방에 걸어들어갔다가 기어나오니까. 쿡쿡." "그쪽도 문제군요...." "그래서, 이번에 바람좀 쐴겸 해서 억지로 여기로 끌고 온거라구. 무영도 수의 장보도 문제는 겸사겸사로 해서." 홍의 미녀는 바로 나찰화 유하영으로 지옥혈 단목우(주의. 성이 단목, 이 름이 우)의 조카로 백리소예와 함께 무림삼화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여인이었다. 이번 제비사건으로 백리소예와 돈독한 교분(친교)을 쌓아서, 자주 만나곤 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유하영은 방구석에서 꼼짝도 않는 단목우를 억지로 끌고서 정의맹을 방문한 참이었다. 대의사청- 구대문파의 장문인과 사대세가의 가주들이 정의맹의 대소사를 의논하는 곳이다. 지금 그곳에는 삼십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의견을 말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현재 장보도는 독수검마 척혁경이 가지고 있는건가?" "그렇지는 않을 걸요. 그게 이틀전이니까, 벌써 주인이 바뀌지 않았을까 요?" "도대체, 이게 어디서 시작된거야!" "소문의 출처가 불분명합니다. 이러다가 피해가 점점 커질텐데......." "정의맹에서 사람을 파견해서 장보도를 찾게 하면 어떨까요?" "그러다가, 독식한다는 오해라도 사면 곤란하네." "그렇겠죠. 무왕비전에 불사금단이라면, 이해시키기 힘들겠죠." "휴우우우우.......미치겠군, 이거." 멍........ 백리진천은 의사청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그렇지만, 주변의 대화에는 전혀 참가하지 않았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장보도가 아 니었다. 다른 사람들도 처음에는 그를 대화에 참가시키려 했으나, 지금은 포기상태였다. 한달째 이 상태가 변하지 않았으니 그럴만도 했다. 이때, 밖에서 조심스런 음성이 들려왔다. "저어, 천수존자(千手尊者) 당운천대협께 손님이 찾아 오셨습니다." 사대세가중의 하나인 사천당가의 가주이자, 십대고수 중 오기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당운천은 주위에 양해를 구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누구시라고 하더냐?" "말씀은 안하셨습니다. 다만, 보시면 아실꺼라고...." "그런가..." '누구지.... 태도를 보아하니 무명소졸은 아닌듯한데. 뭐, 괜찮겠지.' "그럼, 이쪽으로 모셔라." "예!" "이놈이, 알리러 갔다면서 왜이리 늦어." "점쟁아, 조금만 참아봐라." "당가 늙은이, 천하의 만통자를 이리 박대하다니...." "조용 좀 해라." 운영은 참을성없이 투덜거리는 만통자를 달랬다. 도마는 묵묵히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때, 객방의 문이 살짝 열리며 아까 심부름 보낸 청년이 들어왔 다. "당가주님께서 의사청으로 모시라 하셨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뭐야? 갑자기 의사청이라니....." 만통자는 힐끗 도마를 돌아봤고, 운영은 올것이 왔구나 하는 얼굴을 했다. "가보자. 설마 별일있겠냐." 의외로 도마는 만통자와 운영을 재촉하여 의사청으로 향했다. 일각정도 걷자 거대한 전각이 나왔다. 안내하던 청년은 그쪽 전각을 손짓했다. "들어가 보시죠." "그러지, 수고했네." 만통자가 세사람을 대표해서 말했다. 그들은 의사청 문을 밀며 안으로 들 어갔다. 당운천은 의사청 문을 열며 들어오는 인물들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뭐야, 이런! 만통자 아닌가." 반가이 달려가 만통자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그러자, 의사청 안의 다른 사람들도 그들곁에 다가왔다. 천하의 만통자가 무려 삼십여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만통자어르신까지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어째 전혀 나이를 먹지 않았네만. 허허허" "뭐야, 얼굴에 주름살이 몇개 생겼는데!" 서로서로 수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던 운영은 점점 화가 나 는 것을 느꼈다. 자신과 도마는 내버려두고 저, 사이비 점쟁이한테만 인사 를 건네다니! (이때 운영의 모습은 뿔이 난 미.소.년. 그 자체였다.) "뭐야! 당늙은이! 나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거야 뭐야!!!" 운영의 고함소리에 그쪽을 돌아본 당운천은 내심 아뿔사! 했다. 만통자와 거의 행동을 같이 하는 저 성질 고약한 동괴를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이다. "이, 이런.... 자네도 왔나. 삐질삐질....." 운영과 당운천의 이런 모습에 사람들은 슬며시 돌아봤다. 분명 15,6세의 얼굴, 작은 체구. 아무리 나이를 많이 봐줘도 저 천하의 천수존자 당운천과 맞수를 둘만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 눈에 허리근처까지 찰랑거리는 백발 이 들어왔다. "서, 설마. 백발선동 노선배???" "그럴리가...." "하지만, 저 백발은 틀림없이...." 운영은 잘난척 허리에 손을 올리며 도마의 등을 밀었다. "당늙은이, 여기 칼귀신도 있으니까 잘 부탁해. ^^" "허걱. 당신도 왔소." "입안에 파리 들어가겠네. 빨리 소개나 시키라구." 놀라는 당운천의 모습에 운영은 피식 실소를 날리며 채근했다. 그제야 정 신을 수습한 당운천은 그들을 소개했다. 거의 몇십년만에 만나는 악.우.들 이다. 중인(사람들)들은 만통자뿐만아니라 백발선동과 도마 혁세광의 모습에 내 심 놀라면서도 수인사를 했다. "도마가 여기오다니 무슨 바람이 불었지." "만통자와 백발선동과 친분이 있으니 따라 왔겠지, 뭐" "설마 소란을 피우지는 않겠지." "다른사람들도 그럴리가 있겠나. " 도마의 모습에 걱정스런 속삭임이 있었으나, 면전에서 박대할만큼 용기있 는 사람은 없었다. 천하의 무법자로 이름높던 도마 혁세광의 위명은 여기 서도 알수 있었다. 수인사를 나누면서 운영은 슬쩍 주위를 곁눈질 했다. 아니나 다를까 구석 자리에 멍하니 앉아있는 백리진천이 눈에 들어왔다. 완전히 넋을 빼고 있 었다. '저놈 저거 왜 저래? 약간 맛이 간것 같은데???' 도망치기 전만해도 팔팔하던 놈이 축 처져 있는 모습은 상당히 이상했다. 저 모습은 아무리봐도 철혈검 백리진천이라고 하기 힘들었다. 운영이 백리진천쪽을 돌아보자, 당운천은 그렇지, 하는 얼굴을 했다. "참, 잠깐 기다리게. 내가 백리세가주도 소개해 주지. 자네는 아마 첫대면 일테니까. 냉큼 당운천은 백리진천쪽으로 가서 그를 끌고오다시피 했다. '가, 갑자기 왜이래. 당늙은이! 나, 그놈과는 인사할 필요없어!!!!' 운영은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당운천을 원망했다. 괜히 긁어 부스럼이 되는게 아닐지 걱정이 되었다. 당운천은 느긋하게 백리진천을 운영에게 소개했다. "이보게, 이쪽은 백리세가의 백리진천가주라네. 요즘 아주 유명하다네." 백리진천은 들릴듯말듯한 소리로 의례적인 인사를 내뱉으며 자기자리로 돌아가 버렸다. 운영은 멍하니 그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이, 이런. 미안하네. 요즘 백리가주가 무슨 문제가 있는 모양이야. 계속 저렇거든. 내가 사과할테니 자네가 좀 참게." "......그, 그러지. 뭐" 행여나 성질 더러운 운영이 소란을 피울까 재빨리 변명까지 하는 당운천 이었다. '저 왕끈끈이가 완전히 맛이 가버렸네. 내가 괜히 걱정했군. 후후후후후' 백리진천의 상태를 본 운영은 즐거운 미소를 흘리며 발걸음도 가볍게 당 운천을 따라 자리를 잡았다. 번 호 : 3401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4일 21:28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207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6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48, 수정: 1, 조회: 1347, 줄수: 391,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16 여기까지 입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6 16화 친구는 믿을게 못된다. (믿다가 찍힌 발등은 자기책임이다.) 만통자는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했다. 정의맹에 도착하지 벌써 이틀이나 되었지만, 이야기의 진전이 없었다. "어떻게 된게 마냥 회의만 하고 있냐." "의견을 통합할 만한 우두머리가 없으니까. 맹주를 두지 않는 전체의결 형식은 이럴때 문제가 있지." 옆자리에 앉아있던 도마가 아는 척했다. 정의맹은 한명에게 권위를 집중 시키면 독단의 우려가 있을수 있다고 하여, 구대문파와 사대세가 수뇌부들 의 연석 회의를 통해 운영되고 있었다. "그런데, 동괴는 어딨냐?" "취미생활." "취미생활?? 설마!" 만통자는 아연실색했다. 운영의 취미생활이라면 분명 그.것.일테니. "이놈이 미쳤나! 여기까지 와서도 그 짓이라니." "제버릇 남주겠나. 벌써 하나 건졌던데." "누구?" "절강 금봉문의 여제자라는 것 같던데." 도마는 익숙한듯했다. 사십년지기라는 말은 결코 물이 아니다. 운영은 맞은편에 앉은 여인을 그윽하게 바라봤다. 무공연무로 단련된 몸 매가 날씬하게 뻗은 청순함을 풍기는 미인이었다. 짙은 남색의 경장이 무 척이나 잘 어울렸다. '켈켈켈. 역시 이맛이라니까.' "그럼, 상관소저는 이번이 첫 출도라는 건가." "어머, 선배님. 말씀 낮추세요. " 발그레 얼굴을 붉히며 '상관수아'는 고개를 숙였다. 정말 귀여웠다. 하얀 백발이 허리에서 찰랑거리고, 동그랗고 까만 눈동자는 별빛과도 같고, 붉은 입술은 꽃잎을 베어문듯했다.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고 깜찍했다. '이분이 일흔이 넘으셨다니 믿을 수가 없어.' 처음 말을 걸어왔을때는 미처 알아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주위의 선배들 로부터 오기 중의 하나 백발선동이라는 것을 듣고는 정말 놀랐다. 게다가 살짝 웃어주는 모습에는 절로 얼굴이 붉어졌다. '역시 영계가 좋구나. 헐헐헐, 또 한건 낙찰인가.' 역시나 버릇은 남 주질 못한 운영은 입맛을 다셨다. 가히 오,육개월만이었 다. 그때 뒤쪽에서 약간의 소란이 있었다. 젊은 청년들이 한무더기 움직이고 있었다. 의아한 운영이 돌아보자, 상관수아가 탄성을 울렸다. "어머, 선배님. 하남 백리세가의 아가씨가 왔나봐요." "배, 백리세가의 아가씨라면?" "봉황선녀 백리소예 일꺼예요." '뭐시기라! 그 지옥마녀!!!!! 도, 도망가야돼!!! ....아니, 아니다. 설마 알아볼 라고. 그 끈끈이도 몰라봤는데.' 순간 놀란 운영은 달아나려다 마음을 바꿨다. 어차피 한번은 부딪힐 일이 었다. 백리진천도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했는데, 설마 백리소예가 알아 보랴는 생각에 태연을 가장하며 자리를 지켰다. 상관수아는 얼른 소개시켜 주고 싶은 마음에 운영을 재촉했다. "선배님. 제가 소개시켜 드릴께요. 네?" "그, 그럴까....T.T" 상관수아가 하얀 옥수를 들어 운영의 손목을 살짝 잡아 끌었다. 운영은 조금은 염려하면서도 그 손길을 기분좋게 즐겼다. "저어, 백리소예 아가씨!" 상관수아의 부름에 백리소예 주변의 인(人)의 장벽이 벌어지며 길이 열렸 다. '또 누구야.....귀찮게 시리.' 안그래도 주위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남자들때문에 상당히 신경이 날 카로웠던 백리소예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얼마 전에 안면을 익힌 상관수아와 왠 소년이 같이 서 있었다. '뭐야, 저 계집. 조신한척 하더니 왠 꼬마 손을 잡고 있는거지..??' 백리소예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상관수아에게 말을 걸었다. "어머, 상관 아가씨군요. 왠일이세요?" "꼭 소개시켜 드리고 싶은 분이 계셔서요." "누구신데요?" 상관수아는 자랑스럽게 자신의 곁에 있던 운영을 소개했다. "이분은 오기 중에 한분이신 백발선동 운영 선배님이세요. 정말 오래만에 무림에 나오셨어요." "이, 이분이요?" 백리소예는 왠 꼬맹이 하나가 대선배격인 백발선동 운영이라는 말에 눈을 크게 떴다. 확실히 하얀 백발만 아니라면 절대!!! 일흔이 넘었다고 생각할 수없는 모습이었다. 주위의 남정네들도 놀라서 입을 벌렸다. 설마 백발선동 을 만나다니. 그들은 앞을 다퉈 이 전대의 선배에게 인사를 올렸다. 한동안 시끄러운 수인사가 오고 갔다. 운영은 태연스럽게 인사를 받고 한마디씩 칭찬을 해 줬다. 의젓한 모습이 확실히 어려보이는 외모와는 틀렸다. '흐흐흐. 이게 바로 연장자의 여유라는 것이지.' 운영은 느긋하게 웃으며 다시 상관수아를 꼬시기 시작했다. 백리소예의 모습을 보건데 전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듯 했다. 안심하고 다시 취미생 활에 열중했다. 가볍게 상관수아의 손목을 잡고 그 미모를 칭찬했고, 상관 수아는 얼굴을 붉히며 기뻐했다. 허나, 그런 모습을 유심히 살피는 백리소예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은 운영 의 불운이었다. '뭔가 이상하네. 나는 분명히 저 애늙은이를 처음 보는게 분명한데..... 저 느끼한 어투나, 태도가 왜이리 익숙한 거지????' 마치 언제 한번쯤은 겪어본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음흉한 눈빛이나 입가 에 감도는 미소. 분명 자신의 착각이 아니었다. '이상해, 정말 이상해......' 그렇게 연신 고개를 저었다. 운영과 상관수아가 다정하게 웃으며 나란히 다른 쪽으로 가버린 뒤에도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유하영은 느긋하게 다향(茶香)을 즐겼다. 늘상 마교에만 있다가 이곳에 오 니 마치 나들이라도 나온듯이 기분이 좋았다. 게다가 근래에 사귄 친구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기뻤다. "응? 소예. 왜그렇게 넋을 잃고 있지? 너까지 병이 옮았니." 아까부터 무언가에 빠진듯한 백리소예의 모습에 유하영은 즐거운 어조로 물었다. 고운 아미에 주름을 잡은 채 입을 다물고 있던 백리소예는 머뭇머 뭇 입을 열었다. "있잖아, 언니. 나 아까 조금 이상한 일이 있었거든." "어떤 일인데?" "첨 보는 사람인데 어디선가 본듯해. 얼굴이나 체격은 완전히 초면인데, 태도나 눈빛이 익숙하거든." "역용이라도 한거겠지." "아냐! 내가 그정도도 못알아 볼까. 역용이나 그런 종류는 아냐. 그런데도 익숙하단말야....흐음." "누구랑 닮았는데?" "그게 말야......끄응" 곤란한듯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가 결심이라도 한듯 단호한 어조로 대답했다. "왕제비 화운빈!" "뭐어????" 오히려 듣고 있던 유하영이 놀라버렸다. 저렇게 단호한 어조로 백리소예 가 말했다면 분명 잘못본것은 아닐것이다. 그런데, 역용을 한 것도 아닌데 외모나 체격은 처음이라도 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유하영은 물었다. "어디가 비슷한데? 외모는 완전히 다르다며?" "여자 꼬시는 방법! 그 느끼한 눈빛! 음흉한 미소! 절대로 잊을 수가 없 어!!! 완전히 똑.같.아." "......그렇게 똑같아?" 백리소예는 단정적으로 고개를 아래위로 흔들었다. 그런 태도에 유하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정도라면 한번 확인해 보는 것도 손해는 아닌듯했 다. "그럼 나랑 같이 한번 가보자. 한번 더 보면 확실히 알수 있겠지." "그럴까." 두 미녀는 나란히 전각을 나와 목표물이 있는 곳을 향했다. 우열을 가리 기 힘들만한 미녀들이 함께 있는 모습은 보기 드문 광경이라서 지나치는 모든 사람들의 눈길을 붙들어놓았다. 운영은 기분좋게 방문을 열었다. 헤어질때 상관수아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자신을 배웅했었다. 거의 넘어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우헤헤헤헤, 이제 며칠만 있으면 한 건수 올리겠군.' 운영은 입이 찢어져라 웃었다. 그런 보기흉한 모습을 지켜보던 만통자는 한심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뭘 썩은 미소를 짓는 거냐, 이 애늙은이." "불만이냐, 만통자! 니놈이 인기가 없다고 이 몸을 질투하면 곤란하지. 흐 흐흐흐" "미친놈!" 내심 불만을 눌러 참았다. 저놈이랑 한바탕 하기에는 자신이 너무도 고. 상.했기때문에 참기로 했다. '어째서 저런 애늙은이만 인기가 있는거야. 이 천하에 모르는게 없다는 만 통자 어르신 주위에는 얼씬도 안하면서.....역시 남자는 얼굴인가?' 간만에 기분좋은 운영은 연신 만통자를 놀려대고, 만통자는 얼굴을 찌푸 리며 삿대질을 했다. 그때 방밖에서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어, 백발선동 운영 선배님 계세요?" 갑작스런 방문에 운영은 만통자의 머리통을 한번 꾹 눌러 밟아주고는 방 문을 열었다. 순간 운영은 눈을 크게 떴다. 한명은 별로 반갑지 않은 지옥 마녀였지만, 그 옆의 절세 미녀는 정말 대단했다. 운영이 넋을 잃고 쳐다보 자 유하영은 조용히 웃으며 인사를 올렸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저는 마교의 유하영이라고 해요. 소예와는 아까 인 사를 나누셨었지요?" "아, 아아아. 어서 들어오지." 그제야 제정신을 차리고 운영은 두 미녀를 방으로 인도했다. 만통자도 입 을 딱 벌린채 넋을 빼고 있었다. 운영은 만통자의 옆구리를 인정사정없이 찔러올리며 소개를 시켰다. "이봐, 점쟁이. 이쪽은 마교의 유하영 아가씨, 저쪽은 백리세가의 백리소 예 아가씨야." "헤에....정말 대단히 예쁘구나." "칭찬해 주시니 고마워요. 만통자 선배님. 방긋" 유하영은 여유만만하게 인사하며 백리소예와 나란히 만통자의 맞은 편에 앉았다. 백리소예는 말없이 자리를 잡았고, 그 날카로운 눈빛은 운영에게서 떠날줄을 몰랐다. 만통자는 침을 흘려가며 두 미녀를 바라봤다. 정말 생전 처음보는 미인들 이었다. 그런일에 익숙한 유하영은 부드럽게 웃어보이며 말문을 열었다. "이렇게 갑자기 찾아뵙게 되어서 정말 죄송해요. 방긋" "아니아니. 우리야 얼마든지 좋지." "저어, 그런데 이번에 두 분께서는 오랜만에 무림에 나오셨다는데, 그동안 뭘 하셨어요?" "헤헤, 그건 말야. 이봐, 좀 가만있어!" 얼른 입을 열려는 운영의 머리를 꾸-욱 눌러버리며 만통자가 새치기를 했 다. 역시 늙으면 죽어야 한다. 둘다 새파란 영계를 놔두고 뭐하는 짓인지. "대파산에서 은거하고 있었는데, 이 애늙은이가 사고를 쳐서 겸사겸사 해 서 내려왔지. ...으악!!" 만통자는 순간 종아리에 엄청난 충격을 느끼며 비명을 질렀다. 어거지로 머리를 눌린 운영이 탁자 밑으로 발차기, 일명 촛대뼈까기 한방을 날린 것 이다. 유하영과 백리소예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서로를 보며 실소했고, 두 주책바가지의 몸싸움은 계속되었다. "무슨 사고를 치셨는데요?" "아아, 그게 말야. 이놈이 이상한 남자들한테 걸...으아아아악!!!" 오직 미인에게 점수를 따겠다는 일념으로 운영을 깎아내리던 만통자는 해 서는 안될 말까지 입에 올리려고 했다. 순간 정신을 차린 운영은 필사의 일념으로 만통자의 아구통을 올려붙였다. 그리고, 재빨리 백리소예와 유하 영을 돌아보며 축객령(쫓아냄)을 내렸다. "이제 시간이 늦었으니 어서 가보게." "어머, 죄송해요. 선배님. 그럼 이만 가볼께요." 운영의 단호한 어조에 백리소예와 유하영은 서로 눈짓을 나누며 조용히 방을 나섰다. 기척이 사라지는 것을 기다린 뒤에 운영은 악귀나찰의 얼굴 이 되어 방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만통자를 째려봤다. "이 바보같은 사이비 점쟁이!!! 너 죽고 싶냐!" "미, 미안해. 내가 깜빡해서 말야....헤헤헤헤" "으드드득! 한번만 더 이런 일이 있으면 네놈을 갈아마실테다!" "그, 그럴께. 헤헤헤"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린 만통자는 그저 손이 발이 되게 빌수밖에 없었다. 이 성질더러운 동괴에게 살아남기위해. "분명해!" 백리소예가 방에 돌아와서 맨처음 한 말이었다. 조용히 듣고 있던 유하영 은 입을 열었다. "정말 동일인물이야? 하지만, 너무 다른데." "뭔가 방법이 있었겠지. 뽀드드득" 이빨을 갈아붙이며 백리소예가 단언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유하영은 조용히 덧붙였다. "좀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해. 이건 심증이지 물증이 아니니까." "어쩔까? 그냥 그 애늙은이를 매달까?" "아니, 그 옆에 사이비 도사를 꼬시는게 더 좋을 것같아." "만통자를?" "그래. 소문에 의하면 만통자는 술이라면 사죽을 못쓰고, 술주정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했어. 그러니까 두사람을 떼어놓고, 각개격파하는거야." "알았어. 언니. 내게 맡겨줘!" 백리소예는 결의에 찬 외침을 토했다. 제비의 꼬리를 겨우 찾아냈으니, 확 실한 물증만 잡으면 되었다. 당장 두사람은 빈틈없는 계획을 짜내려갔다. 운영이 이번 목표물인 상관수아를 꼬시기 위해 나간틈을 타서 만통자를 넘 어뜨리기로 했다. 준비물로 천일취(千日醉:한번 마시면 천일동안 취기가 빠 지지 않는다는 독한 명주)를 열 단지나 준비했다. 드디어 결전의 시간이 왔다. 심부름 하는 하녀를 통해 운영의 부재를 확 인한 두사람은 천일취를 운반해서 만통자를 방문했다. 운영이 나가고 할일없이 방바닥을 긁고 있던 만통자는 갑작스런 두사람의 방문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왠일이냐?" "어머, 선배님. 어제는 미쳐 인사도 제대로 못드렸잖아요. 그러니까, 이번 에는 느.긋.하.게. 인사를 드리려고요. 방긋" "헤헤헤헤, 그렇지? 어서어서 이리로 와라." "예. 방긋" 유하영과 백리소예는 연신 미소를 지으며 만통자의 혼을 빼놓았다. 작전 일단계 성공! 그리고 자연스럽게 준비했던 천일취 단지들을 탁자옆에 내려 놓았다. 만통자는 의아한듯 물었다. "그게 뭐야?" "어머, 선배님께서 소문난 주선(酒仙:술귀신을 좋게 일컫는말)이라기에 이 렇게 천일취를 준비했어요." "처, 천일취를? 이렇게나 많이?" 순간 만통자의 입이 헤벌쭉 벌어지며 연방 군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두사람은 은밀한 시선을 교환했다. 작전이단계 성공! 유하영은 왼쪽에, 백리소예는 오른쪽에 앉아 쉴틈없이 술잔을 채웠다. 순 식간에 한단지가 동이 났다. 두번째 단지까지 바닥을 보이자 유하영은 백 리소예에게 눈짓을 했다. 작전 삼단계 돌입! 백리소예는 은근한 어조로 만통자에게 물었다. "어제 백발선동 선배님께서 사고를 치셨다고 했는데, 그게 무슨 말이에 요? 만통자 선배님." "헤헤헤헤, 그게 말이지. 딸꾹. 그놈이 몇년전에 요상한 무공을 익히기 시 작했거든." "요상한 무공이라뇨?" "색황이 남긴 무공인데 딸꾹, 거령신공이라고, 그걸 익혔거든. 한 이십년 익혔나?" "거령신공이 뭔데요?" 만통자는 취한 와중에도 은밀하게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거시기가 커지는 무공." "어머//////" 유하영과 백리소예는 은밀히 시선을 교환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걸 익혔더니 거시기만 커지는게 아니라 글쎄 몸집도 커지고, 머리카락 도 검어지는 거야. 그놈은 좋아라 했지. 헤헤헤헤헤" 유하영은 얼른 만통자의 잔을 채우며 이야기를 재촉했다. "그러더니 냉큼 가출을 해버리는 거야." "가출이라뇨?" "대파산 선운곡에 나랑 그놈이랑 패검선자( 劍仙子), 이렇게 셋이서 살았 거든. 그런데, 패검선자가 그 늙은이한테 반해서 아주 귀찮게 굴었어. 그놈 이 견디다 못해서 가출해 버린거야. 딸꾹, 거령신공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았으니 좋아라 한거지. 켈켈켈켈. 덕분에 패검선자만 불쌍하게 되었지. 놈이 하도 깊숙이 숨어버려서 찾다찾다 못찾아서 울면서 시집가버렸거든. 그게 오년쯤 전이었지, 아마." 잠자코 듣고 있던 백리소예는 이상한 점을 느꼈다. 여자라면 환장을 하는 왕제비가 왜 패검선자만은 싫어했는지 이상했던 것이다. "왜 패검선자를 싫어했는데요?" "킬킬, 그놈 키 큰 여자를 싫어하는데 패검선자는 육척(180센티미터정도) 이나 되거든. 여자치고는 아주 큰 키지. 키키키키킥, 이쁘기는 한데, 그놈 취향은 아니야." "그렇게 패검선자가 시집가고, 거령신공을 완성했는지 그놈이 드디어 강 호에 나왔던 거야. 알아볼 사람 없겠다, 신나게 놀아났겠지." "그래서요?" "아, 얼마전에 울면서 다시 선운곡에 돌아와서는 온갖 난리를 다 치면서 날 못살게 굴잖아. 헤헤헤헤" "꺽, 그래서 살고 싶으면 색공을 포기하라고 했지, 내가." "그놈은 그래도 살고는 싶은지 색공을 포기하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 어. 그러면 못알아 볼테니까. 딸꾹" "그랬군요. 뽀드드득" 이제야 모든 사실을 알게된 백리소예와 유하영은 이빨을 갈아붙이며 섬뜻 한 미소를 떠올렸다. 만통자가 제정신이었다면 벌써 천리밖으로 달아났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얼굴이었다. 결국, 술과 미녀. 남자라면 결코 빠져서는 안될 함정에 빠진 만통자는 일 급비밀을 몽땅 불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술술 불어버린 만통자는 천일취를 열단지나 모두 비워버린 뒤에야 탁자에 엎어졌다. 번 호 : 3402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4일 21:28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213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외전 3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19, 조회: 599, 줄수: 219,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외전3 음, 오늘은 이걸로 참아주세요. 플리즈. 도저히 올릴수가 없군요. (컴이 바이러스에 점령당하는 사태가 벌어져서리..훌쩍) 그럼 =================================================================================== 왕끈끈이 2호의 이야기 왕끈끈이 2호, 망설이다가 시작하다. 내 이름은 단목우. 올해나이는 스물다섯이다. 성별은 당.연.히. 남.자.다. 앞에보니 백리진천이 자기이야기를 하기에 나도 내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야기를 하겠다. 1호역시 집안사정이 보통이 아니 었지만 내쪽은 도가 지나치다 못해 포기상태였다. 우리 어머니는 알아주는 풍녀(風女) 즉, 바람녀였다. 자식이 모두 열인데 모두 아버지가 틀렸다. 당연 혼인은 두번했었지만 일년도 안돼서 남편 둘 을 복상사시키고는 더이상 혼인은 하지 않으셨다. 소수마희(素手魔姬) 단 목설하 하면 오십년전 마도 제일미인으로도 유명했다. 단, 너무도 지나친 바람기에 별호의 마(魔)자가 요(妖)자로 바꿔버렸지만. 남편 둘을 복상사 시키든 맘에 드는 사내라면 임자가 있든 없든 손에 넣 어 버리든 별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왜냐면 나의 외조부님. 그러 니까 어머니의 아버지가 마도 제일 방파인 마교(魔敎)의 교주 암천마군 (暗天魔君) 단목풍 이었기때문이다. 그런 배경을 건드릴정도로 간큰 사람 은 없었던것같다. 지금의 마교교주는 외조부님의 대제자이자 큰손녀사위 인 혈수천마 유운제지만. 어쨌든 어렸을때의 기억이라고 하면 지금도 또렷하다. 외조부님은 바쁜 집무중에도 틈만나면 손녀 아홉을 불러놓고는 일장 연 설을 하셨다. 아, 내위로 누이가 아홉이 있고 나만이 유일하게 사내자식이 었다. 나이차도 상당히 난다. 나는 어머니께서 마흔이 다되서 태어난 막내니 까. 그런 어머니의 바람기를 견디다 못한 외조부님은 조기교육을 결심하 시고는 손녀들을 훈육하셨다. 하나뿐인 외동딸이라 애지중지해서 키운 딸 내미가 저리도 당신속을 썩이다보니 도저히 참을수없으셨으리라. 품에 아직 어린 나를 안고는 자신의 앞에 모여앉은 누이들에게 열변을 토하셨다. "명심해라. 너희들은 외인에게 자신의 몸을 보이게 되면 절대로 그 사람 에게 시집을 가야하느니라. 순결은 목숨보다 중요한 것이고 불륜이란 것 은 있을수없는 일이다. 몸을 보인다 함은 정신적 순결을 빼앗기는 것이다. 남편에게만 자신의 순결을 줘야한다. 알았느냐!!" "예. 조부님!" 누이들은 힘있게 대답했다. 그렇게 순결과 정조에 대해서 귀에 못이 박 히도록 들으면서 나도 알몸을 보이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어머니의 바람기에는 외조부님만이 아니라 자식들인 누이와 나도 질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나이 열살이 되던해 조부님은 세상을 뜨셨다. 어머니는 이미 삼년전에 돌아가셨다. 조부님은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도 당신보다 먼저 간 어머니를 한탄하셨다. 마교교주이자 나의 첫번째 매형은 알아주는 공처가였다. 큰누이가 뭐라 고 한마디만 하면 찍소리도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좋은 사람이었 기에 나도 매형에게 불만은 없었다. 내가 삼년폐관을 마치고 나오자 매형 은 나를 마교의 소교주로 공포했다. 자형에게는 딸내미 하나밖에 없는 상 황이었기에 문제는 없었다. 그때 내나이 스물이었다. 그리고 매형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면서 나를 강호에 내보냈다. 강호는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곳으로 경험이 7할이요 실력이 3할이라 했다. 별 할 일도 없기에 강호에 출두했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듯이 나는 남.자.다. 그런데 어떤 눈삔자식들이 내게 추근거 리는 게 아닌가. 아, 미처 말하지 못했는데 나는 열명 중에서 가장 어머니 를 빼닮은 외모의 소유자다. 그런 자식들을 도륙내다보니 어느새 사람들은 나를 지옥혈 마서생이니 뭐니 부르며 쌍혈의 하나로 꼽아주는게 아닌가. 별로 바란것은 아니지만. 더구다나 이름조차 밝혀지지 않은 신비인이라고 까지 하는게 아닌가. 어 이가 없었다. 자기네들이 내 이름을 묻지도 않았으면서 그렇게 과대포장 을 하다니. 그리고 드디어 나는 내신랑 운빈을 만나게 되었다. 참, 외조부님의 조기 교육은 큰 성과를 거둬서 나의 아홉누이는 모두 쟁쟁한 마도명문에 시집 을 갖고 아주아주 현숙한 부인들로 평판이 자자했다. 다행한 일이지만. 그때도 장강수로맹 소속의 호가채녀석들이 주루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내게 시비를 거는게 아닌가. "이봐. 저기 좀봐!" "응. 왜..? 우와아" "저런 미인이!" "아, 근데 남자야, 여자야?" "모르겠는데... 복장은 남잔데, 아무래도..." "남장여자아냐?" "그런것같은데. 흠" "내가 가서 알아보지" 게중에 좀 반반한 면상을 한 녀석 하나가 내게 다가왔다. 아까부터 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귀찮아서 무시하고 있었었다. 그렇게 내게 다가오더니 대뜸한다는 소리가, "소저. 혼자서 쓸쓸하실텐데, 저희들과 합석을 하지 않으시겠소?" "..." 더이상 들을 필요가 없었다. 이런 눈이 삔 자식들땜에 내가 얼마나 귀찮 은 일을 겪었는데. "꺼져. 눈이 삐었나" "무, 무슨!!" 그제야 내가 남자라는 걸 알았는지 당황해 했다. 그리고나 자존심이 상 했는지 자신의 일행에게 다가가면서 한마디 내뱉는게 아닌가. "재수더럽게... 저게 사내자식이라니" 가능하면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지만 더이상은 참을 수없었다. 당장에 검 을 뽑아들었고, 그자리의 다섯놈가운데 아까부터 나를 씹던 두명은 그냥 보내버리고 세명은 사지중의 하나를 자르는것으로 마무리를 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아서 녀석들의 본거지인 호가채로 찾아가서 채주 이하의 수하들을 쓸어버렸다. 그리고는 장강을 남하하면서 장강수로맹의 수채들 을 하나씩 박살을 내기 시작했다. 그날도 다섯번째로 북리채를 박살내고 가까운 주루에서 요기를 하고 있 던 참이었다. 워낙에 내 겉모습이 타인의 접근을 어렵게 만드는지라 대부 분은 혼자서 식사를 하게 된다. 그런데, 내게 다가오는 사람이 있는게 아 닌가. 또 어떤 눈삔 자식인가 생각했지만 부르는 호칭을 보니 성별을 착각한 것은 아닌것같았다. "노형, 자리가 없으니 괜찮다면 합석을 하고 싶소만." 그말에 그남자를 힐끗 쳐다보고는 빈자리를 눈으로 가리켰다. 다른데는 빈자리가 없었고, 합석한다 해도 별문제는 없을듯했기때문이다. 그러자 그 는 느긋하게 빈자리에 앉아 주문을 했다. 속으로 약간의 호기심이 생겼다. 지금 내 몸에는 북리채를 박살낼때의 피비린내와 본래 내게서 풍기는 냉 기로 다른사람들은 슬금슬금 피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태연하기 짝이없는 태도는 내게 호기심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게다가 그는 무언가를 꺼내면서 이렇게 말하는게 아닌가. "노형. 이렇게 같이 합석을 한것도 인연이데, 통성명이라도 하지 않겠소. ..흠흠. 나는 화운빈이라 하는데, 노형은?" "단목우" 내 이름을 묻는 상대는 처음이었기에 순간 뭐라고 말하면 좋을지 몰라서 간신히 이름만을 말했다. 그러자, 그는 "내게 천하 오대 명주가운데 하나라는 빙설로가 있는데, 이렇게 단목형 을 알게 된 기념으로 한잔하고 싶소만...." "..." 빙설로라면 나도 들은적이 있었다. 나의 큰매형이 골수주당이라서 천하 오대 명주는 모두 섭렵했기때문에, 나도 상당히 술이 센편이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내게 접근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기에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몰라 쩔쩔매고 있었다. 입이 열리지 않았다. 나는 본래 말이 없고 분위기 가 험악(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다)해서 친구를 가진적이 없었다. 그래 서 이럴때는 어떤 태도를 하는지도 몰라서 그저 그가 하는데로 바라보고 만 있었다. 그는 내 태도를 승락의 뜻으로 받아들였는지 술을 잔에 따라 내게 내밀 었다. 빙설로의 향기는 청량했으나 지금은 그런걸 생각할때가 아니었다. 생애최초로 이 단목우에게 친구가 생길 절호의 찬스였다. 뭐라고 말해야 하는거지?? 고맙다고 말해야 하나? 아님, 으악!! 어쩌지. 머리를 굴려봐도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손은 기계적으로 잔을 입으로 가져 가고 있었다. 이런 기회는 다시오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그가 계속 뭐라고 말했지만 나는 대답을 할수없었다. 뭐라고 말하다가 실수라도 하면 어쩌지. 그렇게 망설이는 동안 빙설로 한병은 비워졌고 그는 취해서 탁자에 엎어 져있었다. 나야 내공이 강해서 취기정도는 억누를수있었지만, 그는 빙설로 를 세잔이나 마시고는 퍼져버린것이다. 그런 그를 부축해 올리고 2층에서 객방을 두개 잡아서 한방에 그를 눕혔다. 옆방에 돌아와서 내일은 어떻게 대해야 그와 친구가 될수있을지를 고심했다. 오늘 그에게 좀더 다정하고 친근하게 대하고 싶었지만 도통 입이 떨어지질 않았었다. 누이들은 애교 만점으로 누구나와 가깝게 지내지만 나는 그런 소질은 없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목욕을 했다. 어제밤에는 고민하느라 몸에 묻은 피를 씻어내지도 못하고 그냥 자버렸기때문이다. 옷을 벗고 나무욕조에서 한창 목욕을 하고 있는데 객방 문이 벌컥 열리는게 아닌가. 놀라서 문쪽을 보니 그가 서 있었다. 나는 당황하고 부끄러워 한마디도 못했고 그는 사과의 말을 흘리며 문을 닫았다. 이제 그와 친구는 될수없 을것같았다. 조부님께서 하신 말씀을 생각하면서, 생판 모르는 남보다는 조금이라도 호감을 가진 상대라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자아, 빨리 누이들에게도 알려야 겠지. 신랑감을 찾았으니까. 목욕을 끝내고 옷을 입은 뒤에 그의 방을 찾았다. 그는 침상에 기대있다 가 내가 들어오자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아, 어서 오시오. 단목형" "..." "아까는 정말 미안했소. 그만 기척도 없이 문을 열어버려서. 뭐, 같은 남 자끼리니 부끄러울건 없소만. 하하하하" "..." 그가 뭐라고 말했지만 결코 청혼은 아니었다. 내심 실망했다. 그쪽에서 먼저 청혼해 오기를 바랬는데... 그래서 내쪽에서 먼저 말을 꺼내기로 했 다. 떨어지지 않는 입을 간신히 열고 말했다. "아까" "예? 단목형" "봤으니, 책임지시오" "???? 무슨 말인지???" "외인에게 알몸을 보이면 당연히 그사람에게 시집을 가야하는 법이오. 화형이 책임을 져 주셔야 겠소" "채, 책임이라니? 무슨말이오. 같은 남자끼리 책임이니 그런말을..." "책임지겠소?" "잠깐만. 단목형. 이건 그런 문제가. 헉" 그런데 그는 자기 책임을 피하려는게 아닌가. 이럴수가. 너무했다는 생각 이 들었다. 그래서 칼을 뽑아들면서 그에게 애원했다. 그가 끝까지 거절하 면 그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심정으로 간절히 애원했다. "책임지겠소?" "채, 책임을 지면 어떻게 되는 거요?" "당연 조부님과 누이들에게 당신을 소개하고 혼인날짜를 잡아야 겠지. 그리고, 나는 일생 당신에게 충실할꺼요" 순간 그는 헛바람 소리와 함께 창문을 부수고는 도망쳐 버리는게 아닌 가. 정말 너무했다. 내가 그정도의 존재밖에 되지 못하는건가. 눈물이 날 것같았다. 그는 내가 부르는 소리는 싹 무시하고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내가 포기할수는 없었다. 그는 내 신랑이니까. =========================================================== 번 호 : 3416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5일 21:34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193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7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27, 조회: 445, 줄수: 350,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17 안녕하세요. 여러분! 다행히 바이러스 먹기전에 화일 하나를 건져낼수 있어서 이렇게 올립니다. 가능한한 빨리 병원보내서 고쳐낼께요.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7 17화 연랑필수대계(燕郞必受大計) (제비를 반드시 수로 만들기위한 계획) "언니! 나 말리지마!!! 그놈의 제비, 구워먹고 말거야!!!!!" "진정하렴, 소예야. 응?" 발을 동동 구르며 날뛰는 백리소예를 진정시키기 위해 유하영은 최선을 다했다. 만통자에게서 모든 내막을 들은 백리소예는 방으로 돌아오자 말자 이런 상태였다. "언니라면 참을수 있어? 그 제비때문에 지난 삼개월간 맘고생을 얼마나 했는데!!!! 절대절대 용서할 수 없어!!!!" "휴우....소예야. 너, 구워먹는 정도로 끝내고 말거니?" "그럼?" "뽀드드득! 그놈의 제비 눈에 피눈물을 흐르게 하고, 다시는 여자한테 눈 도 못돌리게 해야지!!! 그런 놈은 여자의 적이야! 적! 반드시 격퇴해야만 해!" 펄펄 뛰던 백리소예를 얼어붙게 만들정도의 살기를 폴폴 풍기면서 유하영 은 눈을 빛냈다. 두사람은 서로 손을 맞잡았다. "타도! 왕제비! 물리치자! 왕제비!" 한바탕 구호를 외치고 나니 조금 진정이 되는 듯했다. 두사람은 머리를 마주대고 앉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그 애늙은이를 최대한 괴롭힐 수 있을까?" "언니, 단목우 공자는 모습이 바뀌고 나이가 조.금. 많다고 해서 포기할 사람이에요?" 백리소예가 무엇을 묻고 있는 알아챈 유하영은 교활하게 웃으며 단호하게 대답했다. "아.니! 우리 소숙은 절대 아니지." "그렇죠? 우리 오라버니도 절.대. 포기할 사람이 아니죠. 후후후후후" 백리소예가 음흉하게 웃었다. 드디어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유하영도 그에 못지 않게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쩔꺼야?" "두분께 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단, 이것은 일단계에 불과하지만 요." "일단계라니?" "알리는 정도로 끝내기에는 도저히 용서가 안되죠. 그 왕제비를 다시는 여자를 안지 못하게 할꺼예요!" "어떻게?" "수(受)로 만들어 버리는 거예요!" "어머, 소예야. 그렇게 어려운 전문용어를 쓰면 어떻게. //////" "뭐, 어때요. 지금 꼴로는 당근 어울릴듯한데." "///// 그렇지? 그림이 될 것같지?" 얼굴을 붉히며 유하영도 동의했다. 백리소예도 은밀하게 웃어보였다. 그렇 다, 지금 두사람은 금단의 세계를 꿈꾸는 변태녀(?)가 되어있었다. 두사람은 열심히 연랑필수대계(일명 제비를 반드시 수로 만들기 위한 계 획)를 세우기 시작했다. "우선 제비주위에 장애물부터 처리해야겠네." "그렇겠죠? 만통자는 이번일로 약점이 잡혔으니 상관이 없는데, 도마가 문제예요." "어머. 그 정도쯤이야. ^^ 우리 소숙에게 부탁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 할수있어. 방긋" 무시무시한 소리를 태연스럽게 하는 유하영. "그래도 명색이 삼마의 한명인데, 단목공자만으로는 시간이 걸리겠는데요. 우리 오라버니께도 협조를 부탁드리면 되겠죠. 그럼, 완전범죄로 뒤처리까 지 완벽할테니까요." 한술 더 뜨는 백리소예. "중요한 건 두분을 설득해서 당분간은 제비가 눈치못채도록 하는거예요." "왜 그래야 하는데?" "만일 도망치기라도 하면 곤란하잖아요. 요즘같이 소란스러울때는 더더욱 곤란해요. 주위가 좀 잠잠해질때까지는 눈앞에서 감시하는게 최고예요." 백리소예가 은근한 어조로 말하자 유하영은 두말없이 동의했다. 멍~~~~ 백리진천은 오늘도 넋을 잃고 있었다. 자신의 거처에 틀어박힌채 꼼짝도 안하고 있다. 은밀히 오빠를 찾은 백리소예는 한심한 심정이었다. 그놈의 제비가 뭔데 자신의 오빠가 요모양이 되어야 하는지. 치솟아 오르는 분노를 삼키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오라버니, 할 말이 있어요." ".........." "혹시 오라버니는 화운빈공자의 외모가 변했다거나, 조.금. 생각보다 나이 가 많다거나 하면 싫으세요?" "무슨 소리냐." 백리진천은 동생의 밑도 끝도 없는 소리에 그제야 겨우 입을 열었다. 요 삼개월 거의 살아있는 기분이 아니었다. 아무리 찾아도 화운빈을 찾지 못 했기때문이다. 백리소예는 어조를 더욱 낮추며 말했다. "드.디.어. 화운빈공자를 찾았거든요." "뭐, 뭐라고!!!!!!" 백리진천은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에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여동생의 어깨 를 움켜잡았다. 백리소예는 갑작스런 일에 작게 비명을 울렸다. 그제서야 자신이 손에 너무 힘을 줬다는 것을 알고 힘을 풀었다. "미, 미안하다. 소예야. 내가 너무 놀라서 그만." "괜찮아요. 오라버니의 심정을 아니까요." "그를, 정말 찾았니?" "예! 정말 용의주도하게 숨었더군요." "어.디.지!" 당장이라도 달려나갈듯한 태도로 백리진천은 음산하게 말했다. 백리소예 는 그런 오빠를 보면서 내심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오빠는 분명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백리소예는 우선 만통자의 말을 간단히 요약해서 설명했다. 점점 표정이 험악해져 가는 오빠의 모습을 보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두고보자! 왕제비. 이제 너는 끝이야!' "그래서, 운빈이 백발선동 운영 선배의 화신(변장정도로 이해해 주세요)이 라는 거냐?" "그래요. 아마, 의사청에서 인사를 나누셨죠?" "기억이 안나." "....삐질삐질, 그러세요?" 순간, 백리진천이 방문을 거칠게 열어젖혔다. 놀란 백리소예는 오빠의 소 매자락을 결사적으로 움켜잡았다. "기다리세요! 오라버니." "왜?" "이대로 달려가셨다가 또 숨어버리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백리진천은 멈칫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찾아가고 싶은 것을 억누르고 마 음을 진정시켰다. 자신이 아는한 동생은 아주 영리했다. 분명 좋은 의견을 말해 주리라. "그래서?" "지금쯤 하영언니도 단목공자님께 이야기 드렸을꺼예요. 그러니까 당분간 두분은 모르는척 하고 선배님 곁에서 밀착 감시만 하세요." "후우우우. 소예야. 왜 그래야만 하는 거냐." "지금은 너무 어수선하니까, 이번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만이라도 그러셔 야 해요. 그리고 저번에 너무 서두르시다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아시잖 아요." 뜨끔. 백리진천은 지난번의 '왕제비 강간 미수사건'을 떠올렸다. 그날이후에 왕 제비는 무려 삼개월을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그런 사건이 다시 반복되는 것은 상상만해도 싫었다. 백리진천은 이빨을 사려물었다. 그는 동생의 말에 세가지 타당성을 찾을 수 있었다. 첫째, 일단은 눈앞에 둘 수 있다. 둘째, 무영도수의 장보도 사건으로 온갖 인종들이 넘쳐나는 지금, 그가 모습을 감추면 다시 찾기 힘들다. 셋째, 아직 그는 이쪽에서 알고있다는 것을 모른 다.(여기까지 불과 0.01초가 결렸음) 거세게 뛰놀던 심장을 진정시키며, 그 는 어쩔수 없이 동생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래야 겠지. 그.렇.지.만. 가 보는 것은 상관없겠지?" "물론 그러셔야죠. 방긋" 그 이상은 양보할 수 없다는 단호한 어조에 백리소예는 화사하게 웃어보 였다. 지금쯤이면 단목공자에게도 모든 정보가 들어갔을테니, 이제 두사람 이 제비 곁에서 하루 십이시진(한시진은 두시간, 따라서 24시간) 감시체제 에 들어가면 당분간은 안심이다. "소숙, 제가 드린 말씀을 잘 이해하셨죠?" ".........." "휴우, 절대절대 그쪽에서 알아차리게 하면 안되요!!! 아셨죠?" "................알았다." 단목우는 붉은 입술을 악물며 대답했다. 약간 야윈듯한 흰뺨은 가늘게 경 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지난 삼개월간 거의 방밖을 나오지 않아서 얼굴은 창백하기까지 하다. 지금 그는 유하영에게서 폭탄같은 소리를 들었다. 그렇 게 찾아 헤매던 그가 여기에 있다. 더구나 그런식의 방법으로 모습을 감추 고 있다. 현재 그는 백발선동 운영의 모습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일흔이 넘은 전대의 대선배라는 것만을 알 뿐 이었다. '나이차가 조금 있지만, 별 문제가 될건 없다. 어차피 알맹이는 변한게 없 을테니. 그렇지만, 또다시 도망쳐 버린다면? ..........안돼! 그것만은 절대 안 돼!!!' 오직 한가지만을 생각하며 단목우도 유하영의 계획에 찬성을 표했다. 유 하영은 그런 단목우의 모습에 겨우겨우 안심할수 있었다. '정말 간신히 납득시켰네. 일단 모시고 그 왕제비를 보러 가야겠지. 소예 도 지금쯤은 일을 끝냈을테니까. 후후후후' "야, 이 술귀신아!!!! 당장 못일어나!" 운영은 탁자에 엎어져서 꼼짝도 안하는 만통자를 열심히 두들겼다. 그런 소란 속에서도 도마는 방 구석에 앉아서 자신의 칼을 닦고 있었다. 운영과 도마가 잠시 외출했다가 돌아와보니 요모양이 되어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마셨는지 방 전체에 술냄새가 베어 있었다. 운영은 오만상을 찡그리며 창을 열었다. "이놈의 술귀신이 도대체 어디서 술을 이렇게 많이 구한거야. 알만한 사 람은 절대 이놈한테 술을 안 내줄텐데....." '아직도 이 술귀신의 전과를 모르는 사람이 있었나???' "이봐, 칼귀신. 이놈 좀 바깥으로 데리고 가자. 이래서는 며칠을 갈지 모 르겠어." "..........그러지." 억지로라도 술을 깨우게 할 생각으로 운영은 도마의 도움을 받아서 방밖 으로 운반해갔다. 각기 한쪽 팔을 잡고 질질 끌다시피 해서 데리고 나갔다. 운영은 밖으로 운반해온 혹덩어리를 아무렇게나 팽개치고 옆에 주저 앉았 다. 도마도 아무말없이 바로 옆에 주저앉았다. "칼귀신. 너는 어쩔꺼지?" "뭘?" "보아하니 정의맹에서는 장보도가 가리키는 곳으로 사람들 파견할 모양이 던데." "심심한데 한번 가볼까 생각중이야. 너는?" "생각없어, 생각없어. 내가 왜 거기를 가?" "혹시 아냐. 진짜 무왕비전이 있을지." "쿡. 상관없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야. 그런 곳에 가서 수명 줄일 생각따위 전혀 없어." "니놈이야 그렇겠지." 운영의 노골적인 말에 도마는 피식 웃었다. 이놈은 언제나 이렇다. 놀기를 좋아하고, 아무데나 끼어드는 주제에 위험한 곳은 절대 사절!이었다. 더군 다나 입버릇처럼 '천하의 안녕'이나 '무림의 정의'라는 단어가 제일 싫다고 말하곤 했었다. 나이가 들어도 그런점은 변화가 없다. 그래서 자신은 이 녀 석 곁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출신이나 명분을 따지지도 않고 헤실헤실 웃어주는 것이 더없이 편안했다. "저기 중간에 있는 분이 백발선동 운영 선배님이세요." 백리진천은 '백발선동 운영'이라며 여동생이 알려주는 사람을 보는 순간, 눈을 크게 떴다. 정말정말 귀.여.웠.다. 일흔이 넘은 노선배(老先輩)라는 것 을 들었을 때 실망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자신의 필연의 운명이 기에 모든 것을 감수하고 그를 찾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불과 15,6세 의 미소년이 아닌가. 그가 일흔이 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절로 침이 흘렀 다. 하얀 머리카락이 어깨를 흘러 허리에 이르고, 동그랗고 귀여운 눈매와 붉은 입술이 절로 눈길을 머물게 했다. 화운빈이 화려한 느낌이 드는 미남 자라면, 운영은 깜찍한 느낌이 드는 미소년이었다. 백리진천의 망상은 한계 를 모르고 가속도를 붙였다. 침대에 흐트러진 백발, 달아오른 붉은 뺨, 가 볍게 벌려진 입술, 활처럼 휘어진 가는 몸매......... 순간 아랫도리가 달아오 르는 것을 느꼈다. '정신을 차려라! 백리진천!! 옆에 소예도 있는데 이게 무슨 추태냐!!!!!! 더 더군다나 상대는 외모만은 어린 소년이 아닌가....' 그렇다. 이 순간 백리진천은 완.벽.한. 미소년취향의 변태로 변신해 버린 것이다. (음, 이걸 로리콤, 아니 쇼타콤이라고 해야하나????) 이렇게 백리진천이 요상한 망상에 빠져있는 동안, 유하영과 단목우는 심 각한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소숙(작은 숙부), 보셨죠? 어때요?" "///////// 귀.엽.군." "그렇죠? 방긋." "/////////////" "이제 어쩌실거죠?" "어쩌다니?" "설마 소숙은 저분께 안기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겠죠?" 유하영의 뜻밖의 말에 단목우는 말문이 막혔다. 화운빈의 정체가 일흔살 노인네라는 것을 들었어도 그의 결심은 변함이 없었다. 나이차이가 있어도 어쩔수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렇데 지금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저렇 게 작고 귀여운 소년에게 자신이 안긴다? "그, 그것은...." "호호호호. 소숙, 뭘 고민하세요. (귓속말) 그냥 소숙이 안아버리면 되잖아 요?" "안다니...그런" "안고싶지 않으세요? 저렇게 귀여운 사람을?" "//////// 그, 그럴까?" "그래요! 소숙하고 저 사람하고 나란히 서면 정말정말 그림이 될꺼예요." 단목우는 내심 그럴듯하다고 생각했다. 예전의 화운빈이라면 품에 안기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저 작고 가는 몸을 꼬옥! 안아주고 싶었다. 저 몸을 안아서 자신의 것으로 한다? "......그래야겠지?" 단목우가 자신의 유혹에 넘어가는듯하자 유하영은 사악하게 웃었다. 이것 으로 '연랑필수대계'는 무사히 이단계를 넘어간 것이다. '오호호호호호, 소예 작전이 먹혀들어가는데. 드디어 저 왕제비가 피눈물 을 흘리는 꼴을 보겠군. 자아, 그럼 제삼단계 <방해물 제거작전>이다.' "그렇지만 또 도망가면 곤란하니까 두분이 밀착 감시를 해야해요. 아시겠 죠?" "당연하지!!" 백리진천과 단목우의 단호한 대답에 유하영은 만족했다. 백리소예는 그 대답을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두분이 꼭 붙어있으려면 지금 곁에 있는 두사람을 정리해야해요." "그래? 그럼, 저 두놈들은 누구지?" 백리진천과 단목우는 누가 먼저라고 할것없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빨 가는 소리가 섬뜩하게 들리고 음산한 목소리가 분위기를 무겁게 했다. 백 리소예와 유하영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백리소예는 기다렸다는 듯이 입 을 열었다. "오라버니, 두분은 만통자 선배님과 도마 혁세광 선배님이세요. 세분이서 사십년지기 친.구.라고 들었어요." "정말 단.순한. 친구냐? 소예야" "그럴꺼예요. 단지 만통자 선배님은 저희들이 설득할수있지만, 도마 혁세 광 선배님은 좀 곤란해서....." "그럼 내가 맡지!" 단목우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유하영은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덧붙 였다. 그리고 백리소예도 얼른 거들었다. "그렇지만, 혁세광 선배님은 삼마의 하나이신데요? 소숙" "그래요. 두분이서 돕는편이 시간절약이 되고 좋아요. 예? 오라버니." 단목우와 백리진천은 서로를 쳐다봤다. 불쾌한 표정이 스쳐지나가고 살기 가 떠올랐다. 그러나 그들은 공통의 목표를 위해 두 여인들의 제안을 받아 들이기로 했다. 방해물의 신속한 정리를 위하여. "그럼, 바로 시작하기로 하지." "하영! 네가 불러내라." "예! 소숙. ^^" 이렇게 간단하게 만통자와 도마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무서운 여인들과 무서운 끈끈이들이었다. 여인의 한은 오뉴월에도 서리를 내리게 한다는 옛말은 틀린게 아니었다. 마녀들은 결코 용서가 없었다. 번 호 : 3417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5일 21:35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174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8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35, 수정: 1, 조회: 779, 줄수: 285 분 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18 pc방에서 올리고 있답니다. 2,3일정도만 참아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8 18화 각자 원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백리소예는 오랜만에 느긋한 기분을 즐겼다. 그리고, 옆자리에서 자신과 비슷한 자세를 하고 있는 유하영을 돌아봤다. "언니, 역시 착한 일을 하고 나면 기분이 상쾌한 것같아요." "그렇지? 나도 오래간만에 편안하거든." "이제 방해물도 정리가 끝났으니, 다음단계로 넘어갈까 생각해요." "다음단계라면?" 유하영의 의문에 백리소예는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설마 언니는 두 분이 그렇게 인내심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죠? 저렇게 언제까지나 제비를 보고 있기만 할 것같아요?" "흐음. 그렇군. 그래서 어쩔건데?" "일단, 주변상황에 좀 조용해지면 도주의 가능성이 낮아질테죠. 그래서 이 번 '무영도수의 장보도사건'을 가능한한 빨리 끝내게 할 생각이에요." "어떻게?" "후후후후후후. 두 분을 함께 보내버리면 되잖아요!" "아주아주 좋은 생각이구나. 두 사람이 함께 가면 제아무리 함정이라고 해도 소용이 없을테니." 유하영은 활짝 웃으며 동의했다. 천하의 쌍혈이 한꺼번에 출동하면 어디 를 가도 살아서 돌아올테니 문제 없음. 이었다. 그렇다, 이들은 방금전 방해물을 모조리 처리하는 작업을 끝냈던 것이다. 도마 혁세광은 갑작스런 유하영의 방문에 조금은 놀랐다. 자신과 안면이 있기도 한 혈수천마의 딸이기도 해서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잠시만 시간을 내달라는 말에 아무생각없이 따라 나선것이 그의 불행이면 불행이랄까. "이게 무슨짓이냐!!!!" 혁세광은 간신히 허리를 굽혀 검기(劍氣)를 피해냈다. 유하영을 따라 조금 은 은밀한 숲속으로 오자마자 이런 사태가 벌어진것이다. 두명의 복면인이 나타나서 자신을 합공(合攻:같이 공격하는것)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급하게 몸을 날리는 혁세광을 바라보며 유하영은 다정하게 입을 열었다. "혁선배님은 그저 친구하나 잘못만나 고생한다고 생각하시길 바래요. 별 원한은 없지만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 당분간 침상 위에서 절.대.안.정.을 취 해주세요. 방긋" "그게 무슨...으악!" 의미도 모를 말을 듣고서 대꾸도 하기전에 좌우에서 날아들어오는 흉악한 살기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하필이면 자신의 도(刀)도 소지하고 있지 않아서 반격조차 할수없었다. 우측의 조금 체격이 큰 복면인이 쓰는 푸른빛의 검에서 하늘이라도 가를 듯한 기세가 뻗어오는가 하면, 좌측에서는 핏빛의 검세가 자신을 찢어버릴 듯이 덮쳐왔다. 하지만, 그도 명색이 삼마의 일인이다. 비록 칼이 없어도 근 일각(십오분정도)을 버틸수가 있었다. '과연 삼마 중의 하나로군. 일처리는 신속해야하니 이쯤에서 도와야겠지.' 유하영은 자신의 머리에 꽂힌 옥잠(옥비녀)를 뽑아 도마의 발을 향해 던 졌다. 옥잠은 화살처럼 날아들었다. 도마는 피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도 자 신을 향해 날아오는 살기를 읽을수있었다. 그렇지만, 그것에 신경이 분산된 때문에 왼쪽에서 뿜어져나오는 기세를 완전히 죽일수 없었다. "크윽!! 제, 제길! 비겁하다!" 도마 혁세광은 한쪽 어깨를 움켜쥐고 이를 갈았다. 유하영은 화사하게 웃 었다. "죄송해요. 방긋. 그러니까 말씀 드렸잖아요. 당분간만 조용히 있어주세 요." "이 년!!!!" "어머, 입이 거치시군요. 자아, 그럼. 두분 뒷처리를 부탁드려요." 혁세광의 살기어린 눈빛에도 아랑곳없이 유하영은 살랑살랑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동시에 자신을 덮쳐오는 두 복면인의 기세에 혁세광은 눈을 감 았다. 그 이후로 도마 혁세광은 무려 육개월을 침상에서 절.대.안.정.을 취해야만 했었다. 그러고도 후유증이 일년이상을 계속되었지만. "그게 사실이냐.....????" 만통자는 덜덜덜 떨면서 입을 열었다. 그 맞은편에는 백리소예가 사악하게 웃고 있었다. "그래요. 선배님 덕분에 운영 선배님의 정.체.를 알게 되었으니 정말 감. 사.해요." "나, 나는....." "이 사실을 운영 선배님이 아시면 어떻게 될지 정말 궁.금.하군요. 방긋" "서, 설마.....삐질삐질" 만통자는 순간 앞이 노래졌다. 저 애늙은이가 이 사실을 알면? 분명 자신 은 죽지도 살지도 못할게 뻔했다. 앞뒤 생각할 것도 없이 만통자는 백리소 예에게 매달려 빌었다. 제발 살려만 달라고. "제발 부탁이다!!! 응? 목숨만! 목숨만 살려줘!!!" "후후후후후후후" "그 놈이 알면 나는 끝이야! 끝! 뭐든지 시키는데로 할테니까 제발!!!!" 눈물콧물 다짜면서 체신머리 없이 매달리는 만통자를 보면서 백리소예는 내심 만세를 불렀다. 이 푼수같은 선배를 이용해서 계획의 마지막을 장식 하는 것이 오늘의 관건이었다. "그럼, 부탁이 하나 있는데요?" "그게 뭐냐???? 응??" 죽다 살아난 얼굴로 만통자는 다급히 물어왔다. "운영 선배를 이번 무영도수의 장보도 사건에 개입(介入)시키세요. 파견대 와 함께 가도록 하는 것이 선배님께서 해주셔야 할 일이에요." "그, 그건 불가능해. 그놈은 지놈 목숨 귀한줄은 알아서 위험한 곳은 절대 사절인 놈이야."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게 선배님이 하셔야 할 일이죠! 안그런가요?" 만통자의 말에 백리소예는 얼음장같은 어조로 말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 면 운영에게 몽땅 불어버리겠다는 협박과 함께. 결국 만통자는 승락할수밖 에 없었다. '미안하다, 애늙은이. 역시 내 목숨이 더 중요한 것같아. 훌쩍' '이 놈들 지금 뭐하는 거야???' 운영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아침부터 불청객들이 들이닥친 것이다. 그 것도 운영이 절대 사절인 두.놈.이. 백리진천과 단목우는 정중한 요청과 함께 자신을 찾아와서는, 도통 사라 질 생각을 안하는 것이었다. 처음에 두놈을 봤을 때는 설마 들켰는가 했었다. 하지만 분위기를 보아하 니 그런 것같지는 않았다. 들켰으면 벌써 자신을 잡아갔을 놈들이 아닌가. 백리진천은 머리를 감싸안고 고민중인 운영을 슬며시 내려다봤다. 자신들 을 본 순간부터 쭈욱 이 상태였다. 머리카락이 어깨를 흘러내리고, 살며시 하얗고 가는 목덜미가 드러나있었다. 최대한의 인내심을 발휘하며 운영의 곁에 붙어 있었지만,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아아, 저 목덜미에 입맞춤하고 싶어!!!!!! 그를 꼬옥 끌어안고 사.랑.하고 싶어!!!!!! 크흑' 그런 백리진천을 단목우를 살벌한 시선으로 노려봤다. 현재 그는 운영의 오른쪽을 차지하고 앉아 은근히 오른손을 쓰다듬고 있던 중이었다. 물론 운영은 고민중이라서 미처 눈치채지 못했지만. 작고 부드러운 손의 감촉에 코피가 터질듯 한것을 억지로 참으며 고개를 들었다가 백리진천의 추태를 목격한 것이었다. 백리진천은 갑작스런 살기에 단목우 쪽을 돌아봤다. '당장 그 눈길 치우지 못해!!!!!' '너야말로 그 손 떼시지!!!! 빠직' 그렇다. 이제 그들은 눈빛만으로도 대화가 가능한 절.친.한(?) 사이였다. 온갖 성희롱을 당하면서도 눈치채지 못한 것이 운영의 불운이라면 불운이 겠지만. 불쌍한 제비. 백리소예와 유하영은 연랑필수대계의 마지막 단계를 실행하기로 했다. 원 래 일처리란 빠르고 정확해야만 한다. "오라버니, 이번 정의맹의 파견대에 함께 가실건가요?" "내가 왜? 생각없어." "왜요! 오라버니는 명색이 사대세가 중에 으뜸이라는 백리세가의 주인이 라고요! 당연히 가셔야죠." "운영은 안가겠다고 했어. 나도 안가. 감시하느라 바쁘거든." 단호한 오빠의 말에 여동생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 푼수덩어리가 저 총명 하고 책임감 강했던 자신의 오빠라니. 빠드드득. "오라버니. 지난번처럼 그분을 안으려다가, 오히려 상대방기술에 넘어가서 또 놓치고 싶으세요?" "빠직!!!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냐. 소예야" 생각하기도 싫은 일을 떠올리게 하는 동생의 말에 백리진천은 인상을 찌 푸렸다. 그런 오빠를 보면서 백리소예는 은밀하게 속삭였다. "오라버니도 방종술(침대기술)을 익히셔야죠. 또 역전당하지 않으려면요."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거냐?" "소문에 무영도수는 온갖 희귀한 것을 모으는 것이 취미라고 했어요. 분 명 그.것.도 있을 꺼예요." "그거라니?" "바로 전설상에 내려오는 금단의 비서. 이백년전 환관(내시)이었던 해공공 이 저술했다는 '남남환희경(男男歡喜慶)'. 남색가라면 꿈에도 그린다는 비전 의 색서(色書)라구요. 360가지의 온갖 체위들과 갖가지 방종술들이 적혀있 다는 책이에요." "저, 정말이냐!!!!! *.*" 백리소예의 말에 눈을 크게 뜨며 백리진천이 되물었다. 백리소예는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지난번 제비강간미수사건은 자신의 기술 미숙 으로 인한 실패였다. 만약 그 전설의 색서를 익힌다면!!!!! *.* 백리진천은 두말할 것도 없이 여동생의 손을 꼬옥 잡았다. "고맙다! 소예야. 내 필히 이번에 가서 그 책을 가져오마!!!!" "소숙, 소숙은 그럼 계속 여기 계실 생각이에요?" "운영의 곁에서 감시해야지. 이번에는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으니까." "쯧쯧, 그럼 계속 보기만 하실 꺼예요?" "...........그럼?" "소문에 그 분은 엄청난 정력가라던데.......소숙이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 겠네요." 슬쩍 운을 띄우면서 유하영은 단목우의 안색을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단 목우의 안색은 어두워졌다. 화화공자 화운빈 시절에 그의 초절할 정력은 무림에서 유명했었다. 그러니 단목우가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이다. "소숙. 그럼 이번 파견대와 함께 무영도수의 장보고(보물창고)에 한번 가 보세요." "무슨 방법이라도 있는거냐?" "쿡쿡. 무영도수의 희귀한 것을 훔치는 취미 덕분에 분명 그.게. 있을지도 몰라요." "...뭐지?" " '영생력력환(永生力力丸)'." "............???" "///////// 영원히 거시기가 죽지않는다는 초강력 정력제가 장보고에 있을 꺼예요." ".........하영아, 그게 정말 있을까?" 유하영의 설명을 듣는 순간 단목우의 눈이 번쩍 빛났다. 초강력 정.력.제. 분명 흥미가 당기는 사실이었다. 조카의 대답도 듣지 않고, 단목우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애검(愛劍)을 챙기며 준비를 시작했다. 유하영은 단목우의 눈을 피해 슬며시 웃었다. 분명 만통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운영을 장보고로 보낼 것이다. 그리고 이들 두사람도 장보고로 가겠지. 그럼 이제 무영도수의 장보도 문제는 해 결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제 아무리 함정이라고 해도 문제없음! 운영은 아까부터 시끄러워서 견딜수가 없었다. 도마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를 않고, 만통자는 당치도 않게 그 위험한 곳에 가라고 계속 떠들어 대고 있었기때문이다. "그러니까 말야, 니놈이 꼬옥 따라 가야한다는 거야." "왜 그래야 하는데." 운영의 시큰둥한 반응에도 만통자는 필사적이었다. 자신의 목숨이 걸린 문제에는 누구나 필사적이 되는 법이다. "니놈 운세가 거기에 안가면 대흉(大凶)이라고 나왔으니까!" "......갑자기 왠 대흉?" "정의맹에 피보라가 불것이라는 점괘가 나왔거든. 그러니까 그 피보라를 피하려면 따라가는게 좋다는 거지. T.T" "그렇게 여기 있는게 위험해?" "그렇다니까!!!!" 엉터리 점괘를 이야기하면서 만통자는 큰소리를 쳤다. 운영이 흔들리자 열심히 그를 설득했다. 목숨을 보전하려면 오히려 따라가라, 그게 최고 다...... "......한번 가볼까. 재미있을것 같기도 하고." "그래그래. 그래야지!!!" 결국 운영이 마음을 바꾸자 만통자는 얼른 찬성을 했다. 운영이 떠나기만 하면 절대 그가 찾지 못할 곳을 도망치겠다고 결심하면 서. 친구의 정조보다는 자신의 목숨이 중요했다. 결국 운영은 친구의 배신과 마녀들과 끈끈이들의 협작으로 인해 무영도수 의 장보고를 찾기로 했다. 정말로 불쌍한.........제비. ============================================================ 비듬체조님! 감사합니다. 정말 귀여운 운영이군요. ^^ 번 호 : 3418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5일 21:37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226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9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35, 조회: 825, 줄수: 351,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19 안녕하세요. 어느덧 19회군요. 여전히 pc방 신세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용서를... 저한테 운영 이미지를 보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정말 즐거워요. ^^ 오늘은 여기까지니까 참아주세요.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19 19화 어둡고 위험한 곳은 분위기 만땅! 운영은 내심 뭔가가 찜찜하면서도 일단 출발준비를 했다. 요상하게 어제 부터 뭔가가 예감이 좋지 않았다. 도마는 정체모를 괴한들에게 습격을 당 해서 아직까지 혼수상태였고, 만통자는 어디 쳐박혔는지 찾을수도 없다. 더군다나 끈끈이들 두 놈은 벼라별 이유를 들어가며 악착같이 자기한테 붙어있었다. 그놈들이 자신을 쳐다볼때마다 등골에 소름이 쫙쫙 끼쳤지만, 내쫓을 수도 없었다. 이제부터 위험천만인 곳에 가는데 어디에서 이렇게 든든한 보표(보디가드정도로 생각하세요)를 구하겠는가. "뭔가 불안해........설마 이놈들이 알아차렸을리는 없는데, 왜 이렇게 끈적 대느냔 말야........"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운영은 자신의 거처를 나왔다. 아니나 다를까 밖 에는 벌써 준비완료! 상태의 두 놈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선배님, 준비가 끝나셨습니까?" "그렇기는 한데.....너희들은 그냥 가는거냐?" "예! 간편하게 혼자서 가기로 했습니다." "..........위험하니 저한테서 떨어지지 마세요." 상쾌한 답변의 백리진천. 은근슬쩍 걱정스런 어조의 단목우. 운영은 그들 을 한번씩 쳐다봤다. 요상하게도 자신과 시선이 마주치자 슬쩍 얼굴을 붉 히는 것이 아닌가. 한놈도 아니고 두놈다! '출발하기 전에 그 점쟁이한테 한번더 점궤를 봐달라고 하고 싶은데, 그 놈은 어디있는지 찾지도 못하겠고........' 운영은 고개를 살레살레 흔들고는 앞장서서 걸었다. 뒤에 남은 두사람이 의미심장한 시선을 주고 받는 것도 모른채. '니 놈은 왜 가냐?" '그러는 너야말로!!! ++++' 이렇게 정의맹을 출발한 파견대는 5일정도의 여정을 거쳐 대파산이 보이 는 곳에 도착했다. 대파산이 보이는 마을은 초입부터 사람들이 북적거렸 다. 거의 대부분이 무기를 소지한 무림인들이다. 파견대의 대주(우두머리)인 '운룡검객(雲龍劍客) 곽운회'는 도착 즉시 대 파산 전체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가 이곳으로 파견되면서 받은 지령은 두가지였다. 첫째는 가능한 한 사람들을 들여보내지 말 것. 두번째는 무왕 비전과 불사금단을 절대 다른 문파에 넘겨주지 말 것을 명령받았었다. 이 곳 대파산에 무영도수의 장보고(보물창고)가 있다는 것이 알려진 것은 불 과 일주일정도였다. 과연 누가 장보도(보물지도)를 해독했는지도, 어떻게 이렇게 갑작스럽게 알려지게 되었는지도 모르는 현 상태에서 일단은 할수 있는 일부터 하기로 한것이다. "휴우~~~" 운룡검객 곽운회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심정으로는 보물이고 뭐고 다 필요없었다. 그런 그를 부대주 '천화창(千花槍) 양건일'은 걱정스런 얼 굴로 바라봤다. "대주. 무얼 그렇게 걱정하십니까. 일단은 들어간 뒤에 생각하시지요." "이보게, 양제(양씨 동생이라는 의미). 이번일은 간단한 일이 아니네. 무 엇하나 시원스럽게 밝혀진 것도 없고." ".........." "도대체 그 장보도(보물지도)라는 것을 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저 무성한 소문들 뿐이 아닌가." "그럼 대주께서는 내키지 않는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네. 지금 심정으로는 그대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네." 점점 어두워지는 곽운회의 안색을 살피며 양건일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 었다. "그래도, 철혈검 백리진천 대협과 마교의 지옥혈 단목우 공자가 계시니 조금은 낫지 않을까요?" "그렇지. 그 두분이 안계셨다면 설사 상부의 명령이었다 해도 나는 안 왔을 걸세." "그렇게 까지나...." "자아, 일단 출발해 보세. 파견대의 일대와 이대는 이대로 대파산을 통제 하고 삼대와 사대, 오대는 출발준비를 시키게." "예!!" 곽운회의 결정이 내려지자, 양건일은 힘차게 대답했다. 정의맹의 통제가 시작되자 일부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갑자기 왜 이러는거요!!" "죄송합니다. 최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부를 통제하고 있으니 협조 해 주십시요." "설마 정의맹에서 보물을 독식하기 위해서 이러는 것은 아니요!" "이번 일은 길보다 흉이 많으니 부디 지시를 따라 주십시요." "농담마!!! 전설의 무왕비전에 불사금단이라구!" "맞아맞아!! 일단 찾는 자가 임자지!" 거센 저항에 일부의 포위선이 무너졌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많은 사람 들이 몸을 날려 산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더군다나 수많은 은거기인들이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그들은 파견대의 실력으로 막을수 없었다. "설마 이것이 함정이라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될지 상상이 가지 않는군......" 부대주 양건일은 그런식으로 포위망을 뚫고 사라지는 사람들을 보며 한 숨을 쉴수밖에 없었다. 한편- 운영은 여전히 좌우로 끈끈이들을 거느린채 파견대 중간에서 걷고 있었 다. 여기서도 그의 얍삽한 기질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혹여 습격이라도 있 으면 앞과 뒤가 가장 위험하니 중앙에서 걷고 있는 것이다. (제비는 끝까 지 제비일뿐이다.^^;;;) 백리진천은 앞뒤를 살피고는 눈쌀을 찌푸렸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암 암리에 살기가 뻗치고 있었다. 게다가 장보고가 있다는 계곡으로 갈수록 살기가 더욱 진해지고 있는 것이다. '9할의 확률로 함정이 확실하군. 도대체 누구 짓이지?' 백리진천은 자신의 곁에서 유람이라도 나온듯이 느긋하게 걷고 있는 운 영을 내려다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설사, 무슨일이 있어도 이 사람만은 지켜야 한다. 그.것.을 손에 넣지 못 하는 한이 있어도!!!' 단목우는 가만히 눈을 감고 청각을 돋우었다. 이 대파산 전체에 가히 천 라지망(빠져나가는 것이 불가능한 포위망정도로 이해하세요.)이 처져 있는 듯했다. 일단 마교측에서는 이번일에 손을 떼기로한 상태라서 별 걱정은 없지만, 지금 자신의 옆에는 기필코 사수해야만 할 존재가 있었다. '목적한 바를 이루지 못해도, 이 사람만은 지켜내겠어.' "저 곳이다!" 일단의 환성과 함께 모두 그쪽을 주목했다. 넓은 계곡의 가장 안쪽에 입 을 벌리고 있는 동혈(동굴)이 보였다. 파견대주 곽운회는 일단 대오를 정 비하게 했다. 그리고, 이번 일에 가장 도움이 될듯한 두 인물을 찾았다. "저어, 두분께서는 어쩌시겠습니까?" 단목우와 백리진천은 거의 동시에 운영을 돌아봤다. 운영은 그런 행동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일단 입을 열었다. "동혈 입구쪽에도 인원을 배치하는 게 좋을 것같아. 일단 지시를 무시하 고 뛰어든 무림인들의 안전까지 챙겨줄정도의 여유는 없을 것 같으니까." 운영의 조금은 냉정한 말에 곽운회는 안색을 굳혔다. 이 어린 외모의 소 년이 실은 무림의 대선배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과는 비 교도 되지 못할만큼의 경험과 연륜이 풍부하다는 것도. 곽운회는 별 불만을 표시하지 못한채 대오를 둘로 나누고 자신은 맨 앞 에 섰다. 운영은 그런 곽운회의 바로 뒤쪽에 섰다. '이런 어린애들을 데리고 꼭 이짓을 해야하나......' 입구를 들어와 거의 일직선으로 반시진 이상을 걸었을까. 조금 넓은 곳 이 나왔다. 운영은 양쪽 벽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인공이 가미된 흔적. '최소한 백년이상은 된 것같군. 이거 정말 무영도수의 장보고일 가능성이 높은데.....' 그리고 두놈은 묵묵히 앞뒤를 살피며 자신을 따르고 있었다. 그래도 그 모습이 믿음직하게 보이는 것은 자신이 노망들때가 되었다는 뜻일까. 제 길. 운룡검객 곽운회는 대열 맨 선두에서 걷고 있었다. 순간 그는 코끝을 스 치는 피비린내를 느낄수있었다. "정지!!" 순간 뒤쪽에 있던 세명도 발을 멈췄다. 운영은 피비린내와 동시에 고약한 노린내도 느꼈다. "제길 자기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마!" 운영은 신형을 날리며 외쳤다. 인공적으로 다듬은 것이 분명한 석실. 그 곳을 가득 메우고 있는 괴물체. "젠장. 인명제왕지주(人面帝王지주:거대한 거미정도로 생각해주세요). 숨 을 멈추고 엎드려!" 순간 운영을 노리고 폭사하는 흰빛의 지주망(거미줄)! 운영의 왼쪽에서 터져나오는 핏빛의 검광이 지주망을 덮쳐갔다. "안돼! 이놈들은 도검불침(칼이 들어가지 않는 단단한 몸)이다. 차라리 장력으로 떨쳐버려라!" 흠칫 단목우가 손을 멈추고 거의 동시에 오른쪽에서 푸른빛이 지주망을 향해 뻗었다. 백리진천이 알맞게 끼어 들었던 것이다. 운영은 뒤쪽을 돌아보며 외쳤다. "모두 머리 처박아라! 고개들면 책임 못진다!!" 운영은 소맷자락을 떨쳤다. 그러자 소매에서 하얀 가루가 퍼져나왔다. 순 간 방원 십여장을 감싸는 불꽃이 퍼져나왔다. 운영의 장기인 산화장법(散 火掌法)에 초화분(招火粉)이 더해져서 그 위력을 배로 강화한 것이다. 순식간에 석실을 가득 메운 불꽃에 휩싸인 인면제왕지주들은 괴상한 비 명을 지르며 검게 타들어갔다. 그리고, 지주망에 걸린채 반쯤 녹아가던 수 십구의 시신들도 같이 타들어갔다. 곽운회는 말로만 듣던 산화장법의 위력에 넋을 잃었다. 고금 오대 장법 에 하나인 산화장법은 익히기가 너무 힘들어서 오랜시간 절전(익힌 사람 이 없음)되어 있었다. "희생자는?" "어, 없는 것같습니다. 선배님." "조심해라. 아마도 이 인면제왕지주들은 불과 몇 년전에 풀어진 것들이 다." "그럼?" "음모의 주재자가 입동자(동굴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선물한 것이겠지." ".........." 냉소적인 운영의 한마디에 좌중에는 침묵만이 흘렀다. 백리진천은 허리 에 차고 있던 청운검을 뽑아 왼손에 쥐었다. 최대한 발검을 빨리하기 위 한 준비였다. 그때였다. 석실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곽운회는 정신을 차릴수가 없 었다. 생전 처음보는 기수(기이한 괴수)도 그렇고, 지금 발생하는 변괴도 그러했다. "쓰벌. 시작이군." "무, 무슨 말씀이신지..." "여기 동혈에 장난친 놈들이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는 뜻이지. 이 석두!" 운영이 곽운회의 고지식함을 비웃는 순간, 석실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것이 아닌가. '내가 여기서 살아나가기만 하면 점쟁이, 너 죽여버린다!!!!!!' 발밑이 허전해 지는 것을 느끼며 운영은 눈을 감았다. "선배님!!" "운영 선배!" 겨우겨우 의식을 차린 운영은 자신이 의외로 멀쩡함에 의아해 했다. '뭐야, 분명 나는 석실이 무너질 때.... 앗!' "너희들, 그꼴이....." 운영은 말을 이을수 없었다. 단목우는 한쪽 어깨에서 선혈을 흘리고 있 었고, 백리진천은 이마에서부터 엉망이었다. 그런데, 자신은 긁힌 상처하 나 없다??? '설마, 이놈들이 구해줬나.' "선배님이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다치신 데는?" 동시다발로 들려오는 질문에 운영은 미처 대답할수없었다. '이 놈들이 이렇게 경로사상이 투철할 줄이야. 크흑. 내가 그동안 너무 모질었군. 미안하다 아그들아.....' 이렇게 예절바른 아이들을 너무 의심했다는 생각이 들자 절로 미안한 마 음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좀더 잘해줘야겠다고 결심했다. 한동안 감상에 젖어 있던 운영은 일단 이 두놈들의 상처부터 돌봐야한다 는 것을 깨달았다. "자아, 겉옷을 벗어봐라." "////////////" 일단 상처부터 봐야겠다는 생각에 운영은 입을 열었다. 그러나 단목우는 얼굴만 붉힌채 꼼짝도 안하는 것이었다. "치료를 해야하니 벋어봐라." "......저어, 선배님. 이름을 불러주시면 안될까요?" 한참을 머뭇머뭇거리더니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소리를 하는 단목우. 순간 눈을 치켜올리며 살기를 풍기는 백리진천. '이놈한테 선수를 빼앗기다니!!!!!' 역시나 아무생각없는 운영. "그러지뭐. 그럼, '우'라고 불러도 되는 건가." "물, 물론이지요!!!!!! *.*" "선배님! 저도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질세라 끼어드는 백리진천의 고함소리에 운영은 살짝 눈을 찌푸렸다. '이 놈들이 단체로 살짝 맛이 갔나.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이게 뭐하는 짓이람.' "너는 또 왜그러냐?" "불공평합니다! 이 놈한테만 이름으로 부르다니요. 저도 불러주세요!!" ".........진천. 이제 되었냐?" "///////////" 졌다는 듯이 운영이 이름을 불러주자, 둘다 슬쩍 얼굴을 붉히며 버벅거 리는 것이었다. 운영은 그런 두놈을 한심한 듯이 쳐다봤다. 그러고는 대충 두사람의 상처에 지혈제와 금창약을 발라주고는 옷자락을 털며 일어섰다. "슬슬 출발하지. " "예!!" "이제 뭐하자는 소리냐....??" 힘차게 대답하고 일어난 것은 좋은데, 이 두놈이 운영의 양손을 꽉 잡고 놓아주질 않는 것이다. 운영이 이를 갈며 두 놈을 째려봤다. 백리진천은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이곳은 위험한 곳이니, 저희들이 꼬옥 지켜드리겠습니다!!" 단목우는 말없이 그저 운영의 왼손을 꼬옥 잡으며 대답을 대신했다. "내 몸정도는 내가 지킬수 있어! 당장 손 못놔!" "선배님. 이런 용담호혈(아주아주 위험한곳)에서는 서로의 위치를 분명하 게 하기 위해서 손을 잡고 있는 쪽이 좋습니다." ".......꼬옥" 백리진천이 그럴듯하게 변명하고 단목우는 그저 손아귀에 힘을 더할 뿐 이었다. 운영은 한숨을 포옥 내쉬었다. "그래그래. 니들 맘대로 해라." 백리진천과 단목우는 그저 기쁜 마음에 소리없이 웃었고, 운영은 이맛살 을 찌푸린채 고개를 저었다. '뭔가 속은 듯한 느낌인데.......?????' 역시나 어둡고 위험한 곳은 분위기 내기에 최고였다. 나무제비타불. 번 호 : 3424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6일 22:19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85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20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19, 조회: 429, 줄수: 301,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20 안녕하세요. 드디어 제 컴이 완쾌되었답니다. 오늘은 요기까지만 하고 가능하면 빨? 끝내도록 할께요. ^^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20 20화 혈문의 오산 그렇게 손에 손을 잡고(?) 무너진 석실의 잔해를 밟으며 전진했다. 묘하 게도 그들 세명이 떨어진 곳은 인공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이 험하기만했 다. '묘하다. 여기서부터는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전혀 없어......설마, 함정을 꾸민 놈들도 모르는 곳이란 말인가.' 양손을 두 놈들에게 잡힌 채 걷고 있던 운영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 전 까지는 분명 몇년새 새로 손본듯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이곳은 전 혀 그런 흔적이 없다. '손이 정말 부드럽구나.....^^' 백리진천은 자신의 왼손에서 가득히 느껴지는 감촉에 거의 제정신이 아 니었다. 정말 극락에라도 온듯한 기분에 발이 둥둥 뜨는듯했다. 이렇게 끈 끈이 1호가 헤롱거리고 있는 동안 끈끈이 2호의 행동은 더욱 은밀해지고 있었다. 단목우는 슬며시 손등을 쓰다듬던 손길을 좀더 위쪽으로 이동했 다. 팔을 위쪽으로 둘러 어깨를 감싸듯이 하면서 성희롱의 강도를 높이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끈끈이들이 열심히 자기할일을 하는 동안 운영도 열심히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이름하여 탈출로를 찾아서 점쟁이를 찾아 쥑인다!!! 라 는. 그렇게 여기 저기를 살피던 운영은 귀찮은 듯이 자신의 오른 손을 잡고 있던 백리진천을 뿌리쳤다. 그리고는 벽 한쪽 구석을 눌렀다. 갑작스런 운영의 행동에 망상에서 깨어난 백리진천이 뭐라고 하기도 전 에 동굴 전체가 흔들리면서 앞쪽으로 거대한 석실이 모습을 보였다. "아! 무영도수의 장보고다!" 운영의 들뜬 외침에 역시나 꿈에서 깨어난 단목우도 정신을 차렸다. 자 신의 목적이 생각났기때문이다. 세사람은 각기 다른 생각을 하면서 석실을 들어섰다. 방원 십장을 넘는 석실을 크게 세부분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온갖 물건 들이 석실을 가득가득 채우고 있었으나 누군가가 건드린 흔적은 없었다. '이 곳에 함정을 판 놈들도 여기는 못찾은 것같군. 이게 왠 횡재냐!!!' 운영이 기뻐하며 석실을 살피는 동안 다른 두 끈끈이들도 열심히 목적한 바를 찾기 시작했다. 석실은 크게 세부분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정면이 보고(보물창고)이고 왼 쪽이 서고(책창고), 오른쪽이 약고(약창고)로 되어 있었다. 당연히 백리진 천은 왼쪽으로 날아갔고, 단목우는 질새라 오른쪽으로 달려갔다. 운영은 혹시나 싶어 무왕비전이나 불사금단이 있나싶어 열심히 석실을 뒤집어 엎기 시작했다. '쓰벌, 역시나 로군. 별쓸모없는 것들 뿐이잖아......요란한 소문은 말짱 황 이야.' 백리진천은 열심히 책들을 뒤집었다. 하나하나 집어던져가면서 확인을 해나갔다. 그러다가 서고 한쪽 구석에 처박혀 있는 낡은 책자를 드디어 찾아냈다. '남남환희경! 드디어 찾았다!!!! 고맙다, 소예야. T.T' 그는 얼른 품속에서 붉은 비단을 꺼내 조심스럽게 책을 감쌌다. 그동안 단목우도 약고를 몽땅 쓸어버리면서 목표를 찾아냈다. 그는 단환 (알약)을 옥함속에 넣어 품에 간직했다. '영생력력환이 역시 있었구나. ^^' 이런 두 사람의 이상한 행동을 살피던 운영은 의문을 떨칠수 없었다. 분 명 무왕비전도 불사금단도 없었는데다, 별 쓸만한 보물도 없는데 요 놈들 은 이상하게 기뻐하고 있었던 것이다. '뭐, 나름대로 필요한 것을 찾았겠지.' 운영은 이해해 주려고 노력했다. 나이많은 자신이 참아야지 어쩌겠는가. 아직 어린애들과 싸울수도 없고. 운영은 기뻐날뛰고 있는 두사람을 재촉했다. "그만 날뛰고 빨리 나가자! 아무래도 불안해." "그러죠! 선배 ^^" "예!" 두 끈끈이들은 입을 헤벌쭉하면서 운영을 따랐다. 운영은 여전히 자신의 좌우에 버티고 선 두 사람을 봤다. "이보라구, 나도 내몸하나 정도는 지킬수 있으니까 그만좀 하지.++++" "안됩니다!!! 어떤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안전한 곳에 도착할 때까지는 참아주세요." 운영은 화가 머리끝을 넘어서는 것을 느꼈다. 이놈들이 자신을 완전히 어린애 취급하는게 아닌가. '쓰벌, 이놈들을 그냥 확 불싸질러 버릴까....' 그러나 운영은 하나뿐인 연인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싶은 끈끈이들의 섬 세한 마음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둔팅이 애늙은이에 불과했다. 석실 위쪽으로 통로가 나 있었고, 그들 세명은 별 어려움없이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운룡검객 곽운회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동혈 전체는 완전히 지옥으 로 변해있었기때문이다. 석실이 무너진뒤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암기들 과 독연(독 연기)들로 파견대뿐만이 아니라 정의맹의 경계를 뚫고 멋대로 뛰어든 무림인들까지 쓰러지고 있었다. "모두 동혈 밖으로 나가라! 이곳은 이미 함정에 불과하다!" "부상자를 바깥으로 먼저 내보내라!" 아우성 속에서 하나둘 빠져나왔다. 이미 절반 이상이 희생된 뒤였지만. 그때였다. 동혈 뒤쪽에 작은 울림이 생기면서 입구가 나타나며, 운영 등 세명이 모습을 보인 것이다. "아니! 무사하셨습니까? 백리대협" "곽대주, 이 것은?" 곽운회의 반색에 백리진천은 주변을 돌아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공기중 에는 피비린내가 진동을 하고 있었고 여기저기에는 빈사 상태의 중상자들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단목우는 살짝 고개를 돌려 운영의 안전을 확인한 후 품속에서 작은 옥 함을 꺼내 내용물을 확인했다. 이곳에서 반드시 얻어야 할 것을 얻었고, 안전하게 동혈 밖으로 나왔으니 자신은 이제 볼일 없음이었다. 백리진천은 약간의 책임감을 느꼈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붉은 비단 책 보퉁이를 곽운회에게 내밀었다. "곽대주! 이것을 꼬.옥. 하남 백리세가로 가져가 주시오. 이제부터 뒷처리 는 내가 할테니 부탁드리겠소." "알겠습니다. 대협" 백리진천이 뒷처리를 하겠다는 말에 곽운회는 기뻐하며 대답했다. 이제 어깨의 짐을 조금은 던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 세사람을 보면서 눈 동자를 굴리는 파견대원 중의 한명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이곳은 어둡고 사기(死氣)가 넘치는 곳이다. 사방이 꽉 막혀 있어 외부와는 단절되어 있었고, 중앙의 붉은 향로에서 는 핏빛의 연기가 쉴새없이 흐르고 있었다. 혈천사황(血天死皇) '위지 단'은 가만히 그런 향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제 혈문(血門)의 삼백년 대계가 완성되어 가는 참이었다. 이미 대파산에는 십만근의 화약이 준비되어 있었다. 운좋게 동혈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단숨에 날려버리기 위한 것이었다. 그렇게 그는 무림의 초절정 고수들을 한꺼번에 처치하기 위해서 무영도수의 장보도를 이용해서 그들을 대파산 으로 유인한 것이다. 그때 조심스러운 음성이 위지단의 상념을 끊어냈다. "문주님." "무슨 일이냐." "파견대에 밀파(은밀하게 파견하다)한 잠영1호(첩자)로부터 급전(긴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 "백리진천과 단목우, 그리고 백발선동 운영이 무영도수의 장보고를 발견 한듯합니다." "........장보고를 발견해? 본 문에서 무려 오년동안 찾아도 찾지 못했지 않 느냐?" "예. 한데 그들이 발견해 낸듯합니다. 더군다나........" "말해봐라." 조심스럽게 들려오던 음성이 망설이는 듯하자 위지단은 재촉했다. "예. 백리진천이 파견대의 대주 운룡검객 곽운회에게 무언가를 맡기며 백리세가로 가져갈것을 부탁했다 합니다." "무언가라니?" "붉은 비단으로 감싼 책자라고 합니다..........만" ".....책이라고? 설마" "그리고, 단목우도 작은 옥함을 소지하고 있었다 합니다." "..........설마 무왕비전과 불사금단이란 말인가...." "......주위가 있어서 내용물은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합니다." "무왕비전과 불사금단은 좀더 많은 고수들을 유인하기 위해 본 문에서 거짓으로 퍼뜨렸을 뿐인데....설마, 그것이 진짜 있었던 말인가..." 혈천사황 위지단은 잠시 말을 이을수없었다. 이제 잠시후 마지막 안배로 십만근의 화약을 터뜨려 대파산 전체를 날려버릴 참이었다. 하지만, 그들 이 진짜로 무왕비전과 불사금단을 얻었다면....... 위지단은 잠시 생각을 가다듬었다. "마지막 안배는 어떻게 되었느냐?" "준비가 끝난상태입니다. 이제 점화만 하면 됩니다. 문주" "중지하라. 그들이 정말 무왕비전과 불사금단을 얻었다면 반드시 그것을 탈취해야 한다!" "옛!" "혈문쌍위를 모두 출동시켜 반드시 무왕비전과 불사금단을 얻도록 하 라!!" "존명!" 음성은 우렁찬 외침과 함께 사라졌고 석실은 다시 고요를 찾았다. "무왕비전과 불사금단만 손에 넣으면 천하를 손에 넣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다! 이번에 비록 마교는 중립을 지켰지만, 정의맹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터. 후하하하하하하하 " 고요한 석실에 위지단의 외침만이 울려퍼졌다. "마영(魔影)!" 단목우는 동혈을 나오자 낮은 외침을 토해냈다. 그러자 검은 그림자가 단목우 앞에 나타났다. 주위에서는 그 그림자의 은밀함에 경호성을 토내 했다. 그림자가 나타나자 단목우는 옥함을 건넸다. "이 것을 본 교에 가져가라! 너의 목숨을 걸어서라도 완수하도록!!" "존명!" 마영은 옥함을 받아들자 나타났을때와 마찬가지로 소리없이 사라졌다. 운영은 그들이 가지고 나온 것이 무엇인지 상당히 궁금해 지기 시작했 다. 자신이 보기에는 별 쓸만한 것이 없었는데 저렇게 신중하게 행동하니 당연히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뭐냐? 그것들이." "////////// 별것 아닙니다. 신경쓰지 마세요. 선배" "////////// 어서 가시죠." 둘다 얼굴을 붉히며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운영은 심통이 났으나, 이 두 놈들에게는 꺼리는 것이 있어서 성질을 부릴수없었다. 백리진천은 서둘러 부상자를 긴급히 후송하도록 했다. 정확한 지시와 단 호한 태도가 과연! 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생존자들을 하산시키고 시신을 한군데로 모으게 하는등 바쁘게 움직였다. 문득 운영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뭐지. 저게....' 동혈을 중심으로 반경에 넓게 퍼져있는 이상한 흔적. 운영은 가장 가까 이의 흔적을 슬며시 뒤집어 봤다. 놀랍게도 매캐한 초연냄새가 나는 화약 이 깊숙이 묻혀있는게 아닌가. '설마......' 놀랍게도 운영이 조심스럽게 살펴본 열군데에서만 수백근 이상의 화약이 발견되었다. 운영은 단목우를 손짓해서 불렀다. 단목우도 안색을 바꾸었 다. "우. 발견된게 이정도의 화약이면, 아직 찾지 못한 것은 몇배가 될지 모 른다. 아마도 함정을 판 놈들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살아남은 사람들 전부 를 몰살시킬 셈이었는 것 같아." "그럼 어째서 폭발시키지 않은 걸까요. 선배" "글쎄. 이유는 알수 없지만, 뭔가 사정이 있었을수도...." "어쨌든 빨리 인원을 하산시키는게 좋겠지. 너도 좀 도와라."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대파산을 내려왔다. 아직도 대파산 쪽에서는 피비린내가 감도는 듯했다. 하지만, 대파산을 오른 수천명의 사람들 중에서 살아 내려온 자는 절반 에도 미치지 못했다. 비록 혈문이 그들을 몰살시키지는 못했으나, 막대한 피해를 입힌 것은 사실이었다. 허나, 그들은 혈문의 마지막 안배가 왜 발동하지 않았는지 끝내 알수가 없었다. =========================================================== 긴급좌담회. 참석자 : 제비, 끈끈이1호, 끈끈이2호, 케이아스 케이아스 : 모두 모인 것같군. 켈켈켈켈 제비 : 갑자기 왜그래? 케이아스 : 켈켈. 좋은 일이 있었거든. ^^ 일동 : ??? 케이아스 : khai,lee님이 너희들 이미지를 보내주셨거든. 한번 볼래?? 일동 : 침묵 제비 : (열심히 보다가 입이 찢어진다.) 역시 천하절색의 미인이군. 헤헤 헤헤헤 (케이아스, 제비의 자화자찬을 참다못해 꿀밤 한대를 먹인다.) 제비 :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우는 척)우에에엥! 작가가 날 때렸어!!!! 끈끈이1호, 끈끈이2호. 사정없이 케이아스를 쥐어박는다. 터져나오는 비명 소리. 끈끈이1호 : (손바닥을 털면서)역시 내가 더 잘생겼어. 흐뭇 끈끈이2호 : (칼을 잡으면서)죽어! 내가 훨씬더 낳아!!! 끈끈이들 내분이 벌어진다. 살벌한 검광. 제비 : (마냥 웃으며 khai,lee님이 보내주신 사진을 고이 접는다.)이틈에 도망쳐야지! 이봐, 작가 잘있어!!! 제비, 말리는 케이아스를 사뿐히 즈려밟고 유유히 사라진다. 케이아스 : 안돼!!!!! 이때 뒤에서 끈끈이들이 케이아스를 포위한다. 처참하게 터져 나오는 비 명소리. khai,lee님. 감사합니다. 정말정말 예쁜 그림이에요. 특히, 운영은 넘 이뻐 서.....헤벌쭉 ^^ 번 호 : 3425 / 3429 등록일 : 2000년 10월 06일 22:19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84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21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11, 조회: 171, 줄수: 303,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21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울면서 업하는 중이랍니다. 애써서 21,22편을 써서 올리려는 데....흑, 22편이 화일손상! 이랍니다. 22편을 다시 쓸걸 생각하니 앞이 캄캄.... 21편도 혹시나 싶어서 지금 올려버립니다. 그럼. (요즘은 수난의 날들이로군.....)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21 21화 보물을 도둑맞은 자의 원한 (남자의 원한은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넓다.) 혈문(血門) 쌍위(雙衛) 중에 하나인 추혼대의 대주 '혈겸겸 주 채'는 자 신을 향해 날아내리는 전서구(통신용 비둘기)를 받아들었다. 그는 비둘기 의 다리에서 전통을 빼들고 내용을 확인했다. ' 잠영1호. 백리진천은 목표물을 파견대주 운룡검객 곽운회에게 보관하 게 했음. 그는 현재 하남의 백리세가로 향하는 중임. 단목우는 온 마영 이 라는 인물에게 옥함을 맡겨 마교로 운반하게 하였음.' 추혼대주 혈겸 주채는 같은 쌍위의 하나인 사혼대주 '마편신영(魔鞭神影) 유 상천' 을 돌아봤다. "유대주. 일단 우리들이 하나씩 맡아야 겠소." "그러지요. 주대주. 우리 사혼대는 그 마교의 마영이라는 인물을 뒤쫓겠 소." "음. 추혼대는 운룡검객 곽운회를 쫓아야 겠군. 그럼 출발합시다." 각기 절정의 고수 이십명으로 구성된 추혼대와 사혼대는 혈문에서도 쌍 위라고 불릴 정도로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세력이었다. 혈문주 혈천사 황 위지단이 이들을 한꺼번에 출동시켰다는 것은 그만큼 이 일을 중요시 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주채는 가벼운 고개짓으로 추혼대를 이끌고 자리를 떠났다. 스무명이 넘 는 인원이 움직이는 데도 웃자락 스치는 소리조차 나지 않을 정도였다. 가히 이들의 성취가 어느 정도인지를 상상케 했다. "대주님! 오십장 전방에서 운룡검객 곽운회와 두명의 정의맹도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어느정도면 따라잡을 수 있겠나?" "약 일각 정도면 가능할 것같습니다." "좋아. 당장 출발하라!" "존명!" 주채는 자신의 무기인 핏빛의 대 낫을 꺼내들었다. 이것에 피를 묻혀본 지도 오래간만이었다. 그는 낫의 날부분을 살며시 손가락으로 훑었다. 기 분좋은 섬뜩함이 느껴졌다. 주채는 뒤를 보며 손짓했다. 스무명의 추혼대 는 일사분란한 움직임으로 대형을 짰다. "시작하라!" 대답도, 한줄기 기함성(고함소리)도 없이 그들은 앞에서 보이는 목표물을 향해 공격해 들어갔다. 운룡검객 곽운회는 자신의 수하 두명과 함께 최대한 빨리 말을 몰아갔 다. 천하의 백리세가의 가주의 명인데 감히 누가 거역하겠는가. 곽운회는 등뒤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순간 몸을 틀며 돌아보았다. 스무명의 혈의 인 영들은 순식간에 자신을 타넘으며 주변을 포위했다. 곽운회는 대경실색하 며 검을 뽑아들었다. "너희들은 누구냐! 감히 백주대로에서 이런 짓을 하다니!" "정의맹의 위세를 빌리는 것이냐. 어리석은 놈같으니." "무, 무슨 말이냐!!!" 혈겸 주채의 차가운 말에 곽운회는 한줄기 소름이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것을 느꼈다. 이들은 자신을 알고 있다. 이번 하남행은 정의맹에도 알리지 않은채 출발한 것인데 이들은 이미 알고 있는것이 아닌가. 그때 다시 그의 귀를 울리는 차가운 음성이 곽운회를 정신차리게 했다. "백리진천이 너에게 맡긴 물건만 내놓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이들은 모든 것을 알고있다! 이번일을 알고 있는 것은 나와 파견대의 생존자들 뿐인데....설마! 첩자가 있단 말인가!' 곽운회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자신의 뒤에 있던 수하 두명을 돌아보 았다. "너희들은 최대한 빨리 백리세가에 가서 구원을 요청하도록 하라! 파견 대 내에 첩자가 있었다는 말도 전하도록!" "대주님!!" "어서 가라! 이곳은 내가 맡겠다!" 곽운회는 머뭇거리는 수하들을 내쳤다. 동시에 그는 검을 들어 포위망의 한쪽을 공격해 갔다. 최소한 수하들이 도주할 시간을 벌어야만 했다. 혈겸 주채의 손짓하나에 포위망은 순식간에 좁혀들어왔다. 곽운회는 이를 악물 고 운룡개천(雲龍開天)의 초식을 펼쳤다. 그와 동시에 신형을 날린 수하들 이 포위망을 빠져나가는 것을 보았다. '다행이다. 저들만이라도 살아서 백리세가까지 도착하길...' 그러나 그는 추혼대와 혈겸 주채의 목적이 그들이 아니라 백리진천이 자 신에게 맡긴 물건이라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추혼대는 고의로 그들의 길을 열어주었던 것이다. 어차피 혈문은 이제 공개적으로 나설 것이니 첩 자문제쯤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커헉!!!" 곽운회는 불과 십여초만에 한쪽어깨를 부여잡았다. 이들은 자신을 놀리 듯이 하면서 공격하는데도 십여초를 버티지 못한 것이다. "도대체 너희들은 누구냐!!!" "피식~ 곧 죽을 놈이니 알려주마. 우리는 혈문에서 나왔다. 나는 혈문 쌍 위중 추혼대주 혈겸 주 채다!" 주채의 일갈과 함께 자신을 난도질 할듯이 뻗어오는 십여자루의 칼날 앞 에서 곽운회는 눈을 감았다. '죄송합니다. 백리대협. 당신의 부탁을 지키지 못했군요.' 가슴이 쩌억 갈라진채 널부러진 곽운회의 시신을 보며 주채는 옆의 수하 에게 명령했다. "놈의 품을 뒤져봐라!" ".........대주님, 여기 있습니다!" "틀림없군. 붉은 비단 보퉁이." 수하가 가져온 붉은 비단을 품속에 넣고 주채는 퇴각을 명했다. 추혼대 는 불과 두명이 가벼운 경상을 입었을 뿐이었다. 소리도 없이 모습을 감 춘 추혼대의 뒤쪽에 시체 한구만이 남았있었다. 마영은 연신 뒤를 돌아봤다. 대파산을 출발하여 십만대산에 있는 마교 본산을 향하던 그는 두어시진 전부터 자신을 뒤쫓는 인기척을 느꼈다. 그 는 소교주인 단목우의 그림자로써 누구보다도 신법과 은신술의 대가였다. 그런 그가 지금 꼬리를 떨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디서 이런 놈들이 나왔지. 도저히 떨쳐버리수가 없다. 더군다나 한두 명이 아니다.' 안색을 창백하게 하며 마영은 자신의 품을 더듬었다. 소교주 단목우가 맡긴 물건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만했다. 세시진째 마영을 뒤쫓고 있던 사혼대주 마편신영 유상천은 내심 결판을 낼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한시진이 지나면서부터 자신들의 기척을 눈치 챈것을 보아 만만한 상대는 아닌듯했지만, 사혼대의 상대로는 아직 멀었 다. 유상천은 살짝 손짓으로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사혼대는 소리없이 마 영을 포위했다. '끝이다. 도저히 도주는 불가능하다.' 마영은 자신이 포위되었음을 느꼈다. 소리없이 자신을 포위한 자들은 서 서히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다. 갑자기 오른쪽에서 살기와 함께 섬광이 마영을 덥쳐왔다. 마영은 순간 신형을 날리며 그 공세를 피했다. '제법인데. 사혼대의 일격을 피하다니.' 유상천은 약간은 감탄하면서 회풍편영(回風鞭影)의 초식으로 마영의 퇴 로를 차단해 나갔다. 마영은 엄청난 편영(채찍그림자)과 함께 머리위에서 부터 덮쳐오는 검광을 피해낼수없었다. "커헉....." "제법 하는 놈이지만, 상대가 나빴다. 놈의 품을 뒤져라!" 마영이 쓰러지자 유상천은 차갑게 명령했다. 수하 하나가 재빨리 품안을 뒤져서 푸른 옥함을 찾아 유상천에게 내밀었다. 유상천은 만족스럽게 미 소지으며 퇴각을 명했다. "명령을 완수했으니 돌아가자. 퇴각!" 백리진천은 열심히 뒷처리를 했다. 어서어서 세가로 돌아가서 그.것.을 익힐 생각에 여념이 없었다. 절로 입술이 위로 올라갔다. 바쁘기는 운영이 나 단목우도 마찬가지였다. 운영은 장보고에서 대충 꺼내온 보물들을 처 리하느라 바빴고, 단목우는 그런 운영을 따라 다니랴, 뒷처리도 도우랴 정 신없었다. 그렇게 이삼일을 바쁘게 보내던 백리진천은 의외의 사태를 맞아야했다. 갑자기 세가에서 인편이 오고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해왔던 것이다. "그, 그게 사실인가....." "예. 가주님. 운룡검객 곽운회 대협은 참사를 당하셨고, 가주께서 부탁하 신 물건은....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대체! 대체 누구짓이냐!!!!" "생존자들은 알지 못한다 했습니다. 단지, 이번 파견대의 생존자중에 첩 자가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저,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감히. 감히. 그것을 도둑질해 가다니!!!!" 백리진천이 이를 갈며 살기를 내뿜자 수식을 전하던 수하는 숨도 크게 쉬지 못했다. 그저 고개를 숙인채 백리진천의 화가 가라앉기만을 기다렸 다. 한참을 분노에 떨던 백리진천은 얼음장같은 어조로 명령했다. "당장 무림 전체에 흐르는 암류에 대해 조사하라! 그리고 정의맹에도 연 락해서 이번 파견대 생존자 전원을 감시하라고 전하라!" "존명" 백리진천의 명령이 떨어지자 수하는 나는듯이 방을 나섰다. 도저히 가주 의 기세를 견딜수 없었기때문이었다. 그렇게 백리진천이 분노와 살의에 젖어 있을때. 단목우는 마교에서 온 사신을 맞아야했다. "소교주님. 마영의 시신이 십만대산 부근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뭐라고! 누가, 누가 한 짓이냐." "일단 시신을 수습했으나 범인은 한둘이 아닌듯했습니다." "본좌는 그에게 물건을 맡겼었다. 그것은???" "...시신에서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빠드드득. 단목우에게서 이빨이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신은 더욱 고개를 숙이며 숨을 죽였다. 전신에서 살기가 풍겨나와 숨쉬기 조차 힘들었다. "당장 조사하라! 범인을 알아내야 한다!!! 만약 알아내지 못하면 밀영각 전원의 목을 치겠다!" "존명!" 단목우는 전신을 떨며 분노를 참아야했다. "용서하지 않겠어!!! 절대로. 감히 그것을 훔쳐가다니, 찾아내서 반드시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해주겠다!" 그렇게 백리진천과 단목우가 분노와 살의에 휩싸여 있을 때 두가지 물건 은 안전하게 혈문의 총단에 도착해 있었다. 추혼대주 주채와 사혼대주 유상천은 기꺼운 마음으로 혈천사황 앞에 부 복하고 있었다. 혈천사황 위지단은 수하의 유능함에 기뻐하며 흐뭇한 미 소를 지었다. "그래,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 "추혼대에 가벼운 경상자가 두명이고, 사혼대는 피해가 없습니다. 문주" "좋군. 그 정도면 능히 천하를 도모할수 있겠어. 그래, 쌍혈들의 반응은 어떻다고 하던가?" 위지단의 마지막 질문의 대답은 자기앞에 부복해 있는 두명이 아니라 자 신의 뒤쪽에서 들려왔다. "백리진천은 백리세가의 모든 정보망과 개방을 동원해서 추적하고 있고, 단목우 또한 마교의 밀영각을 전원 동원하고 있습니다." "후하하하하, 그들이 아무리 애를 써봐도 이미 무왕비전과 불사금단은 본좌의 손에 있거늘...." "모든 것이 문주님의 흥복이오니 속하들도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모두 물러가 봐라. 수고했노라." "존명" 위지단은 흡족한 대소를 터뜨리며 기뻐했다. 그는 자신의 손안에 있는 붉은 비단을 펼치기 시작했다. 조심스러운 손길로 비단을 펼치자 과연 한 권의 낡은 책자가 드러났다. 그는 떨리는 손길로 책을 집어갔다. "과연 무왕.......에잉????" 위지단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없었다. 몇겹의 비단을 펼치고 찾아낸 책자의 겉장에 적혀있는 글자는......'남남환희경(男男歡喜經)'???? "이, 이게 뭐냐????" 서둘러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온갖 낯뜨거운 자세들이 세밀 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것도 남녀가 아닌 남남의 자세들이었다. 그림마다 상세하게 주해(설명)가 달려 있었고, 마지막에는 주의점까지 첨부되어 있 었다. 위지단은 책을 움켜쥔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이, 무슨.......흉칙한 색서가 들어있다니!!!! 설마 불사금단도!!!!" 그는 서둘러 옥함을 열었다. 거기에는 하얀색의 유지(기름종이)에 싸인 환단(알약)하나가 들어있었다. 위지단은 거칠게 유지를 벗겨냈다. 그 안에 는 표면에 '력(力)'자가 그려진 검고 둥근 내용물이 나타났다. "이 건..또 뭐냐??" 떨리는 손길로 환단을 살피던 위지단은 벗겨낸 유지에 뭔가가 적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 영생력력환(永生力力丸) 복용법 : 환단을 삼등분한 후 식후 이각(삼십분)이 지난 후에 복용할 것. 주의점 : 초강력 정력제로 노약자는 복용하면 안됨. 절대로 물과 함께 복용하면 안됨. 그냥 씹어서 삼킬 것. 효 능 : 죽을 때까지 양물(거시기)이 숙여지지 않음. 특히, 불능자에게 효과가 있음. ] 세심하게 복용법과 주의점, 효능까지 적혀있었던 것이다. 위지단은 손에 든 환단을 내팽겨쳤다. 환단은 순식간에 가루가 되었다. "쌍위까지 출동시켜서 얻은 것이 고작 색서에 정력제라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길에 남남환희경은 재가 되어 버렸다. "크아아아아악!!!!" 그날 혈문의 모든 사람들은 무려 한나절동안 문주의 처소에서 터져나오 는 괴성을 들을수있었다. 번 호 : 3422 / 3439 등록일 : 2000년 10월 07일 14:22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174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22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19, 조회: 578, 줄수: 413,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22 열심히 화일복구를 해서 거의 사분의 일정도를 건졌습니다. 훌쩍 자아, 올라가겠습니다.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22 22화 쌍혈, 무림의 평화를 위해 싸우다?? 백리진천은 초조하게 방안을 돌고 있었다. 그는 현재 백리세가의 모든 인 원으로 이번 파견대의 생존자를 감시하고 있었다. 운룡검객 곽운회와 마영 의 시신에서는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정의 맹 안에 있다는 첩자의 존재를 알아내는 것뿐이었다. "가주님!!" 갑작스런 부름에 백리진천은 얼른 방문을 열었다. 천기각 소속의 수하가 상기된 얼굴로 그를 보고 있었다. "어떻게 되었나?" "드디어 꼬리를 잡았습니다. 생존자를 전면 밀착 감시하던 중 수상한 행 동을 하던 자를 찾았습니다." "당장 생포하라! 절대 죽여서는 안된다!" "존명!" 수하는 고개를 숙이고 급히 모습을 감췄다. 백리진천은 몇번이고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가를 반복하다가 문을 박차고 달려나갔다. 도저히 기다릴수 없었기 때문이다. 잠영1호는 조심스럽게 전서구를 날렸다. 갑작스런 혈문의 호출에 삼엄한 감시망을 뚫고 겨우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운룡검객 곽운회의 죽음으로 정의맹은 많이 살벌해져 있었다. 정의맹 안에 첩자가 있다는 소문이 돌며 여기저기서 감시자가 눈을 부릅뜨고 있는 마당에 혈문에서 호출이 왔던 것 이다. '제길. 하필 지금 호출이 오다니.....' 밤하늘을 날아가는 전서구를 보며 잠영1호는 소리없이 신형을 돌렸다. 순 간 그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검은 인영들이 자신을 빈틈없이 포위하고 있 는게 아닌가. "현무대 소속 철면호(鐵面虎) 진구악. 여기서 뭘 하고 있었던 건가?" 백리세가의 천기각주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철면호 진구악, 아니 혈문 잠 영1호는 억지로 태연을 가장했다. "잠이 오지 않아 잠시 산책을 나왔을 뿐입니다." "쿡. 산책을 나와서 비둘기를 날리는 게 취미인 모양이지?" 비웃는 천기각주의 말에 잠영1호는 다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치잇!" 잠영1호는 신형을 뽑아 올리며 포위하고 있던 사람들을 타 넘으려고 했 다. 그 순간 포위하고 있던 사람들 뒤쪽에서 살벌한 검광이 터져나왔다. 잠 영1호는 기겁을 하고 몸을 돌렸으나, 이미 그쪽에는 천기각주가 대기하고 있었다. 꼼짝없이 생포당해 순식간에 아혈(말을 못하게 하는 혈도로써 혀를 물지 못하도록 하기위해서)과 마혈(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혈도)을 봉해졌 다. 바닥에 힘없이 쓰러지면서도 잠영1호는 악착같이 자신을 공격한 인물 을 쳐다봤다. 푸른빛 경장에 장검. 수려한 외모. 젊은 나이에 걸맞지 않는 무공. '철혈검 백리진천까지 나왔었나....." 천기각주는 반갑게 백리진천을 맞았다. "가주까지 오셨습니까." "놈을 뇌옥으로 끌고가라. 나도 곧 가겠다." "아니, 가주께서 직접 심문하시겠습니까. 저희들이....." "그럴 필요 없다. 내가 직.접. 가겠다." "존명" 살벌한 백리진천의 말에 천기각주는 고개를 숙이며 복종했다. 이 고지식 하고 온건했던 자신의 주군이 얼마전부터 조금 이상해지기 시작했다는 것 을 아.주.잘. 알고 있었다. '그게 아마 저 망할놈의 제비를 만나고 난 뒤부터 였지.' 잠영1호는 사방이 열두자정도 되는 작고 어두운 석실로 옮겨졌다. 그 석 실벽에는 온갖 종류의 고문도구들이 빽빽이 걸려있었고, 중앙에 작은 절제 의자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천기각주는 잠영1호를 그 의자에 구속하도 록 지시했다. 손발과 몸뚱이, 그리고 목부근에 가죽 구속구가 채워지고 말 그대로 손가락 하나 까딱 못할정도로 엄중하게 속박되었다. 천기각주는 그런 장영1호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정의맹안에서 장난질을 하다니, 네 놈을 어디 소속이냐!" "..........." 잠영1호는 입을 다문채 천기각주를 노려보기만 했다. "쿡, 그래도 기백이 있군. 과연 언제까지 버틸지는 모르겠지만." 천기각주는 그런 잠영1호를 비웃으며 형리를 호출하려했다. 하지만, 석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백리진천이었다. 천기각주는 급히 고개를 숙였다. "어찌 가주께서 직접 오셨습니까." "나가보도록. 본좌가 직접 알아보겠다." ".......예" 음산한 살기가 풍기는 백리진천의 말에 천기각주는 그저 복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천기각주가 조용히 나가자 백리진천은 석실 중앙에 결박된 잠영1호에게 다가갔다. "크아악!!!!!!" "커헉!!" "으아아아아아!" 백리진천이 들어간뒤 근 두시진(네시간) 동안 끊임없이 들려와, 석실 밖에 서 대기중이던 사람들을 떨게했다. 그들은 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한채 숨 을 죽이고 있었다. "도대체 가주께서 도난당한 것이 무엇이기에 저렇게 까지 하시는거요." "그것은 저희들도 알지 못합니다. 그저 붉은 비단의 책보퉁이라는 것만 알뿐이지요." "설마, 저 무왕비전이라도 되는 걸까요?" "아닐껄요. 같이 동행하셨던 백발선동 선배의 말에 의하면 보고 안에는 무왕비전도 불사금단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럼 도대체 뭐였기에........" 그렇게 비명소리는 근 한시진을 더 울리고 나서야 그쳤다. 백리진천은 면 포(손수건정도로 생각하세요)로 손을 닦으면서 밖으로 나왔다. 깨끗했던 청 의 경장 여기저기에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백리진천은 급히 고개를 숙이 는 사람들을 보며 냉랭한 어조로 명했다. "놈이 혈문(血門) 소속이라고 실토했다. 천기각주는 놈에게서 상세한 자백 서를 받아내고, 나머지는 놈이 날린 전서루를 추적하라. 개방의 만리신구 (만리를 간다는 엘리트 비둘기)라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존명!" 살벌한 백리진천의 명령에 사람들은 대꾸 한마디 없이 복종했다. 옛날부 터 상관이 미쳐날뛰는 이럴때는 알아서 기는 편이 목숨을 부지하는데 최고 였다. 백리진천은 피비린내를 풍기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기다린 듯이 단목우가 앉아있었다. 그런 단목우를 발견한 백리 진천의 눈을 불쾌한듯이 일그러졌다. "무슨 일이지....." "너하고는 언제한번 이야기를 해보려고 했었지. 지금 이라면 어떨까." "좋아. 하고 싶은 말은?" "너, 선배를 포기할 생각은 없냐?" "피식~~~ 웃기는 군. 너도 포기할 생각 없으면서 나한테 강요하는 거냐?" "..........그런가. 지금 어쨌든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니까. 어떤 놈들이 장난 친 거지?" "혈문이라고 하더군. 뭐, 천하를 도모한다고 하더구." "...........너, 보고에서 가지고 나온 것이 뭐지?" "...........너야말로 뭘 가지고 나온거야?" 두사람은 한동안 서로를 노려봤다. 하지만 그걸로 기가 죽을 상대라면 처 음부터 시작도 안했을 것이다. "어쩔수없군. 그럼 동시에 말하기로 하지." "좋아." "남남환희경(男男歡喜經)" "영생력력환(永生力力丸)" "!!!!!!!" 동시에 두사람을 입밖으로 튀어나온 단어들은 각기 상대방을 당혹시켰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아.주.잘. 알고 있었다. (백리진천의 아버 지는 알아주는 풍류객. 단목우의 어머니는 잘나가던 바람녀) 서서히 방안의 긴장이 흐르며 살벌해질 때였다. 방밖에서 다급한 발소리 가 들리며 천기각주가 보고했다. "가주님. 놈의 자백에 따르면 혈문의 본거지는 절강성에 있다고 합니다. 개방의 도움으로 전서구가 날아든 장원을 조사하니 '제왕문(帝王門)'이었습 니다. 본래 절강성 제일문파는 '금검보'였는데, 요 몇년사이 제왕문이 갑작 스런 세력확장으로 거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제 왕문은 절강을 넘어 주위에까지 세력을 넓히고 있다고 합니다." "!!!!" 백리진천과 단목우는 다급히 방밖으로 뛰쳐나갔다. 백리진천은 정의맹 수 뇌부에 긴급 회의를 요청했다. 단목우는 마교에서 보내온 수하를 호출했다. 마영의 사고를 전하기 위해 왔던 수하로 밀영각 소속이었다. "당장 마교 전위대를 소집해서 절강으로 오게 해라. 목표는 제왕문이다. 절대로 정의맹에 선수를 빼앗기면 안된다! 알았나?" "존명!" 검은 인영은 소리없이 모습을 감췄고 단목우도 출발준비를 서둘렀다. 서둘러 정의맹에 회의가 소집되고 구대문파와 사대세가의 연합세력이 형 성되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개방 방주 취걸개(醉乞 )만은 꼼짝할 수없 었다. "이봐, 거지 늙은이. 정말 점쟁이 어디 숨었는지 모르겠냐? 응?" "아 글쎄, 모른다니까!!!!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운영이 정의맹에 돌아온 날부터 취걸개는 들볶이고 있었다. 바로 만통자 의 행방을 알아내라는 독촉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는 것이다. 운영의 현 재 목표는 '사이비 점쟁이 만통자를 찾아서 쥑인다.'였다. 주름살이 쪼글쪼 글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취걸개가 펄펄 뛰었다. 하지만, 운영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니 놈이 모르면 누가 아냐! 거지떼들의 왕초주제에 그것도 모르냐!!!" "이보라구. 시간을 줘야 할 것아냐. 이번 일만 해결하고 나면 내 꼬옥! 찾 아줄께. 응?" "...........좋아. 약속이다. 거지." "그래그래. 에휴~~~~~~" 취걸개가 애원을 하자 그제서야 운영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틈에 취걸개는 번개같이 방을 나서서 도망쳤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 "현재 정의맹의 연합세력은 절강성 경계를 넘고 있습니다." "으드드득!!!! 비겁하고 교활하기 짝이 없는 놈들!!!" "....어떻게 할까요. 문주님." ".......좋아. 정면 대결을 원한다면 그리 해주지!!! 당장 문도들을 준비시켜 라!" "존명!" 혈문 문주 혈천사황 위지단은 이빨을 갈아대며 간신히 평정을 유지했다. 이제는 정면 충돌이다. 어차피 삼백년간 준비해온 마당에 겁날 것은 없었 다. 그따위 정도의 위선자들로 이루어진 연합세력쯤이야 신경쓸것도 없었 다. 게다가 자신이 수십년의 심혈을 기울인 쌍위가 건재하니 붙어 볼만 했 다. 그렇게 제왕문 아니 혈문이 온통 전운에 휩싸이며 착착 전투준비를 하는 동안 정의맹의 연합세력은 절강성 경계를 넘어 제왕문을 향하고 있었다. "소교주님. 이제 곧 절강성입니다." "그래. 수고했다." 단목우는 마교의 전위세력과 마교 사대 호법까지 거느리고서 은밀하게 절 강성 경계를 넘고 있었다. 혈문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할만틈 조심스러운 움직임이었다. '반드시 정의맹보다 선수를 쳐야한다! 백리진천. 이놈!!!! 감히 그런 색서 를 가지고 나오다니......' 단목우는 내심 다짐을 하면서 걸음을 재촉했다. "정의맹과 혈문이 정면으로 붙으면 우리들은 배후에서 습격을 가하도록. 최대한 단시간내에 혈문의 중추부를 뚫어야 한다!" "존명!" 절도있게 단목우가 명령을 내렸고, 그런 단목우를 보면서 마교 사대호법 은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이 어린 소교주가 정말 잘 자랐다고 느꼈다. 전 전대 교수였던 '암천마군(暗天魔君) 단목풍'을 보는듯해서 더욱 기뻤다. 그 들은 옛날에는 암천마군의 사대시위였었기에, 현 교주인 혈수신마 유운제 보다도 단목우를 더 중요시 했다. 정의맹이 정면돌파로 시간을 끄는 사이에 배후에서 습격하여 피해를 줄이 면서도, 혈문의 요충지를 공격하여 성공한다면 마교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런 점들을 생각하면서 사대 호법들은 단목우의 성장에 매우 기 분이 좋았다. '허허허. 이분이 정식으로 교주위를 계승할 때가 되었군.' '정말이네. 어느새 이렇게 성장하시다니....' '마치 암천마군님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 같아.' 정의맹의 연합세력은 혈문의 전위 세력과 부딛쳐 나갔다. 사방에서 검광 이 번득이고 피비린내가 풍겨나왔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이 맨 앞에서 싸우는 철혈검 백리진천이었다. 그 뒤쪽 중앙에서 운영이 귀찮은 듯이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젠장. 취걸개 늙은 거지를 놓칠까봐 따라왔는데. 아무래도 괜히 온것같 아......." 한번씩 손이 흔들릴때마다 혈문도들은 불길에 휩싸여 비명을 질렀다. 그 러면서도 눈으로는 취걸개의 행적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었다. 백리진천은 사방에서 달려드는 혈의 인영들을 사정없이 도륙하면서 앞으 로 전진했다. 목표는 혈문 중앙에 우뚝 솟은 전각이었다. '빨리 서둘러야 한다. 단목우, 그녀석보다 선수를 쳐야해!!!!' 그런 백리진천의 모습을 보면서 구대문파의 장문인들과 사대세가의 주인 들은 경탄을 금치 못했다. "허허. 저걸 보시오. 역시 백리가주의 신위는 누구도 따를 수가 없구료." "그러게 말입니다. 운엽장문인. 마치 한마리 신룡의 모습을 보는 듯하군 요." "이번 혈문 사태를 이렇게 빨리 알게 된 것도 전부 백리대협 덕분입니 다." "역시, 무림맹주다운 대처요." "이번 일이 끝나면 정식으로 요청할 생각입니다. 저분이야말로 정의맹의 맹주가 되셔야 할 분입니다." "그렇지요." "상황이 어떻냐?" "정의맹과 백중지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백리진천은?" "이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문주님께서 위세를 보여주신다면 능히 정의맹 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좋아. 백리진천을 본좌가 있는 곳으로 보내도록! 놈을 갈기갈기 찢어서 감이 본좌를 농락한 댓가를 치르게 하겠다!" "존명" 혈천사황 위지단은 이빨을 박박 갈아가며 백리진천을 자신이 있는 곳으로 보내게 했다. 그때였다. 다급한 발소리가 들리며 황급한 보고가 들어왔다. "문주님! 마, 마교가!!!" "뭔이라고! 마교라니!" "지옥혈 단목우가 마교의 세력을 거느리고 배후에서 기습해왔습니다!!!!" "그, 그럴수가!!! 그들이 정의맹과 협력했단 말인가." 위지단은 잠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고래로 정도와 마도는 절대 하나 가 될수 없거늘 오늘 그들이 연합해서 쳐들어 온 것이다. 위지단은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며 명령했다. "일단 우두머리를 치면 나머지는 오합지졸이다. 단목우도 이쪽으로 유인 하라!" "존명!" 단목우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피라미들을 처리하면서 가볍게 몸을 날렸 다. 제일 중앙의 전각까지 단숨에 돌파한 그는 가벼운 손짓으로 전각의 문 을 날려버렸다. "혈문의 주구! 여기에 있느냐!!" 그는 날카로운 호통소리와 함께 서슴없이 전각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러 자 넓은 대청이 나타났다. "왔는냐. 지옥혈!" "네 놈이 혈문의 주구냐!" "우하하하하하. 이 혈천사황 위지단에게 고작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이 냐." "네 놈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 "웃기는 구나. 이 애송아. 본좌야 말로 네놈과 백리진천을 절대로 살려두 지 않겠다. 감히 본좌를 농락한 죄는 지옥에서나마 갚도록 하라!!!" 위지단의 살기어린 말에 단목우는 미동도 하지 않고 애검(愛劍)을 고쳐 잡았다. 그리고 위지단을 향해 입을 열었다. "네놈이 나와 백리진천에게서 훔쳐간 물건들을 내놓으면 목숨만은 살려주 마!" "......으드드드득. 너야말로 각오해라! 그 따위 정력제와 색서로 함정을 파 놓고는 누가 할말을 대신하는 거냐!" 듣고나니 더욱 화가 치민 위지단은 이빨을 갈아붙혔다. 저 애송이와 백리 진천의 속임수에 넘어간 것이 더욱 억울했다. 한낱 정력제와 색서를 무왕 비전과 불사금단으로 착각하여, 대파산의 화약을 폭파시키지도 못했다. 게 다가 지금 이렇게 혈문의 위치까지 드러나지 않았는가. 자신을 향해 덮쳐오는 위지단을 막으면서 단목우는 다급하게 입을 열었 다. "어서 영생력력환과 남남환희경을 내놓아라! 그렇지않으면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해주겠다!!!!" 지금 이 놈을 처리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두가지 였다. 그렇다. 단목우가 그동안 서둘렀던 이유는 오직 하나였다. 백리진천보다 먼저와서 그것들을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때였다. 전각밖에서 화려한 폭발음이 나면서 백리진천이 뛰어들어왔다. 백리진천은 마침 그때 단목우의 외침을 듣고 말았다. 그는 경악하면서 그 두사람사이에 끼어들었다. 그가 열심히 달려온 이유도 오직 하나였다. 색서 와 정력제를 혼자서 독차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단목우에게 선수를 빼 앗긴 것이다. "닥쳐라! 단목우. 그것들은 내것이다!!!" "뭐라고!! 너야말로 웃기지 말라." "...........?????" 위지단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 두 놈이 갑자기 자기들끼리 다투기 시작했 기 때문이다. 그는 이 놈들의 속임수에 넘어갔던 것이 분해서 고함을 질렀 다. "그따위 색서와 정력제는 이미 가루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본좌가 직접 없애버렸다!" "뭐라고!!!!!!" 단목우와 백리진천은 놀라서 말을 이을수없었다. 얼마나 고생고생해서 얻 은 보물인가. 그것을 감히 저 놈이 없애버렸다고 했다. 두사람은 눈에 살기를 띄면서 위지단을 덮쳐갔다. "감히 그것을 없애버렸다니, 네 놈을 살려두지 않겠다!!!" "갈기갈기 찢어서 포를 떠주마!!" "으헉!!" 갑작스런 협공에 위지단은 놀라서 쌍장(두손)을 들어올렸다. 저 자존심 높 은 두명이 협공까지 할 줄은 예상도 못했었다. 그렇게 세사람은 함께 어울렸다. 그리고, 운영은 백리진천보다 한걸음 늦게 대청에 도착해서 그 모든 추태 를 목격했다. 번 호 : 3423 / 3439 등록일 : 2000년 10월 07일 14:23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164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23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22, 조회: 567, 줄수: 196,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23 오늘은 두개를 올릴수 있었습니다. 기쁘군요.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23 23화 제비는 결국 조류일뿐이다. (육식동물은 먹이사슬의 윗부분을 차지한다.) 운영은 눈앞에서 살벌한 검광과 장영(손그림자)이 어우러지는 것을 보면 서 생각에 잠겼다. 대청에 들어와서 저 세놈들이 외쳐댄 것을 하나하나 되짚어봤다. '남남환희경? 영생력력환??' 그렇다. 문제는 운영이 그 두가지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분명 남남환희경은 해공공이 저술했다는 남색서이고, 영생력력환은 정력 제??? 설마?????' 운영은 불길한 예감과 함께 저 끈끈이들과 만난 이후에 일어났던 모든 사건들을 다시 생각해봤다. '사이비 점쟁이 만통자가 사라졌다? 도마가 전치 육개월에 절대안정 일 년의 중상을 입었다? 저 두놈들이 나한테 찰싹 붙어서 떨어지질 않았다? 은근히 손을 만지고 어깨를 더듬었다? 정력제와 색서를 구해다녔다? 더 군다가 그것을 도둑맡고 미친듯이 날뛰었다? 결론. 놈들은 나를 알고있 다!!!!' "띠잉~~~~~" 운영은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결국 결론은 '저 놈들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였다. 그 사이 대청안의 상황은 점점 절정으로 향했다. 단목우가 발하는 핏빛 의 검광이 위지단을 몰아갔고, 백리진천의 서릿발같은 푸른 검광이 점점 위세를 더했다. 혈천사황 위지단은 자신의 손발이 어지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이런 애송이들이 이렇게 강했다니.......본좌가 방심했구나.' 자신의 방심을 한탄하면서 위지단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대청밖에서 들 려오는 비명성은 점점 잦아들어, 상황이 종료되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그 러다가 문득 자신들이 싸우는 곁에 멍하니 서있는 백발의 소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 놈은 뭐지? .....그래. 장부의 복수는 십년이 걸려도 된다. 일단, 저 놈 을 인질로 삼아서 본좌만이라도 도주해서 후일을 기약해야 겠다.' 도저히 쌍혈의 협공을 당해낼수 없다고 판단내린 위지단은 서둘러 결정 을 내렸다. 인질을 잡는다는 것은 비록 치졸한 행동이지만, 후일을 도모하 기 위해서 어쩔수 없다고 생각했다. 일단 결정을 내리자, 서서히 몸을 백발의 소년쪽으로 움직여 갔다. 그 소 년은 무얼 생각하고 있는지 자신의 행동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지금이다!!!' 혈천사황 위지단은 단숨이 전권에서 몸을 빼내어 소년쪽으로 향했다. 그 는 재빨리 소년의 백회혈(머리위)에 손을 얹고 쌍혈을 돌아보았다. 그때까 지도 소년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꼼짝마라!!!" 단목우와 백리진천은 거의 동시에 행동을 멈추었다. 그들은 위지단의 손 에 잡혀있는 운영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혹시나 운영이 다칠까봐, 두사 람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말로써 위협을 가하는 것뿐이었다. "당장 물러나지 못하겠느냐! 이 비겁자!" "일문의 문주라는 자가 인질을 잡다니! 부끄럽지도 않는가!!!" "후후후. 일단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이, 비열한......+++++" "자아, 물러서라. 조금이라도 헛튼 행동을 하면 이 꼬마의 목숨은 없다!" 단목우와 백리진천의 도가 지나친 동요에 위지단은 의기양양하기 품속의 운영을 잡아끌었다. 운영은 잠자코 끌려갔다. 그렇게 네사람이서 실랑이를 하고 있을때, 구대문파와 사대세가의 수뇌 부들과 마교의 사대호법들이 하나 둘 대청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눈앞 에 벌어진 사태에 입을 다물수없었다. "저 놈이 미쳤나......." "......여러분 모두 묵념을 합시다." "편하게 죽기 싫은 모양이야. 저 애늙은이를 인질로 삼게." "쯧쯧쯧..... 안목이 좁으면 오래 살기 힘든 법이지." "여기서 나가야하는 것 아닌가." "저 성질고약한 늙은이, 화가 나면 눈에 보이는게 없는데." 그렇다. 그들은 이미 나이가 지긋하게 든 생강들이었다. 그리고, 현재 위 지단이 인질로 삼고 있는 인물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자.알. 알고 있었다. 그들은 고개를 저으며 오히려 인질범인 위지단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위지단은 눈앞의 단목우와 백리진천을 경계하느라 미처 그들의 애통한 대화를 듣지 못했다. '이 놈을 처리하고 도망가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저 끈끈이들을 떼 버릴 정도의 여유가 있을까나.....' 운영은 내심 계산을 하고 있었다. 일단 저 놈들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이상, 남은 것은 오직 하나! 도주 뿐이었다. '일단 끈끈이들이 넋을 잃고 있는 지금이 최고의 기회겠지.' 위지단은 여전히 손에 힘을 주고 있었다. 이 꼬마가 자신의 마지막 목숨 줄이었다. 운영은 가만히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하얀 가루들이 운영과 위 지단 주위를 감싸고 돌았다. "콰아아앙!!!!" 순간 굉음이 터져나오면서 위지단과 운영이 있던 자리를 중심으로 엄청 난 불길이 일었다. 놀란 백리진천과 단목우가 서둘러 달려갔을때 남아있 는 것은 불길에 휩싸여 죽어가는 혈천사황 위지단 뿐이었다. 운영은 그림 자도 찾을 수 없었다. "선배는??" "운영 선배는 어디에!!!" 두사람은 서둘러 주위를 살폈다. 운영은 어느샌가 대청안에 있던 사람들 사이로 숨어들고 있었다. "사대호법은 즉각 운영선배를 잡아라!!!!" "여러분! 그분이 도망가지 못하게 해주십시요!!!" 백리진천과 단목우가 애절한 외침을 토해냈다. 일단 마교 사대호법은 단 목우의 명령과 동시에 운영의 앞을 가로 막았다. 정의맹의 수뇌부들도 백 리진천의 부탁에 그들을 둘러쌌다. "제길! 이 늙은이들아! 비켜!!!!!" "흠흠. 이보게. 좀 기다려봐! 백리가주와 단목공자가 뭔가 할 말이 있는 것같으니까." "쓰벌. 할말은 뭔 할말!!! 빨리 비켜!!!" 그들이 실랑이하고 있는 사이에 백리진천과 단목우는 운영의 좌우를 차 지했다. 그들은 운영은 양쪽 팔을 하나씩 잡아올렸다. "아마도. 눈치채신 것같으니 조용하시죠." "저희들이 놓아주리라 생각하십니까. 선.배." "쓰벌........." 가볍게 운영 체포에 성공한 두사람은 느긋한 걸음으로 대청을 나섰다. 물론 뒤처리를 부탁하는 것도 잊지는 않았다. "그럼, 여러분. 뒤처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물론입니다." "역시 소교주님의 신위는 대단해!!! 이제 슬슬 교주위를 승계하셔야 겠는 데. 현 유운제 교주님도 동의하신 일이니까." "이번 혈문사태를 이렇게 신속하게 처리하시다니 놀랍군!!!!" "백리가주야 말로 정의맹주가 되실 분이군요." "그럼, 정의맹 사상 최초의 맹주가 탄생하시는 겁니까?" "그렇겠죠." 사대호법과 정의맹 수뇌부는 한결같이 단목우와 백리진천의 활약을 칭송 했다. 게다가 무림의 골칫거리인 백발선동 운영까지도 저렇게 가볍게 체 포해 가지 않는가. 특히나 개방 방주 취걸개가 입에 침을 튀겨가면서 백 리진천을 칭송했다. 악착같은 거머리를 떼어내 준 고마움에 감격하면서..... 이렇게 쌍혈은 무림의 평화를 위해 검을 들었던 것이다. 무림사상 초유 로 정의맹과 마교가 합작하게 되었고, 정사를 초월하여 혈문 사태를 진정 시켰다. 오직 천하를 위해서 싸운 쌍혈을 사람들은 너도나도 칭송해 마지 않았다. 원래가 진실이란 알기 어려운 법이다. 번 호 : 3424 / 3439 등록일 : 2000년 10월 07일 14:24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204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24 (完)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29, 수정: 1, 조회: 552, 줄수: 255 분 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24(완결) 오호호호홋, 드디어 제비가 끝났습니다. 뭐, 본래 생각했던 분량에서 끝낼수있어서 무진? 기 쁘답니다. 제비는 결국 먹히고, 끈끈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쿡쿡쿡 원래가 잘나가던 제비는 끈끈이들의 먹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미숙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감상을 보내주실때마다 열심히 힘? 내서 썼답니다. ^^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24 24화 제비가 부상당한 곳은 발목인가, 허리인가. (제비, 침상에서 장렬히 전사하다.) "이 놈들아!! 놔라! 놔아아아!!!" 운영은 팔다리를 내저으며 발버둥을 쳤다. 그러나 자신을 붙잡은 강철같 은 팔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백리진천은 미안한듯이 사과를 했다. "선배.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단목우는 즉시 밧줄을 가져와서 운영을 묶어버렸다. 지금 이 곳은 백리진천의 방이었다. 현재 운영은 꽁꽁 묶여진채 입에 재 갈까지 물려 침상위에 앉혀져 있었다. 그리고, 단목우와 백리진천은 탁자 를 사이에 둔채 앉아있었다. 운영은 그런 두사람을 살벌하게 노려봤다. 먼저 백리진천이 입을 열었다. "저분을 만난것은 내쪽이 먼저였어. 그러니 네가 포기해라!" "웃기는 군. 이제와서 기득권을 주장하겠다는 거냐!" "당연하지. 하루라도 먼저라면 내쪽이 우선이다." "미친놈. 니 놈이 저분을 당해낼수 있을 것같냐. 지난번에도 강간하려다 역전되는 바람에 놓친 놈이..." "허억....아, 알고 있었냐...." "물론이다. 믿는 거라고는 힘밖에 없는 놈!" "그러는 네놈은!!" 점점 분위기가 험악해져 갔다. 금방이라도 칼을 뽑아들듯한 기세가 계속 되었다. 운영은 입도 막힌채 그저 그들을 째려볼뿐이었다. '이놈들아!!! 내 의사는!!!! 내 의사는 어떻게 되는 거냐!!!! 어린놈들이 노 인 공경할 줄을 몰라아아아아!' 단목우는 치솟는 분노를 집어삼켰다. 백리진천도 질세라 노려봤다. "이런 상태는 이야기가 끝나지 않겠어." "그래서 어쩌겠다는 거냐?" "현실을 이야기 하는게 좋겠지. 네놈이 저 분을 감당해 낼수 있겠냐? 응? 기술도 안되서 힘으로 밀어붙이는 놈이." "뭐라고!! +++++ 그러는 네놈은 힘도 안되는 주제에 할수 있을 것같아!" ".........으음......." 그렇다. 백리진천은 힘이라면 자신있지만 기술은 여엉 자신이 없었다. 그 리고 단목우는 기술이라면 어떻게 될 것같은데, 지구력쪽은..... 두사람은 거의 동시에 운영을 돌아보았다. 분노로 뺨을 붏히며 노려보고 있는 운영은 정말 코피터지도록 귀.여.웠.다. 슬그머니 얼굴을 불히며 두사 람은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했다. "너, 저 분을 혼자서는 감당못하겠지?" "흠흠흠. 조금은 자신이 없지. 너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럼. 역시?" "그래." 즉석에서 결론을 내린 두 끈끈이들은 한장의 한지를 꺼내서 협정서를 작 성하기 시작했다. 협정서 맨위에 적힌 글은.......'상호공유협정서'였다. "하.지.만. 저분을 안을때는 반.드.시. 두사람이서 하는 거다!" "당연하지. 내가 없을 때 저분께 손가락 하나라도 대면 죽여버릴테다!" "혼자 독점하려고 하면 즉각 이 협정서는 파기되고 선배는 남은 사람의 소유가 되는 거다." "좋아! 동의하지." "읍읍읍으으으으!!!" 점점 전입가경이 되는 두 끈끈이들의 대화에 귓구멍에서 연기가 날듯이 분노한 운영의 신음소리는 완전하게 무시되었다. '이놈들이!!!!! 내 의사는 완전히 무시하고!!!!' 운영이 속으로 이를 갈았으나, 결국 제비는 조류일 뿐이었다. 육식동물 두마리가 이빨을 드러내며 혀를 다시는 앞에서는 그저 먹힐 뿐이었다. 불 쌍한 제비....... "안돼!!!! 안돼!!! 저리가!!!! 이 놈들아!!!!!!" 협정서에 정식으로 서명을 끝내자 끈끈이들이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밧 줄을 푸는가 했더니 갑자기 덮쳐들어서는 꼼짝도 못하게 눌러왔다. 두팔 을 하나로 못아서 머리위로 잡아 올리는 단목우. 그 틈에 하반신을 봉쇄 하고 열심히 운영의 옷을 벗기는 백리진천. 역시 협동하면 일이 빨리 진행되는 법이다. 순식간에 운영의 옷을 몽땅 벗겨내서 알몸으로 만들었다. 새하얀 나신이 끈끈이들의 눈앞에 드러났다. 그러자, 백리진천은 얼른 고개를 들었다. '윽. 코, 코피가..........;;;;;;' 단목우는 시선을 슬며시 움직여 운영의 아랫도리로 향했다. 거기에는 뽀 송한 음모에 감싸인 양물이 뾰족이 보였다. '귀엽군..../////////' "당장 떨어지지 못해!!!!!!" "선배님! 부디 이해해주시길. 연모하는 분의 나신을 앞에 두고 사내대장 부로 도저히 더이상은 참을수 없습니다!!!!!" "저의 사무치는 마음을 거부하지 말아주십시요." "필요없어! 네놈들 마음따위 필요없어!!!!!!" 단목우는 여전히 고함을 질러대며 미운 말만 내뱉는 입술이 얄미워서 자 신의 입으로 막아버렸다. 너무도 감미로운 감촉에 정신이 아득해 졌다. 질새라 백리진천도 하얀 가슴에 예쁘게 돋아난 유두를 입에 머금었다. "읍읍읍으~~브" 할짝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방안을 가득 메웠다. 끈끈이들은 자신들이 왜 끈끈이로 불리는 가를 말해주듯이 운영의 가는 몸을 빈틈없이 핥아 올렸 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열심히 핥아댔다. 운영은 등줄기를 타고오르는 오한에 몸을 비틀어 댔다. 감히 사내자식이 자신의 몸에 혀를 대고 있다니!!! "비켜!!!!! 크아악! 기분나빠!!!!!" "............할짝" 백리진천은 발버둥치는 운영의 가는 다리를 살짝 들어올렸다. 다리 사이 깊숙이 비소가 엿보였다. 백리진천은 순간 침을 삼켰다. '귀여워!!! 저기에 내 것을 넣는 건가!! ////////' 단목우는 그런 백리진천을 노려봤다. "이봐! 네가 첫번째를 할 이유가 없잖아!!!" "음음. 내가 연장자니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웃기는 군! 그것만은 양보못해!" "..........그럼 동시에 해야하나????" "그런가......." 두 끈끈이들의 미치고 환장할 소리를 들은 운영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 다. '이놈들이 미쳤나!!!! 기술도 없는 주제에 동시에 하겠다니!!!!!' "안돼!!! 너희들, 날 죽이려는 거냐!!!!!" "죄송합니다. 도저히 양보가 안되는 군요. 최대한 살살 할테니 참아주세 요!" "안돼안돼안돼안돼!!! 차라리 한명씩 해라! 응? 그건 참아줄께!" 완전히 자포자기한 운영은 두 끈끈이들에 애원했다. 한놈씩이라면 어떻 게든 살아남을 수 있지만, 둘이 동시에 한다면 도저히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목숨이 제일 소중하다는 것이 역시나 운영다웠 다.(정조보다 목숨이 중요하다는 것인가.....쩌업) "용서해 주세요. 선배." "조금만 참아주세요. 어쩔수가 없습니다." "시, 싫어!!!!!!" 공포에 질려 발악을 하는 운영을 뒤집으면서 끈끈이들은 정중히 사과했 다. 봉듯하게 솟은 두개의 언덕 사이로 앙징맞은 비소가 보였다. 백리진천 은 엷은 분홍빛을 띈 그곳에 가만히 손가락을 밀어넣어보았다. 그것만으 로도 그곳은 빡빡하게 조여왔다. "아파아!!!!!" "죄송합니다." 백리진천과 단목우는 서로 눈짓하면서 자세를 취했다. 어쩔수가 없었다. 운영이 지나치게 반항을 하는 바람에 풀어줄수도 없었다. 게다가 아까부 터 자신들의 아랫쪽은 아플정도로 부풀어서 더이상 참을수없었다. 두사람은 동시에 아래 쪽에 힘을 주며 밀어붙였다. "우아아아악!!!!!!!!!!!!!!" 방안을 울리는 처절한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하루밤낮이 지나고야 백리진천의 방문은 열렸다. 백리진천은 개운한 얼 굴로 방을 나서서 약의당(藥醫堂)을 찾았다. 바쁘게 움직이던 약의당주는 감격한 얼굴로 이 무림의 떠오르는 별을 맞이하였다. "아니 백리가주님께서 여기는 왠일로?" "아아. 부상자가 좀 있어서....." "그런!! 어디있습니까! 저희들이 직접....." "아니, 그럴건 없고. 약이 좀 필요한데." "그렇습니까? 어떤 약이 필요하십니까?" "지혈제하고 금창약이 필요하고........음, 그밖에 해열제도 좀 있어야겠군." "옛! 즉시 준비하겠습니다." 백리진천은 약의당주가 챙겨준 약들을 챙겨들고 방으로 돌아갔다. 방안 에는 약간의 피비린내가 풍겼다. "왔어? 약은?" "아아. 가져왔지. 잠깐 침상이 완전히 피투성이니까 바꾸는 쪽이 좋겠 어." "그러지." 백리진천이 축 늘어진 운영을 안아들고, 단목우가 바쁜 손길로 침상을 갈았다. 깨끗하게 갈린 침상위에 운영을 살짝 눕혔다. 용케도 어제밤의 사건에서 살아남은 운영은 그저 이를 갈며 다짐을 할 뿐이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도 없었다. 아래쪽으로는 도통 감각이 느 껴지질 않았다. '빠드드득! 니 놈들!! 절대 용서못해!!!!!!!!' 백리진천과 단목우는 쩔쩔매며 운영을 깨끗한 면포로 닦아내고 상처가 난 비소에 약을 발라주며 정신이 없었다. 상처는 생각보다 컸다. 한동안은 운신도 못할 정도로 심해서 끈끈이들도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그렇게 부산스러운 속에서도 끈끈이들은 내심 딴생각을 하고 있 었다. '어제 보니까, 나도 상당히 지구력이 강했어. 저 놈이랑 합작할 필요가 없을 것같던데.....' '기술이야 금방 익힐것같은데, 꼭 저놈이랑 공유해야만 할까....' 그렇다. 일단 합방(?)을 하고 보니, 예상이 틀렸던 것이다. 지구력에 자신 이 없었던 단목우는 막상 닥치자 무려 일곱번을 해대는 정력을 과시했고, 기술에 자신이 없었던 백리진천은 후배위로 시작해서 그 어렵다는 기승위 까지 하는 실력을 자랑했던 것이다. 불과 하룻밤 새에 '상호공유협정'을 무시하고 싶어지는 끈끈이들이었다. 한편 제비는 침상위에서 그저 앓고 있었다. 허리가 아작났는지 몸을 일 으킬수도 없었고, 온몸에서 열이 나서 제정신을 차릴수도 없었다. 내심 복 수를 맹세했지만, 실행될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자아, 그럼 이제 제비의 명복을 빌어야만 하는건가?????? 과연 앞으로 이들이 어떻게 될지. 번 호 : 3425 / 3439 등록일 : 2000년 10월 07일 14:24 등록자 : 영원준혁 조 회 : 177 건 제 목 : [소설]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외전 4 300줄 이상 소설을 적어 주세요~ -------------------------------------------------------------------------------- 작성자 : 케이아스 (khan1123@hanmail.net) 추천: 8, 조회: 157, 줄수: 118, 분류: Etc.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외전4 끝내고 나니 기분이 좋군요. ^^ 그럼. =================================================================================== 제비가 발목을 잡히면?? ... 외전4 제비는 결코 원한을 잊지 않는다. 운영은 힘겹게 침상에서 일어나 발을 바닥에 내디뎠다. 순간 발끝에서부 터 머리끝까지 관통하는 격렬한 통증을 느꼈다. "크윽!!!! 제길...." 제대로 설수도 없는 허리에 힘을 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래도 허 리가 아작난것같았다. "쓰벌. 기술도 없는 것들이 힘으로 밀어붙어니까, 이 섬세한 허리가 버텨 나질 못하잖아........커헉" 운영은 조심스럽게 발을 옮겼다. 저 저.주.받.을. 혈문사태가 마무리된지 5 일이 지났다. 지금쯤이면 취걸개가 쥑일놈의 사이비 점쟁이가 어디있는지 알아냈을 것이다. 보통때라면 일각(15분)도 안 걸릴 거리를 무려 반시진(한시간)이나 걸려서 도착한 운영은 기진맥진한 몸을 겨우겨우 이끌고 취걸개의 방을 찾았다. 힘없이 손을 올려 방문을 열려던 운영은 안에서 들려오는 수상한 대화에 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많이 먹어. 배고팠지?" "우걱우걱. 고마버." 취걸개는 허겁지겁 밥을 먹는 만통자를 불쌍한 듯이 쳐다봤다. 처리해야 할 일이 바빠서 어제저녁부터 방에 들리지를 못했었다. 그 동안 자기방에 숨어있던 만통자는 꼬박 굶었을 것이다. "도대체 뭔 일이 있었던 거야?" "무, 묻지마. 나도 생각하기도 싫어." "저 애늙은이가 정색을 하고 찾아 다니는 데 언제까지 내 방에 숨어 있을 꺼야?" "한 두어달 숨어있다가, 다른데 거처가 마련되면 밤중에 옮겨야지. 냠냠" "쯧쯧쯧, 한심하기는.......목숨이 아깝지 않았던 모양이지. 애늙은이 비위를 긁어놓게." "이봐, 나도 살고싶어서 그랬을뿐이야." "뭔짓을 한거야?" "..............엉터리 점으로 사기를 쳤어." "뭐야??? 너 죽으려고 환장을 했구나. 그 놈한테 사기를 치게." "쓰벌. 나도 치고 싶어서 친게 아냐! 어쩔수없어서 쳤지!!!" 만통자는 한숨을 쉬면서 쥐고있던 밥공기를 놓았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처지가 참으로 한심했다. 어쩌다가 이꼴이 되었는지. 그때였다. 방문이 열리며 얼음장같은 음성이 들린 것은. "호오? 니놈 목숨만 중요해서 친구를 팔아치운거냐?" "으헉!!!!!!" 취걸개와 만통자는 갑작스런 운영의 출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만 통자는 덜덜덜 떨면서 입을 열었다. "어, 어떻게.........." 그런 만통자를 쳐다보지도 않고 운영은 취걸개를 쳐다봤다. 취걸개는 그 런 운영의 눈길을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니놈이 감히 이 점쟁이를 숨겨놔? 나를 속였단 말이지!!!" "이, 이봐. 점쟁이가 와서 비는데 어쩌겠어? 나도 어쩔수없었...아이고!!!!" 취걸개는 말을 끝맺지도 못하고 한쪽 눈을 감싸쥐며 뒹굴었다. 운영의 가 공할 발차기가 제대로 먹혀들어갔던 것이다. 운영은 분노의 화신이 되어서 바닥에 뒹굴고 있는 취걸개는 본척도 않고 만통자를 잡아 끌었다. 만통자는 질질 끌려가면서도 도움을 청했다. "사, 살려줘!!!!! 거지 왕초! 나좀 살려줘!!!!!" 운영은 만통자를 질질끌고 가까운 방으로 들어갔다. 이후 딱 두시진후에 운영은 방밖으로 나왔다. 가볍게 손을 털면서. 그 이후로 만통자를 봤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만통자 실종 사건. 그 전모를 밝힌다. 신분을 밝히기를 거부한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우리는 만통자 실종사 건의 전모를 밝혀보기로 했다. 우선 백발선동 운영이 만통자를 방으로 데려가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의 증언을 들어보기로 하자.(이 당시 목격자 취*개는 한쪽눈에 시퍼런 멍이 들어있었다.) 취*개 : 무서웠어. 글쎄 지옥 야차같은 모습으로 만통자를 질질끌고 방으로 들어갔거든. 훌쩍....... 그리고는 물경 두시진(네시간)동안 비명소리가 세어나왔는데........ 크응(코를 푸는 소리),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쫙쫙 키쳤어. 운영이 방을 나올 때 방 밖을 지나가던 시녀의 증언이다. 이모양 : 흑흑흑흑. 기억하기도 싫어요. 온 몸에 피칠을 하고 왠 소년이 방 을 나왔거든요.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하얀 백발이라고 잘 기억 하고 있어도. 게다가,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있어서 소름이 끼쳤 어요. 다시는 생각하기도 싫어요. 운영이 방을 나온후 방을 청소했던 하인의 증언이다. 민모군 : (부들부들떨면서) 방에 들어가 보니, 이상한 냄새가 났어요. 꼭 뭔 가가 타는 냄새같았는데...... 방안에 있던 가구들도 몽땅 다타버렸 어요. 그런데, 시커멓게 그을린 벽 여기저기에 핏자국이 튀어 있 었어요. 너무너무 무서워서...... 게다가, 방한가운데 뭔가가 다타고 남은 재같은 것이 수북 놓여있는 것이........완전 공포였어요. 우리는 이렇게 목격자 세명으로부터 들은 증언을 토대로 한가지 가설을 세울수있었다. 단지, 그 가설을 각자가 상상만 하기를 바란다. 목숨이 아깝 다면. 빚지고는 못산다. (1) 빚지고는 못산다....1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1화 제비, 의원을 찾다. 양가의원 현재 하남에서 손꼽히는 의원으로 하루매상이 은자 백냥을 넘고 있는 초 일류 의원이었다. "윽!" 운영은 치밀어오르는 신음성을 억지로 밀어 넣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놈의 사이비가 고의로 아프게 침을 놓고 있는 것 같았다. 반푼정도의 힘을 줘도 충분한데 두배이상의 힘을 주고 있는 것을 여러번 느낄수 있었기 때 문이다. 그는 속으로 이를 갈아대며 자신의 허리에 침을 놓고 있는 늙다리 의원을 노려봤다. 그러면서도 운영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들어 자신의 왼편에 서있는 처자를 쳐다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터져나오는 비명성을 어거지로 삼키며 품위를 유지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사이비 의원 곁에서 보조하면서 자신을 애틋하게 쳐다보는 똘망똘망한 처자! 때문이었다. 자신 의 초절할 경험으로 보건데 19-20세정도의 숫!처녀임에 틀림없었다. "어허..... 증세가 심해서 웬간해선 어림도 없네. 좀 참게......" 양원생은 헛기침을 하면서 달래듯이 변명조로 말했다. 눈앞의 저 눈매에 서 분명한 살의를 느꼈기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한참 업무중인 양가의원에 서 세손가락안에 드는 침술의 대가인 그도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왜냐하면 눈 앞에서 허리를 드러내고 누운 애송이에게 가공할 살심을 느 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대로 장침으로 쑤셔서 완전히 허리를 아작내버릴까......... 아니면, 그래 도 의원인데 꼽더라고 참아야만 할까........?' 그는 뛰어난 능력과 온후한 심성으로 주위에서 명의로 불리며, 양가의원 에서도 두둑한 급료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별로 뛰어난 용모가 아닌터라 주변 처자들에게서 별다른 호응을 못받아서 40이 넘어서까지 노총각으로 늙고있었다. 그런 양원생에게 있어서 이런 웬수같은 환자는 그의 직업윤리 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존재였다. 옆에 있는 침구상자 안의 한뼘짜리 장침이 마치 그에게 '날 들어서 저. 불유쾌한 적.을 물리치세요!!!'라고 호소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철저한 직업윤리의 화신! '참자. 한살이라도 더 먹은 내가 참아야지!!! 이런 어린애와 시비붙으면 나만 손해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양원생이 침을 한대씩 놓을 때마다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는 이유? 새하얀 백발이 좀 이상하지만 추정 연령 17,8세를 절대로 넘지않을 새카 맣게 어린놈이 침을 놓을 때마다 살기짙은 눈매로 노려보고 있기 때문? 오~~NO! 결코 아니다. 명의로 소문난 양원생은 한눈에 눈앞에서 버릇없이 소리를 질러대는 환자 의 증상을 한눈에 꿰뚫어 볼수 있었다. '지나친 엽색과 횡음으로 인한 척추 추간판 탈출 전조증' 그가 진단내린 병명이다. 절.대. 틀릴리가 없다고 자신의 이름을 걸수있다. 비록 그를 주위에서는 고고한 의원의 표본! 의술에 모든 것을 바친 의성! 등등의 존재로 칭송하고 있으나 원래 남의 집 속사정이란 알기 힘든 법이 다. 그가 밤마다 침으로 허벅지를 찔러댄다거나 아리따운 여성 환자를 진찰후 에 뒷방에서 남몰래 코피를 닦는 다거나 하는 것은 양원생만의 비밀일뿐이 니까. 그런 그에게 있어서 눈앞의 버릇없는 환자는 철천지 웬수와도 같은 존재 다. '나이도 어린 놈이 이렇게나 밝히다니!!!!!' 부들부들 떨리는 손길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더군다나 벌써 2년째 자신 의 치료실에서 보조를 하고 있는 류취봉이라는 꽤나 똘똘해보이는 용모의 처자도 그 분노에 한 몫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체면으로 겉으로 내색은 못했지만 얼마나 꼬시려고 노력했던가. 그러나 그런 노력에 도 불구하고 한치의 응대도 없었던 취봉이!!!!! 눈앞의 이 버릇없는 꼬맹이 를 보면서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는게 아닌가. 그렇게 철저한 직업윤리와 가공할 살심사이를 갈팡질팡하면서 양원생은 치료를 마칠수 있었다. "자아, 이제 끝났네." "으윽.....++++++" 운영은 삐걱거리는 허리를 붙들고 일어나 옷을 추스렸다. 그러자 옆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온 처자. "어머나, 괜찮아요?" "아뇨, 괜찮습니다. 누.님. 방긋" "///////// 누님이라니........///////" 가공할 변신능력.을 발휘하는 운영. 사르르 얼굴을 붉히는 똘망똘망처자 류취봉. 두사람의 분홍빛 분위기를 본 양원생은 쌍심지를 돋우며 소리를 질렀다. "봉아! 뭐하는 게냐. 어서 치료비를 받고 뒷정리를 해야지!" "아. 예!" '치이, 저 늙은이는 정말....+++' 모처럼의 좋은 분위기를 망치게 되자 취봉은 입술을 삐죽이며 운영에게 미안한 듯이 고개를 숙이며 속삭였다. "죄송해요. 의원님께서 오늘은 좀 신경이 날카로우신것같아요." "괜찮아요. 누님. ^-^" 운영은 방긋방긋 웃어보이며 연신 사과하는 처자를 위로했다. 언제어디서 건 선보일수 있는 이른바 제비 점수따기. 운영은 치료비로 은자를 지불하 고 방을 나서자 얼른 따라나온 취봉은 살그머니 그의 손을 잡으며 소근거 렸다. "저어, 언제 한번 다시 오지 않을래요? 그때는 잘 해드릴께요." "그러지말고 오늘 저녁에 어떨까요? 누님." "어머. ///////// 하지만, 오늘은 좀 늦을것같은데......." "기다릴께요. 꼭 나와주세요." 운영은 슬쩍 빼는 척.하는 취봉을 설득하며 보드라운 그녀의 손을 마주 잡아갔다. 그녀는 얼굴을 상기시키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내 취향이야. 저런 귀여운 소공자가 접근해오다니.' "봉아! 어서 안오고 뭐하는 게냐!!!!" 양원생의 노성이 터져나오자 두사람은 절로 안색이 찌푸러들었다. 운영은 살그머니 취봉의 손을 풀어주며 말했다. "어서 들어가 보세요. 의원님이 화가 많이 난것같네요." "어머, 정말 나이도 지긋한 분이 왜 그렇게 성격이 급한지 몰라요. 그럼, 들어가 볼께요." 한참 진도가 잘나가는데 방해가 들어오자 취봉은 날카로운 음성으로 양원 생을 욕했다. "나이가 있으니까 그러실꺼예요. 자아, 어서 들어가 보세요. 누님." "그럴께요. 그럼 오늘 저녁에!" 살짝 고개를 숙여보인 취봉은 날아갈듯한 걸음걸이로 치료실로 되돌아 갔 다. 드디어 20년 노처녀 인생에 빛이 든 것이다. 이런 침침한 의원에서 아 침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다 보니 연애할 시간도 없었다. 그러던 것이 오늘 저 귀엽고 상큼한 미.소.년.이 자신을 유혹해 온 것이다. '앗싸, 한건 올렸다!!!' 제비는 제비데로 기분이 흐뭇했다. 가볍게 한건을 올렸기 때문이다. 요 한 달은 두 끈끈이들의 가공할 방해 덕분에 바깥구경조차 힘들었다. 오늘도 치료를 핑계로 대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한의술하는 운영은 침술 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자기 허리에 침을 놓을수는 없었 기에 이 양가의원을 찾았던 것이다. '크윽!!!! 이 빌어먹을 놈의 끈끈이들! 아무리 네놈들이 방해해도 이 몸이 질수는 없지! 그나저나, 벌써 저녁이 기다려지는군. 우헤헤헤헤헤' 운영은 절로 입이 벌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저녁에 빠져나올 핑계꺼 리만 찾으면 만사가 탄탄대로였다 ------------------------------------------------------------ 안녕하세요. 케이아스 랍니다. 오랜만이군요. ^^ 그럼 미숙한 글이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2 빚지고는 못산다. (2) 빚지고는 못산다....2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2화 제비, 복수를 결심하다. 그렇게 벌어지는 입을 미처 추스리지 못하고 신형(몸)을 돌리려던 운영은 치료실 안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 양원생은 치료실로 돌아온 취봉을 닥달했다. 어떤 환자가 와도 의무적인 응대만 했던 그녀가 이렇게 밖으로 나가서 좀체 돌아오지 않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봉아! 뭐가 그렇게 시간이 걸리는 게냐?" "의원님. 잠시 배웅을 나갔을 뿐이에요." "그저 침만 맞으러 온 환잔데 배웅까지 할게 있느냐." "어머. 의원님은 늘 환자들에게 좀더 친절하라고 하셨으면서 이제와서 무 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봉아, 나는 그런게....." "이만 뒷정리할께요. 그럼." 양원생은 자신의 말을 중간에서 잘라버리며 눈앞에서 찬바람이 날 듯이 돌아서는 취봉을 보면서 어금니를 악 물었다. 도저히 이대로는 참을 수가 없었다. "봉아, 아까 그 환자가 무슨 증상으로 왔는지 알고 있느냐?" "예? 또 왜 그러세요?" 자신의 연애사업을 방해한 양의원의 횡포에 신경이 날카로와진 취봉은 앙 칼지게 대꾸했다. 양원생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나직하게 말했다. "지나친 엽색과 횡음으로 인한 척추 추간판 탈출 전조증이란다." "????? 그게 무슨?" 뭔가 전문용어를 주르르르 늘어놓는 양의원의 말에 취봉은 의아한 얼굴을 했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해서, 너무 밝혀서 허리에 무리가 왔다는 뜻이란 다." "너무 밝히다니?" "나이도 어린 것이 여자만 찾다가 그리 되었는데도, 너는 그런 애송이를 배웅까지 하러 나가는 게냐!" "그, 그런......." 취봉은 벌어진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그 가련하고 애틋한 눈매와 화사한 외모의 미.소.년.이 설마 그런 증상으로 의원을 찾았을 줄은 상상도 못했었 다. 내심 가가대소 하면서 양원생은 아닌척 하면서 슬며시 물었다. 바로 이 부분에서 그의 얍삽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설마, 너도 그런 호색한 애송이한테 넘어간 것은 아니겠지?" "아, 아니에요! 그런 나이도 어린 색마에게는 관심없어요. 그냥 동생같이 생각되서 그랬을 뿐이에요!" 그녀는 빽 소리를 지르며 부정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양원생은 혼잣말 처럼 중얼거렸다. "뭐, 어린 나이에 너무 밝혀서 벌써 허리가 부실해졌으니 이제 인생 다 산거지. 남자는 허리가 중요한데, 어린 것이 불쌍하군. 쯧쯧쯧." 뒷정리를 하는 취봉의 손길이 점점 거칠어지는 것을 보면서 그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무릇 고수란 기척을 느끼는 일에 익숙하다. 언제어디서 암습을 당할지 모 르는 살벌한 무림이란 세계에서는 필수 취득 항목이었다. 이른바 십장 밖 에서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을수 있을 정도의 경지란 말이 이렇게 나온 것이다. 그리고 운영은 그런 고수들보다 한단계 위인, 절대고수 - 소 위 무림에서 적수를 찾기 힘들다는 천하십대고수의 일인 -였다. 운영은 떨리는 몸을 억지로 추스렸다. '이 내가! 천하에 둘째라면 서러울 왕제비였던 내가!!!!!!' 악다문 어금니사이로 피맛이 느껴졌다. 그는 마지막에 양원생이 혼잣말처 럼 낮게 중얼거린 말까지 똑똑히 들은 상태였다. 사흘밤낮을 침상에서 놀아도 끄떡없는 정력으로 뭇 여인네들을 울렸던 초 일류 제비인 자신이 왜 이런 엄청난 수모를 당해야만 하는가! 하룻밤에 다 섯여인을 상대해도 여인들쪽이 먼저 지쳐서 항복하곤 했던 화려한 과거 경 력. 환락궁에서 날고 긴다는 색녀들마저 찬탄을 금치못했던 엄청난 방종술. "이 빌어먹을 놈의 끈끈이들!!!!!! 으드드득!!" 좀 과장해서 하룻밤에 수십번을 해도 끄덕없었던 허리가 이 지경에 이른 이유는 한가지 뿐이었다. 칠척, 팔척의 거구들이 허리에 올라타서 날밤을 새며 혹사했기 때문이다. 한놈도 아니도 한꺼번에 두놈들을 상대하자니 힘 이 드는것은 체력도 정력도 아니었다. 그저 과도한 무게를 지탱하지 못한 허리만이 아작났던 것이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길을 마주 잡았다. 그러나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운영은 이빨을 갈아붙이며 소맷자락을 휘들렀다. 이 분노를 가라앉히지 않 고서는 진정할수 없었다. 소맷자락에서 흘러나온 한줄기 흰 가루가 사방으로 날아갔다. 동시에 엄 청난 불꽃이 터져나왔다. "불이야!!!!" "불!!! 불이야!!!" 갑작스런 불길이 양가의원을 한순간에 휘감았다. 안쪽의 내원에서 치솟은 불길을 바람을 타고 의원 전체를 휩쓸었다. 시끄러운 비명성과 함께 허둥 지둥 의원을 빠져나온 사람들은 그저 발만 동동 굴리며 쳐다봐야만 했다. 불길을 잡을 틈도 없었다. "도대체 어디서 불이 난거지?" "모르겠어. 그저 내원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밖에는..." ".......저어, 내원을 지나다가 나 이상한 것을 봤네." "뭔가?" "허연 인영이 흔들거리더니 불길이 치솟는 것 같았거든." "뭐????" 타오르는 건물을 보며 수근거리던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봤다. 그러 더니 서서히 창백하게 질리기 시작했다. "서, 설마!!! 귀, 귀신이........" "자네, 농담이겠지. 무, 무슨 대낮에 귀신이 나오겠나." "하지만 분명 발이 땅에 닿지도 않았는걸." "..............난, 못들은 걸세." "나, 나도......그렇네." "그, 그럼 나도 못 본걸로 해야겠지? 허허허허허" 그들은 억지로 웃으면서 고개를 돌렸다. 그무렵 불은 의원 전체를 태우고 서서히 꺼져가는 중이었다. 그렇게 양가의원 화재 사건은 원인불명으로 마무리 지어졌다는 후문이 있 었다. 한차례 분풀이를 하고서도 진정되지 못한 운영은 이를 악물고 맹세했다. "내가 이대로 있으면 천하의 백발선동 운영이 아니다! 천지신명께 맹세코 반드시 복수하고야 말겠어. 이 빚은 몇배로 쳐서 갚아주마!!!" ------------------------------------------------------------ 호호호호. 베이스는 잡혀 있던 글이지만, 언제 쓸지 예정은 없었어요. 그런데, 의외로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올린답니다. 제게 감상 주신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3 빚지고는 못산다. (3) 빚지고는 못산다....3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3화 제비, 친구의 협조를 구하다. 멀리 백리세가의 정문이 보였다. 저곳에는 생각하기도 싫은 웬수같은 두 끈끈이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사려문 어금니사이로 섬뜻한 소리가 들려왔다. 단목우가 정문옆에 기대 서 있다가 운영을 발견하고 기쁜 듯이 웃는 모습이 보였다. "오셨습니까? 좀 늦으셨군요." "...............여기서 뭐하는 거냐?"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났는데 안 오시기에 좀 걱정이 되서요. 역시 제가 모시고 갈 걸 그랬군요." ".............딴놈은?" "아아, 그는 정의맹 일로 좀 바쁜 것 같더군요." 운영은 눈앞에서 빙긋빙긋 웃는 얼굴을 한 대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러나 일신의 안녕을 생각해서 그 욕구를 참아야만 했다. 이놈은 그때이후 로 마교로 돌아가지도 않고 이곳에 머물고 있었다. 나찰화 유하영만이 마 교와 백리세가를 오가며 소식을 전하고 있었지만, 당근 운영에게 유리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단목우가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의 곁에 붙어서는 것을 보면서 입을 열었 다. "칼귀신 늙은이가 치료중인 곳이 어디라고 했었지?" "혁선배님이라면 낙영장에 있는 중입니다. 한 반년은 엄중 정양을 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운영은 가볍게 몸을 날렸다. '낙영장이라면 개방의 세력권 하에 있는 곳이로군.' 그가 갑자기 신형을 돌리자 단목우는 놀라서 외쳤다. "어디를 가시는 겁니까." "따라오지마. 칼귀신 놈 문병가는 거니까. 따라오면 너랑은 끝인줄 알아." "그, 그런!!" "저녁때까지는 돌아올테니까." 운영이 그렇게 내뱉자 따라오려던 단목우는 멈출 수밖에 없었다. 저 제멋 대로의 연인은 고집도 강해서 비위를 맞추기도 힘들었다. 도마 혁세광은 왼팔을 부목에 고정시킨채 침상에 기대어 있었다. 한달전 에 중상을 입고 의식불명이 되었다가 열흘전에야 겨우 의식을 찾은 상태였 다. '분명 날 암습한 두명은 최소한 십대고수 안에 드는 수준이었어. 더군다나 유가 꼬마계집이 관계하다니. 마교와 정면 대응하라는 뜻인가.... 골치아프 군. 이런식의 암계는 정말 취향이 아니야.' 자신의 현 상태를 생각하고 있던 혁세광은 바깥이 시끄럽다는 것을 알았 다. 자신의 위치와 개방의 관계 때문에 이 방을 찾을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때때로 취걸개만이 모습을 보였었다. 순간 문이 큰소 리를 내며 열렸다. "야아! 칼귀신." 동시에 들린 목소리는 아주 귀에 익은 것이었다. "뭐냐. 애늙은이." "흐음.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몸은 괜찮은 것같군." "그럭저럭 움직일만 하지. 그런데, 갑자기 왠일이냐. 그동안 얼굴도 보이 지 않던 놈이." 혁세광은 약간의 섭섭함과 의아함을 담아서 말하자 운영의 안색이 어두워 지는 것을 알았다. '이 철면신공의 대가가 왠 일이냐. 이런 얼굴을 할 때도 있고.' 침상 맞은편 의자에 걸터앉아 시무룩하니 있는 모습을 보니 뭐가 상태가 이상했다. 그래서 아직 좋지 않은 몸을 억지로 일으켜 마주 앉았다. "뭔가 문제라도 있는거냐. 네가 그런 얼굴을 할 때가 있고." "......문제라면 문제일지도......그보다 누가 암습했는지 짐작가는데라도 있 나?" '이 애늙은이가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는것같군.' 슬쩍 말머리를 돌리는 것을 알면서도 혁세광은 대답해 줬다. "일단 유가 계집이 날 유인해 냈으니 그쪽부터 찾아볼 생각이야." "유가 계집이라면 그 앙칼진 계집?" "아아.." 순간 운영은 뭔가 싫은 예감이 들었다. 눈앞의 이놈이 비록 불악무식한 산적같이는 생겨도 천하의 삼마(?,)을 일인이다. 설사 마교의 일류고수의 도움을 받아도 도마를 이런꼴로 만들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 꼬마 혼자서는 힘들텐데. 아무리 방수(도와주는 사람)가 있다곤 해 도......" "십대고수급의 방수라면 이야기가 틀리지." "십대고수급?" "그래. 그것도 두명이다." "설마..........그 놈들이............++++" 운영은 일의 전말을 알수있었다. 분명 유가 꼬마가 유인을 해서 그 두끈 끈이들이 덮쳤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혁세광은 운영이 자 신을 덮쳤던 방수 2명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래서 그 놈들이 누군가?" "그......아마도 쌍혈일거야." 혁세광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 앙숙지간인 백리세가와 마교의 기린아들이 손을 잡고 자신을 협공했다니 믿기 힘든 사실이었다. 무인으로서의 명예를 중요시하는 그들이 복면을 쓰고 암습까지 감행하다니. "명예 따위는 무시하고 암습까지 하다니 뭔가 절실한 이유가 있었겠지." "그 놈들에게는 나름대로 절실했을 수도 있지....." 그렇게까지 되자 운영은 솔직히 털어놓기 시작했다. 단, 만통자의 행방은 빼고. 혁세광은 입을 다물수 없었다. 설마 일이 이렇게 되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운영이 뭔가 관계가 있을 꺼라고는 예상했었지만,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 줄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들이 그런 취향일 줄은 몰랐군." "바본가, 자네는!!!! 본래 그런 취향이 아니라 지극히 고지식한 놈들일 뿐 이야!" "허허허허, 험한 소리가 나오는군. 꽤나당했는 모양이지." "놀리지말게. 난 지금 심각하다네." "그래서, 내게 원하는게 있겠지?" "..................으, 그러니까." 머뭇거리는 운영을 보면서 혁세광은 슬며시 웃었다. 이 뻔뻔하고 제멋대 로인 친구가 할 일없이 자신을 찾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했고, 그것은 적중 한 듯 했다. "날, 도와줬으면 해서....." "어떻게 도와주면 되는 건가?" "일단 마교에 가서 단목우를 불러들여줬으면 하네." "흐음, 마교의 소교주 말인가?" "응. 놈을 한달, 아니 보름정도만 내게서 떨어뜨려 놓아줘." "뭘 하려고?" "놈들을 내게서 완전히 떨어뜨릴 좋은 수가 있거든. 단, 그걸 써먹으려면 끈끈이들이나 마녀들에 대해서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어. 그럴려면 시간 이 있어야해. 최소한 보름이상은." "뭐 좋겠지. 그 아이들이 내게 한 짓도 있으니, 그 정도는 해 줄수있네." "정말인가!!!! *.*" 운영이 기뻐서 소리를 지르자 혁세광은 느릿하게 웃어보였다. 이렇게 좋 아하는 것을 보니 애늙은이가 어지간히 시달린 듯 했다. "그럼, 내일 마교로 가 주게. 가능한한 빨리 시작했으면 하거든." "알았네. 내가 해줄수 있는 것은 그정도밖에 없으니까, 잘 해보게. 쿡쿡" "아, 염려말게. 이번은 자신 있으니까." 자신만만하게 웃는 운영을 보면서 혁세광은 천천히 몸을 움직여봤다. 내 일 당장 출발하자면 서둘러 준비를 해야할 듯 했다. '두고보자!!! 끈끈이든 마녀든 절대절대 혼줄을 내주겠어!!!!!' 운영은 내심 거창한 결심을 하면서 소리없이 웃었다.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4 꾸준히~!!! 틈틈히~~!!! 열심히~~~!!! 올리자... 아자~!!((개과천선한 milu, 얼마나 갈려나..)) --------------------------------------------------------------------------------------- 빚지고는 못산다. (4) 빚지고는 못산다....4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4화 제비, 배신자를 협박하다. 운영은 일단 도마 혁세광을 꼼꼼하게 진단해 나갔다. 외상은 많이 좋아진 듯했지만 아직 내상이 중해서 쉽게 몸을 움직일 수 없을 것같았다. 조심스 럽게 하나하나 침을 놓으면서 오랫동안 굳어있던 혈도를 풀어냈다. "애늙은이가 꽤나 신경쓰는 것을 보니 쉽게 움직일 수없을 상태인 모양이 지." "입닥치고 좀 조용히 있어보라구. 내가 이 정도쯤 못 치료 할 것같아." "쿡쿡쿡쿡, 발등에 불어떨어지니 정신이 없군." "...씨잉" 뿌루퉁하니 토라지는 운영을 보면서 혁세광은 나직하게 웃었다. 놈이 자 랑하는 의술로도 쉽게 치료하기 힘든것같았다. 십만대산의 마교까지 가려 면 이런 상태로는 어림도 없었다. 아직 최소한 반년은 정양해야 된다고 자 신을 치료하던 의원은 신신당부를 했었다. 운영은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손길을 탈탈 털면서 기세등등하니 입을 열었 다. 상반신을 벗은채 혁세광은 침상에 비스듬히 기대어 누운 상태였다. 온 몸에 빽빽하게 꽂힌 침이 상당히 살벌해 보였다. "좋았어. 이대로 한시진(두시간)만 있어. 내가 최고의 약을 지어 올테니 까." "움직이라고 해도 지금은 못 움직이니까 걱정마."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 흥" 혁세광은 비실비실 웃으면서 한마디했다. 이 애늙은이 소갈머리라면 분명 점귀신은 몸성하지 않을 것이 뻔했다. 쪼잔하기 그지없는데다 빚지고는 절 대 그냥있지 못하는 성미인지라 어떻게 되었을 지는 가히 상상이 가지만. "그너저나, 점귀신은 다시 볼수나 있는거냐?" ".......그, 그러니까......" "왜 내가 모를 줄 알았냐? 너랑 사귄지가 사십년이 넘어. 니놈이 가만 뒀 을 리가 없지." "........흠흠흠, 당분간은 보기 힘들꺼라 생각하는게 좋을꺼야." 운영은 먼산을 보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당.분.간.이니까 기한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이지. 켈켈켈" 사악한 미소와 함께. 그것을 본 혁세광은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정말이지 어쩔수 없 는 어린애다. 별호가 백발선동인 것이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그럼 나갔다 올게." "기대하고 있지." "아! 그렇지. 한가지만 더. 거지왕초는 언제쯤 이곳에 다녀가곤 하는 거 지?" "왕초? 아아~~ 아마 오늘내일쯤 올건데?" " 았어!!! 이젠 계획대로군!!!! 켈켈켈켈" 운영은 나가다 말고 개방 방주 취걸개의 행방을 묻고는 의쓱거리며 방문 을 나섰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혁세광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저 꼬마가 또 시작이군. 거지왕초까지 뭔가 약점을 잡혔나????" 그때 문득 방밖에서 즐거운 듯이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좋아! 이제 완성이다." 백색의 장삼을 뭔가로 더럽힌채 희희락락하는 운영의 모습은 꼭 장난감을 들고 좋아하는 어.린.애 같았다. 그는 열심히 도마 혁세광이 정양하고 있는 전각을 향해 달렸다. 아마도 지금쯤이면 거지왕초도 와 있을 것이다. "이봐!! 칼귀신. 약이 완성 되었어!!!!" "히익!!!!! 애늙은이!!! 니놈이 왜 여기에!!!!!" 거침없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운영의 모습에 취걸개는 벽에 착 달라붙 으며 고함을 질렀다. 예측되었던 그의 반응에 운영은 사악하게 웃어보였다. 순간 취걸개는 불길한 기의 파동을 느끼며 몸을 떨어야만 했다. 훗날 회상하기를 취걸개는 이미 그순간 자신의 운명을 깨달았다고 한다. 믿거나말거나. "그그그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주면 되는 건데?" "켈켈켈켈, 아주아주아주 간단한 일이지. 백리진천을 정의맹에 최소한 보 름이상 붙들어 두면 되는 거다." "무슨 말도 안되는!!! 지금쯤이면 정의맹 내부 문제도 거의 해결되었을 텐 데!!! 이제와서 다시 보름이상을 잡아 놓으라니!!!" 취걸개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고함을 지르며 반막을 하자 운영은 얼굴 을 취걸개 코앞으로 들이밀었다. "그.래.서. 니 놈이 지금 싫다는 거냐??? 앙!!! 지금 니가 싫다고 할 군번 이냐!!!!" "허걱!! 누누누누가 싫다고 했냐. 그냥 힘이 든다고........삐질삐질" "설마 지금 사이비 점쟁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는 아니겠 지?" "힉!!! 아냐아냐. 즉각 시행할게. 당장 시키는 데로 할게." "니놈이 지은 죄를 안다면 얌전히 입다물고 시키는대로 해! 알겠냐?" "물론이지!!" 취걸개가 부들부들 떨면서도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자 운영은 만족한 듯이 웃었다. 그 두사람의 행태를 옆에서 가만히 보고 있던 혁세광은 다시한번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어차피 저리 될줄은 알았지만. 취걸개가 쏜살같이 낙영장을 튀어나가자 운영은 여유만만하게 긴장했던 몸을 이완시키며 몸을 풀었다. 이제서야 계획대로 되어 간다는 느낌이 팍 팍 들었던 것이다. "이봐, 애늙은이. 그렇게 번 보름으로 뭘 하려는 거지? 상대가 천하제일로 이름을 날리는 쌍혈이라는 것은 잊은 게 아니겠지?" "후후후후후, 물론이지."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은?" "원래가 남의 물에서는 승산이 없는 법이지. 낙양으로 돌아갈 예정이야." "낙양이라면?" "내가 제비노릇하는 동안 거점으로 삼았던 곳이지. 일단 놀던 곳에서 전 열을 정비해서 다시 시작할 꺼야." "후우~~ 잘 해봐라. 나는 내가 맡은 것만 할테니까." "켈켈켈켈. 걱정말라구. 이 내가 실패따위 할 리가 없잖아!" 팡팡! 혁세광의 어깨를 두드리며 운영은 호기롭게 외쳤으나 그의 내심도 상당히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화화공자 화운빈 노릇을 할 때도 얼마나 열심히 그 끈끈이들을 떼어내기 위해서 노력했던가. 하지만 몇번을 해도 실패만 하다가 결국은 옛날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았던가. '괜찮아.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할.수.있.어!' 그렇게 열심히 자기최면을 거는 운영이었다. 일단의 계획, 이른바 끈끈이들 바쁘게 하기를 마친후 느긋한 걸음으로 백 리세가로 향했다. 당분간 못볼 녀석들이니 마지막으로 얼굴을 봐주자는 생 각이었다. 운영이 정문 문턱을 들어서자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듯 단목우가 방 실방실 웃으며 다가왔다. "이제 오셨습니까. 조금만 늦으셨으면 찾아나서려고 했습니다." "내가 갈데가 어디있냐." 운영이 빽 소리를 지르고는 내당으로 가버리자, 놓치지 않기 위해 단목우 는 열심히 따라갔다. "끄응. 침을 맞아도 허리가 아프네. 제길" 밤새 작전계획을 점검하다가 새벽녘에야 잠이 든 운영은 늦은 아침에야 겨우겨우 몸을 일으켰다. 아침에 해가 뜨자말자 방에 쳐들어와서 알랑거렸 으야 할 끈끈이나 마녀들이 안보이는게 묘한 느낌이 들었다. '요상하네. 왠일이냐. 이렇게 조용한게.' 대강 세안을 마친 운영은 재빠르게 의관을 바로하고 방을 나섰다. 내당을 나서고 끈끈이와 마녀가 머물고 있는 지객당(손님용건물) 근처까지 오자 뭔가 소란스런 소리가 들렸다. 보아하니 단목우의 목소리인데..... 빠꿈히 고개를 내밀고 소리의 진원을 살폈다. 그러자 방안에는 정 중앙에 놓여있던 단단한 오동나무로 만든 탁자가 박살이 나있었고 끈끈이 2호가 씩씩 거리고 있었다. 손에는 종이 한 장을 든 채로. "소숙(작은 숙부), 진정하세요. 그렇게 서서 그러지면 어떻게 해요." "이게 무슨 소리지?" "음, 그러니까 마교 본산에서 오늘 도착했다는 소환장이네요." "이제와서! 무슨 소환을 하는 거냐!" 단목우가 무의식중에 토해낸 낮은 고함소리는 무서운 반향을 동반하면서 방안의 사물을 산산조각냈다. 유하영은 공력을 끌어올려 그 음파에 대항하 며 외쳤다. "악! 소숙. 천마후(음공의 일종.소리로써 상대를 공격하는 무예)까지 쓰시 면 어떻게 해요. 살살 말씀하셔도 잘 들린단 말이에요." 택택 거리면서 유하영은 단목우에게서 방금 건네받은 서신을 들여다봤다. 그것은 오늘 전서구(연락용 비둘기)를 통해 도착했으며 마교 본산에서 보 낸 소환장이었다. 당장 마교로 돌아오라는 내용의. 거기에는 마교주의 직인 이 붉고도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쾅!!!!! 귀를 찢는 소리와 함께 단목우의 권격(주먹공격)에 팔목까지 벽을 파고 들었다. "소숙. 진정하시라니까요." "너 혼자 가봐라. 하영" "농담하시는 거죠! 아버님의 직인까지 찍힌 소환장을 무시하면 어떻게 되 시는 줄은 잘 아시잖아요!" "난 안간다." "반도로 낙인찍혀 평생 도망다닐 생각이세요?" "......................." "무슨 이유로 날아온 소환장이건 일단은 교로 돌아가봐야 해요. 그건 소 숙도 잘 아실텐데요." "....................." "운영선배님 일이 걱정되셔서 그러시는 거예요?" "알면서 물을 필요는 없을 텐데." "흠흠. 백리동생에게 들어보니 정의맹 일이 오늘내일 끝난다고 들었어요. 분명 백리가주께서 돌아오실테니 그렇게 걱정하지 마세요." "놈이 더 걱정이 되는군." "소예동생한테 잘 이야기 해놓을테니 일단 출발하셔야 해요. 보세요! 날짜 가 너무 촉박하잖아요." "..............별 볼일 없는 일로 소환했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 "휴우~~ 무슨 일인지는 어서 가봐야 알수 있잖아요. 자, 어서 출발하도록 해요." 단목우가 이빨을 갈며 내뱉는 말에 유하영은 한숨을 내쉬며 달래듯이 말 했다. 어쨌든 빨리 본교로 돌아가봐야 한다. 일단은 무슨 일이지 알아야 할 테니까. '정말 아버지도 참!! 갑자기 이유도 없이 이런 소환장이나 날리다니!!!' 몰래 방안을 살피던 운영은 내심 쾌재를 울렸다. 일이 예상대로 되어 가 는 듯했다. 이래서 마교의 일과 정의맹의 일을 시간차로 벌렸던 것이다. 혁 세광으로 하여금 마교로 출발하기 전에 미리 전서구로 항의서신을 보내게 했었다. 그래야지 마교에서는 일의 전모를 자세히 알기위해, 일단 끈끈이와 마녀를 무조건으로 소환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켈켈켈켈. 어서어서 가보라구. 그럼 이제는 한놈만 남은 것인가.' ------------------------------------------------------------ 흠흠. 어제 하나만 올리려다가 오늘 두개 같이 올립니다. 이야기 전개 상 두개가 같이 올라가야 하거든요. ^^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5 오옷~~ 감상이 3개씩이냐~~~~!!!@@ 오늘 더 올려야지^^ ------------------------------------------------------------------------------------------빚지고는 못산다. (5) 빚지고는 못산다....5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5화 제비, 낙양을 찾다. 역시나 예상대로 끈끈이 1호도 정의맹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 모든 것은 운영의 계획대로 였다. '큭큭, 거지왕초도 열심히 하고 있는 것같군. 뭐, 제놈이 농땡이 치면 그날 로 이승을 하직할테니 열심히 안 할 수가 없겠지.' 그날밤 백리세가의 담장을 은밀히 월장하는 검은 인영이 하나 있었다. 그 인영은 경비를 서던 사람들도 눈치채지 못할 은밀한 신법으로 유유히 빠져 나갔다. "우하하하하, 두고보자! 이 마끈들(마녀+끈끈이), 기필코 후회하게 해주겠 어!!!" 백리세가가 보이지 않는 곳에 와서야 광소를 터뜨리며 즐거워하는 운영이 었다. 역시 간이 작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했다. 낙양. 야화랑 매란은 조용히 책자를 넘겼다. 한달동안 중원각처에서 일어난 각 종 사건에 수많은 기루를 통해서 야화문으로 모여져 문주인 매란이 처리하 게 되는 것이다. "보자, 정의맹의 일은 대부분 처리가 된 듯하군. 혈문의 재보(보물)는 정 의맹과 마교가 나눠가진 듯하군. 뭐, 그들의 힘이 컸으니까 어쩔수없지. 백 리세가에 넘어가는 액수가 예상보다 조금 큰듯한데. 이면(뒤쪽) 계약이 있 는가." 한참 이번에 벌어졌던 '혈문사태'의 뒷처리에 관한 정보를 점검하던 매란 은 갑작스런 소음에 고개를 들었다. 아련하게 문밖에서 들려오는 제지의 목소리와 날카로운 고함소리. "소란스럽게 무슨 일이냐. 매(`)아, 네가 잠깐 다녀오거라." "예. 문주님." 문밖에서 작은 복명(명에 따름) 소리가 들리며 인기척이 사라졌다. 현재 매란이 머물고 있는 방 주위에는 야화문의 일류 고수인 사선자(?+ ?인 매란국죽(` ?이 은밀히 은신하고 있었다. 본래 기녀출신인지라 초일 류의 무예를 익히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녀들은 몸을 팔아 익힌 무 공을 나름대로 발전시켜 은신술(몸을 숨기는 무공)과 신법(빠르게 달리기 위한 무공)만은 일류 고수들 못지 않았다. 잠시 뒤 매아가 돌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문주님. 갑작스럽게 외인이 문주님을 직접대면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합 니다." 매아의 말에 매란은 살짝 아미를 찡그렸다. 예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무슨 일이지. 이곳은 외부에 기루로 위장해놓아서 야화문의 총단이라고 아는 사람은 극히 소수인데.' "상대의 신분은 짐작이 가능하냐?" "그것이, 역용(변장술)을 한 상태라 예측하기 힘듭니다." "무력을 동원해서 시위를 했다면 그 무공의 연원(근원)으로 신분을 파악 할 수 있을텐데?" "무력시위는 하지 않고 단지 배첩을 건네면서 대면을 청하고 있습니다." "배첩은 가지고 왔느냐?" "예, 여기있습니다." 조용히 방문이 열리면서 곱게 접은 첩지가 매란의 앞으로 내밀어졌다. 그 녀는 가볍게 배첩을 잡아가면서 의아함을 금치 못했다. '기이하구나. 도대체 누가 이곳을 안단 말인가.' 매란은 건네진 배첩을 개봉해 내용을 확인했다. -내 소중한 친우. 단 한줄과 그 옆에 기묘한 구름문양이 그려진 이상한 배첩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한눈에 그 필체와 문양모양의 표식을 알아 볼 수 있었다. 바로 매 란과 오랜 친교를 나눈 화화공자 화운빈의 표식이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한가지 기이함도 느낄수 있었다. '그분이라면 제아무리 역용을 했더라도 아이들이 알아볼수있을텐데......' "이 곳으로 모시어라." "예! 문주님." 매란은 기이함을 느끼면서도 그를 만나보기로 했다. 화운빈의 표식으로 대면을 청한 자의 정체도 알아볼겸 해서 였다. 방문이 조용히 열리면서 약 오척을 조금 넘는 왜소한 체구의 인물이 들어 왔다. 동시에 사선자의 경계가 강해지는 기척도 느낄수있었다. 그녀가 예상대로 화운빈은 아닌듯했다. "제가 야화문의 문주, 매란입니다. 무슨 일로 이렇게 대면을 청하셨나요?" "나는 문주와 독대(단둘만의 만남)를 청하오. 호위를 물리쳐 주시오." "!!!!" 방에 들어온 괴인물은 기타부타 아무말도 없이 자신의 요구를 앞세웠다. 그녀는 노기를 느꼈다.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거죠? 천한 기녀들의 모임이라 해서 이런식의 무례 를 범하시는 겁니까. 대협." "그럴 생각은 없소. 단지, 문주께 도움을 청할 일이 있어서 독대를 원한 것이오." "도움을 원하신다면 이쪽의 규칙에 따라 주셔야 예의가 아닐까요?" 매란이 날카롭게 외치자 그 괴인물은 할 수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는 것 같았다. 동시에 가는 전음성(뭐, 텔레파시 비슷한 무공이라고 생각하시면 도겠지요. 남에게 들리지 않게 의사를 전하는 무공입니다.)이 그녀에게 전 해졌다. '매란, 나요. 화운빈.' -흠칫. 도저히 믿을 수없었다. 역용한 것은 확인 할 수있었지만, 도저히 변체환용 (체격자체를 바꾸는 무공)한 흔적은 없었다. 화운빈과는 체격부터 틀렸고, 음성도 낯선것이었다. 그때 다시 전음성이 전해졌다. '믿기 힘들테니 한가지 증거를 들겠소. 그대와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이렇 게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오. 그대하고 만은 절대로 동침하지 않 겠다고. 평생을 사귀려면 몸보다는 마음과 사귀고 싶다고. 쿡쿡, 천하의 제 비답지 않은 말이었지만.' 매란은 다시한번 놀랐다. 분명 그 말은 화화공자 왕제비 화운빈이 자신에 게 던진 말이었다. 그 당시 방에는 자신과 화운빈밖에 없었기에 더더욱 놀 랐다. "믿기지는 않지만, 독대는 허락하겠어요." "고맙소." "사선자는 즉시 십장밖으로 물러나도록." -스스슥 낮은 기척과 함께 호위하던 사선자가 완전히 물러났음을 느낀 듯 괴인영 은 가만히 얼굴을 문질렀다. 순간 종이장처럼 얇은 인피면구(얼굴에 쓰는 가면같은 것. 정교하게 만들어져서 인간의 가죽과 구별하기 힘듬. 하지만, 완전한 변신을 위해서 자신이 변장하고자하는 대상자의 얼굴가죽으로 직접 만들기고 했다고 함.)가 떨어지고, 머리를 감싸고 있던 두건도 벗겨져 내렸 다. 그러자 드러나는 화사한 동안의 얼굴과 허리까지 내려오는 새하얀 백발. 그 두가지를 보자 매란은 한눈에 상대의 정체를 알아 볼수있었다. "백발선동 운영선배님이시군요." "쿡쿡, 역시 매란이군." 활짝웃으며 친근하게 말하는 운영의 태도에 그녀는 조금 불쾌했다. 비록 상대가 무림의 대선배격이지만 자신도 일문의 문주이다. 비록 천한 기녀출 신이지만, 초대면에 이런 태도는 실로 무례한 것이었다. "선배님. 저와는 초면이신 것같은데요." 그래서 매란은 날카롭게 비꼬는 말을 내뱉았다. 그러나 운영의 태도는 전 혀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싱글벙글 웃으며 그녀에게 슬쩍 다가와 매란의 섬섬옥수(뭐, 예쁜 손정도로 생각하세요.^^)를 감아쥐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백설. 비록 겉으로는 차가우나 속에서는 따뜻한 피가 흐르니 그 안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대여." 운영이 오른 손을 감싸쥔채 달콤하게 속삭이는 말에 매란은 떨리는 음성 으로 말을 이었다. 설마설마. "천한 몸이나 공자의 위명을 아오니, 실망시켜드릴까 겁나는군요." "비록 밤의 꽃이나 그 여왕은 도도한 장미와도 같으니 결코 실망함이 없 으리라." "여왕이라니 왠 말씀이십니까. 그저 한송이 야화이옵니다." "꽃중의 여왕이라는 모란은 그 자태가 아름다우나 향기가 없으니, 나는 장미가 더욱 좋소. 장미의 여왕은 꺽어버리는 것보다 곁에서 평생 즐기는 것이 더 나을 것같소." "누구나 꺽을 수 있는 야화를 여왕이라 불러주시니 평생의 지우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사옵니다." "후하하하하하하, 역시 모두 기억하고 있군." 마치 서로 짠 듯 막힘없이 주고받는 말이 끝나자 운영은 기분좋게 웃었 다. 매란도 살풋 웃으면서 속삭였다. "겉모습은 변했으나, 눈빛은 여전하군요. 그런 정중한 말을 하시면서 그렇 게 뜨거운 정염의 눈길을 주시는 것도 그때와 변함이 없으시니." "쿡쿡, 그런가. 매란이라면 알아줄것이라 생각했으니까." "어찌된 일인가요. 갑자기 행적을 감추시다가 이렇게 변해서 오시다니." "일이 그렇게 되어 버렸어." 운영은 조금 멋적게 웃다가 자신이 요 근래 겪은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았 다. 대충 되어가는 사정을 알고 있던 매란이니 이해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 았다. "어머! 그럼 제가 어떻게 불러드려야 하죠?" "그냥 대충 불러. 선배니 뭐니 하는 것은 절대 사양이야." "그럼 '운공자님'은 어떤가요?" "대충 그정도면 적합하겠군." 매란이 곱게 웃으며 대답하자 운영도 쉽게 동의해줬다. 그녀는 눈앞의 인물을 믿기지 않는 심정으로 보았다. 저 천하의 십대고수. 오기의 하나로 수십년전에 은거해 모습을 보이지 않던 백발선동 운영이 왕 제비 화화공자 화운빈이라니. 모든 사실을 알고도 믿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런 그가 쌍혈에게 잡혀 '탈처녀' 했다는 것도. 매란은 그가 처음 모습을 보이며 말했던 것을 기억해 냈다. "그래서, 제가 도와드려야 할 것은 뭐지요?" "끄응, 그것이.........아무래도 내가 요모양이 된 것이 두 마녀들이 설친 때 문인것같아." "호오, 마녀들이라면 무림삼화의 두명을 말하는 것이겠죠?" "응. 그래서 그녀들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알고 싶어." "어쩌시려고요?" "당연!! 복수를 해줘야지! 이 내가 빚지고도 가만 있을 것같아! 몇배로 불 려서 갚아주고야 말겠어." 운영의 필사적인 맹세에 매란을 즐거운 듯이 웃었다. 또 꽤나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듯했다. "호호호호호호, 좋아요. 그 정도는 간단해요." "얼마나 걸릴까?" "흐음....길어도 오일정도면 그녀들의 달거리(월경) 주기까지 알아낼 수 있 어요." "좋아! 그래도 가능한한 빨리 부탁해. 아무래도 불안하니까." "알았어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리고 은밀한 움직임이 일며, 운영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서 야화문이 총동원 되었다. 야화랑 매란의 일급 명령이 떨어지면서......... ------------------------------------------------------------ 오늘 비축분 전부 올립니다. 흑흑흑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6 참고로... 저 밑에 한 말은 제가 한 말이 아니라 케이아스님께서 하신 말씀이니.. 오해하지 마시와요~~^^ --------------------------------------------------------------------------------------- 빚지고는 못산다. (6) 빚지고는 못산다....6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6화 제비, 마녀들을 조사하다. 운영은 한 사일정도 느긋하게 야화문의 신세를 졌다. 원체 정보를 다루 는 야화문인만큼 거의 시차를 두지 않고 새로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동안 자신의 수발(시중)을 들고 있는 사선자 중의 하나인 '국아'를 통해 서 최신판 '정의맹, 요즘 이렇게 돌아간다'나 '마교, 무슨일이 있는가' 등을 들을 수 있었다. "흐음, 그래서 정의맹에서는 백리세가의 가주인 철혈검 백리진천을 맹주 로 옹립하기로 했나?" "예, 공자님. 개방의 방주, 취걸개 선배님의 강력한 주장으로 그 안건이 발의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대세가의 다른 세가문의 가주들은 적극 찬성했 다고 합니다. 일단, 정의맹 내부에서 은근히 벌어지는 구파일방과 사대세가 간의 세력다툼에서 우위를 점하자는 속셈인듯합니다." "그런데 다른 구파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지?" "본래 혈문사태를 진압할 당시 가장 큰 활약을 보인 것이 백리가주인지라 내외부에서 정의맹의 초대맹주로 옹립하자는 의견이 많았었습니다. 그에 사대세가에서도 강력하게 호응했습니다. 그러나 자파의 세력이 약화될 것 을 우려한 구파일방에서 그 의견을 흐지부지하게 넘기는 바람에 무산되어 버렸었죠. 그런데 돌연 개방의 취걸개 선배가 강하게 주장하는 사태가 벌 어지자 내심 상당히 당황하는 것같습니다. 사실 구파일방의 내부에서도 상 당한 의견분열이 있는듯합니다. 그래서 정의맹에서는 연일 수뇌회담을 열 어 의견조정에 진통을 겪고 있는 듯합니다." "그렇군. 좋아, 좋아." 국아의 설명을 들으면서 운영은 희희락락했다. 물론 인피면구를 쓰고 있 는 터라 얼굴에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켈켈켈, 거지왕초가 제대로 하고 있군. 뭐, 뒷일이 두렵다면 시키는 대로 해야겠지만.' 그는 또하나 궁금했던 소식을 물었다. "마교는 어떤가?" "일단 불미스런 사건을 소교주인 지옥혈 단목우대협과 나찰화 유하영소저 가 무조건 소환되었습니다. 두사람의 암습으로 심한 중상을 입은 삼마의 하나인 도마 혁세광선배님의 강경한 항의로 마교 내부에서도 곤혹스러운듯 합니다. 혁세광선배님은 마교의 현 교주인 혈수천마 유운제 선배님과 다년 간의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지자 상당히 실망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암습을 주도했던 두사람에게 근신하도록 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 명령에 단목우대협이 엄청나게 반발했으나 마교의 사대호법과 원로회의 장로들이 모조리 동원되어 간신히 제압했다고 합니 다. 그래서 당분간 무공을 일시적으로 폐지한채 근신하게 했다고 합니다." "괜찮군. 좋아." 운영은 찢어지려는 입을 간신히 원상복구할 수 있었다. 거지왕초도 칼귀 신도 계획대로 순조롭게 해주고 있는 듯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열흘이상 은 두놈들이 풀려나지 않을 것같았다. '이제는 매란이 가져올 정보만 기다리면 되는가. 한 나흘이 지났으니 슬슬 올때가 되어 가는군.' 그는 그렇게 간간히 들려오는 정의맹이나 마교의 소식도 신경쓰면서 오래 간만에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바깥에 나가는 일은 극도로 삼갔 으며 불가피하게 방밖을 나갈때도 꼭 인피면구와 두건을 착용하여 자신의 신분이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곤했다. 야화문에서는 그런 운영의 정체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았 으나, 문주인 매란의 엄명에 따라 일제히 함구 하고 있었다. 야화문 내에 손님이 머물고 있다는 사실조차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못하게 했다. 매란은 자신의 앞에 놓인 두툼한 한지 뭉치를 믿기지 않는 심정으로 바라 봤다. 사일정도 야화문의 정보력을 총동원하여 무림삼화에 대해 조사하게 하였었다. 사소한 일 하나 놓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조사했었 다. 그러나 이 엄청난 사실에 과연 이제껏 자신이 알아낸 것이 진실인지조 차 의심되는 순간이었다. "휴우~~ 정말 믿어지지 않는군. 우리 아이들이 실수했을리는 없는데. 그렇 다는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이 속고 있다는 말인데.........대단하네, 정말." 그녀는 조용히 일어나 운영이 학수고대하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 과연 그는 방안에 틀어박혀 움직임을 최소로 하고 있었다. 그의 과거를 생각한다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급하기는 급한 모양이었다. 매란이 들어서는 것을 보면서 운영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일어섰다. 그 녀의 손에 들린 책자를 응시하면서. "굉장히 조심하시네요. 그들이 그렇게 무서운가요?" "말도 마. 보통 지독한 놈들이 아냐. 지금도 불안해서 제대로 숙면을 하지 못할 정도니까." "자요. 여기 있어요. 단! 명심하세요. 그 책자의 내용에는 단 한가지의 거 짓도 없으니까요." "어서 줘 봐." 조급한 운영의 독촉에 그녀는 손에 들린 책자를 넘겨줬다. 분명한 다짐과 함께. 운영은 서둘러 책자를 넘겼다. 한장 한장 빠르게 넘어가던 책장이 갑 자기 속도가 떨어지더니 결국은 멈춰버렸다. 그는 창백한 안색으로 매란을 바라봤다. "매란, 이게 진짜 사실이야?" "후우~~ 제가 건네드리기 전에 분명히 말씀 드렸잖아요. 한치의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믿을 수가 없어!!!!" "저도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분명한 사실이니 끝까지 보 고 나서 말씀하세요. 운공자님." 매란의 재촉에 운영은 떨리는 손길로 책장을 넘겼다. 결국 반시진(한시간) 정도 지나자 전부 읽을 수 있었다. 그는 한참을 멍하니 책자를 들여다봤다. ".............그렇다면 무림삼화란 껍데기뿐이고 알맹이는 완전히 초절마녀들 이라는 뜻이군." "그런 것 같더군요. 믿기는 힘들지만." "녹림호풍녀, 독심호리, 관음색녀........................." "..................." 운영은 뚫어질 듯이 눈앞의 책자를 노려봤다. 결국 언뜻언뜻 보이던 그녀 들의 모습이 본 모습이었던 것이다. 앙칼지고 독가시로 무장한 한송이 장미같던 나찰화 유하영은 엿보기 취미 의, 그것도 남자들의 건장한 알몸을 엿봐서 나체화나 그려서 시비들이나 여무사들에게 은밀히 나눠주는 관음색녀였고, 우아하고 화려한 모습의 기 품있는 선녀같던 봉황선녀 백리소예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이루는 한 마리의 불여우, 독심호리였던 것이다. 자신을 함정에 몰아넣고서 기쁜 듯이 웃어대던 마녀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서 어른거렸다. 끈끈이들을 이용해서 백리세가에 가두다 시피 했던 것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랬단 말이지............마끈들!!!! 뿌드드득!!!!' 운영은 근 한시진(두시간)을 그런 자세를 풀지 않았다. 그동안 자신이 당 했던 그많은 수모와 고통!!!!을 되새기면서. ------------------------------------------------------------ 계속입니다.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7 흑...ㅠㅠ 사실 오늘 올릴 예정은 없었는데... 엉..ㅠㅠ 케이아스님께서 다음주까지 다 올리라고 하시네요.... 우어..... 감기로 고생하고 있는 미류야요..ㅠㅠ ------------------------------------------------------------------------------------- 빚지고는 못산다. (7) 빚지고는 못산다....7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7화 제비, 마녀공략법(일명 마녀, 이렇게 공략하라.)을 작성하다. 운영은 책자를 처음부터 다시 읽어내려갔다. 이번에는 글자한자 놓치지않 도록 새심하게 주의를 기울였다. 근 두시진(네시간)에 걸쳐 책자를 읽고나 서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매란은 그런 운영을 방해하지 않도록, 말없이 옆 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매란, 여기 독심호리 백리소예에게 호된 꼴을 당한 천응방 방주의 딸에 대해서 좀 알고 싶은데." "천응방이라면........여기 있군요." 매란은 즉시 무림방파에 대해 조사된 항목을 뒤져 정보를 꺼내왔다. 꽤나 두툼한 것이 상당한 세력을 지닌 방파인듯했다. "흠, 천응방. 하남에서 세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무림세력이에요. 방주는 냉면철조 강원휼. 슬하에 자식은 이남일녀. 아들 두명은 모두 성 혼을 했어요. 그것도 장남은 하남에서 최고의 갑부로 소문난 거상(유능한 상인)의 딸을 아내로 삼았고, 차남은 사대세가의 하나인 남궁세가의 딸을 아내로 삼았군요. 상당히 신경 쓴 혼례인듯해요. 단, 하나뿐인 외동딸인 옥 지화 강지연은 올해 스물셋인데도 성혼을 하지 못했군요. 몇 년전에 태중 혼약했던 하남성주의 셋째아들에게 파혼을 당했어요. 당시 백리세가의 연 회에서 큰 추태를 보인후에 일어난 일이에요. 마음에 심한 상처를 받은 듯 전혀 바깥 출입을 하지 않는다고 해요. 그리고 그후 천응문은 백리세가와 철천지 원수가 되었어요. 긴밀한 왕래가 있었는데 갑자기 살벌한 관계가 되었네요." "백리소예와 뭔가 관계가 있을까?"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아마도 그런듯해요." "좋아, 그부분을 좀더 조사해줘." "알았어요. 이틀만 기다리세요." 운영의 주문에 매란은 가볍게 대답했다. 어차피 옥지화 강지연의 직접적 인 증언만 있으면 되니까 이틀까지도 필요없었다. 그렇지만 은근히 그가 세운 계획이 어떤 것인지 궁금증이 일었다. "그런데, 운공자님." "응???" "두 사람을 어쩌실 건데요? 뭔가 계획이 서신건가요?" "아아... 대강은" "어떤 계획인데요??" 정말 궁금해진 매란이 재차 물어오자 운영은 피식 웃어보이며 자신의 계 획을 대충 설명해 줬다. 일이 실행단계에 접어들면 어차피 매란도 다 알게 될 사실이었다. "두사람의 개성을 이용하는 것이지." "개성이라면...." "그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이루었다면 어차피 많든 적든 적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백리소예의 경우에는 그녀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을 찾아서 도움을 받을 생각이야." "그럼 유하영은요?" "후후후후후, 유하영은 그녀의 취미생활을 이용해야지. 참, 그보다 유하영 의 마교 근신은 언제쯤 풀릴 지 알았으면 하는데." "......주동자는 어차피 지옥혈 단목우였으니까, 그녀는 지금쯤 풀렸을 지도 몰라요." "제길.......열흘밖에 안지났는데 벌써 풀렸단 말야......." "어쩌면 공자님을 찾고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십중팔구는 분명 두 마녀들 다 나를 찾고 있겠지." "시간이 없군요." 운영이 걱정스레 내뱉자 매란도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매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줬다. 그녀까지 걱정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벌어질 일이니 계획을 최대한 빨리 실행하면 될꺼야. 그렇게 걱 정스런 얼굴하지마, 고운 얼굴이 상하겠어." "제가 해야할 일이 있죠? 어서 말해 주세요." "응. 우선 신체건강하고 잘생긴 남자들이 가능한한 많이 필요해. 단, 여자 에 대해서는 알만큼 아는 녀석들로." "좋아요. 어차피 기루를 찾는 한량들 중에서 찾으면 그 일은 간단할꺼예 요. 그리고는요?" "천응문의 옥지화 강지연과 만나고 싶어. 주선, 할 수 있을까?" "두문불출이니까 운공자님이 직접 천응문으로 가실 수 밖에 없을 것같아 요." "흐음...........그건, 어쩔 수 없겠지. 그럼 방법은 은밀해야 하니까, 적당히 알아봐야 겠군." "일단 옥지화 강지연과 백리소예 사이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서 조사하 면서 같이 알아볼께요." "부탁해! 매란. 이건 정말 마지막 기회니까." "후후후후, 맡겨둬요." 운영이 간절한 어조로 덧붙이자 매란은 가볍게 웃으면서 자신만만한 대답 을 해줬다. 지금만이라도 그를 안심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매란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처지가 참 한심하고 비참했다. 친구라고는 한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는 데, 그들 전부 에게 매달려 도움을 구하는 처지라니......... "미치겠군. 나중에 매란 얼굴을 어떻게 보지..........." 머리를 감싸쥐고 고민해 봐야 지금이 이 방법밖에 없었다. 자신이 직접 조사하러 다닐 수도 없었고 그럴 시간도 없었다. 화화공자 시절에 매란을 알고서 벌써 3년이 지났다. 그동안 그녀에게 도움받은 것도 많았지만 정작 자신이 해준 것은 거의, 아니 전혀 없는듯했다. 그런데도 그녀는 정성껏 자 신을 도와줬던 것이다. "빌어먹을!!!! 진짜 한심하군." 그러나 왕년의 제비, 화화공자였던 지금은 애늙은이가 되어버린 운영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깔깔깔깔깔~~~~~" "저어, 문주님. 뭐가 그렇게 재미있으신 거예요?" 방에 돌아오자 말자 매란이 정신없이 웃어대자 옆에서 보고 있던 매아는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직접 묻고 말았다. 매 란은 눈꼬리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면서 대답해줬다. "안 웃기니? 그 사람에게 관계된 일은 전부 이렇게 되버리니까." "그래도 좀 불쌍하기도 하잖아요." "바보! 원래 여자가 한을 가지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리는 법이야. 그런 데 이정도로 끝나는게 다행이지." "..........문주님 취미도 좀 이상해요." "그분이 내 것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이렇게 끝나지 않지. 무슨 짓을 해서라도 달라붙는 여자들을, 아니 지금은 남자도 포함되는 구나. 어 쨌든 달라붙는 사람들을 전부 떼버렸겠지. 하지만, 그분은 절대로 내것이 될수없잖아." "고백해 보시면 어떨까요?" "소용없어. 원래 바람같은 사람은 잡을 수 없어. 한군데 머물 사람이 아 냐." "..............문주님." "바람을 잡아 두려면 그만한 힘이 있어야해. 천하의 쌍혈에게는 그런 힘 이 있지. 아마 이번 계획이 실패하면 그분은 영원히 잡혀있어야 할걸." "하지만 문주님은 최선을 다해서 도우시잖아요." "그래. 그사람은 한번 원망을 가지면 절대 돌아보지 않을 성격인걸. 내것 이 될 수없다면 남의 것도 되지 못하게 최선을 다해서 방해했었지. 뭐, 그 분은 자신을 도와주는 줄 계속 착각하고 있지만." ".........정말 이해하기 힘들어요, 문주님도." "쿡쿡쿡, 그렇지? 그래도 이번일은 아주 재미있어. 저 예쁜 얼굴로 '당신 만을 믿어요'하듯이 나를 바라보는 걸. 정말 기분이 좋아." 매란은 기분좋게 미소지으며 매아를 쳐다봤다. 저 작은 아이는 아직 사랑 도 독점욕도 그리고 광기도 이해하기 힘든 나이겠지. 그런 격렬한 감정을 이해하기에는 아직 어리니까. 자신도 저 바람같은 남자를 사랑하기 전에는 미처 몰랐었다. 안되는 줄 알면서도 스스로 일개 기녀의 신분인것처럼 속여서 그에게 접근할 정도로 빠져 있었다. 한 문파를 이끄는 문주로써 절대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지만. 이번에도 자신은 최대한 그를 도울 것이다. 절대 잡히지 않도록. 이제는 사랑이 우정으로 변해가는 단계였지만 아직 독점욕은 남아있으니까 쌍혈들 에게 쉽게 내줄수는 없지! 그렇게도 그 사람이 갖고 싶다면 어디 최선을 다하는 게 좋을 것이다. 원래가 몰라도 좋은 일을 알면 후회하는 법이다. 제비는 그저 모르고 있 는 게 제일 좋을 것이다. ------------------------------------------------------------ 못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보인 매란. 제비는 그저 모르는게 최고지. 불쌍한 놈.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8 빚지고는 못산다. (8) 빚지고는 못산다....8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8화 제비, 빚갈이 준비를 하다. 운영은 조용히 탁자위에 놓인 여러장의 종이를 뒤적이면서 현재 자신이 세운 계획을 재검토했다. 얼마전 국아의 손으로 전해진 천응방의 옥지화 강지연의 수모, 일명 옥지화파혼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전모가 적힌 종이들 이었다. '옥지화 강지연이 당시 연회장이었던 정자를 나서는 순간 백리소예가 절 묘하게 발을 걸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 있음. 익명을 요구한 그 목격자는 단지 계단에서 넘어지는 것만으로는 치마가 갈기갈기 찢길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음. 당시 시비는 연회가 파한 후에 정자 기둥에 연결된 가는 은사 (은빛 실)를 발견했다고 함. 조사에 의하면 그 은사는 연회 이틀전에 봉황 선녀 백리소예가 특별주문한 것으로 밝혀짐. 이 모든 정황으로 보아 가장 혐의를 둘수 있는 피의자는 백리소예임이 9할의 확률로 확실함. 천응문에 서는 이 사태에 대해 백리세가에 강경하게 항의하였으나, 원인모를 이유로 (이 부분은 도저히 조사가 불가능했음) 흐지부지됨. 이후 천응문의 문주 냉 면철조(냉면:냉정하여 표정의 변화가 없음. 일명 포커 페이스) 강원휼은 백 리세가의 이름만 나와도 불같이 격노하는 바, 그의 별호가 은밀히 적면철 조(적면:분노로 얼굴이 달아오름. 성미가 급함을 빗댐) 바뀌어졌음.' "이정도면 그 마녀가 무슨 짓을 했는지 대강 짐작이 가는군. 좋아! 이 옥 지화라는 아가씨의 도움을 받아볼까." -화영루 낙양제일기루로 유명한 화영루는 자색이 곱고 기예가 뛰어난 예기(몸은 팔지않고 다른 장기를 파는 기녀)들과 방종술이 뛰어나고 나긋나긋하기로 유명한 기녀들이 많아서, 내노라 한다하는 재력의 공자들치고 한번 다녀가 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또하나 유명한 것이 있으니, 바로 천하에 세손가락 안에 들어간다는 대형목욕탕인 '옥녀탕'이었다. 화영루에 소속된 기녀들과 화영루를 찾는 특급의 귀공자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남. 녀.혼.탕으로 향기로운 향료와 온갖 약재를 넣은 온천수는 피로회복와 원기 충전에 일품이었다. 언제나 문전성시를 이루는 화영루지만, 오늘 화영루는 다른 이유로 평소 의 몇배나 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화영루 정문앞에 붙여진 방문때문이었다. '하룻밤에 열명의 기녀를 상대하는 사람에게는 화영루 한달 무료이용권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그와 동시에 도전자들 전부에게 옥녀탕을 개방하겠 습니다. 단, 용모와 체격이 뛰어난 분에 한해서 도전권을 드리고 있습니다. - 화영루주 백!! 주의. 혼잡을 피하기 위해서 하루에 백명으로 제한하고 있사오니 이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 이 소식은 순식간에 낙양내로 퍼져나갔다. 그정도라면 자신있다는 모든 남자들은 앞을 다투어 화영루로 달려갔다. 꿈에도 그리는 화영루 한달 무 료이용권과 옥녀탕 사용권이 걸린 문제였다. 화영루 문밖에는 차례를 기다 리는 줄이 수십장에 이르고 있었고, 심지어는 문밖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순번을 기다리는 사태가 벌어지기 까지 했다. "좋았어!! 이정도면 소문이 퍼지는 것 정도는 금방이겠군." 왕년에 제비노릇하면서 모은 전재산으로 화영루를 한달간 통채로 빌린 운 영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뭐, 돈도 중요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복수였 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매란은 살풋 웃어보였다. "야화문의 정보망을 통해 마교의 근거지인 십만대산까지 이 소문을 퍼뜨 려 놓았으니 곧 걸려들겠죠?" "물론이지. 마교 주변과 화영루 주변의 감시도 철저히 해 놓았으니 소식 이 오면 확실히 알수 있겠지." "그런데 그녀가 오면 어떻게 하실꺼죠?" "후후후후후후후" 궁금한 듯 묻는 매란에게 운영은 사악하게 웃어줬다. 그렇다. 그것이 바로 관건이었다. 천하의 관음색녀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자금을 동 원해서 이런 일을 벌렸는데 이대로는 분명 끝이 아니었다. "일명 '선녀와 나무꾼' 작전이 시작되는 거지. 그녀의 종적이 화영루 주변 에서 발견되면, 내가 미리 뽑아놓은 심각한 변태취향을 가진 한량들을 옥 녀탕에 투입하는 거지." "변태취향의 한량들이라니요?" "얼마전에 매란이 데려온 한 얼굴, 한 체격하는 색골들 중에서 특별히 뽑 았지. 남이 보는 앞에서 정사를 벌려야 흥분하는 변태취향을 가진 놈들로. 후후후후후" "////////////// 어머머머." 제아무리 담이 크고 화통한 성품을 지닌 매란이라 할지라도 얼굴을 붉힐 수 밖에 없었다. 설마 그런 계획을 세웠을 줄이야. -화영루 정문에 들어서면서부터 휘황찬란한 장식들이 정신을 빼놓을 정도로 호화 로웠다. 평소에는 시끄러울정도로 붐비던 내부는 요며칠사이 발디딜틈도 없을 정도였다. "험험, 이 어르신이야말로 열명이 아니라 스무명도 상대할 수 있는 물건 의 소유자란 말야." "흥, 웃기지 말게. 본래 체격과 물건은 비례하는 게 아니라구. 본방이 중 요한 거라네." 구척의 거한이 가슴을 탕탕 치며 자신만만하게 말하자 듣고있던 작지만 단단한 체구의 장한 하나가 비웃음을 던졌다. 그러자 거한은 사람 머리통 만한 주먹을 치켜올리며 고함을 질렀다. "뭐라구!!! 이 쥐방울만한 놈이!!!!" "뭐야! 누굴 말하는 거냐, 덩치만 큰 실속없는 놈아!!!" 금새라도 싸움이 붙을듯한 흉흉한 분위기였다. 주변에서 시끄럽게 떠들던 남자들은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이 방관만 하고 있었다. 그러자, 분홍빛 궁 장을 걸친 중년의 미부(미부인)하나가 살며시 손을 내밀었다. "두 영웅들께서는 왜 이리 흥분하십니까. 하루만 지나면 되실 것을....." 거한은 자신의 주먹을 감싸오는 섬섬옥수(고운손)에 슬그머니 손을 내렸 다. 단신의 남자도 자신의 추태를 깨닫고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흠흠흠, 미안하네. 좀 성급했던 것같군." "잠시 흥분했군." "호호호호호호, 옛말에도 영웅호색이라 하였으니 잠시만 참으시지요." 미부는 노련하게 그 흉흉한 자리를 마무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이 것이 바로 총관(매니져쯤 된다고 생각하세요) 경력 20년의 실력이었다. 그렇게 장내를 수습한 미부, 장미부인 홍련은 사뿐사뿐 내실로 향했다. 내실에서는 한창 야릇한 신음성과 거친 호흡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오 고 있었다. 이제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 관문을 통과한 사람은 없었다. 비 록 한다하는 물건의 소유주라도 화영루가 자랑하는 특급 기녀 열명을 상대 하고서 두발로 걸어나올만한 정력의 소유주는 없었던 것이다. "흥, 물건도 부실한 것들이 큰소리만 친다니까. 그래놓고는 한두명 받고나 면 앓는 소리나 내면서. 전설의 왕제비, 화화공자 화운빈이나 통과할 만한 관문인데도 얕보고 덤벼들다니 웃긴단말야." 비웃음을 흘리며 홍련은 기루 3층에 위치한 루주전용 특실로 향했다. 오 늘도 관문통과자가 없음을 알리기위해서.......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9 빚지고는 못산다. (9) 빚지고는 못산다....9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9화 제비, 관음색녀를 공략하다. -사악. 은밀한 파공성과 함께 화영루 지붕에 날아드는 인영이 있었다. 검은 경장 으로 전신을 감싸고 있었으나, 선명하게 드러나는 굴곡으로 보아 여인임에 분명했다. 그 침입자는 마치 고양이처럼 소리도 없이 화영루 지붕을 스치며 건물 안 쪽으로 스며들었다. 화영루 본건물 뒤쪽에는 바로 손꼽히는 온천대욕탕인 옥녀탕이 있었다. 소리도 없이 옥녀탕 지붕으로 내려선 침입자는 가만히 처마에 달라붙어 거꾸로 매달려서 창문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 봤다. 안쪽 복도는 조용하니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옥녀탕으로 들어가는 문쪽은 형식적으로 경비를 두고 있었지만, 창문쪽에는 별다른 감시가 없는 듯했다. 그렇게 은밀하게 스며든 그림자는 드디어 건물내부로 들어섰다. "뭐야, 괜히 걱정했잖아. 경비가 이렇게 허술할 줄은 몰랐는데." 짜르릉 영롱한 교성이 울리며 하얀 손길을 서슴없이 복면을 벗어 내렸다. 동시에 드러나는 차갑고도 도도한 미모가 돋보이는 얼굴이 드러났다. 나찰화 유하영은 헝클어진 머리채를 대충 다듬고는 복면을 품속에 밀어넣 었다. 마교내 정수각의 엄중무시무시한 경비만 생각해서 완전무장으로 숨 어들었는데 이렇게 형식적인 경비밖에 없자 조금 맥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호호호호호, 나야 편하니까 좋지. 자아, 어서어서 취미생활하러 가야징." 살짝 웃으면서 그녀는 가볍지만 소리없는 걸음으로 목적지로 향했다. 유하영은 마교에서 한 열흘 근신하다가 우연히 한가지 소식을 듣게 되었 다. 직속 시비가 전해준 소식은 바로 '옥녀탕개방'소식이었던 것이다. 그렇 지 않아도 옥녀탕의 드높은 명성에 한번쯤 구.경.했으면 하던 차에 그 소식 을 들은 그녀는 앞 뒤 가릴 것 없이 이곳 낙양을 찾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소리없이 스며들던 그녀는 드디어 목적지를 찾아낼 수 있 었다. "쓰업, 끝내주는군!!!!" 유하영은 슬며시 입가를 훔치며 두 눈을 크게 떴다. 자욱하게 서린 수증 기 사이로 옅보이는 튼실한 근육질의 남체들. 경천검 매중소에게 꼬리를 밟히는 바람에, 마교에서는 자신의 취미생활이 금지되다시피 한 이후로 처 음보는 엄청난 눈요기였다. "이봐이봐, 조금만 오른쪽으로 비키란 말야.......그래그래, 그렇지!!!" "오옷! 끝내준다, 끝내줘!!!!" "*.* 오잉???? 저건 완전히 말(+) 저리가라 크기잖아!!!!" 연신 감탄성을 내뱉으며 눈을 돌리던 그녀는 나직한 경호성(놀람의 소리) 을 내질렀다. "뭐, 뭐야!! 지금 저것들은........!!! *.*" 느닷없이 탕안에 있던 남자들이 엷은 비단천을 가운데 드리워서, 구분하 고 있던 여탕에 침입해 들었던 것이다. 한참 수욕중이던 기녀들이 뜨거운 물속으로 나신을 숨기며 날카로운 비명성을 터트렸다. "꺄아아아악!!!!!! 이게 무슨 짓이예요!!!!!!" "꺄악!!!!! 빨리 나가욧!!!!" "어마마마........풍덩" 비록 혼탕이라 하나 엄연히 구분이 되어있던 옥녀탕 안이 순식간에 소란 스러워졌다. 서슴없이 여탕을 침범한 남자들은 여기저기로 도망치는 기녀 들을 하나씩 붙잡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그 자리에서 깔아눕혀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비록 요상한 취미를 가지고는 있지만, 아직 순결한 처녀지신(처녀의 몸)인 유하영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물론 다음단계가 궁금하지 않은 것은 아 니지만, 강.제.로. 당한다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 결 국 그녀도 여.자.였던 것이다.(흐음, 상당한 페미니스트라고 해야할까나...^^) 그녀는 숨어있던 자리를 박차고 나와 호통을 내질렀다. "이 파렴치한 놈들!!! 당장 그만두지 못할까!!!!!!!" 순간 기녀들을 범하던 남자들은 그 자세 그대로 굳어버릴 수 밖에 없었 다. 한참 진행중에 갑자기 침입자가 난입했는데다가, 그 침입자가 현재 자 신들이 범하고 있는 기녀들의 몇배나 아름다움 미.녀.이지 않는가. "수치를 모르는 놈들은 이. 나찰화 유하영이 용서하지 않겠다!!!!" 호통소리와 함께 유하영은 거침없이 자신의 독문병기인 채대(허리띠모양 의 병기로 평상시에는 허리에 감아 장식용으로 쓰임)를 휘둘렀다. -파앙!!!!! 날카로운 파공성과 엄청난 기파가 옥녀탕 내부를 휩쓸었다. 그리고, 그 강 렬한 여세에 옥녀탕의 한쪽벽이 힘없이 무너져내렸다. "와아아아악!!!!!" "사, 살려줘!!!!" "꺄아악!!!!!" 탕 내부는 엄청난 소란이 일고, 그 비명성에 외부에서 경비하던 사람들과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뭐냐!!!!" "벽이 허물어졌잖아!!!!" "허거거거걱! 뭐야, 이게???????????" 순간, 몰려든 사람들은 벌린 입을 다물 수 가 없었다. 한쪽 벽이 허물어진 욕탕 안에서 벌거벗은 남녀들이 서로 껴안은채 비명 을 울리고 있었고, 또 검은 경장의 초절세미녀가 병기를 든채 살기등등하 게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모여든 사람들을 쏘아보며, 나찰화 유하영은 얼음같은 목소리로 추상같이 호령했다. "이 추잡한 녀석들!!!!!" "저어.......여협께서는 뉘신데 갑자기 그러시는지........;;;;" 그녀의 엄청난 살기에 모여든 구경꾼들은 서로 미루다가 결국 한명의 중 년인이 나서서 질문을 던져야했다. 유하영은 채대를 허리에 감으며 나직하 게, 그러나 당당히 내뱉았다. "나는 마교의 유하영이라 한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술렁거림이 일었다. 저 유명한 무림삼화의 하나인 나 찰화 유하영이라니! "대단한데, 삼화, 삼화, 말만들었는데........*.*" "이야, 화영루 특급기녀들은 얼굴도 못들겠네!!!" "휴우~~ 끝내주는군...." 그런 속삭임을 들으며 그녀는 얼굴을 빳빳하게 들고서 중년인을 닥닥했 다. "저 색마들이 여탕으로 난입해서 기녀들을 강제로 범하는 것을 봤거늘, 뭘 망설이는 거냐! 당장 잡아들이지 않고!!!" "그.......유소저, 뭘 착각하시는 것이 아닌지......;;;;;" "착각이라니!!! 내 눈으로 똑똑히 봤거늘!!!!" "저어......오늘 옥녀탕은 좀 색.다.른. 취미를 가진 손님을 위해서만 개방이 되었는데요......"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색다른 취미라니!" 유하영이 미처 이해를 못하자 그 중년인은 조금 망설이다가 결국 대답했 다. 조금 처녀 앞에서 말하기 힘들었던 탓이었다. 더군다나 그 처녀는 보통 신분이 아니라 마도의 초극강 문파인 마교의 직계가 아닌가. "흠흠흠, 남이 보는데서 정사를 해야 더욱 흥분되는 취미를 가지신 분을 말하는 겁니다만......." "뭐, 뭐라고?????? 분명히 여자들은 비명을 질렀는데?????" "좀더 실감나는 분위기를 위해서 기녀들에게 쫓기는 처녀흉내를 내도록 미리 일러뒀습니다만..........." "그, 그럼 그게 연기라고??????" 어안이 벙벙한 유하영을 보면서, 중년인은 더욱 곤혹스런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소저께서는 어떻게 옥녀탕으로 오셨는지요? 이곳은 화영루를 찾는 남.자.손.님.들과 기.녀.들만을 위해서 개방되는 곳인데요." "그, 그러니까....나, 나는......" "더군다나 이렇게 건물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시다니, 이 일을 어쩌시려는 겁니까?" 낮지만 단호한 어조의 중년인의 추궁에 그녀는 도저히 말을 이을 수 없었 다. 어떻게 자신이 취미생활을 위해 옥녀탕을 엿보러 왔다고 말하겠는가. 더군다나 오해까지 하고서 탕안에 난입해서 남자들을 공격하기까지 했지 않은가. '어쩌지........그냥 오해했다고.....아냐, 그럼 왜 여기왔는지도 말해야 하잖 아!!!!' 망설이던 유하영은 도저히 수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그녀 가 택한 것은 한가지 방법뿐이었다. 한마디 변명으로 그 자리를 얼버무린 뒤, 재빨리 땅을 박차고 올라 지붕을 넘어 모습을 감춰버리는 것이었다. 일 명 '삼십육계 줄행랑'을 친 것이다. "나, 나는 마교의 배교자(반역자정도로 생각하세요)를 쫓던 중이었으니, 이만 가봐야 겠어요!" "소저!!! 어딜 가시는 겁니까!!! 뭔가 자초지종을 밝히시고 가셔야죠!!!!! 그 리고 피해보상은요!!!!!!!" 뒤에서 아련히 들리는 중년인의 고함소리를 무시하고서.......... 그날이후 화영루를 중심으로 은밀하게 소문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저 무림삼화의 하나인 나찰화 유하영이 옥녀탕을 무단으로 침입하여 때려부수 기까지 했다는 추문............이것이 이른바 '나찰화 옥녀탕 난입사건'이었다. ----------------------------------------------------------- 오후쯤에 하나더 올라갈겁니다. ^^ 감사합니다.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10 으음.. 이거 올리고 형기와 나민이도 올릴까..... 음... 고민좀 해봐야겠다... 1분안에 제비 보는 사람 있음 올려야지^^ 힛힛힛..... 지금 시간 3시 9분10초.. 기대하시라... ----------------------------------------------------------------------------------------- 빚지고는 못산다. (10) 빚지고는 못산다....10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10화 제비, 독심호리에게 복수하다. "정말 그녀에게 복수할 수 있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소저." "빠드드득!!!!!! 좋아요. 그 계집에게 복수만 할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어요!" "저도 전폭적으로 돕겠습니다. 그런 마녀는 한번 호된 꼴을 당해봐야 합 니다!!" 달도 숨어버린 어두운 밤, 어떤 방안에서 새어나온 대화소리였다. "준비가 다 된 건가?" "예. 일단 백리세가에 슬쩍 소문을 흘렸습니다." "하남성주의 셋째아들인 옥면호( ~7:옥처럼 잘생기고, 호방하고 용맹하 여 호랑이에 비유된다는 뜻) 관평은 어떻게 하고 있지?" "오늘 사냥예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녀에게도 단단히 연락해 두도록." "존명!" "공자님, 오늘은 대평산으로 준비해두었습니다." "오! 이전에 그곳에서 대웅(큰곰)을 한 마리 잡은 적이 있었지. 좋아, 이번 에도 기대해 볼만 하겠군." "백뢰(x?를 대령해 두었으니 이쪽으로 오십시오." "역시 철저하군." 입안의 혀처럼 자신이 말하기도 전에 미리미리 준비를 해두는 총관(집사 격입니다.) 허웅대는 이미 십년 이상이나 자신을 모셔온 노신이었다. 이번 에도 역시 철저하게 준비를 해 둔 점이 더욱 맘에 드는 인물이었다. 하남성주의 셋째아들인 옥면호 관평은 8척을 거뜬하게 넘는 장신에 특히 사냥을 즐기는 성품이라 세인(세상사람)들은 간혹 그를 신궁이라고 부르기 도 했다. 오늘도 여느 때처럼 대평산 방면으로 사냥을 나가기 위해서 호위 무장들과 가솔(하인)들 몇을 거느리고 애마 백뢰에 몸을 실었던 것이다. "공자님, 관평 일행이 십장 밖까지 접근했습니다." "좋군. 여기까지는 계획대로 되었는데.........." 운영은 여전히 인피면구와 두건으로 모습을 감추고서 추이를 살피고 있었 다. 옆에는 면사로 얼굴을 가린 궁장의 여인이 조용히 서 있었다. "소저, 성취는 어느정도나 되는지요." "일단 오성은 넘을 것같아요." "좋습니다. 그 정도면 해 볼만 하군요." ".............." "명심하십시오. 이번일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라서 한치의 어긋남이라도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 계집에게 복수만 할 수 있다면 전 무슨 짓이든 해요. 그러니 염려마 세요." "그 각오시라면 안심이 되는군요." 여인의 단호한 어조에 운영은 흐릿하게 웃어보였다. 예상외로 원한이 깊 은 것이 더욱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역시, 여인이 하늘 품으면 오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은 결코 헛말이 아닌듯했다. "앗! 공자님, 저기 백호(흰 여우)가 있습니다!" "좋구나, 좀체 보기 힘든 백호라니!!!" 몰이꾼의 고함소리에 관평은 한줄기 탄성과 함께 애마 백뢰에 박차를 가 했다. 저 정도면 사흘 뒤에 있을 부친의 육순연회에 좋은 선물이 될 듯했 다. 아직 마땅한 선물을 마련하지 못한 관평은 조금 조급한 마음에 서둘러 시위에 화살을 걸었다. 마침 백호가 수풀 사이로 사라지기 직전이었다. -쉬잇!! 제대로 조준을 하지 못한 채 그는 시위에 걸고 있던 화살을 해방했다. 화 살은 수풀쪽으로 사라지는 흰 그림자를 쫓아갔다. "아악!!!" 그러나, 사라진 화살과 함께 그가 기대했던 백호의 단말마성은 들리지 않 고, 그대신 여인의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나왔다. "설마 빗나간 화살에 누가 맞은건가!!!!" 그는 서둘러 말을 몰아 비명성이 울린 곳을 향했다. 관평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에는 자신이 쏜 화살 을 어깨에 꽂고서 흰 궁장의 면사 여인이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이럴수가!!!!" "괜찮으시오? 소저!!! 정신차리시오!!!" 서둘러 말에서 내려 쓰러진 여인을 안아 일으켰다. 이미 의식을 잃은 듯 여인은 미동도 없었다. 다급한 심정에 여인의 얼굴 부위에 손을 가져가 아 직 숨결이 있음을 확인했다. 관평의 그 손길에 여인의 얼굴을 가린 면사가 살짝 밀려올라갔다. "헉!" 순간 관평은 숨을 쉴 수없었다. 창백한 안색이었으나, 여인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의 지위상 수많은 미녀들을 만나보았고, 심지어는 삼 화의 하나라는 봉황선녀 백리소예까지 보았으나 이 여인만큼 순식간에 자 신을 사로잡은 사람은 없었다. 여린 듯 가냘픈, 한송이 가련한 수선화 같은 분위기에 그는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공자님!! 어디 계십니까?" "공자님!!!!" 멀리서 자신을 찾는 가솔들의 고함성에 겨우 정신을 차린 관평은 떨리는 손길로 여인의 상세를 살폈다. 왼쪽 어깨 깊숙히 박힌 화살은 도저히 빼낼 수없었다. 차라리 이대로 의원으로 데리고 가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한 관 평은 서둘러 여인을 안아 말에 올랐다. "여보라!! 본 공자는 여기있다, 이리로 오라!!!" 힘있게 가솔들과 호위들을 부르는 관평의 가슴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이런 여인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나는 오늘 내 구원의 여인을 만난 것이다..........!!!!!!!!!!' "쿡쿡쿡쿡, 자알 풀려가는군. 입이 찢어져서는 안고 가는 꼴이라니......." "저어, 공자님.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아아, 옥지화 강지연에게 '섭혼미염공'을 전수해 줬거든. 그것도 속성 연 성이 가능하도록 해서 말야." "서, 섭혼미염공이라면............!!! 바로 그!!!" "그래. 오백년전 수많은 남자들을 치마폭에 감싸안았던 전설적인 색녀인 섭혼요희의 독문 무공이지. 소림사 출신의 고승마저 그 요녀의 미염공에 넘어갔다고 전해지지. 어때, 고작 오성의 경지밖에 안되는 데, 효과 끝내주 지?" "대단하군요. 저 철벽의 수비를 자랑하는 옥면호가 한눈에 빠져버리다 니....." "계획대로군. 자아, 이젠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군. 후후후후후후" 운영이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자 듣고있던 국아는 거듭 감탄을 금치못했다. 저 전설의 색녀 섭혼요희는 섭혼미염공 하나로 여인왕국을 세웠을 정도였 다. 그 섭혼미염공은 한순간에 남자를 유혹해서 빠지게 하는 유혹술로 제 아무리 정력(정신력)이 강해도 버티기가 쉽지 않았다. -백리세가 "아가씨." "뭐냐, 홍아." "이번에 열리는 하남성주의 육순연회에 초청장이 왔습니다." 선녀도를 그리던 백리소예는 살짝 아미를 찌푸렸다. 최근에 생긴 의매인 나찰화 유하영에게서 화예를 배워서 요즘 한참 서화에 빠져있는 중이었다. "내가 굳이 그런 연회에 나갈 필요는 없겠지. 대충 불참 서한을 보내드록 해라." "저어, 그런데, 육순연회와 겸해서 셋째 공자인 옥면호 관평공자의 약혼녀 가 소개된다고 적혀있는데요.........." "관평의 약혼녀?? 그 목석(여자에게 관심없는 남자를 칭함)한테 사귀는 여자가 있었나?" "천응문의 옥지화 강지연 소저라고 적혀있는데요........;;;;" "뭐야!!!!!!?????? 강지연이라고!!!!!!???????" 시비가 머뭇머뭇 말해준 성명자에 백리소예는 손에 든 붓을 내동댕이쳤 다. 그 계집이라면 분명 자신이 수년전에 씻을 수 없는 수모를 안겨서 집 밖 출입도 못하게 만든 계집이 아닌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구나. 천응문과 하남성주의 태중 혼약은 이미 몇 년전에 파혼되었거늘!" "내막은 자세히 모르겠고, 그냥 초청장에는 그렇게 적혀 있사옵니다." "말도 안돼!!!! 뭔가 착오가 있었나???" 시비의 손에서 초청장을 빼앗듯이 건네받은 백리소예는 자신의 눈을 의심 했다. 분명 강지연이라고 적혀있는게 아닌가. '도저히 믿을 수없어. 천응문과 하남성주 사이에 뭔가 새로운 밀약이라고 맺어졌나????? 아냐, 그 목석은 정략적인 것을 가장 싫어하는 성미인 데?????' "당장 채비를 해라. 연회에 참석하겠노라고 정중히 서한을 넣고 적당히 선물을 준비해라!!" "옛! 아가씨" 백리소예는 자신의 두눈으로 확인하겠다는 심정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시비에게 참석준비를 명했다. '뭔가 잘못된게 틀림없어. 아니면, 다른 술수가 있던가........내가 가봐야 겠 어. 어떻게 된일이지 확인을 해야지. 내 발등을 찍은 년이 행복하게 혼인하 게 놔둘수는 없지!!!!!' "허허허허,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당연히 와야죠. 다른 누구도 아닌 성주님의 육순연회이시니까요." "자아, 축하드립니다. 성주님." "어서어서 제 잔을 받으시죠." 거대한 대청에서는 연신 잔을 권하며 축하의 말을 건네는 사람들로 떠들 썩했다. 중앙의 상좌에는 하남성주 관자허가 끊임없이 잔을 받으며 대소를 터뜨렸다. 대청 한쪽에 자리잡은 악사들이 연주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 는 무희들의 화려한 움직임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빠드드득!!! 틀림없어, 저 계집은 천응방의 옥지화 강지연이야. 저 쌍판은 몇 년이 흘러도 잊을 수가 없지!!!!' 백리소예는 상석에 앉아 주변에서 몰려드는 남정네들의 추파를 싹 무시한 채 관자허의 오른쪽에 나란히 앉은 관평과 강지연의 모습만을 노려보고 있 었다. 꼭 붙어앉아서 서로에게서 눈길을 거두지 않은채 연분홍빛 분위기에 빠져 있는 모습이 그렇게 눈꼴이 실 수 없었다. 원래가 남 잘되는 꼴 보는 것은 보기 싫어하는 성격인데다, 상대가 이전에 자신의 발등을 찍었던 장 본인이라면 더더욱 그대로 두고 볼지 않을 그녀였다. 강지연은 옆자리의 관평과 즐겁게 담소를 나누면서도 때때로 백리소예를 살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처음 자신의 신분을 알았을 때, 관평이 얼마나 놀라던가. 차갑게 자신과의 파혼을 선언하던 하남성주의 사신이 죽일 듯이 미웠었다. 수년간을 집밖으로 나서지도 않은채 원한만을 쌓아가던 그녀였 다. 하지만, 이름모를 은공이 가르쳐준 미염술(유혹술)은 대단한 위력을 가 졌는지, 한눈에 관평을 유혹할 수 있었다. 천응방에서 홀로 외로이 늙어갈 줄 알았던 자신이 이렇게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된 것은 그 이름모를 은공 덕분이었다. 게다가 저 증오스럽게 그지없는 백리소예에게 복수의 방 법까지 알려주지 않았던가. 지금 자신을 노려보는 백리소예에게 살짝 의기양양한 미소를 되돌리면서 강지연은 은공의 말을 떠올렸다. '소저, 이것은 초강력 접착제요. 특수조제된 것이기에 다루는데 세심한 주 의가 필요하지요. 이것을 백리소예가 앉을 자리에 극히 소량을 발라놓아야 합니다. 그녀는 아미파 장문인 청염사태의 직전제자인지라 조금이라도 느 낌이 이상하면 즉시 알아챌테니까요. 그리고 나서 끝에 갈고리를 단 은사 를 그녀의 웃옷에 거는 거요. 아마 그녀는 강지연소저에게 정신을 팔테니 까, 옆자리에 앉을 사람을 매수하는게 제일 좋소. 자아, 그러고 나면 끝이 요. 어떻게든 그녀를 일어서게만 하면 되는거요. 하하하하하하' '자아, 이제 저 여우를 일어서게 하면 되는 거다!' 강지연은 백리소예의 오른쪽에 앉은 사람이 보내온 작은 신호에 드디어 모든 준비가 끝났음을 알았다. 조금이라도 의심을 덜 받기 위해서, 살짝 옆 자리의 관평을 부추겼다. "가가(오빠라는 뜻이죠. 개인적으로 아주친한사이에 씁니다.) 저는 백리세 가의 아가씨와 아주 오랜만이데, 인사할 수 있게 해주시겠습니까?" "하하하하하, 물론이요. 연매(친한사이에는 이렇게 부릅니다. '연누이'라는 의미임)" 관평은 기분좋게 웃으며 조금 떨어진 상석에 앉은 백리소예를 돌아보며 말했다. "하하하하하, 백리소저. 오랜만이군요. 설마 소저께서 이런자리에 와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자아, 이쪽으로 오시죠. " 눈앞에서 두사람이 노닥거리다가 자신을 부르는 모습을 보자 백리소예는 도저히 그냥 두고 볼수없었다. '흥, 네년이 지금 내앞에서 지 서방자랑하는 거냐?!!! 좋아, 날 부른걸 후 회하게 해주지!!!' "어머, 관공자님이 부르시니 그렇게 할까요. 잠시만요..... ^.^" 백리소예는 자리에서 일어나 관평쪽으로 걸어가려고 했지만....... -찌익!!!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백리소예의 호화로운 궁장의 상의가 그대로 찢겨지 고, 동시에 치마가 벗져겨나갔다. "꺄아아아악!!!!" 백리소예는 제 정신이 아니었다. 이 무슨 추태인가.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 으면서 두손으로 가슴을 가렸다. "이런 일이!!!" "허어, 이 무슨 변괴인가....쯧쯧쯧" "백리세가의 아가씨가 이 무슨......." 여기저기서 탄식성과 혀 차는 소리가 들리면서, 축하 하객들은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과년한 처자의 추태인지라 체면상 못본척이라도 해줘야했 다. 더군다나 상대는 천하의 백리세가가 아닌가. '분명 저 계집이 꾸민일이야!!! 상의를 찢은 것은 은사와 갈고리고 치마 를 벗긴 것은 바닥의 접착제다! 빠드드득, 네년이!!!!!!! ++++++' 두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그제서야 일의 전후를 알아챈 백리소예는 이빨이 부서져라 갈아붙였다. 주위에 있던 남자들이 서슴없이 장삼(겉옷)을 벗어 자신의 몸을 가려줬지만, 이미 추태는 벌어진 후였다. 그런 백리소예의 모습을 보면서 강지연은 사악하게 웃었다. '흥, 그때 내 심정을 이제는 알겠지! 네년도 당분간은 얼굴을 들지도 못할 꺼다!!!!' ------------------------------------------------------------ 으하하하하. 가장 진도가 안나가던 부분이 드디어 끝이 났군요. ^^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11 케이아스님의 말씀에 따라 다음주까지 완결 보려고 계속 올리는 milu입니다. 아자 아자 아자아~~~!!! 오늘도, 열심히, 화이팅~~!! ------------------------------------------------------------------------------- 빚지고는 못산다. (11) 빚지고는 못산다....11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11화 제비, 끈끈이1호를 떼어 버리다. -정의맹 "정말 내가 이곳을 다시 찾을 줄은 상상도 못했었는데........." 운영은 높이 솟은 정의맹 현판을 올려다 보며 탄식을 터뜨렸다. 지난번에 사이비 점쟁이, 칼귀신과 함께 이곳을 찾았던 것이 꿈인듯했다. 혈문 사건 이 좀 잠잠해지고, 두 끈끈이들은 자신을 반강제로 연행해서 하남으로 끌 고 갔었었다. 거북하기 그지 없었으나, 그래도 일단 부딪쳐보자는 심정에 그는 배첩을 들여보냈다. 뭐, 그 다음은 보나마나 뻔하겠지만. "선배님!!!!!!!!!!!!!!" 예상대로, 정문을 부술 듯이 열어젖히고 끈끈이1호가 달려, 아니 날아온 다. 전설의 부운행공(떠도는 구름처럼 바닥에 발이 닿지 않음)이다. '미친놈, 이런데 그런 무공까지 쓰냐.' 입이 귀에 걸려있는 꼴을 보아하니 그 다음 동작도 10할의 확률로 예상이 가능했다. 즉각 운영은 왼발을 축으로 한바퀴 회전함으로써 끈끈이의 과격무식한 포.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운영이 회피한 덕분에 바닥에 안면을 박 을뻔 했지만, 뛰어난 반사신경으로 간신히 박치기를 모면한 놈이 원망스러 운 듯 쳐다본다. "흑, 선배님. 너무하시는 군요. T.T" ' 미친놈. 그대로 박았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 ' 눈부신 임기응변(순간적인 판단쯤으로 생각하세요)으로 오른손을 바닥에 격하며 신형을 바로 세운 백리진천은 자신의 애타는 심정을 몰라주는 야속 한 연인을 향해 애닳게 호소했다. "그동안 연락이 전혀 되지 않아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십니까? 도대체 어디 계신 겁니까? 세가로 가보려고 해도 제가 도저히 몸을 뺄 수 없어서 가볼 수도 없고..........." 놈이 자신의 손을 부여잡고 뭐라뭐라 잔소리를 해대기 시작했다. 운영은 그 말들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말만 골라서 들을 수밖에 없었다. 예상대 로 취걸개가 최.선.을 다해서 임무를 완수하고 있었던 것같았다. 아무래도 백리세가에서 정의맹으로 보내진 전서구(연락용 비굴기)들까지 모조리 가 로채서 자신의 실종소식을 백리진천의 귀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 듯 했다. 역시 잔머리 굴리는 데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거지왕초였다. '불쌍한 놈. 목숨이 아까운 줄은 알아서...........쯧쯧쯧' 운영은 최대한 안면근육을 이완시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제 작전3호 실행 개시의 순간이었다. "그렇게 갑자기 안아오면 어쩌자는 거냐. 이런 중인환시리(남들 다 보는 데서 정도로 이해해 주세요)에....." "그들이 뭐라하든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 제게는 선배님만이 제일 중요 하니까요!" "휴우~~~ 너는 이제 정의맹의 맹주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지금 그런 무책 임한 말을 하는게 이해가 되지 않는군." "그깟 정의맹...웁!!!" 운영은 놈이 내뱉으려는 쓸모없이 자극적인 대사를 재빨리 가로막았다. 이런 중인환시리에 그런 대사는 최악이었다. 명예와 권위로 똘똘 뭉친 정 의맹의 고루한 위인들에게는 약발이 최고겠지만. 그는 고지식한데다 무식하기까지 한 백리진천을 이끌었다. 안그래도 자신 의 평판은 최악인데 이런 데서 무슨 일이 벌어지기라도 하면, 그 여파가 일파만파가 될 지도 몰랐다. "그런 이야기는 조용한 곳에서 단.둘.이 하는 거다. 이 바보야!" "....................별로 상관없습니다만........웅얼웅얼" 옆에서 뭐라고 중얼거리는 놈을 필사적으로 잡아끌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운영은 간산히 벽력탄(폭탄)이 터질뻔한 위기를 넘긴 기분이었다. '역시 어린 것들은 천지 분간을 못한단 말야. 저기서 그 말을 던졌다가는 구파일방뿐만아니라 사대세가의 나머지 3세력까지도 적으로 돌렸을 것이 뻔한데.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분명 이쪽에 예전에 자신이 묵었던 곳이 있었을 텐데.........' "좋아, 여기라면 조용하겠군." 넓어서 대략 4인이 한번에 써도 좋을듯한 객실을 찾아낸 운영은 백리진천 을 쳐넣고 방문을 걸어 잠궜다.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신형을 돌리던 그는, 즉각 두 손을 잡고 초롱초롱하니 안광(눈빛)을 빛내며 얼굴을 들이대는 놈 을 봐야만 했다. '젠장!!!!!!!! -.-;;;;;' "어쩐 일이 십니까. 선배님. *.*" "얼굴 좀 치워줄래?" "그런 무정하신 말씀을......T.T 거의 한달만 뵙는 꽃.같.은. 모습인데 왜 그 리 차가우십니까. " 백리진천은 울상을 하며 더욱 힘있게 손을 잡아갔다. 연인의 아리따운 모 습을 보지 못하던 약 한달간 그는 지독한 불면과 욕.구.불.만.에 시달려야만 했었다. 혹여 자신이 없는 새 사라지지나 않았을까, 자신의 막강한 경쟁자 놈이 협정을 위반하고 납치해 가지나 않았을까 하는 걱정에 밤에는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고, 몇번이고 탐했던 달콤하고 부드러웠던 가냘픈 몸은 시도 때도 없이 머리속을 어지럽게 했었다. 속으로는 열심히 미친놈을 반복하면서도 운영은 필사적으로 웃어줬다. 그 억지 미소에 놈이 헤벌레하는 것이 보였다. '이 바보멍청이둔탱이왕고지식색.돌.이!! 니놈이 뭔 생각하는지 얼굴에 다 써있네!' 운영은 '꼴에 안어울리게 어리광 부리고 있네!!!' 라고 고함지르고 싶었지 만, 가공할 인내심으로 그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오랜만이고 해서, 나들이 겸 얼굴도 볼까 해서 왔지. 방긋(우웩!!!)" "*.* 정말이십니까!!!!!!!!!!!!!!!!!!!!!!!!!!!!!!!!!!" '놈의 눈에 별이 반짝이는군.+++ 말꼬리에 느낌표도 열나 많고. 빌어먹 을! 제길 그래도, 기왕에 배린 몸, 하는데 까지는 해보자. 성공만하면 이 끈 끈이랑 영영 이별할 수 있으니까.' 굳어지려는 안면근육을 필사적으로 재편성하면서 슬며시 놈에게 몸을 기 대갔다. 백리진천은 살짝 기대오는 부드러운 동체(몸)에 꿈꾸는 듯한 심정이었다. 작은 몸을 자신의 두팔 안에 가두면서 열렬하게 외쳤다. 아주 고맙게도, 그 외침에 사자후(목소리 자체에 공력을 담는 음공의 일종으로 멀리서도 무진 장 잘 들림)의 위력까지 담아서.......-.-;;;; "선배님! 이제야 제 불타는 마음을 알아주시는군요! 사랑하고 있습니다!!" "..........++++++ 난, 작은 소리로 말해도 잘 들리는데.........++++" 운영은 지금 바깥에서 들리는 인기척으로 보아 최소한 2,30명이 방문에 귀를 기울이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앞에 있는 저 둔탱 이는 전.혀. 신경쓰지도 않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긴, 정문에서부터 저런 난 리를 쳐놨으니.......... 지금부터 벌릴 추태를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알릴 생각 이 전혀 없는 운영은 살기짙은 전음성을 날렸다. -지금 당장 십장밖으로 물러서지 않으면, 내 맹세컨데 니놈들 전부를 불 속에 처넣어 주지!!!- -후다다닥.... -사사삭.... 낮게 귓가를 스치는 소리와 함께 허둥지둥 사라지는 염탐자(일명 스토커) 들의 기척이 느껴졌다. 운영은 슬슬 일을 벌릴 시기라고 느꼈다. 늦든 빠르 든 어차피 벌어질 일이니 빨랑빨랑 해치우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만 했 다. 그는 가볍게 백리진천이 걸친 푸른 장삼 안쪽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놈 의 몸이 흠칫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아,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아자아자!!!' 끈끈이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가서 가볍게 깨물면서 속삭였다. "그냥 이대로 있을 거야?" "허억!!!!" "하.자." "....선배님!!!!!!!! *.*" 운영은 끈끈이 놈을 향해 화사하게 웃어줬다. 놈은 떨리는 손길로 자신의 옷을 벗겨왔다. 현재, 운영은 세가지 유혹술을 쓰고 있는 상태였다. 요염한 목소리로 상대를 사로잡는 섭심음. 화사한 미소로 이성을 빼앗는 탈백환희 소. 단순한 손짓 하나하나에도 가공할 염기(색기정도로 생각하세요)를 자아 내는 착혼무. 가히 색공 최고 절정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단, 문제가 있다면 이 모든 것은 여자가 남자에 대해 쓰는 미염공(유혹술)이라는데 있 지만......... 서두르는 백리진천의 손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니 오히려 놈을 더욱 재촉하고 있었다. 부드럽게 놈의 옷을 벗기면서, 한손으로는 탄탄한 등을 쓰다듬어 내려가고 남은 한손으로 이미 빳빳하게 고개를 든 양물(페니스) 을 잡아갔다. '쓰벌, 진짜 크네. 나도 남 못지않지만, 이놈은 진짜 크다. 이 큰게 내 거 기 들어왔던 걸 생각하면!!!!!! 빠직+++++' "허억....선배...님....하아" "쉬이..........진천.........가만히......" "하...으응......악" 가늘게 떨리는 신음성을 토해내는 백리진천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입가를 핥아내렸다. 달콤하게 이름을 불러주며 그를 살짝 밀어 침상에 눕 히는데 성공했다. 백리진천이 거의 비몽사몽의 상태를 헤매는 동안 운영은 그의 몸위로 올 라가 앉았다. '자아, 시작이다!' 그는 가공할 미염술로 백리진천의 넋을 빼놓은 후 덮쳐버렸던 것이다. 백 리진천이 뒤늦게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마혈(이곳을 제압당하면 몸을 움직 일 수 없답니다. ^^)을 찍힌 상태였다. "서, 선배, 뭘 하시는 겁니까.....??" "후후후후, 나도 좀 즐기기로 했지. 아가야~~~" "차, 참으세요!!!" "후후후후, 이미 늦었단다. 방긋" "허.......억.......!!!!!!" ...................................... -다음날 정오 거의 하룻밤낮을 꼬박 새운 운영은 가뿐한 몸짓으로 침상을 내려와 바닥 에 흐트러진 옷을 걸쳤다. 침상에는 끈끈이1호가 멍한 눈을 한채 넋을 잃 고서 엎드려 있었다. 그렇다! 운영은 어제 낮부터 오늘 정오까지 지난날의 고통을 되돌려주기 라도 하듯이 끈끈이1호를 혹사시켰던 것이다. 물론 남색경험 무(?인 운영 으로서는 거의 자기 욕심채우는 수준이었지만, 기본지식은 있었던터라 백 리진천의 후장을 열심히 탐할 수 있었다. 밑에 깔린 백리진천은 지옥의 고 통을 겪었겠지만. 옷차림을 바로 한 운영은 슬쩍 침상에 엎드린 백리진천에게 다가갔다. 당 연하게도 침상은 피.바.다.였다. 아직 탈.처.녀.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면서 운영은 결정타를 내뱉았다. "잘 먹었단다. ^^ 꽤 괜찮은 몸이지만, 조.임.이. 덜.하.더.구.나. 그럼 잘 있 어라, 아.가.야." 그러고는 운영은 콧노래를 부르며 방을 나섰다. 잘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사악한 놈이었다. ------------------------------------------------------------ 원래 씬은 별로 쓰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스토리 진행상 쓰지 않을 수가 없죠. T.T 그래서 요령껏 넘어가버리는 것이 최선! 배경이 배경인지 라 쓸 수 없는 말들이 너무 많습니다. 페니스, 애널, 오르가즘, 포인트....기타등등의 대.중.적.인 용어들을 쓸수없 는죠.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12 웃.. 동생이랑 같이 고기집갔다 배불리 먹고 우~~ 배터질라고 한다... 웅... ------------------------------------------------------------------------------------- 빚지고는 못산다. (12) 빚지고는 못산다....12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12화 제비, 끈끈이2호를 처단하다. -십만대산 마교 "소교주님. 좀더 드시지요." "......별로 생각이 없다. 물리거라." "벌써 한달가까이나 제대로 식사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대로는...." "물.리.라.고. 했.다." ".......예." 몇번이나 같은 소리를 들었던 터라 지겨워진 단목우는 옅은 살기를 풍기 며 시비를 입다물게 했다. 벌써 근신처분을 받은지 한달이 다 되어가고 있 었다. 거의 나이차가 나지 않아서 교 내에서 가장 가깝게 지내고 있던 나 찰화 유하영은 열흘정도 근신처분을 받았었다. 그러다가 얼마전에 다시 무 기한 근신처분을 받고 내원 이화각에 반감금된 상태였다. 별로 관심이 없 어서 무슨 일인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뭔가 크게 사고를 치는 바람에 그렇 게 되었다고 얼핏 듣기는 했었다. "벌써 한달이 다 되어가는가........" 정의맹에서 백리진천과 함께 도마 혁세광을 암습했던 일이 의외로 커져서 혈수천마 유운제의 노화가 아직 진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평소에는 공처가 기질이 다분하던 유운제라도, 한번 불이 붙으면 누구도 말릴 사람이 없었 다. 그래서 친분이 깊은 지우들은 유운제를 쌍면마존(?~, @:두얼굴을 가 졌다는 뜻)이라고 부르기도 했었다. "소교주님!!!" 방안에서 정좌한 채 눈를 잠고 묵상에 잠겨있던 단목우는 갑작스런 부름 에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식의 방해를 가장 싫어하는 자신의 성격을 교 내에서 모르는 인물이 없을텐데..... "갑자기 무슨일이냐." "그, 그분이! 백발선동 운영 선배님께서 오셨습니다!!!" "뭐라고!!!" 단목우는 즉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지난 한달간 줄곧 자신의 상념 전부를 차지하고 있던 장본인이 설마 제발로 찾아올 줄은 상상도 못했었 다. 서둘러 방문을 열어젖혔다. "지금 어디 계시는 거냐." 그의 성급한 물음에 시비는 조금 머뭇거리더니 살그머니 귓가에 속삭이는 것이었다. 살짝 얼굴을 붉히고서. "저어, 대부인마님(단목우의 큰누나)의 긴급명령으로 존마각에 준비된 신 방으로 모셨습니다." "........... 그런가. 알았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큰누님의 위기대처능력(?)에 단목우는 기쁜 마음으 로 애모하는 연인을 찾아나섰다. 운영은 온통 붉게 치장된. 한눈에 봐도 신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분위 기 묘.한. 방에서 여유만만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놈의 얼굴을 상상하기만 해도 치를 떨던 한달전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후후후후, 이미 끈끈이 하나를 해치웠으니 이젠 여유만만이지. 역시 2대1 은 힘들지만 1대1은 식은 죽 먹기지..........^.^' 이제껏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어온 바, 마지막 고비만을 남기고 있는 상태였다. 바로 끈끈이2호! "선배님!!!!!!!!!!!!!!!!!!!!!!!!!!!!!" 역시 끈끈이1호와 별차이 없이 끝머리에 느낌표 열나게 붙이며 방으로 달 려들어오는 끈끈이2호였다. "오랜만이구나. 우" "////////////////// 예. 선배님." 단목우가 꽃같이 화사한 얼굴을 살짝 붉히자, 마치 모란이 만개한 듯했다. 운영은 잠시 가벼운 현기증을 느껴야만 했다. '쓰벌 진짜 이쁘단 말야. 얼굴만이라면 따악! 내취향인데........아까워라.......' 그렇다. 지옥혈 단목우. 얼굴만은 나찰화 유하영을 능가하는 실로 천하절 색의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동안 어디 계셨던 겁니까. 백리세가에서 말도 없이 사라지셔서 제가 얼마나 찾았는지 아십니까." "그, 그랬냐?" "예. 밀영각이 총동원되고 있는 중입니다. 제발, 말도 없이 사라지지 마세 요. 예?" 단목우는 약간의 원망을 담아서 애끓은 심정으로 운영에게 호소했다. 뭐, 아직 운영의 본성을 모르는 순진한 끈끈이2호로서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미안하구나. 내가 아주아주 급한 일이 있어서 잠시 세가를 떠났던 거니 까." 한마디 변명을 흘리며, 운영은 슬며시 웃어주며 탁자에 놓인 술병을 곁눈 질했다. 물론 단목우도 탁자위에 놓인 것이 무엇인지는 다년간의 교육을 통해 잘 알고있었다. 이른바, 합환주! 신랑신부들이 첫날밤에 한잔을 나누 어 마신다는 전설의 그것!이었다. "흠흠. 누님이 좀 과하게 준비하신 듯 하군요. 죄송합니다." "뭐, 괜찮겠지. ^.^" "/////////// 정말 죄송합니다." 얼굴을 붉힌채 연신 사과하는 단목우의 어깨를 잡아 고개를 들게 했다. 두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니 매달려 있다. 운영은 내심 다시한번 탄식을 해야만 했다. '쓰벌, 진짜진짜 이쁘다. 니놈은 어째서 쓸데없는 것을 달고 태어난거냐. 그것만 없어도 내가 끝내주게 귀여워해줬을텐데..............' "그냥 이렇게 있을꺼냐. 오랜만에 단.둘.만.이 되었는데......" "선배님...../////////////" "자아, 침상으로............" 단목우의 어깨에 가볍게 머리를 기대며 노골적인 유혹을 던졌다. 스스로 도 좀, 아니 엄청나게 느끼했으나 이것도 계획이기에 최선을 다해서 연기 하는 운영이었다. 가볍게 침상에 누운 운영의 희디흰 장삼을 벗기는 단목우의 손길을 떨리 기만했다. 언제나 또다른 막강 경쟁자의 방해아닌 방해를 받다가 이렇게 둘만이 되자 엄청난 희열에 제대로 진정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허억, 선배님......하악....." "아, 조금만 더! 더 세게....(우웩)" "저어......선배님, 벌써 9번째인데요......;;;;;;;;;;;" "더 해줘! 아직 부족해.....헉, 더......." .................................. 그날밤, 운영과 단목우는 무려 14판을 뛰어야했다. 다음날 저녁무렵에야 그 긴긴 밤이 끝날 수 있었던 것이다. 제아무리 단목우가 초절정의 공력을 가진 절대고수라고 해도 그 정도로 정력을 짜내서야 견뎌낼 수가 없었을 것이다. 운영같은 초절정 색골도 후들거리는 몸을 억지로 바로세워 괜.찮. 은.척 해야만 했으니까. 간신히 평온한 안색을 유지한채 침상에서 내려와 옷을 챙겨입은 운영은 미리 준비해뒀던 한마디를 던질 수 있었다. "넌, 정력하고 기술이 좀 딸리는 구나. 그래서야 어디 밤에 만족시킬 수야 있겠냐? 한명도 만족못시키는 남편은 사랑받지 못한단다. 방긋" -띠잉!!! 진짜 싸가지 없는 한마디를 날린 운영은 14판을 뛰고도 팔팔한 척 방문을 걸어나갔다. 파김치가 되어 침상에 널부러진 단목우를 내버려두고서. '후후후후, 만년해구(효과 만땅의 정력제. 한번먹으면 사흘날밤을 가뿐하 게 넘긴다고 한다.)의 내단을 먹은 보람을 하는군. 비싼만큼 값을 한다니 까.' 준비하나는 철저한 제비였다. ;;;;;;;;;;;; ------------------------------------------------------------ 안녕하세요. 저는 일단은 제비를 중심으로 쓰기 때문에 다른사람이 스토리 의 메인이 되는 경우를 외전으로 돌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니까, 외전은 꼬옥! 읽어주시고, 절대 순서를 어기시거나 읽지않으시면 내용이해에 무리 가 온답니다. ^.^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13 흠... 하아.. 사고 싶은 책 많고 돈은 없고.ㅠㅠ 서글프다아~~~ ------------------------------------------------------------------------------ 빚지고는 못산다. (13) 빚지고는 못산다....13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13화 제비, 다시 놀아나다. 그렇게 끈끈이들과 마녀들에게 통렬한 보복을 가한 운영은 오래간만에 느 긋한 발걸음으로 항주를 찾았다. 옛부터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항 주와 소주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곳은 절경이었다. 귀찮은 변장도 하지 않은채 본신을 그대로 드러낸 운영의 모습은 마치 우아한 미소년. 그 자체였다. "허어, 그동안 이런저런 일로 바빠서 외유(바깥 나들이)가 없었더니........" 외모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한마디를 탄식처럼 내뱉으면서 운영은 기루 이층에 앉아 자음자작하고 있었다. 그때 문득 오랜 지우인 매란과 닮은 듯 한 기녀가 일층으로 내려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보니......이번에 매란에게 크게 신세를 졌구나.......' 어렴풋이 떠오르는 매란의 모습과 하남에서 헤어질때의 마지막 대화가 귓 가에 맴돌아왔다. -공자님. 이제 떠나시는 건가요. -이젠 짐을 덜었으니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으니까. -호오, 정말 바람같은 분이군요. 당신은. -잡혀사는 것은 싫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흐릿하게 웃어줬던 자신을 향해 매란은 뭐라고 말했었지. -아! 떠나시기 전에 한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어요. -아아. 뭐든지....... -어째서 쌍혈에게 사용한 방법이 각각 틀린거죠? -쿡. 그거말야? 아주 간단해. 단목우라는 놈은 이른바 '수 기질 8할, 공 기 질 2할'인 녀석으로 첨에 날 봤을 때 안아달라고 했던 놈이지. 그러니까 그 런 놈은 아무리 공수역전해봐야 별 타격이 없어. 그런가....하고 넘어갈 놈 이지. 하지만, 그래도 남자니까 정력이나 기술부족이라면 참지 못할테니까. 그리고 백리진천은 하늘끝까지 자존심이 뻗은 성격이지. 그런 놈은 엎어 버리는게 최고야. 체력만땅이니 그쪽으로는 이길 방법이 없지. 그래서 그런 방법을 택한거지만. 후후후후후 -아아아. 그래서 그러셨군요. 그런 운영의 설명에, 매란은 그제야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벼 운 미소를 머금고서. -사람을 매혹시키려면 상대의 심리를 알아야하지. 내가 그동안 상대한 숫 자는 세기 힘든만큼 그만큼의 경험이 있는 법이지. 쿡쿡 -이젠 당분간 보기 힘들겠군요. -그럴지도. 매란에게는 언제나 미안해 하고 있어.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저는 당신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니 까요. -고마워. -예. 그렇게 두사람은 하남에서 아쉬운 작별을 했던 것이다. 여자로는 유일하게 친우라 부를 수 있는 매란과의 작별은 아쉬웠지만, 요 근래 한몇달 조신하게 지낸터라 도저히 참지 못하고 항주로 내려왔던 것이 다. "자아, 슬슬 목표물을 물색해야겠군." 운영은 아련히 떠오르는 생각을 떨치듯 고개를 흔들면서 자리에서 일어났 다. 그동안의 공백기를 메우려면 초반에는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할듯했다. 가벼운 걸음으로 2층을 내려오면서 꽤나 신중하게 작전을 생각했다. -하오문. 이른바 뒷세계의 인물들이 모인 조직으로 빵빵한 정보망을 이용한 사업과 온갖 좋지못한 해결사업을 주업으로 하고 있는 곳이었다. "흐음, 그러니까 재산 빵빵한 과부를 좀 알아봐달라 이건가?" "뭐 요점만 말하면 그렇게 되는거지." 하오문의 항주 지부장인 독안효(애꾸눈 올빼미) '가의류'가 외눈을 희번득 하면서 턱수염을 외로 꼬아 내렸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그만의 독특한 버릇으로 지금 그의 기분이 무진장 나쁘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동이었다. 그런버릇을 내보일 정도로 현재 가의류는 진짜진짜진짜 기분이 나빴다. 갑자기 턱 하고 하오문의 독특한 밀어(숨겨진 암호쯤된다고 생각하세요)를 말하며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이 열대여섯살정도 되는 꼬맹이가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한 반시진(한시간)정도 뭐라고 이러저리 꼬아서 요구조건을 말하기는 했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봉을 찾아달라' 이거였다. '이런 버릇없는 꼬맹이를 봤나!!!!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이 벌써부터 단물 빨아먹는 것만 배워서는!!!!!' 일단 하오문의 기본방침이 '돈만 내면 뭐든지!!!'였기에 거부권행사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가의류는 다시한번 턱수염을 꼬아내리면서 단호하게 결 정을 내렸다. 문의 기본방침을 어기지도않으면서, 눈앞의 꼬맹이를 묵사발 낼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흠, 그 정도되는 정보라면 은자 백냥은 줘야 되겠는데......" 그럴듯하게 뒷말을 잡아빼자 꼬맹이는 거침없이 품속에서 금낭(주머니)을 하나 꺼내 놓는다. 거래의 법도를 잘아는 놈인듯했다. 어린 나이에 어울리 지 않게도. 독안효 가의류는 거창하게 늘어놓기 시작했다. 일단 받을 돈은 두배로 불 려서 받았겠다, 이제 볼일이 끝난셈이었다. "항주 제일의 대상인이 홍예부인이 있지. 1년쯤전에 호색한 남편이 기녀 위에서 복상사를 하는 바람에 집안의 실권을 잡게되었지. 그런데 고작 1년 새 재산을 두배이상으로 불려놓은 여걸이지. 남편도 없겠다 재산도 많겠다 제일 그럴듯한 봉이지. 어떤가." "괜찮군. 조건이 그럴듯한게 맘에 들어. 좋아, 그 정보로 하지." 버릇없는 꼬맹이는 피식 웃으며 한마디를 내뱉고는 서슴없이 자리를 떠났 다. 손에는 홍예부인에 대한 세부사항이 적힌 종이 한 장을 들고서. "켈켈켈켈켈..... 우헤헤헤헤헤" 가의류는 배를 잡고 웃었다. 진짜 바보같은 꼬맹이다. 앞으로 어떤 꼴을 당할지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저어, 지부장님." 한참 웃어대는 가의류를 보고 있던 수하 하나가 걱정스러운 듯이 말을 걸 어왔다. "홍예부인이라면 달리 철혈부인이라고 불리지 않습니까. 괜찮을까요." "흥, 버릇없는 놈은 한번 호되게 당해봐야해! 일부러 그렇게 가르쳐 줬으 니 상관없잖아.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 수하의 말에 코방귀를 뀌며 냉소를 내뱉는 가의류였다. 일단 정보는 사실 이니 신용도는 지킬수 있다는 심산이었다. "결혼하고 나서야 석녀(불감증)라는게 밝혀져서 첫날밤부터 소박맞아서 독수공방하다가, 무능하고 색만 밝히던 남편이 죽고나서 실권을 장악한 재 녀(재능있는 여자)지. 그런 그녀의 배경에 수많은 날파리들이 달려들었지 만, 성공한 놈은 하나도 없어. 오히려 개망신을 당한 놈들뿐이지. 밤중에 월장(담넘기)해서 숨어들어갔다가 바지도 못입고 쫓겨난 놈들이 한둘이 아 니거든. 켈켈켈켈." "그래도..........." "괜찮아. 괜찮아. 신용도는 문제없으니까. 그 꼬맹이는 크게 혼이 나봐야 돼!!!!!" 수하의 걱정스런 우려를 묵살하면서 가의류는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돈 도 먹고 눈에 거슬리는 놈도 혼내주고,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 -며칠후 그날도 가의류는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한창 장사중이었다. 이번 손님 은 꽤나 까다로운 일을 들고와 해결해주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때, 열심히 가격을 재고 있던 두 사람의 대화를 가로막는 한마디 고함소리가 있었다. "지부장님!!!!!" 가의류는 눈살을 찌푸렸다. 흥정중에는 항상 조용하는 것이 예의거늘 무 례한 수하 하나가 분위기를 깨고 있었던 것이다. 불쾌해진 그는 짧게 내뱉 았다. "뭐냐! 흥정중에!" "크, 큰일 났습니다!!!!" "큰일이라니?" 다급하게 뛰어든 수하의 말에 가벼운 호기심을 느끼게 된 가의류는 대답 을 재촉했다. 나름대로 흥정의 예의라는 것을 아는 녀석이 갑자기 날뛰게 된 이유를 알고 싶어 졌던 것이다. 달려들어온 수하는 새액새액 숨을 고르면서 빠르게 말해왔다. "철혈부인이 왠 제비한테 넘어가서 정신을 못차린다고 합니다!" "철혈부인...??? 설마 홍예부인을 말하는 거냐!?" "예! 지금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며칠전부터 갑자기 분위기가 요상하더니 오늘은 왠 사내하나를 데리고 외유(바깥 나들이)까지 갔었다 합니다. 게다 가 그 두사람의 분위기가 완전히........그.런. 분위기 였다고 합니다. 목격자 들이 한둘이 아니랍니다." "그, 그럴 리가!!!" "홍예부인의 무릎을 베고 누운 모습까지 목격되었다는데요?" "서, 설마!!!!" 도저히 상상도 못했던 일이기에 가의류는 가벼운 현기증을 느꼈다. 순간 며칠전에 다녀간 기분나쁜 꼬맹이가 생각났다. "그 놈팽이가 어떻게 생긴 놈이더냐?" "동안의 어린 소년이라고 하더군요. 특이하게 새하얀 백발을 가졌지 만......" -콰앙!!!!!!! "진짜 그 꼬맹이가 성공했단 말이냐!!!!????" 완전히 눈앞의 손님을 잊어먹은채 소리를 지르는 가의류였다. 수하도 같 은 심정인 듯 놀람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듯합니다." "전설의 제비인 화화공자 정도나 되어야 성공할 수 있을꺼라 생각했는데, 도대체 그 꼬맹이는 정체가 뭐야......"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14 흠.. 저는 감상을 잘 안 쓰는 편인데 감상란 가서 감상 퍼서 작가님께 보내드리면서 저 역시 감상 보고 힘내서 올리거든요.. 그러니 이젠 감상 꼭 써야겠다는 생각이.... 음... 역시 감상이란 탈선작가예방책으로 가장 효과적일지도......((제비1 올릴때 농땡이 치던 생각하면 식은땀이..ㅡㅡ;;;)) ----------------------------------------------------------------------------- 빚지고는 못산다. (14) 빚지고는 못산다....14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14화 제비, 제비대참사 소식을 듣다. "호호호호호호, 동생은 정말......" "누님이야말로 목련처럼 우아하십니다. 방긋" 소주 제일기루라는 봉황루. 특별자격심사를 통해서 한다하는 사람들만이 출입한다는 봉황루 이층은 지금 묘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창가의 전 망좋은 자리를 차지 하고 앉은 한쌍의 남녀들에게 모든 시선이 쏠리고 있 었던 것이다. 풍만하고 농염한 몸매의 삼십대 미부(아름다운 부인)와 십육칠세 성도되 는 미소년이 그 주인공들이었다. 미소년이 뭐라고 한마디 하면 중년의 미부는 만개한 꽃마냥 화사하게 웃 어대고 했다. "쓰벌, 저 년놈들은 뭐야?" "새파랗게 어린 꼬마를 끼고 앉아서 노닥거리는 꼴이라니......." "진짜 못봐주겠군. 아직 마빡에 피도 안마른 꼬맹이가." 주변에 모인 사람들이 수근대는 소리가 점점 열기를 더해가는 듯 했다. 분홍빛 분위기를 폴폴 풍기면서 두사람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그들이 눈 꼴시지 않을리 없었다. 현재 봉황루 이층에 모인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 중년미부의 정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봉황대부인 하가영'으로 이 봉황루의 여주인이었 던 것이다. 잘나가던 젊은 시절 초일류 기녀로 시작해서 결국 이 거대한 부의 상징인 봉황루를 손에 넣은 수완가. 수많은 한량들의 꼬임에도 넘어 가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던 그녀가 이렇게 흐물흐물 풀어진 모습으로 노닥 거리는 모습은 가히 보기 좋지 않았다. 특히, 이전에 그녀에게 거절당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더. "도저히 그냥 두고 못보겠네. 카악!" 한참을 흘겨보며 수근대던 패거리들 중에서 결국 한명이 일어났다. 그러 자 아까부터 말없이 그들을 보고 있기만 하던 사람이 나서서 그를 말리는 것이었다. "이봐, 그만두라구." "제길, 왜? 저런 꼴을 보고도 그냥 두라는 거야?" "저 꼬마, 보통이 아냐. 내생각이 맞다면....." 뭔가 의미심장한 한마디에 모두들 그 남자에게 시선을 던졌다. "아는 얼굴이야?" "아아. 직접적인 안면은 없지만, 소문은 들은 적이 있어." "도대체 누군데?" "너희들도 들은 적이 있을걸. 저 꼬마, 요즘 이 업계에 떠오르는 샛별. 신 성이라구. 항주에서 철혈부인을 넘어뜨리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놈 이야." "뭐어??? 저게 그놈이야??" 그말에 모두들 놀라면서 다시 한번 두사람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못믿겠다. 저 나이에 그런 실력이 있을 리가 없어." "바보! 저 봉황대부인을 떨어뜨린 걸 보면 모르냐." "에이, 그냥 감언이설로 넘긴게 아닐까. 설마....." "봉황대부인이 그저그런 교언(그럴듯한말)에 넘어갈 여자냐. 너희들도 그 건 잘 알텐데." "그건 그렇군........" 남자의 마지막 말에 다른 사람들도 그럴듯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의 뜻을 표했다. "제길, 강력한 적수하나가 사라졌나 했더니......" "그러게 말야. 화화공자가 요즘 잠잠해서 안심했더니 저런 신성이 나올줄 이야." "왕년의 화화공자하고 맞먹을 정도의 실력이라던데." "흐음, 둘이 맞붙으면 볼만하겠군." "그래그래." 주위의 사내들이 뭐라고 이야기하건, 한참 분홍빛 분위기를 만들던 두 남 녀들 중에서 중년미부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가벼운 미 소와 함께 미부를 배웅하고, 혼자 남은 미소년은 가만히 자음자작하는 모 습을 보이고 있었다. "아, 봉황대부인이 일어나는데?" "흐음. 중요한 일이 있는가......" "우리 한번 가보자." "뭐라고?" "안면도 트고, 인사도 할겸. 어때?" "괜찮은 생각인데." 사내들은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은 뒤, 운영쪽으로 다가갔다. 운영은 이번 목표인 봉황대부인을 먼저 보낸 뒤 느긋하게 정취를 즐기고 있었다. 소주 제일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이층에서 보이는 정경이 그럴듯했 다. '한 이삼일만 있으면 완전히 넘기겠어. 흐흐흐흐흐. 저 무르익은 몸매가 눈앞에 아른거리는군.' 자신만만하게 미소지으며 잔을 입으로 가져가던 운영은 문득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오륙명의 남자들을 볼 수 있었다. 하나같은 그럴듯하게 차린 품새들이 동업자들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혹시, 당신이 이번에 한참 명성을 날린다는 소연랑(새끼 제비)이 아닌 가?" "가끔 그렇게 불리기도 하지만......" "하하, 놀랍군. 업계의 떠오르는 샛별을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는데. 어떤 가, 우리 통성명(인사를 나눈다는 정도로 생각하시길)하지 않겠나?" 슬쩍 접근하는 무리들을 보면서 내심 실소를 날린 운영은 정중하게 대답 했다. 그들이 무얼 생각하는 지 정도는 가히 상상이 갔기 때문이었다. 제비 경력 수십년은 결코 물이 아니었다. '뭐, 밥그릇을 빼앗은 만큼은 아니라도 일부는 돌려줘야 원망을 덜사겠지.' "반갑습니다. 이쪽으로 앉으시죠. 오늘 이렇게 선배분들을 만났으니, 거하 게 한턱 내겠습니다." "아! 그런가. 좋지.....!!" 사내들은 반색(기뻐하면서 정도로 이해하세요)을 하면서, 자리에 둘러앉았 다. 서로 수인사를 나누고 점소이(점원)를 불러 새로 주문을 했다. "이거 봉황대부인을 손에 넣다니 대단하군, 실력이" "뭐, 그분이 좋게 봐주신 탓이지요. ^^" "그럴 리가." 그들은 그렇게 명주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친분을 쌓아갔다. 의외로 싹싹한 운영의 태도에 사내들은 좋게 받아들이며 대화를 나누었다. 운영은 주로 듣기만 하면서 적당히 맞장구를 치곤했다. 그러다가 문득 한 남자가 묘한 말을 꺼냈다. "참, 그러고보니 소문 들었나?" "무슨 소문?" "요즘 동업자들이 많이 죽어나간다는군." "뭐.라.고???!!!" "응. '당랑인요'라고 요물이 하나 나타나서, 한다하는 사내들을 죄다 잡아 먹는다는군." "아! 그러고보니, 나도 들은 적있어. 마치 암당랑(암사마귀)처럼 교접한 사 내들을 잡아먹는 다는 그 요녀?" "그래그래. 벌써 수십명의 사내들이 잡아먹혀서 시체가 되었다는군." "뭐야? 그게 사실인가?" "응. 소문에 의하면 '천면색마(천면:변장술의 명인)'라고 상당한 무림고수 까지 시체로 발견되었다는데?" "켁, 무림인들까지? 그럼 그 요물이 무공도 지니고 있다는 말야?" "그런것같아." "거참, 세상 말세로군! 그런 당치도 않는 계집까지 나오다니....." "그러게 말야. 요즘 몸사리는 친구들이 한둘이 아니라는군. 어디서 당랑인 요를 만나지나 않을까 하면서." 남자들이 연신 한숨을 쉬면서 나누는 대화에 운영도 상당한 흥미를 느끼 게 되었다. 천면색마라면 그도 들은 적이 있는 인물이었다. 한번 관계한 여 자를 죽이는 잔인한 습관을 가졌기에 공적(모두의 적)으로 몰려 정의맹의 추적을 받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신기에 달한 변용술로 천의 얼굴을 가졌 다고까지 말해지기에 온갖 추적속에서도 살아남은, 요주의 인물로 분류된 색마이거늘,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소리에 놀라지 않을 수없었다. '믿어지지 않는군. 천면색마라면 일류고수로, 쉬운 상대가 아닌데........ 도 대체, 어떤 여자길래 .......' 그렇게, 운영은 당랑인요에게 상당한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 일이 자신 의 목을 죄게 될 꺼라는 사실도 모른채..........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15 빚지고는 못산다. (15) 빚지고는 못산다....15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15화 제비, 북천빙화 냉화미를 만나다. -사천. 항주와 소주를 두루 거처 드디어 사천땅에 다다른 운영은 느긋하게 사천 특유의 매운 요리를 즐기고 있었다. 지난번에 마녀들의 복수를 위해 전 재 산을 털어 넣었던 탓에 거의 바닥이었던 주머니를, 그 동안 열심히 일(?)해 서 이젠 원상복구해놓은 상태였다. "역시 사천요리는 매운 맛이 일품이라니까." 오랜만에 라유(고추기름)를 듬뿍 사용한 요리를 즐기던 운영은 갑작스런 비명소리에 식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꺄아아아아악!!!!!!!!!!!!!!!!!!!!!" "뭐야! 갑자기!!!!" "젠장, 분위기 망치고 있네!" 여기저기서 불평소리가 들려오면서 사람들이 이층으로 올라가는 소리와 함께 노성이 터져나왔다. "사, 살인이다!!!!!" "세상에!!!!" '살인? 이런 사람많은 기루에서 살인사건이라니....' 작은 호기심을 느낀 운영이 슬쩍 이층을 올려다보며 올라갈까 말까를 망 설이고 있을 때였다. "젊은 사내의 시체라니....틀림없이 당랑인요다!!!!" "사천땅에까지 당랑인요가 나타나다니!!!!!" '당랑인요? 설마 그 사내잡아먹는 요물이라는?' 결국 더 이상의 호기심을 참지못한 운영은 느긋하게 이층을 올랐다. 그 소문만으로 듣던 당랑인요가 잡아먹은 남자를 보고싶었던 것이다. 방밖을 가득 매운채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헤치고 방안으로 드러선 그는 문득 기묘한 감각을 느껴야만 했다. "살을 에이는 한기? 이 정도 위력을 보이는 음한기공(뭐, 알기쉽게 말하자 면 빙한계마법정도로 생각하세요. ^^)이 존재했던가." 운영은 조심스럽게 시신곁으로 다가갔다. 방밖에는 벌써 구경꾼들로 가득 하고 방안에서는 기루의 총관(집사)인듯한 사람이 울쌍을 하고 있었다. 기 루같은 사업에 이런 살인사건은 최악일테니까. 침상에 알몸으로 눕혀진 시신은 놀랍게도 시퍼렇게 얼어있었다. 그는 기 묘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얼굴에 공포의 흔적은 없다. 그렇다는 것은 자신이 암습당하는 줄도 모른 채 죽어버렸다는 뜻인데. 더군다나, 사내의 음경(페니스)에 방사(사정)의 흔 적도 없어. 따라서 요물이 흡정술(정기를 빨아들이는 것)을 쓴 것도 아니 다. 정교(정사)의 흔적도 없고. 이거 정말 묘한 사건이로군........' 정말 묘한 사건이었다. '당랑인요'. 암당랑이 교미 중에 숫컷을 잡아먹는 다 해서 붙여진 별호(별명)이거늘, 상대인 남자에게 방사의 흔적은 없었다. 그저 알몸으로 얼어죽은 흔적뿐이었다. 그날 운영은 좀체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남자의 소지품을 슬쩍 훔쳐본 결 과 죽은 자가 사천 당가의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사천땅에서 감히 당가 (당씨 가문)의 사람을 건드렸다는 것은 그정도로 무공에 자신이 있다는 의 미로 밖에 해석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도대체 어떤 목적이 있기에 이런 흉사를 벌리는 거지. 뭐, 죽은 남자들에 게 정교의 흔적이라도 있었다면 흡정술을 이용해서 채양보음(양기를 뽑아 들여 음기를 보함)이라도 한다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고.........' 남의 일에는 절.대.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신조인 운영이었지만, 한번 쯤 얼굴을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될 정도였다.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군. 소문에 의하면 무림삼화에 비견될 정 도의 미모라던데....쿡쿡.' 다음날은 그가 머물던 기루 전체가 흉흉한 기운에 감싸였다. 검은 경장을 한 당가의 인물이 연신 눈에 띄이는 것이 죽은 남자가 당가의 직계쯤 되는 듯했다. 그러다보니 기루에 머물던 객(손님)들도 하나씩 몸을 사리며 짐을 챙기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원래가 무림의 은원은 치외법권이나 다름없는 터라, 포 두(형사쯤 생각하세요)들도 몸을 보중하느라 그들의 눈치를 살필 정도였다. "호색에 눈이 멀어 상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놈팽이가 하나 죽은 것 치고는 상당히 소란을 떠는 군. 그렇게 할 일이 없는건가, 당가는." 한마디 냉소를 날린 운영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주점에 자리를 잡고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어차피 저렇게 소란스러워서야 자신의 사업을 하기 도 곤란했다. "간만에 느긋하게 보내는 것도 괜찮겠지." "흑흑, 뭐 이런게 다 있어! 역시 연애소설은 몽땅 거짓말이었던 거야!!! 으 아아아앙!!!!!" "뭐야, 이 소리는??" 한가로이 주향(술향기)을 음미하던 운영의 귓가를 울리는 소리가 있었던 것이다. 문득 시선을 돌리자 가장 구석에 놓인 탁자에서 엎어져서 고함을 질러대는 한 인물이 눈에 들어왔다. 탁자위에 쌓여있는 빈 술병들과 코를 찌르는 주향에 꽤나 오래전부터 마셔댔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목소리로 보아하니 절대 이십오세를 넘지않은 여자의 그것이다!' 이 순간조차 제비의 근성을 발휘하는 운영이었다.;;;;;;;;;;;;;;; 지독한 주향 사이로 희미한 울금향(향수)의 내음을 느끼면서, 운영은 그 미지의 인물에게로 다가갔다. "소저, 괜찮겠소? 그렇게 과음하셔도?" "저리 가라구! 당신도 죽고 싶어? 엉?" 흐릿한 눈빛으로 다가오는 운영을 쏘아보던 여자는 앙칼진 외침을 토해냈 다. 독한 술냄새를 풍기면서. '대단한 미모!!!! 봉황선녀 백리소예와 나찰화 유하영을 섞어놓은듯하 군!!!!! *.*' 순간 제비의 눈에 그 여자의 가공할만한 미모가 포착된 것이다. 지금까지 느긋하게 옮기던 발길이 눈에 보이지않을 속도로 빨라지며, 그는 순식간에 그 여자의 탁자 곁에 서 있었다. "뭐가 그렇게 슬프기에 과음을 하는 거요?" "쿡쿡쿡쿡, 당신도 말야, 얼어죽기 싫으면 나한테 다가오지 말란말야!" 여자가 미친 듯이 내뱉는 말에, 운영은 문득 한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얼어죽어? 설마???????' 눈앞에서 술주정하는 가공할 미모의 여자가 '당랑인요'일지도 모른다는 것 을. 연신 탁자의 술병을 병째로 입으로 가져가는 여자를 보면서 운영은 이전 에 느꼈던 기묘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했다. 결국 그는 반쯤 제정신이 아닌 여자를 안아들어 이층 객방으로 올라간 것이다. 지나친 호기심은 몸을 망치는 법이란다, 제비야.........;;;;;;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16 빚지고는 못산다. (16) 빚지고는 못산다....16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16화 제비, 빙궁의 비밀을 알다. (이후 북천빙화2화 올리기) "으응........" 다음날 아침, 냉화미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면서 몸을 뒤척였다. 그러 나 흐릿한 시선 속에 들어오는 처음보는 방안 정경에 놀란 그녀는 재빨리 침상을 내려왔다. 분명 자신은 어제 만난 잘.생.긴. 남자 하나와 기루에 들 었다가 또! 그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낙담해서 아무 주점이나 들어가서...... "뭐, 뭐야....여기는????" 아무래도 기억이 없었다. 주점에 들어가서 술을 마신 것까지는 분명 기억 이 나는데 그 이후의 일은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한참을 머리를 감싸안은채 고민하던 그녀는 갑작스런 음성에 놀라 고개를 들었다. "쿡, 이제 일어난건가." 운영은 방문 가까이에 놓인 의자에서 그런 냉화미의 추태를 하나하나 감 상하면서 그렇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향해진 동그란 눈동자가 꽤나 귀여웠기에 간만에 즐거운 심정이 되었다. "당신은....누구죠? 여기는....???" "기억이 안나나 보군. 어제 취해서 쓰러져 있기에 내가 방으로 옮겼지. 이 젠 제정신인 것같군." "아!" 그제서야 냉화미는 어제 기억이 끊기기 직전에 어렴풋이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었다는 것을 생각해 낼 수 있었다. 조금 침착을 되찾은 그녀는 찬찬 히 상대의 얼굴을 살필 수 있었다. 보기드물게 새하얀 백발을 허리까지 드리우고 있는 동안의 미소년이었다. 아마도 십육칠세정도 되는........ 문득 그녀는 아름다운 아미(눈썹)를 찌푸리며 붉은 입술을 열었다. "뭐야, 너는..... 나이도 어린 것이 누님뻘되는 나한테 반말을 하다니!" '뭔가 한참을 곰곰이 생각하는 듯하더니 결국 하는 말이 그거라니..... 쿡쿡 쿡.' 운영은 눈앞의 이 변화무쌍한 아가씨가 꽤나 자신의 흥미를 끌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어젯밤에 흘리듯이 듣게 된 한마디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마 주하고 있을 일도 없었겠지만, 사실 지금은 자신이 혹시 잘못 들은게 아닐 까 하는 염려도 있었다. 그정도로 '당랑인요'라는 요물과는 동떨어진 인상 의 처.녀.였다. 그의 노련한 경험과 지식으로 관찰한 결과 그녀는 틀림없는 처.녀.였던 것이다. "이봐, 아가씨.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지. 당신은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는 그런 인물인가." '뭐야, 이 꼬마!!!! 나이는 얼마 안되보이는게, 하는 행동은 꼬옥! 60살먹은 노인네 같잖아!' 뭔가 요상하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운영의 한마디에 울컥한 냉화미는 고 개를 빳빳하게 든 채 큰 소리를 쳤다. "흥! 나는 그런 편협한 인물이 아냐! 너야말로 안목이나 기르시지!!" "쿡. 우하하하하하하, 정말 대단한 아가씨로군." 진심으로 기분이 좋아진 운영이 크게 웃어주자, 그런 자신을 앙칼지게 노 려보는 냉화미의 모습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웃지마! 초면에 이게 뭐야, 무례하잖아!!!!" "좋아좋아. 뭐, 일단은 내 용건부터 말하지. 아가씨가 '당랑인요'인가?" "당랑인요? 뭐야 그렇게 기분나쁜 이름은??? 설마 내가 어디가 그런 암사 마귀같다는 거야!!!!!" 강한 불쾌감을 느낀 냉화미는 빽 소리를 지르며 운영을 노려봤다. 눈길에 담긴 노기에 운영은 가벼운 의아함을 가진채 다시 물어봤다. '어제 잘못 들은게 아닐텐데......' "아니. 분명 아가씨가 어제 내게 얼어죽고 싶지 않으면 접근하지 말라고 했지 않아?" "아!!!" "그렇지?" "무, 물론 그런 소리를 했을 수도 있어! 하지만 그렇다고 어째서 날 그렇 게 기분나쁘게 부르는거지?" 뭔가 조금 어긋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운영은 차근차근 설명해 주기 로 했다. 조금은 철부지 같은 아가씨를 위해서...... "그러니까 요즘 알몸으로 얼어죽은 시체들이 자주 발견되자, 범인을 그렇 게 부르기 시작한거지. 교미한 상대를 잡아 먹는다는 뜻에서..... 나는 아가씨가 뭔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해서......아???" 운영은 순간 말이 막혔다. 갑자기 그녀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울음을 터트리는 게 아닌가. "이, 이봐.....갑자기 왜?" "흑흑흑흑, 그, 그런말 하지 말란 말야!!! 누가 그러고 싶어서........흑, 으아 아아앙!!!!!!" '맞기는 맞는 것같군. 에휴휴휴휴휴~~~' "훌쩍...흑." "이제 좀 진정이 되는 거야?" "흑, 응" 족히 한시진(두시간)은 울어대던 냉화미가 조금 잠잠해지는 듯하자 운영 은 한숨을 내쉬었다. 설마 살다살다 이런 울보는 또 처음이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아가씨가 원해서 그런게 아니라는 거지?" "흑, 응." "그런데, 상대를 한순간에 동태로 만들어버리는그런 음한기공이 있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는데....흐음" "그건 북해빙궁의 비전지공(숨겨진 무공)이야. 빙.백.신.공.이라고." "빙궁? 북해? 빙.백.신.공.?" "응." 운영은 뭐가 좀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북해 빙궁이라면 저, 전설의 여 인문파가 아닌가. 더군다나 이미 천년전에 금제를 당해 다시는 중원에 모 습을 보일 수 가 없을텐데. "하지만, 빙궁은 중원에 나타날 수 없는거 아냐?" "천년전에 금제가 있었는데, 내가 풀었어!" 운영의 물음에 냉화미는 의기양양하게 큰소리를 쳤다. 천년동안 그 누구 도 풀지 못했던 금제를 자신이 풀어냈으니까. 그러나, 그 대답을 들은 운영은 더한층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냉화미 를 돌아봤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화염대진으로 장문지보(빙궁의 주인임을 나타 내는 보물)가 금제당해 나올 수 없다고 하던데, 그럼 화염대진을 뚫은건 가?" "응!!! 내가 뚫었어! 빙백신공을 대성(완성)하면 용암속에서 수영해도 괜찮 거든! 방긋!" "끄응......" 그녀가 방실방실 웃으며 내뱉는 말에, 더욱 두통이 심해지는 것을 느끼는 운영이었다. "이봐, 아가씨. 뭔가 좀 이상한데." "뭐가?" "나는 말야, 빙궁에 빙.백.마.공.이 있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있어도, 빙.백. 신.공.이 있다는 말은 들은적이 없거든." "무슨말야!!!! 내가 분명히 빙백신공을 익혔다니까!" 결국 눈앞에서 소리를 지르는 철부지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은 운영은 연장자로써 사정을 자세히 설명해 줄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아가씨는 천년 전에 여인천하를 부르짖으며 남하한 빙궁의 초대궁주 빙 천마녀가 누구에게 패했는지, 그리고 왜 빙궁이 금제당했는지 알아?" "우웅.....그건 잘 모르겠는데........... 그냥 '열화신문'의 문주인 천화공(?Y c) '운진원'이라는 사람에게 패했다는 소리만 들었는걸....." 냉화미는 자신도 잘 알지못하는 비사(숨겨진 이야기)가 나오지 우물쭈물 하며 말을 흐렸다. 결국 운영은 긴 한숨과 함께 설명해줄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열화신문의 문주, 천화공 운진원은 빙천마녀 냉사영을 패배시켰지. 그리고 빙궁의 장문지보인 설빙쌍검을 빼앗아 화염대진 속에 봉인해 버렸 어. 일종의 안전장치를 한 셈이야. 결국 빙궁에서는 그 설빙쌍검을 되찾지 못하면 영원히 중원에 모습을 보일 수 없게 되었고." "그건 나도 아는데......" "좋아. 그럼 당시 빙천마녀가 익혔던 무공이 뭔지 알아? 빙천마녀는 그 무공으로 천하에 위명을 떨친 여걸이지." "음. 설마...빙백신공인가...." "후우... 틀렸어. 빙.백.마.공.이냐. 당시 그녀의 빙백마공은 십일성(완성직 전)의 경지에 이르렀지. 그래서 천화공 운진원에게 패한거야. 만약 그녀의 빙백마공이 대성(완성)의 경지였다면 아마도 양패구사(무승부로 둘다 죽거 나 빈사의 중태)가 되었을꺼라고 전해지지. 하지만, 빙천마녀는 결코 빙백 마공을 대성하려고 하지 않았어. 왠 줄 알아?" "그. 그건......." "빙백마공은 최고의 음한기공이야. 하지만, 그 정도의 무공을 왜 '마공'이 라고 부르겠어. 뭔가 이유가 있으니 마공이라고 부르는거지." "........................이유가 뭔데?" "최고의 음한기공이라 엄청난 위력를 가진 만큼 대성(완성)의 경지에 이 르면 지극한 정신적 안정이 필요하지. 조금이라도 마음이 흐트러지면 무의 식 중에 빙백마공이 발출되는 거지." "마음이 흐트러지면?" "그래. 마공이란 아무리 속성연마(빠른시일안에 익힐수있음)가 가능하고 엄청난 위력이 있어도 그만큼의 반대급부가 있기 때문에 '마공'이라고 부르 는 거야. 뭐, 마공이 달리 '마공(,e)'이겠어. 다 이유가 있는 거지. 그러니 까, 빙백마공은 그 것을 대성하면 죽을 때까지 남자와는 인연이 없는 몸이 되버리는 거야. 알겠냐? 요 철부지야!" "남자와 인연이 없다니........???" "마음의 안정을 잃는다. 즉, 육체적 흥분상태가 정신적 불안정으로 이어져 서 무의식중에 음한기공이 발출되어 주위를 얼려버리는 거야. 그러니까, 상 대인 남자는 즉각 골로 간다는 말이지. 이해가 가냐?" "마, 말도 안돼!!!!!" 냉화미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도 못했던 말을 지금 듣게 된 것이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운영은 불쌍하다는 듯이 덧붙였다. 눈물이 그렁그렁한게 꽤나 마음이 동했지만, 어차피 그림 속의 꽃이니까. "뭐, 지금의 네 상태를 보건데, 너는 죽을 때까지 처녀귀신으로 늙어가야 되겠지만." "거짓말!!!! 나는 마공따위 익히지 않았어!!! 내가 익힌 것은 빙백신공이 야!!!!! 으아아아아앙!!!!!" "나는 거짓말따위 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애꿋은 남자 자꾸 죽이지 말고 그냥 포기해. 그게 최선이니까." "으아아아앙!!!!! 거짓말거짓말거짓말!!!!!" 결코 믿을 하지 않는 그녀를 보면서 운영은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이 고는 방을 나섰다. "믿기지 않으면 빙궁에 돌아가서 알아봐. 내가 거짓말 했다면 손가락에 장을 지지지. 나는 당분간 사천에 있을테니까 한번 알아보는 것도 괜찮겠 지." '믿을 수없어!!! 그럼 쌍로들이 날 속인거란 말야!!!!!????' 냉화미는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으면서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지금 당장 빙궁으로 달려가서 알아보기로 다짐하면서.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17 빚지고는 못산다. (17) 빚지고는 못산다....17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17화 제비, 목숨의 위협을 느끼다. "뭐라고!!!!???" 운영은 눈앞에서 굽실굽실거리는 상인을 향해 노성을 터뜨렸다. 사천땅 제일의 만물상이라고 자부하는 '왕삼'은 그저 허리를 굽힐 뿐이었다. 눈앞 의 이 무례한 손님과의 거래는 이번이 세 번째였다. 하지만, 이미 첫 번째 거래가 있을 때, 어떤 성품인지는 파악이 끝난 상태였다. 자신이 아끼는 이 가게의 삼분지 일이 박살나는 것과 함께. '썩을~!!!!! 나이도 어린 것이 성깔은 뭐같아서!!!!' 옛날 일을 떠올리던 그의 얼굴이 기묘한 괘적을 그리며 일그러졌다. 원래 가 무림인을 상대로 한 장사는 아무리 벌이가 좋아도 위험부담이 너무 컸 다. 그것도 이런 밀매업은 그 위험부담이 몇배로 증가하는 법이다. 비록 속 으로는 울화를 눌러참으면서도, 최선을 다해서 사죄를 올렸다. 이미 피해없 이 일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포기한 심정이었다. "저희가 모든 밀로(숨겨진 길)를 통해 알아봤으나 도저히 구할 수가 없었 습니다." "믿어지지 않는군. 어째서 묘강산 흑전갈을 구할 수 없다는 거지?" "그것이.... 아시다시피 요즘 빙궁의 세력권이 넓어지는 바람에 묘강으로 가는 길목이 차단되었답니다. 손님." "빙궁이라고.........그럼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거지?" 놀랍게도 성질이 뭐같은 손님이 의외로 평온한 어조로 물어오자 왕삼은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얼른 대답해줬다. "아마도 최소한 한달 이상은 걸려야 할겁니다. 우회해서 들어가야 하니까 요." "흥, 한달이라......." 운영은 살짝 이마에 주름을 잡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그럼 일에 상당한 차질이 생기는 데. 어쩌지............. 그동안 다른 목표를 물색하는 편이 좋을지도.' 한순간 생각을 정리한 그는 눈앞에서 벌벌 떨며 자신의 안색을 살피고 있 는 왕삼을 슬쩍 쳐다보며 말했다. "좋아. 한.달.후.에 오지. 단, 물건값은 절반만 내겠어!" "안되....." 은자 백냥이나 하는 물건값을 순식간에 절반으로 깍아내리는 불량손님의 횡포에 왕삼은 황급히 거부권을 행사하...려고 했다. 그러나, 동시에 들려오 는 파괴음에 피눈물을 흘리며 거부권 행사를 포기해야만 했다. -콰직!!!! 눈앞에서 산산조각으로 박살나는 단단하기로는 청석을 능가한다는 오동나 무 탁자를 보면서...... "됩니다............" "좋아, 그럼 나는 다음에 오지." 왕삼의 마지막 말을 들으면서 운영은 느긋하게 가게를 나왔다. 굉장히 친. 절.하.고. 저.렴.한. 가게라고 생각하면서. "당장 소금 한가마니 가져와라!!!! 제일 굵은 걸로!!!!!!!!!!!!!" 미친 듯이 뛰는 심장부위를 누르면서 왕삼은 고함을 질렀다. 저 빌어먹을 놈이 자신의 고질병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아아, 미치겠네. 그럼 사천당가의 고명딸 천수독화(€??]) 당예진은 당분간 보류해야 되잖아. 꼭 흑전갈의 독이 필요했는데.........." 운영은 왕삼의 가게를 나서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모처럼 맘에 대는 꽃을 발견했나 했더니 이렇게 계획이 어긋나 버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 -명화루 "하아...공자님, 더! 아응....허억!" "후후후후, 너의 허리는 정말 일품이로구나." "아악! 너무!!! 아앙......." 명화루에서도 특급 손님만이 오를수있다는 3층의 한방에서 대낮부터 흘러 나오는 낯뜨거운 신음소리에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은 절로 이맛살을 찌푸 려야 했다. "젠장, 나는 무려 삼일이나 난란이를 기다렸는데....." "이보라구! 이쪽은 일주일이라구! 일주일!!!!" "저런 애송이한테 난란이를 가로채일줄은.....크흑!!!" 결국 그는 사천에서 세손가락 안에 들어간다는 명화루의 제일기녀 '난란' 과 하루밤을 보내는 것으로 이전의 실패를 만회하기로 했던 것이다. 명화 루 제일기녀 '난란'하면 명기중의 명기로 그 명성이 드높아 최소한 열흘전 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얼굴조차 보기힘들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런데, 어디선가 나타난 애송이 불청객에게 순서를 빼앗겨 버렸던 것이다. 문제는 그 애송이의 초절무비한 정력으로 벌써 이틀째 난란은 방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더한 문제는 난란의 순서를 기다리던 예 약객(예약손님) 스무명을 떡을 만들어 버린 애송이의 무공이었던 것이다. 결국 자신의 목숨이 아까웠던 남자들은 피눈물을 흘리며 방밖을 서성일 수 밖에 없었다. "난란아, 좀더 허리를 들어야지.....방긋" "흑흑흑, 더 이상은 도저히 무리예요. 공자님!!!!!" "고운 얼굴 망치겠다. 자아, 이번 한판만하고 나가자, 응?" "흑, 정말이죠?" "그럼그럼.......^^" 이틀동안 날밤을 세운 중노동에 지친 난란이 백기를 들자, 운영은 아직 좀 미진한듯했지만 한판으로 참기로 했다. 원래 여인을 울리는 것은 제비 가 결코 해서는 안되는 일 중에 하나였으니까. 그렇게, 겨우겨우 납득한 난란이 지친 몸을 움직이려던 순간이었다. -콰앙!!!!!!!!!! 순간 문이 박살나면서 가공할 냉기가 흘러들어왔다. '뭐, 뭐야!!!! 이 익숙한 장면은!!!!!!!!!!!!!!' 다년간의 경험으로 운영은 왜지모를 불길함을 느꼈다. 재빠른 동작으로 바닥에 떨어진 옷을 주워들어 몸에 걸치면서, 그는 갑작스럽게 난입한 불 청객을 돌아봤다. '허거거거거거거!!!!!!!!!!!!!!' "오호호호호호호호!!!!!!! 오.랜.만.이.군.요.!!!!!!!!!!" 방문에 버티고 서서 가는 허리에 양손을 턱하니 올린채 교소를 터뜨리는 여자는 일전의 그. 철.부.지.가 아닌가. 단지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지만. 별빛처럼 빛나는 영롱한 눈동자에는 만년한설같은 냉기가 감돌고 있었고, 붉은 장미잎을 베어문듯한 입술은 뭔가를 억누르듯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 다. 등뒤에서 놀란 난란이 서둘러 금침으로 알몸을 숨기는 것을 느끼며 운영 은 억지로 미소를 떠올렸다. "정말 오랜만이군. 아가씨. 그래, 북해에 가서 알아보기는 한거야?" "오호호호호호호호호!!!!!!!!!!! 물론이죠. 덕분에 많.은.깨.달.음.이 있었죠!" "..........그럼, 내게 볼일이 없을텐데........." '뭔가 무지무지무지무지무지 불길한 느낌이 드는군........' 운영은 간신히 미소를 유지하면서 눈앞의 미녀를 향해 달래듯이 말해줬 다. "먼저, 제 소개를 하죠! 저는 북해 빙궁의 제십칠대 궁주인 '냉화미'라고 하죠. 다른이들은 저를 북천빙화라고 칭해주곤 하지만요." "그, 그래...???? 그런데, 갑자기 왠 소개를..........난 별로 알고 싶지 않은 데........" 그런 운영의 말이 끝나자, 냉화미는 백옥같은 뺨을 사르르르르 붉히면서 떨리는 음성으로 대답하는 것이었다. 가히 엽기였다. "어머머머머머머, 이제 화촉을 밝힐(간단히 말하면 혼인할) 사이에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요.........." "화촉?????" 난데없는 충격파에 운영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즐거운 운우지락을 방 해받은 데다, 자신과는 절대절대절대절대 인연이 없는 화.촉.이라니??? 가공할 충격파에 운영이 멍해 있는 사이에, 냉화미는 집안정리의 필요성 을 느꼈다. 아주 절실하게. '뭐야, 저 계집은?????????? 정.혼.자 앞에서 벌써부터 바람피우다니!!!!' 그렇게 그녀는 엄청난 망상(절대 상상아님)을 하면서 난란을 죽여버릴 듯 이 노려봤다. 눈치로 먹고사는 기녀생활 5년의 경력자 난란은 목숨의 지대 한 위협을 느끼면서 슬며시 뒷문으로 사라져버렸다. 누구나 목숨은 소중한 것이었다. 결국 운영은 약 이각(삼십분정도)이 지난뒤에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게 무슨 뜻이지? 갑자기. 너는 죽을때까지 처녀귀신이라고 내가 말했 줬을텐데." "너무하시는 군요. 그렇게 다시 강조하지 않아도 잘 알아요. 단지, 유일한 해결책을 찾았을 뿐이지만요." "해결책?" "그래요. 빙백마공과 쌍벽을 이루는 태양일기공의 완성자라면 무사히 밤 일을 치를 수 있다고 하더군요." "태양일기공의 완성자라면........설마!!!!!" 가만히 듣고 있던 그는 마지막 한마디에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경악한 운 영의 얼굴을 살피면서 냉화미는 결정타를 날렸다. "그래서 당신과 혼인하는 방법밖에 달리 방법이 없는 거죠. 오호호호호호 호" "말도 안돼!!!!!!!!!" "어머머머머, 왜 그러시나요? 당신이 태양일기공의 본류인 산화장을 완성 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왔는데." "나.는. 절대절대절대 사양이야! 딴 놈을 찾아보라구!!!!!" 운영은 고개를 한껏 내저으면서 강하게 사양했다. 그런 그를 보면서 냉화 미는 화사하게 웃어보였다. 마치 만개한 장미가 고개를 드는듯한 느낌이었 다. "오호호호호호, 당신의 의사는 전.혀. 문제가 안되죠. 자아, 순순히 이쪽으 로 오시죠." "쓰벌!!!!" 운영은 슬며시 창문과의 거리를 재면서 이를 갈았다. 뭐니뭐니 해도 목숨 을 소중한 것이었다. 눈앞의 냉화미의 움직임을 조심스럽게 살피면서 내공 을 끌어올렸다. '이제 창문으로 출입하는 일과는 인연이 없는 줄 알았는데...... 제길' "너혼자 잘해 보라구! 나는 관심없으니까!!!!" 그렇게 한줄기 노성을 남기며 운영은 창문을 부수며 몸을 날렸다. 그래서 그는 냉화미의 한마디를 들을 수 없었다. "어머나, 부끄러움도 많으셔라. 창문밖에는 팔선자들이 기다리고 있을텐 데.........오호호호호호" 이미, 만사통을 통해 운영의 과거 내력을 낱낱이 알아낸 냉화미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서 그를 찾아왔던 것이다. "제기랄!!!!!!!!!!!!!" 운영은 창문밖으로 몸을 날린 순간, 자신을 덮쳐오는 엄청난 경기를 느꼈 다. 팔방을 빈틈없이 포위한채 공세를 취해오는 빙궁 팔선자들에게서, 그는 죽을 힘을 다해 도망칠 수 있었다. 덕분에 산화장의 위력을 더해주는 초화 분을 모조리 소모해 버렸지만. 그러나, 가공할 추종술(추적)을 지닌 그녀들 은 일정한 거리를 둔채 계속 그를 뒤따르고 있었던 것이다. "오호호호호, 그만 포기하시죠. 순순히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세요!!!!!" "천리전성(멀리까지 목소리를 전하는 무공)!!! 벌써 여기까지 왔는가......" 마치 귓가에서 울리는 듯이 또렷하게 들리는 냉화미의 음성을 들으면서 운영은 치를 떨었다. 제아무리 뛰어난 신법을 써도 도망칠 방법이 없었다. 마치 자신이 갈 길을 알고나 있는 듯이 빈틈없는 포위망을 펼친채 압박해 오는 그녀들이었다. 그때 한줄기 전음성(일종의 텔레파시)이 그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이봐, 동귀. 이쪽으로 와! -흠칫! '이 음성은 분명 거지왕초의 것인데..........??' 귀에 익은 전음성에 운영은 고개를 돌렸다. 다 무너져 가는 관제묘 안쪽 에서 갑자기 신상이 뒤로 밀리면서, 동혈(동굴)이 생기고, 안에서 거지왕초 취걸개의 얼굴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거지왕초!!!" "자, 빨리 이쪽으로!!!" 운영이 동혈로 모습을 감추고, 신상이 제자리를 찾았다. 그와 동시에 냉화 미의 모습이 관제묘 안에 나타났다.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18 빚지고는 못산다. (18) 빚지고는 못산다....18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18화 제비, 사실을 털어놓다. "헉헉헉헉...." "이봐, 괜찮아?" "응..........괜찮은 것같아.........헉헉헉" 제대로 숨도 고르지 못하는 운영의 모습을 보면서 취걸개는 열심히 등을 두드려줬다. 이 애늙은이의 이런 다급한 모습은 수십년간의 친분중에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간신히 숨을 돌린 운영은 그제서야 취걸개를 돌아보며 한가지 의문을 풀 수있었다. "네놈이 어쩐 일이냐? 정의맹에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 묻냐? 정말 빨리도 묻는 구나...." "농담하지 말고 빨리 말해!!!!" "빙궁의 침공이후에 정의맹에 비상이 걸렸어. 결국 내가 빙궁의 움직임을 살피게 되었거든. 그런데, 갑자기 빙궁의 궁주가 사천땅으로 오길래 따라 왔지." "뭐야!!!!!!! 그럼 빨리 도와줬어야지!!!!" 취걸개의 능청스러운 말에 운영은 분노를 터뜨렸다. 결국 취걸개는 자신 이 쫓기던 삼일동안 줄곧 지켜보기만 했다는 뜻이 아닌가. 그런 운영의 고 함소리에도 취걸개는 태연하기만 했다. "실은 안 도와주려고 했지." "뭐???? 그게 무슨 뜻이야!!!!" "너만 넘기면 빙궁이 잠잠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만있었거든." "..........................!!!!!!!!!!!!" 운영은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결국 이 놈은 자신을 제물로 넘겨서 빙궁을 막을 생각을 했다는 뜻이었다. 냉정을 찾지 못하는 운영에 반해, 취 걸개는 태연하기만 했다. "으드드드득!!! 너, 그럴수가 있냐???" "너 하나만 넘기면, 천하가 평화로울 수 있잖아. 그리고, 너도 미녀가 좋 잖아?? 보아하니 무림삼화에 비견될 미모던데." "너!!!! 너........." 취걸개의 가공할 대답에 운영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이 거지 는 은근하게 유혹까지 하는 것이었다. "어떠냐? 너도 괜찮지 않냐? 저런 미녀가 너 좋다는데." "미친놈!!!!!" 운영은 그대로 일권(한주먹)을 내지르면서 취걸개를 때려눕혔다. 그 성질 에 많이 참은 것이었다. 일단 자신을 도와는 줬으니까. 그리고는 씹어뱉듯이 한마디 했다. "날 넘겨도 소용없어." "어째서????? 너 좋다잖아?" 남의 애타는 속도 모르는 취걸개의 한마디에 결국 운영은 폭발했다. "나도 그 계집과 하루밤 자면 그냥 골로 간다고!!!!!!" "그게 뭔소리냐? 너의 산화장의 내공이라면 빙백마공과 대등하잖아? 설 마, 산화장을 완성하지 못한거냐?" "아냐!!! 완성하기는 했어!" "그럼 뭐가 문제냐?" "그, 그건........." 취걸개의 결정적인 한마디에 운영은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자신이 사실 을 불면 이 늙은 거지왕초는 분명 뒤집어 질게 뻔했다. 두고두고 놀림거리 가 될 소재를 쉽게 말해 줄 운영은 아니었다. 답답해진 취걸개가 연신 재촉했다. "말해 보라니까? 혹시 내가 도울수 있을줄 아냐?" "넌, 못 도와줘.........." "일단 말은 해봐야 알지." "...........후우~~~. 뭐, 일단을 말해야할테니까....... 그러니까, 태양일기공, 달 리 태양신공이라고 불리는 그 무공에는 한가지 단점이 있어." "단점? 천하제일의 양강무공이라고 불리는 신공에 뭐가 문제냐?" "듣기나 해! 마공은 그 위력이 강하고 속성(빠른 연무)이 가능해서, 강한 반대급부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익히곤 하지. 일례를 들어, 혈영마공 은 익힌 사람을 살인귀로 만들어 버리지. 그래서, 빙백마공에도 그런 반대 급부가 있는거지. 그렇지만, 신공이라고 다 좋은건 아냐!!!" "............그래서?" "특히, 뛰어난 신공일수록 문제가 있어. 태양신공은 그 완성도가 높고, 뛰 어난 양강무공이지만, 익히는게 까다롭고 엄청나게 시간이 걸린단 말야!" "시간이 걸린다구?" "천년전의 천화공도 무려 육십이 다되어서 태양신공을 완성했지. 단순히 시간만 걸린다는게 아냐. 완성할 때까지 동.정.을 유지해야만 하는 조건이 있다구." "하지만, 넌 완성했잖아?" "으드드득! 입다물고 듣기나 해!" 주책바가지 취걸개가 눈치없이 끼어들자 운영은 이빨을 갈면서 노성을 내 질렀다. "단, 동정을 잃어도 완성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냐. 완성은 할 수 있어도 '지극천화'의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하지. 태양일기공을 넘어서는 유일무이 한 경지지. 빙백마공의 최후단계를 버텨낼려면 '지극천화'의 경지가 필요하 단 말야!!!!!! 알겠냐?" "그럼 넌 지극천화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는 소리냐?" "그래!!!! 내가 태양신공을 완성한게 사십이 다 된 나이였다구!!! 어떻게 그때까지 동정딱지를 붙이고 있을 수가 있겠어!!!! 육십이 다될때까지 동정 이었던 천화공이 이상한 거지!!!!" 자신의 비밀을 모조리 말해버린 운영이 방방뛰자, 가만히 보고 있던 취걸 개는 결국 한마디 던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넌 몇살에 뗐는데?" ".......윽............" 취걸개의 한마디에 운영은 삐질삐질거리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런 그 를 보면서 취걸개는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열세살......." 결국 운영이 대답하자, 취걸개는 더 이상 들어 볼 것 없다는 듯이 삿대질 을 했다. "니놈은 타고난 색골이야! 색골!!! 알겠냐???? 엉??? 어쩔 수 가 없어!!! 생각같아서는 그냥 콱! 빙궁에 넘겨버리고 싶지만, 쓸모가 없으니 넘겨봐야 소용도 없고!!!!!! 으이구!!!!! 이 애물단지야!!!!" -찍.......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19 빚지고는 못산다. (19) 빚지고는 못산다....19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19화 제비, 정조보다 목숨이 중요하다. "알겠냐?? 이 색골늙은이!!! 정신좀 차리라구!!!!" 취걸개는 연신 고함을 질러대며 운영을 닥달했다. 다년간의 친분으로 이 빌어먹을 애늙은이의 본성을 알고는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일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자신은 육십이 넘은 이 나이가 될 때까지도 총각 딱지를 떼지 못했건만!!!!!!!! '쓰벌, 지은 죄가 있으니까 말도 못하겠고............' 운영은 그저 잠자코 듣고 있기만 했다. 어차피 저 말많고 오지랖넓은 놈 이 잠잠해질 때까지는 가만히 있는 편이 좋았다. 저 거지놈이 자랑하는 백결의(백번을 기웠다는 옷)가 공중에서 펄럭거리 며 자신의 동거인(기생벌레 이)을 뿌려대는 것도 참았고, 생전에 한번도 씻 지 않은듯한 몸에서 풍겨나는 악취도 참았다. 그.러.나. 결국 도저히 참지 못한 운영은 폭발해야만 했다. "이 빌어먹을 거지왕초야!!!! 내가 딴건 다~~ 참아줄 수는 있어도, 내 주머 니를 쓸쩍 하는 것만은 도저히 못 참아!!!!!!" -퍼억!!!! 운영이 잠자코 있는 틈을 타서, 손버릇 나쁜 취걸개가 그의 돈주머니를 쓸쩍 하려다가 들통이 났던 것이다. "우헤헤헤헤헤. 미, 미안....... 이 놈의 손이 그만 들어갈 때를 착각한 것같 아.......헤헤헤헤헤" 이제는 양쪽 눈탱이에 시퍼렇게 화장을 한 취걸개는 필사적으로 변명했 다. 저 쪼잔하고 치사하고 속좁기로는 말을 못하는 놈을 더 이상 긁어댈 용기는 없었던 것이다. 그런 비굴비굴한 친우의 모습을 보면서 운영은 가만히 한숨을 내쉴뿐이었 다. 그는 아주아주 자알~~ 알고 있었다. 저놈의 손버릇 때문에 한때는 요주 의 인물이라는 딱지까지 붙었던 경력이 있는 놈이라는 것을. 가는 한숨과 함께 "이제 그만 본론으로 들어가지. 시간도 없고." "헤헤헤헤헤. 그럴까?" "후우~~~~. 그런데, 지금 정의맹은 어때? 빙궁 때문에 시끄럽겠지?" "당연하지. 구대문파의 하나가 멸문당했는데, 조용한게 이상하지." "그럼 정의맹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어때, 네가 한번 말을 꺼내보 면....." 운영의 은근한 말에 취걸개는 고개를 가로로 흔들었다. 단호하게. "무리야. 요즘 정의맹이 분열되어 있거든. 세력을 모의기 힘들어. 그래서, 나도 정찰정도만 하고 있는거야." "맹이 분열되어 있다니? 이렇게 외세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한 연합세력이 정의맹이거늘....그게 무슨 소리야?" 어이없다는 운영의 물음에, 결국 취걸개는 가벼운 한숨과 함께 현재 정의 맹이 처해있는 상태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정의맹을 이루는 것은 크게 두줄기야. 너도 알잖아. 구대문파 와 사대세가가 그 주축이지. 그런데, 두달쯤 전에 문제가 생겨버렸어. 사대 세가 중에서도 가장 큰 세력인 백리세가의 가주인 백리진천이 의식불명이 되어버렸거든. 남은 세 가문에서는 구대문파의 모략이라면서 협력을 거부 하고 있고." ".....그게 뭔소리냐? 백리진천이 의식불명이라니? 암습이라도 당했냐? 그 죽여도, 죽을 것 같지 않던 놈이......." 취걸개의 설명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 운영은 도중에 말을 끊어버린채 질문을 던졌다. 현 무림에서 첫째둘째로 손꼽히는 초절정고수인 철혈검 백리진천이 암습 이라니........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소리였다. "....뭐, 정확하게 말하면 의식불명이 아니지......... 백의신수 노준명의 말에 의하면 뭔가 강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심.신.상.실.이라고 하더구만." "심, 심신상실? 강한 정신적 충격?" 운영은 멍하니 입을 벌린채 말을 잊어야 했다. 강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 한 심심상실. '설마 그.게. 원인이 되어서리....그렇게 되었다는????? 허거거거걱!!!' 그런 운영은 쳐다보지도 않은채 취걸개는 자신이 할 말 만을 중얼거렸다. "그래서 백리세가는 초상집 분위기라더군. 게다가 이번에 봉황선녀 백리 소예도 뭔가 추태로 인해서 문밖 출입을 안 한다고 듣기는 했지만. 그래서, 지금 정의맹은 도저히 빙궁사태에 제대로 대처할 수가 없어. 제각각이야. 그러니, 니놈을 도울 여력이 없단 말야!!! 알겠냐??" ".............................!!!" '쓰벌....하필 이런 때........결국 이번 일은 자업자득이란 말인가.......... 내가 그 고생을 해 가면서 마녀들과 끈끈이들을 모조리 떨쳐버렸는데, 이 런 일이 생길 줄이야!!!! 어쩌지............ 그 북천빙화인지 뭔지 하는 꼬맹이 는 포기할 리가 없고............정의맹은 분열로 도저히 도와줄 수 없고....... 아!!!! 그렇지!!' 무려 한시진(두시간)을 고민고민하던 운영은 마지막 한가지 방법을 찾아 내고서야 얼굴을 펼 수 있었다. 그는 옆자리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거지 왕초의 수염을 사정없이 잡아 당겼다. "일어 나라구!!! 당장!!!" "꾸에에에에엑!!!!! 아파!!!!!!!" "니놈은 친구가 이런 진퇴양난의 상황인데도 잠이 오냐? 앙? 잠이 와?" "흥. 니놈이 다급한 거지. 난 상관없네!" "호오? 그렇다는 말이지?" 모처럼 택택거리는 취걸개의 말에 운영은 입가를 끌어올리면서 양 소맷자 락을 들어올렸다. 순간 취걸개는 목숨의 위협을 느끼면서 재빨리 뒷걸음질 칠 수 밖에 없었다. 저 것은 그의 독문무공 산화장의 기수식(준비자세)이었 던 것이다. "아, 아냐!!! 내가 요즘 너무 무리를 해서!!!!" "흥. 한번만 봐주지! 그래도 네놈한테 도움을 받은게 있으니까." "헤헤헤헤헤. 그래그래." "그런데 마교쪽은 어때? 뭔가 대응이라도...." "아? 마교? 그쪽도 뭔가 이상해. 마교의 분타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는데, 뭔가 다른 중요한 일이 있는지 제대로 대응조차 하지 않고 있어." "뭐??" 다시 한번 운영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게 뭔소리냐???? 마교에 뭔일이라니....설마 유하영의 그. 추.태.가 원인 이 된 건가????' "이, 이봐 뭔소리야? 마교에도 설마 내분이란게 일어난거야?" "아니. 그런건 아닌 것 같아. 은밀히 알아 보니까, 마교의 소교주인 단목 우에게 뭔일이 있는 것 같아." "단목우? 설마...... 놈도 심신상실이니 뭐니 하는 건 아니겠지?" "음. 그런 건 아니고. 연공관에서 나오지를 않는다든가, 폐관 중이라던가 어쨌든 그렇게 들었어. 정말, 마교는 너무 폐쇄적인 곳이라서 소식도 제대 로 전해지질 않지." "폐관?????" 거듭되는 충격적인 소식에 운영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백리세가만이 아니라 마교까지 이번 빙궁사태에 침묵을 지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일 이었다. 옆에서 취걸개가 뭐라뭐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듯했지만, 지금 운영 의 귀에는 들어오지도 않았다. '설마 놈도 그.일. 때문에...?????? 그럼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아무리 고민을 하고, 해결책을 끌어내려고 해봐도 방법이 없었다. 더군다 나 상대는 전설의 빙백마공의 완성자였다. 설사 끈끈이 하나가 도움이 되 어 준다고 해도 승산이 희박한 상대였다. 그런데 지금은 두놈 다 문제가 있었다. "제기랄!!! 일이 이런 식으로 풀릴 줄은 상상도 못했네. 그럼 결국 두 놈 도 지금은 쓸모가 없다는 말이잖아!!!!" "이봐이봐, 뭔소린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당히 조용히 하라구. 이러다가 들키면 어쩔려구 그래." "니놈이 내 입장이 되어봐! 진정이 되는지. 이런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도 대체 더 이상 어떻게 진정하란 말야!!!!!!!!" "그래그래. 널 누가 말리냐. 맘대로 해라, 맘대로....에휴휴휴휴휴" 잔소리 한마디에 길길이 뛰는 운영을 보면서 취걸개는 질렸다는 얼굴을 해보였다. 저 애늙은이는 그저 안 건드리는게 최고였다. "방법이 없어. 방법이......... 결국,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놈들을 끌어 들이는 길밖에 없어........제기랄!!!!!!!!!!!!!!!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한데. 이번에 걸리면 빠져나갈 길이 없을 것같은 데............" 그렇다. 결국 제비는 끈끈이들을 손에 넣을 결심을 한 것이었다. 무진장 불길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천하의 왕제비는 정조보다 목숨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20 빚지고는 못산다. (20) 빚지고는 못산다....20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20화 제비, 도주하다. "제기라알!!!!!!!!!!!!!!!!!!!!" "오호호호호호호. 이제 그만 포기하시고, 제 품에 안기시죠!!" "농담하지마!!! 난 절대 사양이라구!!!" "어머나, 수줍어하시는 모습도 일품이시군요. /////////" 운영은 아주아주 간절한 진심을 담은 자신의 한마디가 간단하게 묵살당하 자 참을 수가 없었다. 저 철부지 빙궁 궁주는 이른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었다. 오직 자신의 경우에 맞는 말 밖에 듣지 못하는 특.수.한. 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단 일각(약십오분)도 쉬지 못한채 하루밤낮을 쫓기고 있는 현재, 왕제비 운영의 심정은 벼랑 끝에 선 자살희망자의 그것과 같았다. 이 른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였다. 빙궁의 마수를 피해서, 운영과 취걸개는 그 비밀통로에서 약 사흘간을 숨 어 있었다. 결국 운영은 선택권이 전.혀.없는 상태에서 울고 싶은 심정으로 끈끈이들을 찾아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일단 야음(어움)을 틈타 조심스럽게 숨어있던 곳에서 무사 히 나올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사정이 나을 듯한 십만대산이 마교를 우선 찾아가기로 결정한 운영의 의사에 따라 사천땅을 빠져 나온 것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다. 뭐, 심신상실자보다는 폐관하고 틀어박힌 쪽을 설득하기 더 쉬울테니까. 그렇다. 그때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다. 일단 취걸개가 개방의 분타를 찾아서 마교에 먼저 연락을 넣기로 하고, 사천땅 밖에서 헤어질 때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때부터였다. 취걸개와 헤어지고 나서 반나절정도 지났을까? 그때부터 주위의 기척이 소란스러워지더니 저. 철.부.지. 궁주님이 나타난 것이다. 운영이 제아무리 뛰어난 신법의 소유자라고는 해도 숫자로 밀어붙이는 데 야 이길 방법이 없었다. "나는 절.대. 싫으니까 다른 상대를 찾아보라니까!!" "어머나, 사양하실 필요없다니까요. 자아, 어서 제게로 오시지요!" "빠드드득!! 다른 놈한테나 그래보시지!" "그 무슨 무정하신 말씀을!!!" 무슨 말을 해도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운영은 마지막 방법을 써 보기로 했다. "아가씨. 나는 말야, 좀더 경험이 많고(!) 나이든 여자가 좋단 말야! 그러 니까 좀더 나이를 먹고나면 오라구!!!" "+++++ (빠지지직!!!) 흥. 감히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요!!! 하.지.만. 저는 속 좁은 일개 아녀자가 아니랍니다. 사랑하는 낭.군님. 적당 히 하시고 제 품에 안기시죠. 저는 낭군님의 과거따위에 연연하지 않는 답 니다. 자아, 과거는 불문에 붙여드릴테니까 순순히 포기하시고 제게 오시지 요. 호호호호호" "빌어먹을!!!!! 난, 절대절대 싫다니까!!!" "어머머머머, 아직도 수줍어 하시다니. 방긋. 낭군님의 그 붉게 상기된 뺨이 제 가슴을 뛰게 하는군요." "크아아아악!!!" 도저히 대화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은 운영은 소맷자락을 떨치며 몸 을 날렸다. "안되죠!! 낭군님 어디가시는 겁니까?" 냉화미는 거의 동시에 신형을 날리며 쌍장(양쪽 손바닥)을 휘둘렀다. 동시 에 천지를 얼려버릴 듯한 한기가 뿜어져 나오며 시야를 가리워 왔다. 운영 은 허공 중에 있던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오른발로 왼쪽 발등을 찍어서 간신히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 '이런 제기랄!' 그렇게 회피동작 중에도 가공할 한기는 조금의 여유도 없이 그를 덮쳐왔 다. 어쩔 수 없이 오른손으로 허공에 하나의 원을 그렸다. 동시에 한 마리 비조(나르는 새)처럼 냉하미를 덮쳐 갔다. "이젠 제발 적당히 하라구! 이 철부지 아가씨야!!!" 허공에 그려낸 손에서 뜨거운 기운과 함께 강철도 녹일듯한 열기가 주위 에 퍼져나갔다. 열기는 냉화미가 지닌 빙백마공의 냉기와 그 세력을 겨루 듯이 기세를 올렸다. 두 기운이 맞붙은 곳에서 섬뜻한 소음과 함께 희뿌연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호호호호호, 역시 낭.군.님의 산화장은 축융문의 사이비 열화강과는 비교 가 안되는군요." 그런 광경을 보면서 그녀는 만족스러운 듯이 교소를 터뜨리며 웃었다. 그 모습은 객관적인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대단히 환상적인 장면일 수도 있 다. 주위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기운에 휩싸인 채 초절정의 미모를 가진 여 인의 미소짓는 모습이라면 두 번 다시 보기 힘든 절경일 수도 있었다. 그 러나 운영의 입장에서 보면 살아 생전에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악몽의 한 장면에 지나지 않았다. "이젠 적당히 하라구! 나는 절대 얼음 덩어리가 되고 싶지 않으니까!!!" "어머나. 어째서 그렇게 단언하시는 거죠? 자아, 걱정하지 마시고 제 품으 로 오시지요.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잖아요?" 운영의 거친 말투에도 아랑곳하지 않은채 냉화미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 만을 되풀이 했다. 가공할 청력이었다. 진정한 천상천하 유아독존(일명 온 리 마이페이스)이란 어떤 것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능력이었다. "제기랄!!!!!!!" 한마디 욕설을 내뱉으며 그는 자신이 천하에 자랑하는 신법 비연신법(한 마리 제비가 난다는 의미)으로 교묘하게 냉화미의 공세 바깥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 벌써 이런식의 공방이 며칠째 계속되는 중이었다. 간신히 포위 망을 벗어나는가 하며 조금 숨을 돌릴라 치면 어느새 다시 추적해와서는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는 것이었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운기조식조차 마 음놓고 하지 못한지 열흘이 넘은 시점이었다. '이젠 방법이 없는가........ 거지왕초놈을 먼저 보내지 말고 미끼로라도 써 먹었어야 했는데!' 내심 한탄을 거듭하면서도 운영은 결코 신형을 멈추지 않았다. 단 한순간 이라도 방심하는 날에는 꼼짝없이 사로잡힐 판이었다. 그는 전속력으로 마 교가 위치한 십만대산을 향했다. 이런 식의 소모전으로는 결말이 나지 않 는 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간신히 빙궁의 포위망을 뚫고서 도주한지 한나절 정도 지났을때였 다. 물론 그 동안은 제대로 수면도 취하지 못했고, 허기도 육포 쪼가리와 벽곡단(뭐 영양제정도로 생각하시길)으로 메워야만 했었지만. -쉬익!!! "뭐야!!!!!!" 갑자기 오른쪽 허공에서 금빛 나는 무언가가 자신을 덮쳐오는 것을 눈치 챈 운영은 억지로 진로를 바꾸며 몸을 멈춰세웠다. 억지로 진로를 바꾼 덕 분에 그는 가벼운 내상을 입는 사태를 면할 수는 없었다. 들끓는 기혈을 억누르며 운영은 공격을 가해온 쪽으로 시선을 주며 외쳤 다. "누구냐!!!!! 당장 나와라!"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가벼운 교소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바 로 냉화미였다. 오른손에 금빛이 감도는 뭔가 기묘한 물건을 든채 화사한 은빛 궁장으로 몸을 감싸고 있었다. "호호호호호, 낭군님. 저랍니다. 당신의 사랑스럽고 유.일.한. 부.인.이죠." "빌어먹을, 벌써인가.... 닥쳐!! 나는 혼인도 안한 몸인데 무슨 부인이 있다 는 거냐! 이제 그만 좀 해라!!! 이 철부지야!" "흑. 너무도 매정하신 말씀. 제가 비록 낭군님보다 조금(?) 어리지만.... 그 렇게 심한 말을 하시다니!!" ".........!?" 빈손인 왼손 소맷자락으로 얼굴을 가리며 흐느낌을 토해내는 냉화미였다. 운영은 그녀의 가공할 연기력에 입을 열 수 없었다. 본래 천상천하 유아독 존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 상태일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이미 자신이 처한 상황에 푹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냉화미의 모습은 보는 이를 공포스럽게 만들었다. 뭐, 본인은 '매정한 연인에게 거부 당한 순진한 처녀'라는 설정을 낭만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정도껏 해라. 보는 사람 괴롭단다......." 거의 반시진(한시간)을 굳어있던 운영은 겨우겨우 한마디를 할 수 있었다. 그런 운영의 한마디에 냉화미는 가렸던 얼굴을 보이며 배시시 웃어보였다. "방긋, 어때요? 괜찮지 않나요. 저, 귀엽지요???? 예?" "보고 있기 힘들구나.......... 이제 적당히 하지 않겠느냐? 나도 널 감당하지 못한다고 몇번을 말해야 하는 거냐." "후후후후후.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시험해보면 되 잖아요." "빠드드드득!!!! 시험했다가 그냥 골로 가면 나만 손해잖아!!!!!" "뭐, 실패하면 어쩔수 없는 일이죠. 적당히 다른 후보자를 찾아보면 되니 까. 자아, 그러니까 순순히 포기 하세요." 무진장 극악한 한마디와 함께 냉화미는 오른손에 들린 정체불명의 물건을 운영을 향해 뿌려왔다. 순간 운영은 엄청난 금빛과 함께 온통 시야를 뒤덮 는 금색 실무리를 볼 수 있었다. "서, 설마!! 대라신망(그냥 초 특수 그물정도로 생각하세요)!!!!!!!" "어머나, 식견도 넓으셔라! 이게 뭔지 아신다면, 이제 슬슬 포기하죠?" "말도 안돼!!!! 이게 어떻게 여기에!!!" 운영은 정신없이 쌍장(양손)을 흔들며 최대한의 공력으로 산화장법을 전 개했다. 엄청난 열기와 함께 피빛의 불길이 대라신망에 맞서갔다. 그러나 놀랍게도 대라신망에는 한치의 그을음조차 없었다. 그는 산화장의 최절초를 모조리 전개하며 간신히 대라신망의 범위 밖으로 물러날 수 있었다. 그렇게 공세에서 벗어난 운영은 정신없이 소리쳤다. "그걸 어떻게 네가 가지고 있는거지!!! 그 대라신망은 남해문의 비전지보 (아끼는 보물정도로 생각하시길)로 문주의 허가없이는 문외불출(남해문 밖 으로 못내보냄)이거늘!!!!" 냉화미는 운영의 낭패한 모습을 보면서 짜랑짜랑한 교소를 흘리며 친절하 게 대답해 줬다. 강자의 여유란 이런 것일까. "오호호호호호호. 제가 친히 남해문에 가서 빌려왔죠. 낭.군.님.께서 너무 몸을 사리시기에 제가 수고 좀 했죠." "거짓말 하지마!! 남해문에서 그 걸 순순히 빌려줄 리가 없어! 천하 십대 기보(열가지보물. 백리진천과 단목우의 보검도 이에 속함) 중에 하나인 대 라신망을!" "쿡. 순진도 하셔라. 방긋. 남해문이 사라지면 대라신망의 소유권을 주장할 사람도 없어지잖아요?" 냉화미는 화사하게 웃으며 오른손에 들린 대라신망을 살짝 들어보였다. 운영은 그 모습을 보면서 치를 떨었다. '간단히 말해서 남해문을 몰살시키고 강탈해 왔다는 소리군! 이 철부지는 그 두 마녀들보다 한 수 더하군!!!' "자아, 순순히 잡혀주세요! 천막밀밀(?1  )" 냉화미의 교성과 함께 대라신망은 말 그대로 천지를 휘감을 듯이 덮쳐왔 다. 운영은 도저히 피할 방도를 찾을 수 없었다. 오랜 도주 끝에 바닥을 드 러낸 내공와 가볍잖은 내상을 입은 몸으로는 대라신망의 상대가 될 수 없 었다. '끝인가........이렇게 골로 갈 줄 알았으면, 나 좋다던 끈끈이들에게 좀더 잘 해줄걸 그랬나......' 운영은 자신을 덮쳐오는 금빛을 보면서 눈을 감았다. "혈도개천(????!!" 운영이 눈을 감는 것과 동시에 우렁찬 노성과 함께 핏빛의 섬광이 대라신 망의 진로를 가로막으며 운영의 앞을 막아섰다. -콰아아아아앙!!!!! "꺄악!!!" 굉음이 터지면서, 갑작스런 공세에 미처 방비를 못한 냉화미의 날카로운 비명성과 함께 엄청난 흙먼지가 주위를 뒤덮었다. 놀란 운영의 시야에 장대한 체구와 거대한 묵도를 든 도마(?,) 혁세광 모습이 들어왔다. "혁가야!!!! 네가 어떻게?!" 경악과 반가움이 뒤섞인 외침에 도마 혁세광은 슬쩍 뒤를 돌아보며 소리 쳤다. "빨리 도망쳐라! 이 꼬마는 내가 맡겠다!" "바보야! 저 꼬마는 빙궁의 마녀라구!! 너 혼자로는 무리다!! "너만 도망치면 정면으로 맞붙을 생각은 없어! 나도 적당히 도망치면 돼! 어서 가라!!" "...빌어먹을!!!! 뒤를 부탁한다!" 혁세광의 다급한 외침성에 운영은 입술을 깨물며 억지로 몸을 추스렸다.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의 말이 옳았다. 어차피 저 철부지 꼬맹이는 자신이 목표이니 혁세광에게 전력을 다하지는 않을 것이다. "당장 비켜요!!! 이 덩치만 큰 곰!!!!" "이 무례한 계집! 당분간 너는 이곳에 있어야 겠다!" 뒤에서 들려오는 고함소리를 들으며 운영은 전력으로 비연신법을 펼쳤다.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빨리 마교에 도착하는 것! 하나뿐이 었다. "두고 보자! 이 철부지야!!! 무슨 짓을 해서라도 네년에게 쓴 맛을 보여 주 겠다!!!!!!" ------------------------------------------------------------ 안녕하세요. 조금 늦어졌군요. 오늘부터는 열심히 하겠으니까 조금만 봐주세요. 방긋 그동안 감상글 올려주시고 쪽지, 메일 보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21 빚지고는 못산다. (21) 빚지고는 못산다....21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21화 제비, 끈끈이2호를 설득시키다. -마교 내원 반 감금당하다 시피한 나찰화 유하영은 한참 작업 중이던 화폭에 들고 있던 붓을 내던지며 소리쳤다. "뭐야!!!! 그게 사실이냐!!" "옛. 아가씨. 분명 그 자 이옵니다." "그 놈이 제 발로 여길 찾아와??? 믿어지지가 않는군!" "어떻게 할까요? 아가씨." "어머님과 아버님은 어떻게 하겠다고 하시더냐?" "일단 소교주님이 폐관하시는 곳에 끌고 간 다음에 일의 경과를 보시겠다 고 하셨습니다." "..................그래. 그래야겠지. 그게 일의 경중이 맞는 것이지........." 옆에서 열심히 대답하는 시비를 내버려 둔 채 한참을 장고하던 유하영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어차피 지금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 을 놈이었지만, 일단 쓸모가 있는 한은 건드릴 수가 없었다. 저 날 이후로 연공관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소숙 단옥우를 불러낼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도저히 이대로 있을 수 만은 없었다. "만!!!!! 그 제비놈을 이대로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지!!!!! 당장 제비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라!!!!!" "예! 아가씨!" 유하영의 칼날같은 명령에 시비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하며 고개를 조아 렸다. -존마각 마교내에서 가장 엄중한 경계와 삼엄한 기관으로 보호되는 교주만의 안식 처에서 혈수천마 유운제는 조용한 어조로 원탁 건너의 인물에게 말을 건넸 다. "내가 자네를 살려두는 이유는 자네도 잘 알고 있겠지만 단 하나 때문일 세. 그 아이는 내 사부님이시자 마교의 전대 교주이신 암천마군님의 단 하 나뿐인 손자이자 마교의 다음 주인이라네. 솔직히 말하자면, 내 딸아이 하 영이보다도 더 중요한 아이야. 그런 아이가 저렇게 폐관을 핑계로 연공관 을 나오지 않은지가 석달이 넘었지. 그동안 교 내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아 는가?" "미안하네........그 점에 대해서는 나도 할말이 없으니까." "진짜 이해가 안되는 건 어째서 자네 같은 엉덩이 가벼운 사내에게 그아 이가 빠져버렸다는 거지만. 뭐, 이미 기정사실이 된 사항에 대해 이래라 저 래라 해봐야 소용은 없겠지만." ".................." 운영은 유운제의 말을 들으면서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자존심은 챙길 것이 못 되었다. 그날! 자신의 얄팍한 교우 관계 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칠 수 있었던 도마 혁세광을 내버려둔채 도주해야 했던 심 정은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할 것이었다. 이빨을 사려 물고 성치 않은 몸 으로 도주하면서 자존심따위는 이미 포기했던 것이다. "뭐라 말해도 좋네. 그러니까 나를 그 아이가 있는 곳으로 보내줘. 내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설득해 보겠네." "그래야겠지. 우, 그 아이를 설득하지 못하면 더 이상 나도 자네를 감싸줄 수 없네. 잘 알겠는가." "물론! 잘 알고 있으까 그만하고 날 그곳으로 보내주기나 해! 이 공처가 야!!!!!" "히긱!!!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운영의 마지막 한마디에 뚜껑이 열린 유운제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 고함을 질렀다. 그가 가장 싫어하면서도 가장 진실된 말이 바로 '공처가'였 다. 그렇다. 혈수천마 유운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천하무적의 공처가'였던 것이다. "나는 그저 아내를 사랑하는 것뿐이라구!! 그런데 어째서 그따위 소리를 하는 거냐!" "시끄러 죽겠네. 그럼 니 마누라가 먹고 싶다고 한여름에 만년빙(얼음)을 구하러 천하를 헤매다니는게 공처가가 아니고 뭐냐? 천하가 다 아는 사실 을. 남사스럽게 시리." "+|#$%@&*!@#$%%^&&%$##@@*!!!!!!!!!!!!!!!!!" 유운제가 뭐라뭐라 고함치는 것을 싸그리 무시하면서 운영은 자리를 털며 일어났다. 여전히 유운제는 소리지르는 중이었다. "할일없는 놈." "@#$%^&**&%%^&*&$$!!!!!!!!" 차갑게 한마디를 남기며 방을 나서던 운영은, 잠잠해지던 고함소리가 다 시 위세를 높이는 것을 들으면서 발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방 밖에서는 새파란 안색을 한 나찰화 유하영이 버티고 서 있었던 것이 다. 방안에서 들려오는 부친의 노호성을 흘려들으면서 유하영은 싸늘한 어 조로 씹어 뱉았다. "오랜만이군요. 그렇죠?" ".................그런 것 같구나. 한 서너달 만인가." "아주 뻔뻔하시군요. 그런 짓을 해 놓고서도 이렇게 다시 얼굴을 내민 것 을 보니." "................그 건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이 이상 시간을 잡아 먹지 말아 줘." "흥! 지금 큰소리를 칠 입장인가요? 감히 소숙을 그 꼴로 만들어 놓고 는!!!!! 당신을 당장에 찢어 죽여도 제 속이 풀리지 않을 정도인데...." 운영은 말 한마디한마디에 살기가 진하게 배여있는 유하영의 말을 싹 무 시하고서 신형을 돌렸다. 이제와서 저런 말에 신경을 쓸 정도의 여유는 없 었다. '역시 그 불여시 백리소예랑은 틀리군. 그 불여시였다면 분명 일을 끝내고 나서 몰아 붙였을텐데. 일의 경중(중요도)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뭐예요!!! 지금 제 말을 무시하는 건가요!!!!! 당장 서지 못해요! 감히 날 무시하다니!!!!!!????" "시끄러.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서 어쩌겠다는 거야. 좀 조용히 해죠." "......읏!" 가볍게 한마디로 유하영의 입을 막아 버린 후, 운영은 현재 단목우가 폐 관중인 연공실로 향했다. 앞에서 안내하는 시비의 안색이 별로 좋은 않은 것을 보아 자신에 대한 감정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 곳입니다. 소교주께서 넉달째 폐관하고 계시는 곳입니다." "그런가............." 시비의 냉냉한 설명에 운영은 고개를 들어 눈앞을 가로막은 단단한 청석 문을 올려다봤다. 한눈에 보기에도 육중한 느낌을 주는 것이 보통의 문은 아닌듯했다. "이 문의 두께가 얼마나 되지." "두자(1미터가까이 되는 두께)가 넘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운영은 가만히 손을 들어 석문을 더듬었다. 차가운 감촉과 함께 단순한 청석문이 아닌듯한 느낌이 들었다. 가볍게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했다. '자아, 이제 시작인가. 정말 내가 왜 이런 꼴이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 군!!!!! 제기랄!!!!!!!!!!!!!!!!! 아니지, 내가 흥분하면. 일단 죽이고 들어가야하니까. 자아, 운영! 일생일 대의 일이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놈을 설득해서 나오게 하는게 최우선이 다!!! 아자아자!!!' "이봐, 나야. 들리겠지. 설마, 네 청력에 내 목소리가 안 들리지는 않겠 지?" 그는 우선 낮게 말을 걸어 보았다. 안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운영은 포기하지 않고 몇번이고 단목우의 이름을 부르면서 계 속 설득했다. "그때 일은 내가 잘못했어. 그저, 그동안 너희들한테 좀 심한 짓을 당하는 바람에 욱! 했거든. 그러니까 제발...........응? 그냥 홧김에 한 소리에 그렇게 상처받을 줄은 몰랐어. 내가 잘못했으니까, 제발 나와 줘. 부탁이야........우" 그러나 문 안쪽에서는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결국 폭발한 운영. 제비 성질 에 얌전히 설득할 리는 없었다. "제길!!! 나와 보라구! 그 안에 처박혀서 뭘 하는 거야! 니 놈이 그렇게 속 이 좁은 놈이었냐!!!? 앙?? 당장 나오지 못해!!!!! 사내자식이 말야!! 속이 좁아터져서는!!!!! 그래서 나중에 뭘 할려는 거 야!!!" 사방이 어둡고, 단 한줄기의 빛도 들어오지 않는 밀폐된 석실에서 단목우 는 가만히 두눈을 떴다. 아까부터 들려오는 소리가 그의 명상을 방해하고 있었다. 지난 석달 이상을 정좌하고 있던 몸을 움직여 소리가 들려오는 쪽 을 향했다. 낮지만 분명하게 들려오는 목소리. 그 목소리의 임자가 누구인지는 너무 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운영선배님..................." 그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자신에게 남기고서 모습을 감췄던 매정한 사 랑. 그러나 그토록 염원했던 연인. 지금 이 순간도 바라마지 않는 사람. 그 악몽같던 날, 단목우는 사내대장부로써의 모든 자존심이 짓밟힌 채 망 연자실하니 이 연공실을 찾았었다. 바깥과의 모든 교류를 끊은 채 틀어박 혔었다. 다시는 나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그래도 마음 한 구 석에서는 당신이 찾아와 주길 바라며................. "이제서야 겨우 와주신 겁니까...............어째서 이제서야........" 하루하루 시간을 잊어가면서 당신에 대한 마음도 한조각한조각 잊어갔는 데..........그래서 이제서야 겨우 당신을 잊을 수 있을 것같았는데............ 나가고 싶지 않아. 더 이상 당신에게서 상처받고 싶지 않아. 하루하루 당 신을 쫓으면서 불안에 떨고 싶지 않아. 이젠 지쳐버렸어............ 반개(반쯤 떴던)했던 눈을 다시 감추면서 자세를 바로 했다. 흔들리는 마 음을 다잡으며 다시 명상에 들어가...........려고 했을 때였다. 기묘한 소음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 속에 섞이기 시작했다. -퍼억........퍼억..........퍼억.................... 마치 무언가를 부수는 듯한 소음. 그와 함께 들리는 살이 터지고 피가 튀 는 소리.......... 그리고 가는 흐느낌............ "설마!!!!!" 단목우는 그때까지의 망설임을 날려버리며 재빨리 기관을 움직였다. -그르르르릉!!!!!!! 석달 이상을 한치의 움직임도 없었던 석문은 둔탁한 소리와 함께 서서히 움직였다. 등 뒤에서 다시 석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단목우는 눈을 들 었다. 마치 시각을 마비시킬 듯이 눈을 찌르는 빛줄기를 뚫고서 그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선배님!!!!!!" 양손을 피범벅이가 되어 있었고, 심지어 뼈마디가 허옇게 드러나 있었다. 핏줄기는 방금 자신이 나온 문에서부터 길게 이어져 있다. 그리고 창백한 얼굴에는 두줄기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단목우는 다급히 운영을 품에 안 아 들면서 소리쳤다. 주위에서 몰려드는 사람들은 그의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의원!!!!! 의원을 불러라!!!!!!!" "존명!!!!" 다급히 자신의 명을 따르는 이들을 무시한 채, 자신의 품안의 작은 몸을 힘껏 껴안으면서 말했다. "어째서.....어째서......그러신겁니까!!!!" "바보. 이제 나온거냐.............." 운영은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결국 최후의 방법이 먹혀 들어간 듯했다. 저 고집불통이 도저히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자 그는 마지막 수단을 썼었 다. 이른바 자해 작전!!! 공력을 끌어올리지 않은 채 순전히 육체의 힘만으로 석문을 두드렸던 것 이다. 상처가 나고 피가 튀어도 끊임없이 되풀이해서 문을 두드렸다. 어차 피 놈이 나오지 않으면 방법이 없었으니까. 운영은 상처투성이의 손을 들어 단목우의 옷깃을 잡으며 호소했다. 남자 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사랑하는 이의 눈물이니까. 제비는 마지막까지 완벽한 작전을 구사했다. 무서운 놈.......!!!!! "부탁이야.........나는 네가 필.요.해. 그러니까 내게서 떠나지마. 제발.........." "선배님!!!!!!" 단목우는 눈물을 글썽이는 운영의 애원에 그동안 얼어붙었던 마음이 눈 녹듯이 녹아드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그는 두손에 힘을 주면서 열렬히 외 쳤다. "절대 떠나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다시는 이러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세 요! 사랑하고 있습니다, 선배님!!!!" "^^ 물론이지. 그러니까 너도 다시는 그러지마? 알겠지?"(너무 아프니까) "옛!!!!!!!!!! 제 목숨을 걸고 약속드리겠습니다!" '끝났군. 이제 남은 것은 한놈 뿐인가.....뭐야, 괜히 겁먹었네. 이렇게 간단 한데. 룰루루루루루루~~~~~' 열심히 상처를 지혈하는 단목우의 품속에 얼굴을 묻으며, 운영은 사악하 게 웃었다. 자신의 작전성공을 자축하며........ ------------------------------------------------------------ 한명 함락되었군요............^^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22 빚지고는 못산다. (22) 빚지고는 못산다....22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22화 제비, 끈끈이1호를 부활시키다. "좋아, 여기서부터는 백리세가의 영역인가." 운영은 멀리서 보이는 하남제일의 문파, 백리세가의 건물을 보면서 낮게 중얼거렸다. 마교를 떠나고서 꽤나 시간이 지나 있었다. 그는 가만히 자신의 두 손을 내려다 보았다. 새햐안 면포에 감싸인 채로 였다. 그날 한바탕의 소동과 함께 단목우의 무기한 폐관이 끝을 맺었었다. "쿡. 역시 어린 녀석이라서....." 가벼운 웃음이 입가에 맺히면서, 자신을 따라오겠다고 바득바득 우기던 단목우의 얼굴이 떠올랐다. "선배님.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만 해라. 지금 너의 몸은 정상이 아냐. 내가 먼저 백리세가에 가 있을 테니까 너는 좀더 정양을 하다가 오는게 좋아." -그렇게 무리하다가 그 얼음철부지한테 지면 나는 끝장이라구-라는 마지 막 대사는 혀끝까지 나왔으나 억지로 삼킬 수 있었다. 이 말까지 하면 속 셈이 모조리 뾰록나니까 조심해야지. 흐하하하하하 그러자 그 끈끈이 단목우는 얼굴을 붉히면서 더듬거리면서 대답했다. "죄, 죄송합니다. 이, 이렇게 걱정을 끼쳐드려서......저, 저는 /////////////" "방긋. 그러니까 너는 조금 천천히 하남으로 와라. 알았지?" "///////////////// 옙!" 가볍게 홍조를 띈 얼굴이 정말 왠만한 미녀와 견주어도 지지 않을 정도의 색향을 뿜어내고 있었다. 운영은 내심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쓰벌, 진~~짜 아깝네. 이 놈이 여자였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매번 볼때 마다 아깝단 말야.' 그렇게 애절한(?) 이별을 한 뒤 운영은 쉬지도 않고서 강행군을 해서 하 남으로 달렸다. 마교에서 미리 준비해준 네 마리의 천리준구(명마정도로 생각하세요)도 크게 도움이 되었다. 한 마리씩 번갈아 옮겨타며 최대한 시 간을 아꼈다. 물론 그동안 마교에서는 중추 세력을 동원해서 빙궁의 진로를 가로막으며 시간을 벌어주기로 했다. 혈수천마 유운제는 찢어지는 입가를 누르며 아낌 없는 협력을 약속했었다. 당근, 그 옆에서 나찰화 유운영은 포독한 눈매를 거두지 않았지만. 그리고 한줄기 전음성으로 협박까지 해 왔다. -한번만 더 이런일이 발생할 시에는 절대절대 그냥 두고 보지 않겠어요. 명심해 두세요!- '귀여운 것. 아직 어린 것이라서 그런지 협박도 참으로 귀엽게 하는군.' 그러나 협박이란 상대가 공포를 느껴야만이 효과를 발휘하는 법이다. 그 런 유하영의 전음을 들으며 운영은 그저 가소로울 뿐이었다. 물론 목숨이 아까운줄 아는 운영은 그런 내심을 절대로 표정에 나타내지는 않았다. 다 년간(?) 노련미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바깥에서 뭔가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날카로운 고함소리가 동반되자 무의 식중에 백리소예의 아미가 곱게 찌푸러들었다. 그리고 다급한 발소리와 함께 방문이 큰소리를 내며 열렸다. "아가씨!!!!!!!!!!!!!!!!!!!!!!!!!" "왠 소란이냐! 내 분명 소란스러운 것을 싫어한다고 누누히 말했거늘!" "그것이!!!!! 그 놈이 왔어요!!!!" "그놈이라니?" "그 제비말이에요!!! 제비가 왔어요!" "뭐라고!!!!!!!!!!!!!!!!!!!!" 숨을 몰아쉬면서도 정신없이 소리치는 시비의 대답에 백리소예는 날카로 운 외침과 함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녀는 간신히 정신을 수습하고서, 낮게 깔리는 스산한 어조로 시비를 재 촉했다. "그 제비, 지금 어디에 있지?" "일단 지객당으로 모셨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아가씨. 그냥 형당(고문실 정도로 생각하세요)으로 보내서......" "아니. 내가 가 보겠다. 지객당 주위의 사람을 물리도록 해라." "...............예." 불만을 감추지도 않는 시비의 억지 대답에도 신경쓰지 않고서 백리소예는 천천히 얼굴에 면사를 드리웠다. 그리고 그녀는 눈 아래부분을 전부 반투 명한 면사로 가린 후에 조용히 방을 나섰다. 운영은 시선을 연신 문쪽으로 던지면서 불안스러운 초조감을 감추지 못했 다. 그동안 무림삼화에 대해서 빠짐없이 조사하면서 봉황선녀 백리소예에 대한 것도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 독심호리라 불리울 정도라는 것도. '후우....아마도 마교에서 보다 더 어렵겠지. 나찰화 유하영은 성미가 불같 아서 그렇지, 영악하기로 따지자면 백리소예의 발치에도 못 미치니까. 더군 다나 심신상실이라니!!! 뭐, 그런 증상이 다 있어........' 탁자 위에 덩그러니 놓인 찻잔이 식어가는 동안 몇번이나 자리를 박차고 뛰어 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래도 철부지 얼음마녀의 얼굴을 떠올 리며 운영은 그 충동을 간신히 억누를 수 있었다. -타악. 가벼운 소리와 함께 드디어 문이 열렸다. 빈틈없는 옷차림과 얼굴을 대부 분 가린 면사. 흔들림없는 몸가짐이 과연! 이라는 말을 생각게 했다. 운영 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흠흠. 왔느냐......" "무슨 일로 오셨나요? 선배님. 설마, 오라버니를 생각해서 왔다는 식의 핑 계는 대지 말아 주세요. 제가 그런 감언이설에 속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 으시겠죠." "..................그, 그렇겠지...." 단도직입적인 백리소예의 말에 오히려 운영이 말이 막히고 말았다. 그동 안 열심히 준비했던 온갖 교언영색(겉만 번지르르한 말들)들을 입밖에 낼 기회조차 사라진 것이다. "솔직히 본심을 털어 놓으신다면 저도 생각해 보겠어요. 뭐, 오라버니께서 저렇게 되셨다고 아무런 조건없이 당신을 받아들인 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으니까 미리 말해두는 거죠. 아무리 오라버니가 중요하다고 해도, 그동안 진흙바닥에 처박힌 백리세가의 명예를 생각한다면 당신을 당장 죽여버려도 시원치 않으니까요." ".............................." 운영은 조심스럽게 승산을 타진해봤다.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저 불여시 는 분명 사실을 알아낼 것이다. 상대도 단도직입적으로 나왔으니 이쪽도 그렇게 받아 주는 것이 나으리라는 결론이 나오자 오히려 담담해지는 심정 이었다. 그는 침착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네 성품을 아니 이야기하기 좀 쉽겠군. 그럼 나도 간단히 말하지. 죽지 않기 위해서 이 곳을 찾았을 뿐이다. 너도 풍문으로 들었겠지만, 빙궁의 북 천빙화 냉화미의 끈질긴 구혼을 거절하고 싶다. 그게 나의 본심이지." "훗. 믿어지지 않는 군요. 열 여자 마다않는 당신이 여자를 거부하다니 요." "죽기는 싫으니까. 그녀의 빙백마공은 이미 십이성의 경지에 이르렀지. 나 는 죽기 싫다." "빙백마공? 설마!!!" 백리소예는 빙백마공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무가의 여식이라면 기본 적으로 갖추어야 할 소양으로 천하에서 손꼽히는 무공에 대해서는 견식이 있는 것이다. 그녀는 그제서야 제비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 천 하의 빙백마공의 소유자에게 구혼 받는다면 누구라도 절대 사양하고 싶어 질테니까. "후후..... 이해가 가는군요." "그럼 네 결론은 어떻게 되지? 어차피 놈을 깨울려면 내가 필요할테니까. 네 성격에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을테지. 천하의 명의란 명의들도 한번씩 은 백리세가의 문턱을 밟아봤을테고." "...............좋아요. 당신의 요구를 받아주죠. 서로 잘 아니까 이야기가 빠르 군요. 단, 오라버니를 깨우는데 실패하면 반.드.시. 당신을 죽.여.드.리.죠! 반.드.시." "좋아. 조건 성립이다. 놈을 깨우지 못하면 나도 방법이 없으니까." 운영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대답해 줬다. 침상에는 단정하게 백의를 걸친 미남자가 미동도 없이 누워있었다. 얼핏 보면 잠들어 있는가 생각되지만, 반개한 눈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 게 해주었다. 시선에는 초점이 잡히지 않아서 더욱 심각함을 더해 줬다. "일단 영양과 탕제로 체력은 유지해 왔습니다. 간혹 혈을 눌러 울혈이 생 기는 것도 방지해 왔고요.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방법이 없 습니다. 가주님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처치는 했으니, 별 다른 이상은 없을 것입니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조용한 어조로 설명을 끝낸 백의신수 노준명은 방문을 닫으며 모습을 감 추었다. 혼자 남은 운영은 천천히 침상에 다가갔다. 아무런 표정없는 가면같은 얼 굴이 백리진천같지 않았다. "이놈을 어째야지......그냥 줘패버릴까. 끄응." 침상 모서리에 털썩 걸터앉으며 중얼중얼 거리던 운영은 결국 결심을 굳 혔다. 어차피 딴놈들이 온갖 방법을 다 써봤을테니 자신이 할 수 있는 방 법은 한가지뿐이다. "제기랄!!! 내가 이런 짓까지 해야 되나..... 미치고 환장하겠네. 심신상실 환자한테 속옷이 왜 필요한거야!! 뭐, 이런것까지 다 입혀 두다니...." 열심히 백리진천의 백의를 벗기면서 운영은 불평불만을 모조리 쏟아부었 다. 이윽고 탄탄한 나신을 그대로 드러낸 백리진천을 보면서 침상위로 올 라가던 운영은 문득 새하얀 면포에 감싸인 손을 내려다봤다. "맙소사!!! 손이 이 모양인걸 생각도 못했잖아!!!" 음양대법의 일종인 극락환혼술(정교를 통해 혼을 불러온다는 뜻)을 시전 하려던 운영은 순간적으로 창백해져 버렸다. 극란환혼술은 전부 삼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일단계로 온 몸의 혈을 자극해서 몸을 깨우고, 이단계로 상 대의 성기를 자극해서 혼을 깨운다. 마지막 삼단계로 남녀간의 정교를 통 해 육체와 혼을 되돌리는 것이다. 극심한 중상으로 의식불명의 환자에게 요상법(치료법)으로 사용되는 방법이었다. 이른바 채양보음(양기로써 음을 보함) 혹은 채음보양(음기로써 양을 보함)의 음양대법이다. 일단 남녀간이 아니니 이단계까지만 시전할 생각으로 시작했던 운영은 첫단계부터 난관에 부딛힌 것이다. "어쩌지..... 직접 맨살에 접촉해서 시전하는 방법인데......... 이 상태로는 손 을 쓸 수 없잖아." 두손을 보면서 한참을 고민하던 운영은 결국 입술을 사려물면서 마지막 결단을 내렸다. "빠드드득!! 이러고도 니놈이 안깨어나면 내가 죽여주지! 반드시!!" 운영은 얼굴을 백리진천의 몸에 가져가며 살기어린 외침을 토해냈다. 그 렇다. 결국 손 대용으로 혀를 쓰기로 한 것이다. -뭐지....... 심연속에서 백리진천은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부드럽고도 달콤한. 끊임없는 자극.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관통하는 느낌. 야릇한 쾌감. -이건 도대체........ 뭐지? 기분좋아. 좀더.......... 더............... 한참 그 자극을 즐겼다. 기분좋은...... -허억!!!!!!! "뭐, 뭐야!" 백리진천은 정신없이 눈을 떴다.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온 광경은! 전라의 알몸으로 침상에 누워있는 자신과 그 위를 덮듯이 하고 있는 사 람. 그리고 그 사람 입에 머금어진 자신의 양물(페니스). 그리고 전신을 관 통하는 쾌감이었다. "서, 선배님!!! 흐윽......... 아흑......." "이자시 어 깨어나냐.......?(이자식 너 깨어났냐)" 목구멍까지 넘어 오는 백리진천의 양물을 품은 채로, 운영은 입을 열었다. 비록 제대로 발음은 되지 않았지만. 백리진천은 거의 본능대로 자신의 국부에 위치한 운영의 머리를 더욱 깊 이 밀어붙였다. 더군다나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는 열성까지 보였다. 막 깨 어난 놈이 대단했다. "끄으윽........선배님.......허억......조, 좋아요. 더..... 더 깊이....." '케에에에엑' 운영은 치밀어오르는 구역질을 삼키면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머리는 있 는데로 끈끈이 놈의 국부에 밀어붙혀져 있지. 숨도 쉬기 힘들지. 죽을 맛이 었다. '미친 놈. 무슨 놈의 거시기가 말의 거시기만하냐!!! 매번 볼때마다 대단하 다니까......꾸에에엑. 미치겠네...... 내가 사내놈의 거시기까지 입에 품어줘야 하다니.' "오.호.호.호.호.호. 수.고.하.셨.어.요. 전, 선배님만 믿었거든요. 방긋방긋" "하하하하하하. 그 동안 힘들었겠구나, 소예야. 미안하다." "뭘.요. 운영선배님이 수고하셨죠. 방긋방긋" 부활한 백리진천은 연신 대소를 터뜨리며 품 속의 운영을 여기저기 더듬 고 있었고, 사악한 마녀는 상.큼.한. 미소로 비웃음을 날리고 있었다. 그리 고, 운영은 그저 찌그러져 있을 뿐이었다. "선배님. 설마 그렇게 저를 생각해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아까 일이 꿈만 같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 "그, 그렇냐? ................... 네가 좋으면 됐지, 뭐." 뭐 씹은 얼굴로 찌그러진 미소를 떠올리는 운영이었다. 이 빌어먹을 끈끈이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핥아 올리고, 양물을 입에 품 어주는 봉사를 받고서야 정신을 차린 것이었다. 덕분에 운영은 장시간의 호흡곤란으로 저승 문턱을 오락가락 해야만 했었다. 결국 한차례의 사정을 마친 후에야 백리진천은 운영을 해방해 주었다. 그 동안 운영은 귀식대법 (호흡을 최소한으로 해서 생명유지를 함. 주로 은신할 때 많이 사용하는 무공)까지 써가면서 목숨을 유지해야만 했다. '크흑!!! 저 기술이고 뭐고 없는 놈 때문에 죽을 뻔했잖아. 시간에 맞게 귀 식대법을 운용했으니 망정이지....... 그래도 저 끈끈이가 부활했으니 이젠 목표달성인가. 빠드드득!! 두고보자, 얼음마녀!!! 절대절대 용서하지 않겠 어!!!!! 그래도, 오래 살고 싶으면 절대로 남의 거시기를 입에 품어서는 안되겠구 나. 역시 뭐든지 경험을 해봐야지 알 수 있는 법이지. 흠흠' 백리진천의 품속에서 운영은 연신 자신의 계획을 점검하면서, 고개를 끄 덕이고 있었다. 주위에서는 끈끈이와 마녀가 뭔가 열심히 이야기하는 듯 했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두 번째 끈끈이도 부활한 이상 자신 은 가만 있어도 잘 알아서 해 줄 테니까. '지금부터는 철부지 얼음마녀와 끈끈이들의 대결을 보고만 있으면 되겠군. 이제 좀 안심이 되는군.' ------------------------------------------------------------ 일단 제비가 목표달성은 했군요. ^^ 이제 고지가 보이는 느낌입니다. 켈켈켈켈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23 빚지고는 못산다. (23) 빚지고는 못산다....23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23화 제비, 사자대면하다. -사천 당가 일명 사천 제일의 문파라 일컬어지는 곳으로 사대세가에 속하는 명가중의 명가이기도 하다. 독과 암기로 천하에 위명을 떨치고 있으며, 현 가주인 천 수존자 당운천은 십대고수의 한명으로 손꼽히는 절정의 실력자였다. 현재 사천에 위치한 구대문파의 하나인 청성파와 연합해서 빙궁와 팽팽한 실력대결을 벌리는 중이었다. 천수존자 당운천은 맨발로 뛰어내려가 백리진천 일행을 맞았다. 현재 오 랜 대치 중에 조금씩 밀리고 있던 중이라 반갑기 그지없는 원군이었다. 기 쁘게 백리진천의 두손을 맞잡으면서 수인사를 나눴다. "어서 오십시오. 백리가주. 와병 중 이셨다는데 무사히 일어나셨군요. 다 행입니다." "예. 당가주. 지난번 정의맹 회동때 뵙고는 오랜만이군요. 그동안 정말 수 고 하셨습니다." "수고라니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가주께서 오셨으니, 저 요망한 빙녀 들을 이제서야 몰아내겠군요. 허허허허허" "물론입니다. 빙궁은 다시 북해로 돌려 보내야만 합니다." 백리진천의 화답을 들으면서 기뻐하던 당운천은 문득 백리세가의 일행중 에 묘한 기운을 가진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의아한 어조로 백리진 천에게 슬쩍 운을 띄우며 물었다. "저어, 가주. 저 분들은.....?" "아아. 그분들은 마교에서 오신 분들입니다. 이번 일로 마교와 정의맹은 연합해서 대처하기로 결정했답니다. 큰 힘이 되어 주실겁니다." "마교 분들이라고요? 아아.... 얼마전부터 마교가 본격적으로 개입했다는 풍문은 들었지만...... 어쨌든 다행한 일입니다." "그렇지요." 당운천이 노골적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백리진천은 슬쩍 당가와 청 성파의 문도들을 살폈다. 그동안의 다툼으로 무척이나 지친듯한 그들도 눈 에 띄게 안도하고 있었다. 당금 천하를 양분하는 양대 세력인 정의맹과 마교의 핵심이 응원을 왔으 니 이제 드디어 지루한 전쟁의 끝을 보게 된 것이다. 마교와 정의맹의 인물들을 임시 거처로 안내하는 사천 당가 인물들이 바 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백리진천은 뒤쪽을 돌아 보았다. 뒤쪽에는 단목우가 마교 사대호법들을 거느린채 무심히 서 있었다. "이봐, 슬슬 연락이 닿았겠지? 시간이 얼마정도 걸릴 것 같은가." "출발하면서 명령을 내렸으니 아마도 이삼일정도. 아무리 서둘러도 하루 이상은 줄일 수 없을테니까 이틀정도일까." "좋아. 그 정도면 충분히 준비가 가능하겠군." 백리진천은 예상대로의 대답에 만족하면서 천수존자 당운천에게 다가갔 다. 당운천은 한참 구대문파의 핵심들과 대화를 나누느라 여념이 없는 듯 했다. "당가주.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아, 제가 가능한 거라면 뭐든지 준비하죠. 말씀만 하십시오. 백리대협." "일단 이틀 후면 빙궁의 전위 세력이 이곳에 도착할텐데 적당한 장소를 물색(찾아)해 주시겠습니까?" "빙궁의 전위 세력이라니요?" 예상하고 있던 질문에 백리진천은 대강 설명을 했다. 어차피 사천땅의 패 자인 당가의 힘이 꼭 필요한 터였다. "빙궁에 슬쩍 정보를 흘렸습니다. 이곳 사천땅에 힘이 집결하고 있으니 그들도 경계하겠죠. 더 이상 피를 흘리지 않도록 이곳에서 자웅을 겨룰 생 각입니다. 마교도 이 생각에 동의했으니까요. 사천이 근거지인 당가주께서 는 세력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장소를 알고 계시겠죠." "흐음....... 백리대협의 생각이 옳군요. 빙궁이 그 사실을 알게되면 분명 당가타로 바로 움직일테니 이곳을 근거지로 하는게 좋을듯합니다. 당가타에 사는 주민들을 임시로 대피시키고 적당히 준비를 하면 될겁니 다." "좋군요. 그럼 부탁드립니다." "맡겨만 두시죠. 허허허허허허." 당운천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이 곳을 근거지로 세력을 움직인다면 당 연히 이쪽이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그 즉시 당가의 주도로 당가타에 살고 있는 모든 주민들이 대피하기 시 작했다. 거의 전부가 당가의 혈족인지라 별 불만은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워낙 촉박한 관계로 서둘러야만 했다. 그들이 대피한 빈집에 서둘러 병력이 배치되고 전초기지에는 감시자들이 파견되었다. 이제 빙궁과의 마지막 자웅을 겨루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갖 춰지고 있었다. 사천당가의 내원에서 가장 화려함을 자랑하는 연화정에 거처를 가지게 된 운영 이하 끈끈이들이었다. 지닌바 명성과 지위가 있는지라 꽤나 신경써서 준비해 준 것이다. 그러나, 운영은 밀려드는 초조감에 근 이틀을 제대로 눈을 붙이지 못했다. 자신이 골로 가느냐 아니면 살아남느냐의 갈림길이니 그럴만도 했지만, 옆에서 지키고 있는 끈끈이들은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선배님. 조금은 쉬시는 편이 좋을 듯합니다만..........." "후우~~, 무리야. 지금 심정으로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아서 마음편하게 쉬는 것은 불가능해. 그러니까, 노부는 걱정하지 말고, 너희들이나 들어가 봐라." "걱정 마십시오. 나머지는 저희들이 알아서 할테니 긴장을 푸셔도 됩니다. 그러니까....." 양쪽 옆에 붙어 앉은 두 끈끈이들의 성화에 애늙은이 왕제비 운영은 더더 욱 신경이 쓰여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도 믿을 것은 이 두 놈들뿐이니 내쫓을 수도 없고........그저 속만 태울 뿐이었다. '쓰벌.....미치겠네. 이 놈들아!!!! 니들 때문에 더 신경 쓰인다구. 바쁘다면서 왜 내 옆에서 떨 어지질 않는 거야! 나도 좀 맘 편하게 있고 싶다구!!!!!' 불쾌한 심정을 얼굴에 나타내지도 못한 채 제비는 속만 끓이고 있었다.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라는데 있지만........ 오른쪽에 붙어 앉은 백리진천은 슬쩍 운영의 오른손을 잡더니 연신 조물 딱 거리면서 가만두질 않고 있었고, 왼쪽에 달라붙은 단목우는 운영의 허 리에 손을 돌리고서 슬며시 더듬어 대고 있었다. 그런 정신적 육체적 공격에 질기기로는 천잠사(탄탄해서 철사줄보다 질 김)보다 더하다는 운영의 신경이 한계까지 몰린 상태였다. 참다못한 운영 이 이리저리 몸을 빼돌려도 철면끈끈이신공이 극성(완성)에 달한 두 사람 에게는 이길 수가 없었다. '크아아아악!!!!! 제발 좀 그만해라...... 정말 계속 이러다가는 내가 먼저 골 로 가겠네. 크윽.....' 그렇게 마지막 밤도 제비의 서글픈 울음소리와 함께 밝아 갔다. 멀리서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적무( {?의 흐름을 발견한 당가의 무인 한명이 재빨리 보고해 왔다. "붉은 신호탄입니다. 빙궁의 전위가 도착한 것같습니다!" "생각대로군. 슬슬 나가보도록 하십시다." "흠. 자아, 나가볼까요." 드넓은 대청 안에서 이제나저제나 하고 기다리던 사람들은 긴장감을 잠추 지 못한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가타 정의맹과 마교의 연합세력이 한쪽을 차지 하고 있었고, 반대쪽에는 빙궁 의 세력이 진을 치고 있었다. 드디어 기나긴 분쟁의 결말을 내기 위한 마 지막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우익은 정의맹의 세력이, 좌익은 마교의 세력이 버티고 있었고, 선두에는 백리진천과 단목우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었다. 정말 보기 드문 광경 이었다. 그리고 약간 뒤쪽에 숨은 운영이 빼꼼히 고개를 내민채 상황을 살 피는 중이었다. "본좌는 백리세가의 백리진천이다. 빙궁의 궁주와 대면을 원한다!!!!" 우렁찬 사자후(음공의 일종이죠. 정파의 신공답게 사기(??를 몰아내는 힘이 있죠)가 당가타를 뒤흔들며 퍼져나갔다. 뒤이어서 소름끼치는 살기를 머금은 단목우의 천마후(이것역시 음공. 마공의 일종답게 상대에게 공포감 과 위압감을 주죠)가 터져나왔다. "조금이라도 피를 덜 흘리는 것이 좋겠지. 당장 나와라!!!!" "상당한 실력이군. 저들은 누구지?" "헤헤헤헤헤. 두사람의 위용으로 보아, 천하십대고수의 수위로 꼽히는 쌍 혈이군요. 철혈검 백리진천 대협과 지옥혈 단목우 공자군요." 냉화미의 물음에 뒤쪽에 포박되어 있던 만사통은 얼른 대답했다. 얼굴 여 기저기에 푸른 화장을 보아 상당한 고초를 겪은 듯 했다. "흐음. 그런가. 저들이 바로 쌍혈인가. 대단한데. 저렇게 젊다니." "십대고수 중에서 가장 젊은 축에 드는 인물들입니다. 그러면서도 가장 강하다고 말해지니 대단하죠. 헤헤헤헤헤" "흥, 그래봤자지! 감히 이 냉화미의 적수가 되기에는 아직 멀었어!" 만사통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냉화미는 싸늘한 조소를 날렸다. 순간 살을 에는 듯한 냉기가 주변에 감돌았다. 무의식중에 빙백마공의 위 력이 발현된 것이었다. 혈도를 점해져서 내공을 끌어올릴 수 없는 만사통은 빙백마공의 냉기에 이빨을 부딪히며 애걸했다. "궁주님. 제발 진정하십시오!!!" "아! 좀 흥분했군. 좋아, 나가볼까. 오호호호호호호호호 사랑하는 낭군님께서 나를 기다리고 계실테니." 문득 정신을 차린 냉화미는 낭랑한 교소와 함께 가볍게 몸을 날려 전장으 로 날아 들었다. 그녀의 가공할 시력은 뒤쪽에 숨어서 고개만 내밀고 있는 운영의 모습을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일명 사랑의 힘인가.........(?)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24 빚지고는 못산다. (24) 빚지고는 못산다....24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24화 제비, 특등석에서 쌈구경하다. 냉화미는 붉은 색의 혼례복(!)을 펄럭이며 전장으로 날아들었다. 엄청난 준비성이었다. "오호호호호호호호. 낭군님, 드디어 제게로 와 주셨군요. 자아, 어서 이쪽 으로 오시죠." 그녀는 뒤쪽에 숨어서 고개만 내밀고 있는 운영에게로 다가갔다. 만면에 기쁨의 미소를 떠올리고서 발걸음도 가볍게..... 그러나 그것을 보고만 있을 끈끈이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재빠른 동작으 로 제비의 앞을 가로막으며 노성을 터뜨렸다. "낭군이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이 요녀야!! 당장 물러서지 못할 까!!" "닥쳐라! 감히 어느 분께 그런 망발을 내뱉는 것이냐!!!!" 백리진천과 단목우는 어느 쪽이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소리를 지르며 살기 를 뿜어냈다. 냉하미도 지지 않고 날카로운 외침을 토해냈다. "흥! 너희들은 뭐냐! 상관없는 것들은 구석에 찌그러져 입다물어라! 본녀 와 낭군님의 일에 제3자가 나서서 어쩌겠다는 거지!! 쓸데없는 것들이 목 소리만 커서는." 여인만의 날카로운 육감으로 세 사람의 관계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챈 냉 화미는 살벌하게 외쳤다. 당연 끈끈이들도 지지 않고서 욕설을 퍼부었다. "뭐라고!! 감히 어디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거냐! 너야말로 선배님 앞에서 사라지거라!!" "당장 북해구석으로 돌아가게 만들어 주지!!!" 순간 엄청난 살기와 위압감이 주변을 뒤덮으며 주변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숨쉬기조차 힘든 무거운 분위기에 절로 마른침을 삼키던 사람들 은 그저 눈앞을 주시할 뿐이었다. 초절정의 고수 세명이 뿜어내는 살기 속 이라서 누구도 끼어들 수 없었다. 아무나 가까이 갔다가는 온전히 육신을 보전하기 힘들었다. 그런 일측일발의 상황 속에서 문득 작은 움직임이 있었다. 뒤쪽에 숨어서 사태의 추이(나아감)를 살피던 운영이 주위의 사람들을 헤 치며 살기의 중심지로 다가갔던 것이다. 옆에서 도마 혁세광이 말리는 것 도 뿌리치고서......... '에휴휴휴휴휴휴, 옛말에 사면초가라는 말은 이런때 쓰는 말이겠지.......' 내심 한숨을 삼키며 운영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 철부지 아가씨야, 잠시 이야기 좀 할까." "물론이죠!!!! 낭군님!!! 드디어 제 마음을 알아 주시는 거죠!!!!" 무겁게 들려오는 운영의 한마디에 냉화미는 기쁘게 다가섰다. 그러나 동 작 빠른 끈끈이들은 결코 틈을 주지 않았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이런 요녀와 무슨 할 말이 있다고요!!!" "그냥 가만히 계세요. 저희들이 알아서 할테니까, 선배님은 보고만 계시면 됩니다!" 한순간의 움직임으로 좌우에서 냉화미를 가로막은 백리진천과 단목우는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흥! 너희들이나 입 닥치고 있어라! 우.리.사.이.를 자꾸 방해할꺼냐!! 더 이상 피를 흘리고 싶지 않다고 했었지? 그렇다면 순순히 낭군님을 내 게로 보내라! 그러면 아무런 조건없이 세력을 북해로 되돌리겠다. 어때? 좋 은 조건이지 않느냐?" "천하의 당랑인요가 낭군이라니 웃기는 구나!!!" 분노한 백리진천은 냉화미가 가장 감추고 싶어하는 부분을 핵심적으로 끄 집어내는 실력을 선보였다. 뒤쪽에서 지시한 사람이 누군지 짐작이 가는 사항이었다. "가, 감히....본녀에게..........!!!!!" "흥. 더 이상 시간낭비할 필요가 있을까. 실력행사로 나가면 간단한 일이 잖아." 옆에서 보고 있던 단목우가 손쉬운 해결책을 제시하며 나섰다. 물론 동의 의 뜻으로 백리진천은 허리에 손을 가져가 청운검을 뽑아들었다. 푸른 검 기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단목우도 애검 혈루를 드러내며 전의를 엿보였다. "네놈들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흥! 천년전에 이미 천하를 위진시켰던, 빙천마녀 냉사영 조사께서도 완성 하지 못한 빙백마공을 대성한 내게 이길 수 있을 것같으냐!" "쿡쿡쿡. 빙천마녀는 완성하지 못한게 아니고, 완성하지 않은것이겠지. 말 은 바로 해야하는게 아닐까?" "저러니 당랑인요라고 불리게 된거지. 어리석기는........" "이~~~~!!!!!!" 냉화미는 미처 예상치 못했던 끈끈이들의 연타 공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새하얀 옥수(예쁜손정도로 생각하세요)를 들어올리며 이빨을 갈았 다. 시체처럼 창백한 안색으로 그녀가 어느 정도의 타격을 입었는지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빠드드드득!!!! 후.회.하.게. 해.주.마.!" 순간 가공할 한기가 당가타 전체를 뒤덮으면서 백무(x?가 피어올랐다. "글세, 해봐야 알겠지! 이봐, 시작하지." "좋아......" 백리진천의 청운검에서 석장에 달하는 검기가 백무를 가르며 뻗어나갔고, 동시에 단목우는 허공에 혈화(?])를 수놓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인가........."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운영은 나직하게 내뱉으며 슬쩍 뒤를 돌아봤다. 철 탑처럼 버티고 선 도마 혁세광의 모습이 보였다. "어때? 혁가야. 승산이 있을까?" "글세. 천하의 빙백마공이다. 쉽지는 않겠지. 왜, 걱정되냐?" "걱정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 나는 죽기는 싫으니까." "쿡쿡. 네놈다운 대답이다. 안심했어." "뭐야!!! 웃지마!" 운영은 뾰족하게 소리치면서도 시선은 전방으로 향해 있었다. '제발제발 부탁한다, 이겨만 다오!!!'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25 빚지고는 못산다. (25) 빚지고는 못산다....25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25화 제비, 천라지망에 걸리다. -콰아아앙!!!! 천지를 뒤흔드는 폭음이 중인들의 귀를 울리며 터져나왔다. 순간 시야를 가로막는 흙먼지 사이로 핏빛의 검기와 청색의 검기가 어우러지듯이 섞였 다. 여전히 당가타를 감싸는 한기는 위세를 잃지 않고 있었다. "흥! 꽤나 실력은 있었구나. 이 요녀!" "본녀가 할 말이다!" 삼재진의 형태를 취하며 자리를 고수하며 버티고 선 세명은 가쁜 호흡을 고르며 잠시 소강상태를 유지했다. 벌써 두시진(네시간)을 넘게 벌리는 격 전이었다. 주변 삼십여장이 초토화되어 있었고, 그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었다. 가볍게 주변을 둘러보던 단목우는 백리진천을 향해 한줄기 전음성을 던졌 다. -이대로는 끝이 없다. 비전 절기를 쓰는게 어떨까. 힐끗 냉화미를 곁눈질한 후 백리진천도 역시 전음성으로 화답했다. -좋아. 나도 이 이상 시간을 끌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잠시후 가벼운 눈짓을 교환한 뒤 두 사람은 서서히 모든 내력을 끌어올 리며 서로의 비전 절기를 펼칠 준비를 했다. 그런 끈끈이들의 모습을 보면 서 냉화미도 어렴풋이 지금 이들이 펼치려는 무공이 보통이 아님을 눈치챌 수 있었다. '흥. 이젠 마지막 숨겨둔 패를 끄집어 낼려는 건가......... 나도 준비를 해야 겠군.' 그녀도 또한 상당한 타격을 입은 몸이었지만, 최후의 한 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갈가리 찢긴 혼례복이 한계까지 부풀어 올랐다. 동시에 그녀 주 변의 풀들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근 천여명에 이르는 중인들의 긴장된 시선 속에 결전의 마지막 순간이 다 가온 것이다. 당연하지만, 운영의 시선이 가장 강렬했다. "빙혼멸!!!" 냉화미의 뾰족한 교성이 터져 나오고, 뒤를 이어 쌍혈들의 우렁찬 고함소 리가 들려왔다. "청운만개!" "혈화멸천!!" 냉화미의 쌍장에서 서리같은 기운을 동반한 장세가 두사람들 덮쳐오고, 그에 맞서듯이 백리진천의 청운검에서 천지를 뒤덮는 청광(텤)이 시야를 메웠다. 동시에 단목우의 혈루에서 소리없는 섬광이 냉화미의 장세를 둘로 갈라 나갔다. -콰아아앙!!!!! "꺄아아아악!" 다시한번, 아니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폭음과 함께 날카로운 비명성 이 들리는 것을 운영은 놓치지 않았다. 목숨이 걸린 일에 관해서는 상당히 민감해지는 제비였다. "이겼다!!!!!" "그런 것같군. 흠, 그럼 이제 목숨은 건진 건가. 쿡쿡쿡쿡" 기뻐서 소리치는 운영의 뒤에서 혁세광은 나직하게 미소지었다. 앞에서 좋아서 방방 뛰고 있는 놈이 굉장히 웃겼기 때문이었다. 저런 게 일흔이 넘은 늙은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들지만. "헉헉헉헉, 이긴건가......" "...........그런 것같군.......후우" 지친 두사람은 애검을 지팡이 삼아 몸을 지탱하면서 전면을 응시했다. 자 욱했던 흙먼지가 가라앉으며 저 멀리 쓰러져 있는 냉화미의 모습이 드러나 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이겼다!!!!!" "쌍혈이 이겼어!!!!!!" 정의맹과 마교측 인물들은 기쁨의 환성을 지르며 서로를 얼싸안았고, 빙 궁의 인물들은 창백한 안색을 감추지 못했다. 두 세력간의 명암이 뚜렷하 게 나타난 것이다. "어쩌죠. 화선자님...... 설마 궁주님께서 패하시리라고는....." "믿어지지 않아. 아무리 합공이라지만, 극성에 달한 빙백마공과 견줄 무공 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끝이다.......... 이제 우리는 끝장이야!!! 흑흑흑흑" "이번 일만 끝나면 나, 혼인하기로 했는데........엉엉엉엉" 빙궁의 빙녀들은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서 울부짖었다. 냉화미가 패했으니, 이젠 모든 일(일명 빙화 신랑감찾기 작전)이 허사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연애금지령을 풀 방법도 잃어버린 것이다. -짜랑.... 혼례복을 장식하고 있다가 마지막에 바닥으로 튕겨나간 설빙쌍검을 주워 든 백리진천은 조용히 전면을 응시했다. 냉화미가 넋을 잃은 채 주저앉아 있었다. "믿을 수 없어....내가 지다니........ 말도 안돼..........이런......" "네가 졌다. 이젠 너희 빙궁이 흘린 피의 대가를 치러야 할 시간이다. 어 떻게 할 테냐!!" 백리진천은 냉엄하게 소리쳤다. 그때 묵묵히 지켜보고 있던 단목우가 백 리진천의 어깨를 두드렸다. "왜 그러는가?" "잠깐, 할 말이 있는데....." "그럴까.....잠깐만....." 슬쩍 냉화미를 돌아본 후 두 사람은 조금 자리를 옮겼다. "어떻게 할 생각이야?" "그냥 저 요녀는 자결시키거나 뇌옥에 가두고, 빙궁은 북해로 돌려보낼 생각인데. 왜?" "그것보다,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는데." "뭔가?" "그 설빙쌍검이 빙궁의 장문지보겠지?" "음. 그럴걸. 천년 전에도 천화공 운진원 대협께서 이 설빙쌍검을 빼앗아 금제 했다고 들었으니까." "그럼 다시 금제령을 내리면 되겠군. 단, 한가지 조건을 달아서." "무슨 조건??" "********************, 어떤가?" "오옷!! 정말 좋은 생각이군. 찬성이야." 백리진천은 뜻밖의 제안에 크게 기뻐하며 단목우의 손을 잡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의미심장하고도 끈끈한 시선을 교환하며 동시에 부르짖었다. "형님!" "동생!" "앞으로도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가도록 하세, 동생!" "물론입니다. 형님!" 수많은 고난과 괴로움은 두 사람에게 깊은 친교를 느끼기 해주었고, 결국 그들은 의형제의 인연을 맺어 버린 것이다. 대단한 끈끈이들이었다. 뭔가 쑥덕쑥덕 거리던 두 사람은 만면에 미소를 지은 채, 냉화미에게 다 가갔다. "흠흠, 좋아. 승자의 권한과 이 설빙쌍검의 권위로 내게 명을 내리겠다. 설마, 네게 거부권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겠지?" "...........................뽀드드득. 말해라! 비굴한 모습은 보이지 않겠다. 설사 자 결의 명령을 내린다고 해도 상관없다." 냉화미는 원독의 눈길을 보내며 이빨을 갈아붙였다. 강호는 힘의 원리가 지배하는 곳이고, 어차피 자신은 패자이니 무슨 조건을 달 처지가 못되었 던 것이다. "당장 빙궁의 세력을 이끌고 북해로 돌아가라! 이것이 첫 번째 명이다. 그 리고, 이 설빙쌍검은 정의맹과 마교에 각각 나누어 보관한다. 그러니 빙궁 은 정의맹과 마교의 그 어떤 명도 거부해서는 안 된다! 이상이 두 번째 명 이다. 알겠느냐!" "무슨 말도 안되는!!! 그럼 빙궁을 마교와 정의맹의 꼭두각시로 만들생각 이냐!!!!" "뭐, 조금 가혹한 명령이니 조금 조건을 달아 주지! **************** 하 면 설빙쌍검을 돌려주마! 어떠냐?" "저, 정말이냐!!!! *.* " 뜻밖의 조건을 들은 냉화미는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자신에게는 아주 호 조건이었다. 설마 그가 ************** 하지 않을리 없다는 생각에 그녀는 기쁘게 그 조건을 받아 들이기로 했다. "좋아!!! 그 조건을 받아들이겠다!!!" "단, 이것은 우리 세 사람만의 비밀이다." "알겠다. 그건 걱정 마라. 비밀은 지키겠다." 그렇게 외면적으로는 천년전부터 천하쌍패로 위명을 날리던 전설의 문파, 빙궁이 그저 이류 문파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물론 냉화미와 쌍혈만이 그 거래의 진상을 알 뿐 이었다. "선배님, 기다리셨죠?" "죄송합니다. 좀 늦어졌습니다. 선배님." "으응, 그...그래...... 너희들도 수고했다." 너저분한 옷차림이지만 표정만은 희희낙락한 백리진천과 단목우의 물음에 운영은 도저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제 철부지 처녀 하나를 처치해서 목숨만은 지켰건만, 이후에 이 끈끈이들이 달라 붙을 것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던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뜨거운 시선은 운영을 떠나지 않았다. 견디다 못한 운 영은 뭔가 다른 화제를 꺼냈다. "그런데, 빙궁은 어떻게 하기로 했니?" "아아, 간단히 처리했죠. 후후후후. 안그런가? 동생" "당연합니다. 형님. 걱정 마십시오. 이후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겁니다." 백리진천과 단목우는 슬며시 시선을 교환하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갑자 기 무진장 친해진데다 서슴없이 서로를 형님, 동생이라 부르는 두 사람을 보면서 운영은 뭔가 요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너희들, 갑자기 엄청 친해진데다, 뭔가 기분이 굉.장.히. 좋.아.보이는구 나....." "예. 빙궁을 조건부 금제 했거든요. 후후후후후" "조건부 금제라니.....???" "**************** 하면 설빙쌍검을 돌려주기로 했거든요. 후후후후후" "뭐, 뭐라고?????" 운영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어, 그 ************** 을 다시 한번 말해주지 않을래?" "물론이죠. 선배님께서 다시 한번 도.망.쳐.서. 바.람.을. 피.우.면. 설빙쌍검 을 돌려주기로 했답니다. 그녀는 굉장히 자신이 있는지 기꺼이 그 조건을 받아 들이더군요. 그러니 알아서 조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후후후후후후" "뭐야!!!!!!!!!!!!!!!!!!!!!!!!!!!!!!!!!!!!!!!!!!!!!!!!!!!!!"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26(완결) 빚지고는 못산다. (완결) 빚지고는 못산다....26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26화 제비, 사전을 고쳐쓰다. 빙궁을 북해로 쫓아보내고 기쁜 마음으로 하남으로 돌아온 백리진천과 단 목우는 주위에서 쏟아지는 축하인사에 절로 흐믓해졌다. "축하드립니다. 백리가주. 백년해로 하셔야 합니다. ^^" "여자는 그저 밤에 한번 꾹! 눌러주는게 최고랍니다." "단목대협은 외모와는 달리 한 힘 하시는 모양이시군요. 헛헛헛헛." "그저 평화가 제일이지요. 하하하하하하" 두 끈끈이들은 하나하나 인사를 받으며 가벼운 걸음으로 내원으로 향했 다. 물론 중간에 제비 한 마리를 포획한 상태였다. 내원 취월각 문 앞에서 미리 대기 중이던 백리소예와 유하영은 활짝 웃으 며 세 사람을 맞았다. 아니 두끈끈이와 제미 한 마리를 맞이했다. "오호호호호호호호. 좋은 시간 보내세요." "소숙! 열심히 하세요. 방긋 참, 여기 만년해구(초강력정력제)의 내단이에요. 두분이서 쓰셔도 되게 넉.넉.하게 준비해뒀답니다. 자아, 받으세요." "험험. 물론이다. 그럼, 뒷일을 부탁하마. 소예야." "내가 미처 준비를 못 했는데, 네가 챙겨뒀구나. 고맙다, 영아." 끈끈이들은 두마녀의 철두철미한 준비성에 더욱 만족도를 높이면서, 진심 어린 감사 인사와 함께 취월각안으로 사라졌다. 아혈(이곳을 점하며 말을 못하죠)을 점해져서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발버둥치는 제비를 끌고서...... -읍읍읍!!!!! 살려줘!!!!!!!!!!! -부시럭, 부시럭......... 뭔가 이상한 소리가 나며 검은 인영이 흐느적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덧 붙여서 가는 신음성도 함께 들리는 듯 했다. -파락파락...... 이어지는 것은 뭔가 책장이 넘어가는 소리같았다. 그리고 날카로운 소리 와 함께 촛대에 불이 켜지며 방안을 밝혔다. 창백하게 질린 안색의 운영이 가볍게 입술을 깨물며 뭔가 열심히 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오른손에 들린 붓으로 줄을 긋고, 그 밑에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비어있는 왼손은 허리를 누르는 중이었다. 꽤 바쁜 모습 듯이 보였다. "후우~~~~~~~~, 이젠 방법이 없구나......... 도대체 어쩌면 좋지......" 한참을 붓을 놀리던 운영은 가벼운 한숨과 함께 몸을 움직였다. -키릭..... 그러나 뭔가 섬칫한 소리가 들리며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했다. 운영은 양손으로 허리를 누르면서 비명을 터뜨렸다. "크윽!!!! 허, 허리가............!!!!!" 탁자에 엎드린 채 부들부들 떨면서 허리를 누르고 있던 운영은 다급하게 품속을 더듬었다.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다시는 허리를 쓰지 못할 판이었다. 품에서 작은 옥궤를 꺼낸 그는 급한 손길로 그것을 열었다. 안에는 놀랍게 도 다양한 길이의 금침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그는 몇 개의 침을 들어 열 심히 손대중 해가며 허리에 그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신중하게 꽂았다. 열 개도 넘는 침을 허리부근에만 몰아서 놓고 나서야 간신히 통증이 가라 앉는 것을 느꼈다. 눈으로 확인도 못한 채 어림짐작으로 침을 놓은터라 별 로 효과를 보기는 힘들겠지만, 우선 급한 불은 끌 수 있었다. "빠드드득....... 조금만 늦었어도 완전히 허리가 빠져 버릴 뻔했잖아........ 그 놈들은 자각을 못하는가. 내 허리가 아작 나면 지들도 손해일텐데 어 째서 정도를 모르는 거야!!!!!!!" 그렇다. 운영은 무려 일주일간을 방밖으로 나오지 못했던 것이다. 팔 일째 인 오늘에야 겨우겨우 풀려날 수 있었다. 지금도 허리는 고장나기 직전이 고 거기는 화끈화끈........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흑흑흑.... 어째서 내가 이 꼴이 되어야만 하는 거지......... 그래도 이전에 는 좀더 순진했던 것 같은데........... 차라리 옛날이 더 좋았잖아.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절대로 빚갈이를 하지 않았을텐데....흑흑흑흑" 가는 흐느낌과 함께 그는 아까까지 뒤적이던 책자를 탁자 위에 놓아둔채 떨리는 걸음으로 방을 나섰다. 방문이 열리는 서슬에, 탁자 위에 놓인 책의 제목이 얼핏 보였다. 그 책의 제목은 '제비어록'이었다.........;;;;;;;;;; 그리고 그가 뭔가를 열심히 적던 부분에는 - 빚지고는 못산다. 그러므로, 반드시 빚을 갚아야만 한다. - 는 부분에 검게 두 줄이 그어져 있었고, 그 아래쪽에 작게 덧붙여진 글이 있었다. 그것은 - 상대를 봐가며 빚을 갚아야만 한다! 시력이 나쁘면 몸이 고생하는 법이 므로 절대 주의를 요해야 한다!!!! - 였다.......;;;;;;;;;;; ------------------------------------------------------------ 안녕하세요. 케이아스입니다. 이제 '빚지고는 못산다'가 완결되었습니다. 후후후후후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렇게 완결을 낼 수 있 었던 것은 여러분들의 감상글과 어택 덕분이었답니다.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외전 1 빚지고는 못산다. 외전(1) 빚지고는 못산다....외전 1 (무림삼화, 그 베일을 벗기다.) 제2화 나찰화 유하영 십만대산 마교. 영원한 마의 성지이며 무림사에 한획을 긋는 마교가 위치한 곳이다. 정수각( ??&) 마교의 가장 심처에 위치한 일종의 대중욕탕인 곳이다. 연무장에서 연무 를 마친 무사들이 땀과 먼지를 씻어내는 곳으로 강의 지류를 끌어들여 만 든 곳이었다. "이봐, 파수를 보는 순서는 어떻게 되지?" "음, 오늘은 흑천대부터 망을 보기로 했네." "그런데 요주의 인물은 어디에 있는가?" "아마도 존마각에 간듯하네." "그러나.....그럼 최소한 두시진은 번 건가." "다행히도 그런듯하군." 오늘도 오랜 연무로 다져진 근육으로 뭉친 몸을 드러낸 사내들이 정수각 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경이의 축조기술로 지하에서 온천까지 끌어올린 터라 하루를 마감하는 수욕은 모든 무사들의 일과(하루의 과제)와 같은 것 이었다. 어차피 같은 사내들이라 가릴것도 숨길것도 없이 마음편하게 수욕을 즐기 곤 했었다. 더군다나 드넓은 정수각을 적당히 시간을 정해가면서 공유하는 터라 별달리 주위를 신경쓸 필요도 없었다. 한두명을 건물 밖에 세워두고 는 느긋하게 쌓인 피로를 풀면서 담소를 나누었다. "아아, 나는 아무리해도 마영신법은 제대로 되지를 않는 것같아." "자네는 축이 되는 오른발이 자꾸 흔들리는 경향이 있어서 그래. 그것만 수정하면 별 문제 없을 것 같더군." "야아, 벌써 천마영의 경지에 이른 사람은 역시 다르군." 이리 저리 무리를 이루어 대화를 이끌던 장한들 중에 한명은 다른데 신경 을 쏟고 있는 듯 전혀 말을 하지 않았다. 다른 한명이 그것을 이상하게 여 겨 입을 열었다. "이보게, 자네는 왜 그런가. 평소에는 늘 말이 많던 친구가." "아, 아냐.......뭔가 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이상한 느낌이라니?" "그게, 꼭 누군가가 엿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군. 아까부터." "그럴 리가.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엿보다니?" "그런 시선하고는 틀린 듯한 느낌이거든.....아뭏든." "자네가 착각한 거겠지." 말이 없던 장한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열심히 뭐라고 설명하려 했으나 제 대로 설명이 되지 않는 듯 연신 손을 내저었다. 다른 이들은 별 생각없이 넘어가는 듯했다. 혈검대 대주 경천검( ?? 매중소. 한자루 검으로 하늘을 놀라게 한다(경천)고 말해지는 그는 서른도 안된 젊은 나이에 최고 요직 중에 하나라고 말해지는 혈검대의 대주로 올라선 인물이었다. 아직 독신이며 팔척 장신의 호남형 외모의 소유자로 은밀히 마교내 여무사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오늘 그는 마교의 절대지존이신 혈수천마 유운제의 부름을 받아 존마각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혈검대의 고유복장인 혈의경장을 걸치고 한자루 혈검 을 찬 모습은 한숨이 나올만큼 멋졌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에서 여무사들 과 시비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었다. 여기저기에서 꺅꺅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매중소는 천천히 존마각을 나 섰다. 이런식의 시선은 오래전부터 받아오던 터라 지금은 익숙해져 있었다. 뭐, 주위에서도 여기저기 매파가 찾아오고 혼처가 들어왔으나 별로 필요성 을 느끼지 못해서 아직껏 독신의 몸으로 지내고 있었다. "어맛!!!" "이런....." 다른 생각을 하면서 모퉁이를 돌다가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한 시비와 정 면으로 부딛쳐버렸다. 순간 그 시비의 몸에서 뭔가가 흘러나온 것을 알았 다. 자신이 뭔가를 흘린것도 모른채 연신 사과하는 시비를 앞에 두고 매중 소는 아무생각없이 그 것을 집어 올렸다. 매중소가 그것을 집어올리고, 그 시비가 그것을 본 순간 정적이 흘렀다. 시비의 안색이 시체처럼 창백해지고 매중소의 얼굴을 시뻘겋게 달아올랐 다. 그것의 정체는 한 장의 종이였다. 질 좋은 한지에 정교한 남자의 나체 화가 그려져 있었다. 그 나체화의 주인공은 아무리봐도 자신이 아닌가. 심 지어는 거시기의 크기까지도 정밀묘사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혈검대 대주 경천검 매중소의 특징은 거시기 옆에 검은 점이 하나 있음.' 그는 떨리는 손길로 종이를 든채 시비를 노려봤다. 입술사이로 얼음같은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이건 대체 어디서 난거냐." ".......그, 그것이.........흑, 천녀(?)는 그저 우연히 얻었을 뿐입니다. 대주 님." "누구한테서 얻었느냐!!!!!!!" "......흑흑흑흑." 매중소의 추상같은 물음에 시비는 입을 열지 못하고 흐느끼기만 했다. "당장 말하지 않으면 형당(죄를 다스리는 곳)으로 보내버리겠다!" "말하겠습니다. 그러니까.........아가씨의 주변에서 얻은 것입니다." 놀란 시비가 얼른 대답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매중소는 마교 안에서 아가 씨라고 불릴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을 떠올렸다. 나찰화 유하영. 이빨을 갈아붙이며 그는 재차 독촉했다. "아가씨의 주변이라면 측근 시비들을 말하는 것이냐?" ".............그것이..........아가씨께서 손수 만드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빠드드득. 그게 사실이냐!" "흑. 제가 어느분 안전이라고 거짓을 말하겠습니까." 시비가 울면서도 단호하게 대답하자 그는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 다. 저 가시달린 고고한 장미와 같은 처녀가 이런짓을....... "이런 것이 하나 뿐이냐?" ".......제가 알기로는 여러 분들 것이 있는 줄로 압니다만......" ".........................." "저, 저만 가지고 있는게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도 한두장은 다 가지고 있 는 걸요!" 그가 입을 다물자 시비는 얼른 덧붙였다. 거기까지 듣고 매중소는 떨리는 발걸음으로 내당으로 향했다. 여무사들이 주로 배치된 내당에 들어서자 나 찰대가 연무중인 것이 보였다. 갑자기 마교내 12개 대의 대주들과 호법, 장로들이 참석하는 임시회의가 열렸다. 혈검대 대주 매중소의 강경한 요구로 열린 회의였다. 회의가 열리 고 있는 대의사청에는 가공할 살기가 풍기고 있었다. 묘하게도 여자를 대 주로 한 나찰대와 마접대의 대주만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장로들 중에 서도 여장로들은 참석치 않아서 남자들만이 모여 있었다. 가장 상좌에 앉은 사대 호법가운데 수석호법인 비검마환(a劍,u) 척준 명은 고운 백염(수염)을 떨면서 입을 열었다. "그게 사실인가. 매대주" "옛. 아가씨의 측근 시비들을 통해서도 확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제가 나찰대 대원들에게서 압수한 증거물입니다." 매중소는 살기어린 모습으로 품속에서 여러장의 종이를 꺼냈다. 순간 대 의사청의 살기는 한층 짙어졌다. 그 종이들을 나누어주자, 순간 여기저기서 신음성이 들렸다. "이런!!! 말도 안되는!!!!!" "정말......이런 일이........" "대, 대체.......어디서 이런...." 탄식과 신음성이 터져나오며 분위기가 침중해졌다. 척준명은 조용히 종이 들을 모으며 한탄했다. "분명 아가씨는 서화에도 일절이지. 아가씨만의 독특한 필체가 엿보이는 군. 정말 믿기 힘들지만.......후우......" "뭔가 대책이 있어야 합니다! 이대로는........." "맞습니다!!! 이런 일은 사전에 막아야만 합니다!" "조용히 하게나.... 매대주, 유출 경로를 알 수 있을까?" 불만의 목소리들을 누르며 척준명은 매중소를 돌아봤다. "예. 이런 것이 유출될 수 있는 곳은 분명 정수각뿐입니다. 제가 즉시 정 수각을 정밀 조사한 결과 놀라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게 뭔가?" "정수각의 북쪽 벽에 이중으로 되어 있으며 온천수가 나오게 되어 있는 사자상 부조의 양쪽 눈이 착탈식, 즉 붙였다가 떼어낼수 있게 되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설마 그 모든 일을 아가씨가 계획 하신 것은 아니겠지?" "아닙니다. 대호법님. 5년전에 특명으로 온천수를 끌어올리는 대대적인 보 수를 한적이 있습니다. 그때 설계자를 심문한 결과 아가씨의 특별 주문으 로 그렇게 이중으로 만들어 졌다 합니다." "그런!!! 5년전이면 아가씨가 불과 13세때 일이 아닌가!" "당시 설계자는 갑작스런 흉적의 침입시에 대비하기 위해서 비밀 통로를 건조하라는 명을 아가씨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믿을 수가 없군......."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흉한 것이 나돈 것은 3년전부터라고 합니다. 3 년전이라면 아가씨가 서화를 배우기 시작한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 습니다." 매중소는 지난 이틀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조사한 내용을 상세히 보고 했다. 놀랍게도 대상 연령층은 10세이상부터 60세 이하까지 다양했으며 그 지위도 하급 위사부터 호법이나 장로에 이르기까지 빠짐이 없었다. 당연 음화 옆에는 사소한 특징까지도 적혀있었고, 직접 목격하지 않고서는 도저 히 알 수 없는 것들까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경 악을 금치 못했었다. 그래서 은밀히 이렇게 회의를 소집하게 되었던 것이 다. 고심하던 척준명은 무겁게 입을 열었다. "본좌는 도저히 이 흉악한 사실을 교주께 보고 드릴수없네." "대호법님! 그럼 이대로 있어야 한단 말입니까?" "물론 이대로 있을수도 없지. 매대주는 즉시 정수각의 이중통로를 봉쇄하 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그리고 정수각 주변의 경호를 엄중하게 하도록 하게. 돌아가면서 망을 보고, 아가씨 주변도 감시를 두도록!" "......알겠습니다. 대호법님!" "휴우우우, 그 방법밖에는 도저히 생각할 수가 없군. 교주님께는 이사실을 비밀로 하도록." 그렇게 은밀히 결론을 내린 남자들은 각자 거처로 흩어질 수 밖에 없었 다. 그래서 정수각 주변에는 엄중한 경호가 세워지고 은밀히 나찰화 유하 영과 그 측근 시비들까지도 감시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소문은 마 교내 무사들사이에 조용히 퍼져나가서 '관음색녀'라는 이명을 낳게 했던 것 이다. ------------------------------------------------------------ 원래 1부에서는 이 외전이 필요가 없죠. 그래서 올리지 않았었지만. ^^ 그럼.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외전 2 빚지고는 못산다. 외전(2) 빚지고는 못산다....외전 2 (무림삼화, 그 베일을 벗기다.) 제3화 봉황선녀 백리소예 소예 아가씨의 일기 ... 1 모년 모월 모일 날씨 맑음 나는 백리소예. 올해나이 네살. 성별 여. 오늘도 세째 어머니와 다섯째 어머니가 한판 했다. 평소에는 우아하게 미소지으며 친한척 하던 어머니들도 자기들끼리만 되면 철천지 원수로 돌 변해 버린다. 머리카락을 잡아 당기고 손톱으로 얼굴을 할퀴며 싸워댔다. 물론 그런 손톱자국정도야 경이적인 화장술로 쉽게 감추곤 해서 알아차리 는 사람은 없었지만. 이유는 간단했다. 어제밤은 순번대로라면 아버지가 세째 어머니를 찾는 날이다. 그런데, 다섯째 어머니가 훤한 대낮부터 하늘하늘한 망사의를 입 고 아버지를 유혹해서 결국은 아버지가 다섯째 어머니 침소를 찾았기때문 이다. 정말 이상하다. 어린애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걸까. 옆에서 보고 있는 내 존재는 깡그리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육탄전을 했다. 고작 14살이면서 애늙은이처럼 둔팅이에 고지식하기만 한 오빠는 이런 사실을 하나도 모르고 있다. 그냥 그녀들이 울고불고하는 모습만을 볼뿐 이다. 어머니들의 본성을 알고 있는건, 같은 입장인 다른 어머니들과 나뿐 이다. 아버지도 불여우같은 모습에 속고 있다. 그런 겉모습에 속고 있는 아버지나 오빠가 정말 어이없다. 이러니 내가 어머니들에게 기대따위는 할수 있을리가 없다. 아아, 어머니들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소예 아가씨의 일기 ... 2 모년 모월 모일 날씨 흐림 나 백리소예. 나이 열한살. 성별 여. 오늘 오빠가 작은 어머니들을 내쫓았다. 정말 둔팅이에 고지식하기 이를 데 없는 오빠로서는 대변신이었다. 뭐, 그 내면에는 오빠가 상상도 못할 비 밀이 숨어 있지만. 오호호호호호 하남에서 한다하는 기루 주위를 맴돌다보면 잘나가는 한량(백수건달) 한 둘쯤은 간단히 안면을 틀 수 있다. 그런 한량들을 잘 꼬셔서 독수공방하는 작은 어머니들과 눈을 맞게 하면 일은 이미 끝이다. 어린애는 아무것도 모 른다고 생각하는 그들을 속이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오빠는 작은 어머니들의 불륜(이게 불륜일까,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으 니까.)에 견디지 못하고서 그녀들을 모조리 내쫓았으니까. 그것도 맨몸으 로. 본래라면 은자(돈)쯤은 두둑하니 들려서 내보냈을 것이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쫓겨나는 것이니까. 오빠는 그들의 대낮 정사에 커다란 충격을 먹은 것같다. 아직 순진하다니 까. 내가 그렇게 극단적인 방법을 쓴 이유는 간단하다. 작은 어머니들, 아니 그 불여우들이 은근슬쩍 오빠에게 접근했기 때문이다. 때로는 육탄공세까 지 하면서. 그 여자들은 얼굴에 철판이라고 깐걸까. 뭐, 둔팅이에 고지식한 오빠가 저런 불여우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리가 없지만, 나는 틀리다. 혹시나 오빠가 자기들을 내쫓을까봐 비상수단을 쓰는거다. 오빠를 유혹 해서 육체적 관계라도 가지게 되면 오빠는 결코 그녀들은 내쫓을수없을테 니까. 흥흥 하지만 오빠가 유혹에 넘어갈리가 없다. 오빠는 전부터 운명의 만남에 대해 내게 이야기 하곤했었다. 뭐, 그런소리를 하는 것도 내게뿐이지만. 오빠는 고지식한 면이 있어서 한번 결심한 것은 바꿀줄을 모른다. 덕분 에 아버지는 오빠가 혼인하는 것을 보지 못한채 세상을 뜨셨다. 그렇게 혼인하라고 성화셨지만 오빠는 들은척도 하지 않았으니까. 사실 궁금하기도 하다. 오빠가 생각하는 운명의 만남이란게 어떤건지. 언 젠가는 알수가 있겠지. 그리고 오늘 난 아미파로 간다. 전부터 어머니께서 오라고 하셨지만, 오 빠만 남겨두고 가는게 걱정이 되서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집안의 불여우 들은 내가 정리했으니까 안심하고 갈수있을것같다. 오빠. 걱정마. 내가 빨리 돌아와서 다른 불여우들한테서도 지켜줄께. 소예 아가씨의 일기 ... 3 모년 모월 모일 날씨 비 나 백리소예. 나이 열다섯. 성별 여. 아미파에서 하산해서 본가로 돌아온지 오늘로 한달째다. 오빠는 여전히 4년전과 변함이 없어서 안심이지만. 아직 운명을 만나지 못한것같다. 후원 내당이 비어있으니까 가신들이 혼인하라고 난리다. 역시나 오빠는 요지부 동. 의지의 중국인(?)인가. 오늘은 내게 처음으로 여자친구가 생겼다. 원래 나는 친구를 잘 사귀지 않는 성격이다. 내 주위에 여자아이들은 오빠가 목적인 아이들뿐이다. 어 떻게 하면 나와 친해져서 오빠랑 연결될까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 안그런 척하지만 날 속일수는 없다. 그래서 여자아이랑은 친구가 되지 않는다. 몇 마디 하기라도 하면 우리집에 놀러오려고 기를 쓰기때문이다. 그리고 남 자아이들과도 친구가 되지 못했다. 그애들은 내가 목적인 아이들뿐이니까. 별시시한 일로도 내게 접근을 못해 안달을 하고 있다. 내가 봉으로 보이 는 걸까. 내 얼굴도 남에게 빠지지는 않는것같다. 봉황선녀니 뭐니 하면서 나만보면 얼굴을 붉히는 아이들도 있다. 명문중의 명문 백리세가라는 간 판과 아미 장문인 청염사태의 유일한 속가제자라는 배경은 대단한 가치가 있는것 같다. 내게는 실감이 안나지만. 어쨌든 오늘 사귄 아이는 무지무지 수줍음을 많이타고 순진한 아이다. 하남에서도 알아주는 신흥 무림방파 천응문의 외동딸로 집안에서만 자란 정말 알짜베기 규중처녀다. 우연히 만나서 이야기해보니 다른애들과는 다른것같았다. 더구나 태중혼 약자도 있어서 더더욱 안심이다. 그래서 그애를 집으로 초대했다. 드물게 내가 친구를 데리고 오자 오빠 도 놀란것같다. 후원의 작은 인공호 위의 정자에서 놀고 있는데 인사차 찾아왔으니까. 그애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내 뒤로 숨는게 아닌가. 정말 순 진한 애다. 나는 그애를 내뒤에서 끌어내 오빠에게 소개했다. 그런데 그때 나는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혀버렸다. 내게 억지로 끌려나온 그애는 치마단을 밟아 쓰러지면서 오빠의 품에 안 기는게 아닌가. 이런 불여우!! 그러면서 은근히 몸을 오빠에게 밀착시키면서 파고드는것이다. 오빠야 정말 실수를 한줄알고 안색하나 바꾸지 않고 그애를 일으켜 세워줬지만. 이대로 놔둘수 없다는 생각에 쓴맛을 보여주기로 했다. 감히 내 발등을 찍어서 전치 한달의 상처를 입히고도 살아남을 생각을 했다니!!!! 빠드드득 소예 아가씨의 일기 ... 4 모년 모월 모일 날씨 비 즉각 계획에 착수했다. 오늘 후원에서 작은 연회를 베풀었다. 그 애를 다 시한번 집에 데리고 올 기회가 필요했다. 근방에 이름 꽤나 있는 젊은 공 자들과 처자들은 전부 초청했다. 당연 그애의 태중 혼약자도 초청했다. 그리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가는 은사(은빛 실)를 몇다발 준비했다. 한창 연회도중에 후원의 정원을 산책하기로 했다. 그때 나는 교묘하게 은 사 끝에 연결된 고리를 그애의 치마자락에 걸었다. 그리고는 정자를 내려 올 때 살짝 발을 걸었다. 그애는 그대로 계단에서 넘어졌고 정자 기둥에 연결된 은사 때문에 치마가 갈기갈기 찢겨버렸다. 오호호호호호 빨간 속곳(팬티)을 입었더군. 찢긴 치마 사이로 속곶이 비치고 보기흉하게 계단에서 굴러버리자 주위에서는 엄청난 소란이 벌어졌다. 킥킥대는 소리 와 작은 비명소리. 그애는 두 번다시 집밖으로 나오지 않게 되었다고 들었 다. 물론 혼약자에게서 파혼도 당했다고 한다. 그런 수모를 당했으니 어디 낯을 들고 다니겠는가. 나는 그렇게 복수를 마쳤다. 흥. 감히 이 백리소예를 속이다니 욕서할 수 없는 일이지. 소예 아가씨의 일기 ... 5 모년 모월 모일 날씨 맑음 나 백리소예. 나이 열여덟. 성별 여 오늘 오빠가 무지무지 흥분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자 말자 천기당 주를 불러 누군가의 신상조사를 시키는게 아닌가. 설마....하면서 살짝 알 아보니 남자였다. 에이, 그럼 아닌가. 그런데 이럴수가. 내게 달려온 오빠가 드디어 운명을 만났다고 했다. 무 지무지 놀랐지만 겉으로는 나타내지 않고 자초지종을 캐물었다. 둔팅이에 고지식하기 이를데 없는 오빠는 물가에 내놓은 아이같아서 안심이 안되기 때문이다. 오빠가 옛날부터 운명의 만남이란걸 기다려 왔다는 사실을 알고 누군가 가 연극을 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오빠는 그런걸 눈치채지도 못하고 덜미 를 잡힐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일의 경과를 알고 나는 무지무지 안.심.했다. 분명 어떻게 된 일 인지 눈치챌수있었다. 지금 내손에는 오빠가 읽은 보고서와 같은 내용의 보고서가 들려있다. 나도 자세히 읽어봤다. 읽으면 읽을수록 내 추측에 확신이 들었다. 분명 화운빈이라는 제비는 나를 목적으로 오빠를 구했을거다. 그런 제비 가 무림삼화의 하나로 이름높은 내 존재를 무시할리가 없으니까. 깔깔깔. 너무 재미있었다. 고지식하기 이를데 없는 오빠는 그런줄도 모르 고 필연적인 운명의 만남이니 뭐니 하면서 그에게 청혼을 했을테고, 그 제비는 경악해서 도망쳤을거다. 분명. 그렇지만 나도 이게 운명의 만남일것같았다. 그 제비를 만나지 못했으면 오빠는 독에 중독되어 죽었을거다. 그럴 확율이 높다. 그런데, 그 제비를 만나서 목숨을 구했다. 더구나 그 제비와 첫입맞춤이라. (본의는 아니더라 도) 나는 오빠를 응원하기로 했다. 오빠 성격상 그사람이 남자라는 건 염두 에도 없을거다. 그리고 그사람이 아니면 이제 일생 혼인을 하지 않을게 뻔하다. 그럴바에야 오빠의 사랑을 응원해 주는게 착한 동생의 도리가 아 닐까. 미안해요. 화운빈공자. 당신, 우리 오빠를 위해 희생양이 되어줘야 겠어 요. 여자를 좋아하는줄 알지만 이제 식성을 바꿔야 겠죠. 후후후후후 백리세가의 시비들 사이에는 한가지 불문율이 있었다. 어렸을때부터 소예 를 봐왔던 고참 시비들은 조심조심 신참 시비들에게 자신들의 여주인격인 백리소예의 본성을 이야기하며 엄중히 주의를 주곤했다. 절대 아가씨의 비 위를 건드리면 무사하지 못하다는 경고와 함께. 그 이후로 백리세가의 시 비들사이에서 백리소예는 독심호리(악랄한 여우)라고 은밀히 불려지곤 했 다. ------------------------------------------------------------ 오호호호호.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감사합니다. ^^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외전 3 빚지고는 못산다. 외전(3) 빚지고는 못산다....외전 3 (북천빙화 이야기) 제1화 내이름은 냉화미 내 이름은 냉화미라고 한다. 남들은 북천빙화(?r]), 즉 북쪽하늘의 한송이 얼음꽃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하지만 얼음꽃이라니!!! 절대 어울 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현재 23세로 꿈많고 눈물 많은 나이인 내게 얼음 꽃이라니!!! 게다가 이놈의 빙궁에는 쓸만한 사내라고는 하나도 없어서 정 말이지 싫은 곳이다. 뭐, 천년전에 내려졌다는 금제니 뭐니해서 따뜻한 남 쪽, 중원땅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 화가 난다. 이런 삭막 한 곳에서 외롭게 늙어가야 할 것을 생각하면 절로 눈물이 난다. 여자 나이 23세면 화려한 꽃가마를 타고 백마탄 공자님께서 시집가고도 남을 나이인데도 나는 이런 얼음밖에 없는 북해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있 다. 흑흑흑, 나는 절대 처녀귀신으로 늙고 싶지 않다. 무슨일이 있어도 따 뜻하고 화려한 남쪽 땅으로 가서 끝내주는 미남을 건지고야 말 것이다. 설 사 빙궁에서 파문당해서 평생을 좇기는 한이 있어도!!!!!!! "궁주님~~~" 아아, 저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사람들은 빙궁의 호궁쌍로들이다. 겉모습 은 탱탱해서 40대도 안되보이지만, 절대 속아서는 안된다. 70, 80된 노파들 이니까. 게다가 밝히기는 얼마나 밝히는지, 남자도 얼마없는 빙궁에서 남첩 들을 복수로 거느리고 있으니까. 정말이지 미워죽겠다. "시끄럽게 왜그러는 거야!!" "연무시간인데 여기서 이러고 계시면 어쩝니까!" "잔소리 안해도 연무는 하고 있어. 그냥 마음이 심란해서 그러니거지!!" "마음이 심란하시다니요. 이런 연애소설을 읽으시니까 그런 증상이 생기 는 거잖아요!" "우씨~~~" 연방 조잘거리면서 내 앞에 놓인 책을 압수해버린다. 쓰벌, 이렇게 조신한 척 해봐야 뭐가 남는게 있어야지. 벌써 54권째 압수되는 책이다. 뭐 아직도 몰래 숨겨둔 책이 많으니까 별 상관은 없지만. 일부러 화난척 해보였다. 이 할망구들에게는 이 얼굴이 즉방이니까. "쌍로들은 할 일도 없는거야? 매일매일 내방만 들여다보게!" "....그, 그런게 아니고요......궁주님께서 자꾸 연무를 게을리하시는 바람 에......" "알았다구! 시끄러우니까 어서 나가! 이젠 더 배울 것도 없는데 어쩌란 말야!!!" 시끄러운 노파들은 호통을 쳐서 내보냈다. 하아, 빙궁의 뒤쪽 계곡은 절대 금지(들어가면 안되는 곳)로 되어 있다. 뭐, 용기있게 들어가봐야 살아서 나올수는 없지만. 천년전에 우리 빙궁의 천적인 열화신문의 문주 천화공 (?Yc) 운진원이 화염대진을 펼쳐놓았다. 진의 정가운데에는 빙궁의 장문 지보인 설빙쌍검(Vr??이 봉인되어 있다고 들었다. 화염대진을 돌파해 서 설빙쌍검을 꺼내기 전에는 영영 중원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다는 것이 천년금제의 내용이다. 빙궁에서 파문당하기 전에는 죽을때까지 중원땅 한 번 못 밟아볼 운명이다. 흑흑흑흑 "지금은 상황이 어떻지?" "또 멍하니 창밖만 보고 계셔." "자꾸 연애소설이나 읽으시니까 저렇게 감상적이 되는거라구! 네가 연애 소설을 읽어보라고 준 적이 있는 바람에 저렇게 된거야!" "그럼 어쩌란 말야, 저분은 천년에 하나 나올까말까한 기재라서 더 이상 배울것도 없는데!" 빙궁쌍로인 유명선자 고한지와 금차선자 사소취는 언성을 높힌채 서로 삿 대질까지 하면서 싸우고 있었다. 화려한 홍색 궁장차림이 유명선자 고한지 였고, 엷은 청색궁장에 머리에 금차를 꽂은 사람이 금차선자 사소취였다. 빙궁의 궁주인 북천빙화 냉화미를 제외하면 빙궁내에서 최고의 권력을 가 진 존재들이었다. "궁주님 마음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지만....." "정말이야. 이곳 북해는 정말 싫어! 쓸만한 남자도 없고."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렇게 춥고 쓸쓸한 곳에서 이게 뭐야!" "괜히 선조님이 중원침공이니 뭐니 하셔서 우리들이 이꼴이 된거아냐!" 한참을 냉화미의 연무소홀로 다투던 그녀들은 결국 아득한 천년전의 선조 원망까지 하면서 신세타령을 했다. 소설책에서나 읽을 수 있는 백마 탄 귀 공자는 커녕 괜찮은 남자 하나 구경하기 힘든 북해였다. 날씨가 너무 추운 탓인지 남아들이 잘 태어나지 않는데다가 그나마 태어나는 남아들도 비리 비리하고 볼품이 없었다. 그런데다 대조적으로 여자들이 많아서 경쟁도 치 열했다. 그래도 이들 호궁쌍로들은 막강한 권위를 행사해서 여러명의 남첩들을 거 느리고 있기는 했다. "뭔가 수를 내지 않으면........" "아!!! 그 방법이 있어!!" 유명선자 고한지의 한탄에 뭔가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 금차선자 사소취는 환한 얼굴을 했다. "뭔데? 응?" "금제를 풀게하면 되잖아!" "뭐라고??? 그건 불가능해!" "왜?" "금제를 풀려면 그.방.법.밖에 없는데, 설마 궁주님께서 그방법을 쓰실리 있겠어?" "바보!" 고한지가 말도 안된다는 얼굴을 하지 사소취는 한층 의기양양한 얼굴을 하며 한소리를 내뱉았다. "뭐라고!!!!+++++" "잘 들어봐, 그러니까 편.법.을 쓰면 되는거야! 편법!" "편법이라니?" 사소취는 고한지의 귓가에 열심히 자신이 생각한 편법을 설명해줬다. 한 참 듣고 있던 고한지의 얼굴이 점점 밝아지는 것을 보아 그녀도 납득이 된 듯했다. "맞아! 그렇게 하면 되겠네!!!! *.*" "오호호호호호호! 이걸로 우리도 따뜻한 중원땅을 밟을 수 있는거야!" "호호호호호호! 왜 진작 그걸 생각 못했을까." 두사람은 뭔가 의미심장한 얼굴을 하면서 사악한 교소를 터뜨렸다. "그래서, 요점이 뭔데?" "그러니까 궁주님께서 금제를 깨고 장문지보인 설빙쌍검을 회수하시면 되 는거예요." "그놈의 금제를 어떻게 깨는데. 화염대진에 들어가자말자 타죽을텐데." "호호호호, 그.래.서. 빙궁의 궁주들에게 대대로 내려오는 신공이 있답니 다." "신공?" 냉화미는 그제서야 흥미가 생긴 듯 시큰둥한 표정을 풀고 금차선자 사소 취의 말에 반문했다. 사소취는 최대한 표정관리를 하면서 말을 이끌었다. "빙백신공을 십이성 대성하면, 화염대진이 아니라 용암속이라도 지나갈 수 있답니다. 궁주님." "뭐야!!!! *.* 그게 정말이야!!??" "예. ^.^" 냉화미가 반색을 하고 달려들자 사소취는 방글방글 웃어주며 품속에서 질 긴 유지(기름종이)로 된 낡은 책자를 꺼냈다. 냉화미는 재빨리 그 책자를 낚아채며 말했다. "이게?" "예. 방금 비밀서고에서 꺼낸 빙백신공이랍니다." 과연 책자의 겉장에는 '빙백신공'이라고 뚜렷하고 적혀있었다. 기쁘게 책 자를 넘기던 냉화미는 순간 뭔가를 깨닫고 아미(눈썹)를 찡그리며 사소취 를 닥달했다. "그런데 왜 그걸 이제껏 가르쳐주지 않은거지! 분명 나는 오래전에 빙궁 주로써의 연무를 마쳤는데?" "호호호호호, 그건 빙백신공의 요체가 너무 어려워서 천고의 기재라 할지 라도 대성하기 힘들기 때문에 봉인이 되어 있었던 때문이죠." "너무 어렵다고?" "예. 그렇지만 궁주님은 천년에 하나 나올까말까한 기재이시니 한번 가능 성을 점쳐보는 거죠." "흥! 내가 이정도도 하나 대성하지 못할까!" 사소취의 그 말에 냉화미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 세 살때 사서오 경을 외우고, 무엇이든지 한번보면 잊지를 않는 오성(기억력정도로 생각하 세요.)을 가진 그녀로써는 대단히 충격적인 말이었다. 그런 그녀의 큰소리 에 사소취는 은근하게 덧붙였다. "물론이죠. 궁주님을 믿으니까 제가 이렇게 금제를 풀 유일한 방법을 알 려드리는 거죠." "좋아! 내가 반드시 이 빙백신공을 대성해서 금제를 풀고 말꺼야! 언제까 지나 이런 북해에 갇혀지낼 수 만은 없으니까!!!" "호호호호호, 저희 빙궁의 이천 제자가 궁주님만 믿고 있답니다." 냉화미는 꿈에서도 그리던 중원에 내려갈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작은 가슴에 책자를 꼬옥 껴안았다. 책에서나 보던 근사한 연애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눈을 몽롱하게 하고서............. 그래서 냉화미는, 그런 그녀를 보면서 빙궁쌍로 사소취와 고한지가 서로 은밀한 눈짓을 주고 받는 것을 미처 눈치챌 수 없었다. 불.행.히.도.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외전 4 빚지고는 못산다. 외전(4) 빚지고는 못산다....외전 4 (북천빙화 이야기) 제2화 빙궁의 비밀, 그 속사정은 이렇다. "오호호호호호. 이번에 괜찮은 물건 하나 건졌다는데 사실이에요?" "물론이죠. 정말 중원은 물도 좋아요." "저도 하나 봐뒀는데 어때요?" 금차선자 사소취와 유명선자 고한지는 요즘 정말 살맛이 났다. 빙궁의 금 제가 풀려 전 제자들이 자유롭게 중원을 드나들게 되자, 빙궁은 온통 분홍 빛 물결이 넘실되고 있었다. -콰앙!!!!!!!!!!!!!!! 갑자기 전각의 문이 날아가면서 엄청난 살기가 쏟아들어져 왔다. "뭐냐!!!!!" "누구냐!!!! 감히!" 잠시 당황했던 사소취와 고한지는 빙궁에서 두 번째 지위에 걸맞는 태도 로, 재빨리 경각심(경계심)을 돋우면서 살기의 근원을 노려봤다. 문턱을 밟고 서 있는 인영은 놀랍게도 빙궁의 궁주인 북천빙화 냉화미였 다. 가공할 살기와 함께. "어, 어머. 궁주님. 갑자기 무슨........;;;;;" "갑작스런 귀궁(궁으로 돌아옴)이시군요....;;;;" 고한지와 사소취는 슬며시 시선을 교환하며 더듬더듬 인사를 올렸다. 뭔 가 싫은 예감이 그녀들의 뇌리를 스쳤기 때문이었다. 냉화미는 그녀들의 예를 들은 척도 하지 않은채 붉은 입술을 열었다. "빙궁의 궁주에게 전해지는 비전 무공이 뭐지?" 급히 시선을 교환한 고한지와 사소취는 그런 냉화미의 질문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황망히 고개를 숙인 사소취가 일단 입을 열어 대답했다. "궁주께서도 익히신 빙백신공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그으으으으래?" "뭔가 하명이라도 계시는 지.....;;;;;;" "내가 아아아아아주 묘한 말을 들었거든...빠드드드드득!" "묘한 말이라뇨?" "빙궁에 빙.백.마.공.은 있어도, 빙.백.신.공.은 없다는 소리를 말야....." -히익! 내심 비명을 삼킨 두사람은 간신히 표정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저 철부 지 공주님이 설마 그런 말을 할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그래도 조금 은 임기응변이 강한 사소취가 강하게 대답했다. "빙궁 인물도 아닌 사람이 어떻게 빙궁에 대해서 알겠습니까. 아시다시피 저희들은 거의 천년이나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뭔가가 와전되 어 전해진 듯하군요." "그으으으으래?? 빠드드득!" "그렇습니다!" 사소취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주장했다. 어차피 엎질러진 물이었다. 최선 을 다해서 우기는 방법밖에 없었다. 설마 일이 이렇게 풀릴 줄은 상상도 못했던 그녀였다. 그런 그녀들을 말없이 쏘아보던 냉화미는 문득 오른손에 들고 있던 책자 를 내던졌다. 사소취는 엉겁결에 자신에게로 날아오는 책을 받아들었다. 놀 랍게도 이전에 자신이 냉화미에게 주었던, '빙백신공'이라고 겉장에 적힌 무공기서였다. "이것은....." "그래. 너희들이 내게 줬던 책이지." "왜 그러시는지......;;;;;" 한층 살기가 강해지는 것을 느끼며 사소취와 고한지는 가벼운 오한을 느 꼈다. 불길한 징조의. "내.가. 자.알. 살.펴.보.니. 뭔.가.가. 좀. 이.상.하.더.군." "무슨 말씀 이신지......." "겉장에 적힌 빙.백.신.공.이라는 글자 죽에 '신'자가 좀 이상하더군." ".................;;;;;;;;;;;;;;;;;;;" 빙궁쌍로는 전신으로 흐르는 식은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들을 보면서 냉화미는 씹어뱉듯이 말했다. "'신'자만 조금 획이 틀리고 종이 질이 틀리더군. 책자 전체가 유지(기름종 이)로 되어 있는데, '신'자만 보통의 한지더군." "궁주님!!!!!!" 이미 일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된 두사람은 그 자리에서 엎드리며 외쳤다. "용서해주십시오. 저희들은 오직 금제를 풀고 싶은 심정에!!!!" "닥쳐!!! 이 할망구들아!!!!!" 냉화미는 도저히 눈앞의 할망구들을 용서할 수 없었다. 자신의 꿈을 산산 조각내다 못해 가루로 만들어버린 가증스러운 늙은이들이었다. "가암히!!! 네년들은 날 뭘로 생각하는 거냐!!!! 내가 너희들 장남감이냐!" "저희들이 감히 그런 불경을 저지르겠...." "닥쳐!!!!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떨면서 변명을 늘어놓으려는 것을 가로막으며 냉화미는 고함을 질렀다. 자신이 중원에서 겪은 그 쓰라린 기억이 새록새록 노화를 부채질 하고 있 었다. "내가 네년들 때문에 뭐라고 불렸는지나 아느냐!!!!! '당랑인요'다! 당랑인 요. 그런 추악한 이름으로 불리며 그런 수모를 겪는 동안 너희들은 이곳에 서 자기멋대로 즐기고 있었겠지!!!!!!! 도저히 네년들을 용서할 수 없어!!!!!" "용서해 주십시오!!! 궁주님. 저희들이 대죄를 지었습니다!!!!" "닥쳐라!!! 죽일 년들. 팔선자는 당장 이 죄인들의 무공을 전폐하고 빙옥 (얼음감옥)에 쳐넣어라!" "궁주님!!!!!" 설마 무공까지 폐지시키라고 명령할 줄은 몰랐던 고한지와 사소취는 경악 의 외침을 토해냈다. "제발 그것만은 용서해 주십시오!!! 궁주님!!!" "당장 끌고가라!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너희들도 같이 쳐넣어 버리겠다!!!" "존명!!!" 추상같은 명령에 팔선자들은 급히 바닥에 엎드려 죄를 청하는 쌍로를 끌 어냈다. 잘못하다가는 자신들까지 빙옥에 갇히게 될 판이었다. 그리고 쌍로들은 끌려가면서도 용서를 구했다. 만일 무공이 폐지되면, 이 제껏 사십대를 유지해온 용모가 한순간에 훼손되어 버릴 것이 분명했다. 그녀들은 현재 70,80대였다.............;;;;;;;;;;;;; "궁주님~~~~~~~~~~" 애타게 부르짖는 외침을 싹 무시한채 냉화미는 당장 빙궁의 중추들을 소 집했다. 한천각에 모인 빙궁의 중추들 앞에서 냉화미는 추상같은 엄명을 내렸다. 중원에서 빙궁까지 달려오면서 그 얼마나 빌었던가. 그 백발의 소년이 자 신에게 거짓말을 했기를. 그러나, 그 모든 염원이 허사가 되어버린 지금은 오직 끓어오르는 분노만이 남아있었다. "앞으로 빙궁의 전제자들에게 연애금지령을 내린다! 만일 이를 조금이라 도 어길 시에는 용암이 얼마나 뜨거운지 직접 알아볼 기회를 주도록 하겠 다. 알겠느냐!!!!!" "존명!!!" 궁주의 가공할 살기앞에서 감히 반론조차 하지 못한채 그녀들은 그저 고 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그저 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으드드득! 이렇게 된 이상 빙천마녀 사조님의 못다이룬 염원을 이루도록 하겠다! 천하를 손에 넣어 여인천하를 이루겠다!!!!!!" "존명!!!" 그렇게, 그녀는 즉시 빙궁의 전제자들을 소집하여 정식으로 중원재패를 선언했다. 그날밤, 냉화미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녀가 오랫동안 꿈꾸던 모든 희 망이 좌절된 비운에, 그저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저어, 궁주님." 팔선자 중에 필두인 화선자 '육여진'이었다. 평소 '지낭'이라고 불릴 정도 로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인 그녀는 빙궁의 군사였다. "뭐냐....." "뭔가 방법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쿡, 방법따위는 없어. 내 빙백마공은 이미 완성된 상태라구." "하오나, 한번정도 알아 볼 수는 있습니다. 그냥 이대로 있는 것보다는 나 을 것입니다." "그런가.......후우" 냉화미가 힘없이 대답하자, 육여진은 망설이면서도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 놓았다. "중원에 '만사통'이라는 위인이 있다고 합니다." "만사통?" "예. 견문이 넓어 모르는 것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어떠신지요. 한번 찾아 보심이......" "뭐, 한번쯤 알아보는 것도 괜찮겠지. 그러도록 해라." "예. 궁주님." 냉화미의 자포자기한 동의가 떨어지자 육여진은 재빨리 고개를 숙이며 방 을 나섰다. "휴우. 뭔가 방법을 찾아야겠지. 언제까지 저렇게 낙담해 계실수는 없으니 까." 화선자 육여진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돌아섰다.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외전 5 빚지고는 못산다. 외전(5) 빚지고는 못산다....외전 5 (북천빙화 이야기) 제3화 빙궁의 중대결정 "일단 북육성 가운데 세 개 성의 열일곱개 대소문파를 섬멸하고 무조건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정의맹에서 무림첩을 돌렸다고 합니다." "마교에서 총동원령이 떨어졌습니다." "구대문파 중에 점창파를 멸문하고 봉문시켰습니다." 대의사청에 앉아, 속속들이 들어오는 소식을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냉화미 는 냉랭하게 명령을 계속 하달했다. 요즘 그녀는 마치 얼음꽃 그 자체였다. "좀더 강도를 높혀라! 그정도로는 정의맹도 마교도 별 타격을 받지 못한 다." "청성파를 멸문시켜 본보기를 보여라." "궁주님!!!!!" 갑자기 대의사청 밖에서 급박한 부름이 들려왔다. 냉화미는 불쾌감을 느 끼며 고개를 돌렸다. 화선자 육여진이었다. "무슨 일이냐?" "만사통을 잡아들였다고 합니다." "만사통? ......아아, 그 만사통?" "예. 어서 가보시지요." "무슨 방법이 있을 리가 없지. 소용없을 걸." "그래도 한번 알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아, 어서...." "그럴까......" 육여진의 재촉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냉화미는 만사통이 잡혀있다 는 곳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머리가 보통사람들보다 두배는 큰 염소수염의 중늙은이 하나가 꿇어앉혀져 있었다. 주위에서 살벌하게 경계하는 팔선자들의 위세에 눌렸 는지 제대로 고개도 못들고 있었다. 냉화미는 약간의 실망을 느끼며 대청에 준비된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네가 만사통이라는 위인이냐?" 만사통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최근 한달사이 전설 속에서나 듣던 빙 궁이 일제히 남하하면서 피보라를 일으키고 있었다. 자신도 이러저리 뛰면 서 정의맹에 소식을 전하던 중에 갑자기 개잡듯이 잡혀서 이곳에 끌려오게 된 것이었다. 한참 어리둥절해 있는데, 냉랭하기는 하지만 엄청난 외모의 미녀가 들어 와 심문을 하자 머뭇거리면서도 대답했다. 그 미녀의 엄청난 위세에 이미 기가 질린 상태였다. "그렇소만은....." "흥, 정신을 덜차렸구나!" 만사통의 미적지근한 대답에 분노한 육여진은 앙칼진 외침을 토해내며 신 형을 움직였다. -콰앙!! 강렬한 폭음과 함께 청석으로 된 바닥이 한치(약3센티미터)나 파였다. 육 여진이 진각(권장을 내지르기 전에 준비동작)을 내지른 영향이었다. "커헉!!!!" 만사통은 자신의 사타구니 바로 앞에 생긴 앙징맞은 발자국을 보면서 신 음했다. 식은땀이 전신을 적셨다. "고자가 되기 싫으면 궁주님 앞에 순순히 대답해라. 뭐, 대답하지 않는 것 은 네 자유지만, 그 대가에 대해서는 각오하는 게 좋겠지." "뭐, 뭐든지 말하겠소!!!!! 제발, 그것만은......." 만사통은 순간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자식들의 얼굴을 뇌리에 떠올 리며 얼른 대답했다. 육여진은 그제서야 표정을 풀며 준비했던 질문을 던졌다. "빙백마공을 대성했을 때 생기는 반대급부(부작용)에 대해서 알고 있느 냐?" "그렇소. 그 정도는 누구나 아는 것이 아니오. 남녀간의 교접을 하지 못하 는 부작용이 있소." "그 부작용을 막을 방법은 없는 거냐?" "그, 그건....... 아시다시피 빙백마공은 최고의 음한기공이오. 그 음한기공 을 견딜 수 없는 방법은....." -스윽..... 만사통의 대답이 부정적이자 순간 육여진은 다시한번 신형을 움직였다. 그녀가 발을 든 순간. "자, 잠깐만!!!!!!!!!" 만사통의 애절한 외침이 다음 동작을 멈추게 만들었다. "아, 아마도 한가지 방법이 있는 듯하오!!!!!" "뭐냐?" "천년전 천화공의 무공이 있소. 그의 무공이라면 최고의 양강기공이니 분 명 빙백마공과 능히 비견될 수 있을 꺼요!!!!" "호오????!!!!" 그제서야 태사의에 높이 앉은 냉화미는 흥미를 나타냈다. 그녀는 슬쩍 육 여진에게 눈짓했다. 육여진은 눈치빠르게 그 의미를 알아차리고 재차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열화신문은 오래전에 종적을 감추지 않았느냐?" "그, 그렇소! 하지만, 그 열화신문의 한 갈래인듯한 문파를 알고 있소!!!!" "그곳이 어디지?" "'축융문'이오!!! 축융문의 비전절기인 '열화강'이 천화공의 무공과 흡사하 다고 알고 있소!!!!!" 만사통은 애타게 외쳤다. 조금이라도 상대의 마음에 들기 위한 발악이었 다. 냉화미는 태사의에서 일어섰다. 어차피 만사통이 아는 것은 여기까지 인 듯했다. 하지만, 상당히 믿음이 가는 내용인지라 한번 축융문을 찾아가 보 기로 했다. '일단 한번 가보는 거다. 믿져야 본전이니까.....' "좋아! 일단 축융문으로 가겠다. 본녀가 직접가겠으니, 팔선자들은 준비하 라." 냉화미의 명령이 떨어지자 빙궁의 제자들은 일사분란하게 준비하기 시작 했다. 오래간만에 궁주의 음성에서 생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잘 되어야 할텐데....." "글쎄말야. 난 요즘 욕구불만이야." "어머, 너도니?" "응. 궁의 분위기가 이러니까 미치겠어." "자아, 빨리빨리 움직이자." "응!" 여제자들은 서로서로 한탄하면서도 준비하던 손을 멈추지 않았다. 금제가 풀리고 그동안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런 그녀들에게 갑작스런 '연애금지령' 은 최악의 사건이었던 것이다. "문주님!! 피하십시오! 빙궁의 요녀들입니다!!!!" "뭐라고! 빙궁의 세력권은 아직 멀었거늘 그게 무슨 소리냐!!!" 축융문의 문주 '염신( ?v)' 석우린은 지금 제정신이 아니었다. 현재 빙궁 과 정의맹의 접전이 벌어지는 전선은 이곳에서 최소한 삼개성을 지나야 하 는데도, 갑자기 빙궁의 습격이 있었던 것이다. 그 요녀들의 가공할 손속에 축융문의 제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아무리 특수제작된 화탄(폭탄)을 던지고 공격해도 전세를 뒤집을 수 없었다. 결국 석우린은 전신이 포박된채 빙궁의 궁주앞에 무릎꿇려지는 신세가 되 었다. 그는 빙궁주의 일수에 제압당하는 수모까지 겪어야만 했다. "빠드드득!! 이 요녀야! 무슨 원한이 있어서 축융문을 습격한 거냐!!!" 석우린은 대청 상좌에 앉은 절색의 미녀를 향해 원한 섞인 외침을 토해냈 다. 그런 그의 뒤쪽으로 식솔들이 줄줄이 묶여진채 엎어져 있었다. "흥, 열화신문의 한갈래인게 사실이냐?" "무슨??" "그 정도의 양강기공으로 정말 천화공의 후예인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냐! 본문의 무공이 열화신문에서 갈라져 나온 것은 분명하다. 무엇을 알고 싶은 거냐!" 석우린은 도저히 이해못할 질문에 노성을 터뜨렸다. 그때 질질 끌려나온 한 인물이 석우린에게 말을 걸어왔다. "석문주. 고정하시오. 그러다가 축융문의 전 가솔들이 얼음조각이 되겠 소." "아니...그대는 만사통 대협이 아니오?" "허허허허. 내 신세도 그대와 별 다를바 없지요." 석우린은 개처럼 끌려나온 만사통의 행색에 의아함을 금치 못했다. 그런 그에게 만사통은 천천히 사정을 설명해 줬다. 어차피 축융문이 이렇게 된 것에는 자신의 책임도 없지는 않았기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천화공의 무공인 '태양신공' 달리 '태양일기공'이라 부르는 그 무공을 찾고 있는 거요." "그런.....본문이 열화신문의 한 갈래인 것은 분명하오. 하지만, 본류가 아 니라 일개 지류일 뿐이오." "뭐라고!!! 일개 지류일 뿐이라고? 그럼 쓸모가 없는 것들이 아닌가!" 상좌에 앉아서 만사통과 석우린의 대화를 듣고 있던 냉화미는 노성을 터 뜨렸다. 애써서 잡아들인 인물이 별 볼일이 없다면 살려둘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당장 이것들을 죽여버려라! 네놈들은 쓸모가 없어!!!!" "자, 잠깐만!!!!" 냉화미의 추상같은 명령에 석우린은 필사적으로 호소했다. 이대로 이치에 맞지않는 이유로 멸문당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본문이 지류인 것은 분명하오. 천화공의 태양일기공의 지류는 본문의 열 화강으로 넘어왔으나, 본류는 '산화장'으로 이어졌소!" "산화장?" "그렇소! 하지만 그 연마과정이 어렵고 까다로워서 익힌 사람을 찾기는 힘들꺼요!" "아! 산화장이라면, 내가 알고 있소!!!" 옆에서 끼어드는 인물은 만사통이었다. 역시 별호 그대로 오지랖이 넓은 인물이었다. 만사통은 목청을 가다듬고 외쳤다. "산화장이라면, 십대고수로 손꼽히는 사기 중의 하나인 '백발선동' 운영 선배님의 독문무공이오!" "백발선동 운영?" 냉화미가 자신의 말에 흥미를 보이자 신이 난 만사통은 열심히 설명을 계 속했다. "산화장이 비록 익히기는 까다로우나 그 위력이 강해서, 일단 익히기만 하면 절정고수 급에 들수 있소. 그래서 그 명맥이 끊이지 않았고, 당대에는 백발선동 운영선배님께서 완성하신 것으로 알고 있소." 희미한 가능성이 엿보이자 냉화미는 거듭 재촉했다. "백발선동 운영이 누구지?" "사기의 하나로 꼽히는 인물이오. 그리고, 그분은 별호 그대로의 외모를 가지고 있소. 긴 백발과 동안의 얼굴을......" "잠깐!!!!" 한참 만사통의 설명을 듣고 있던 냉화미는 순간 집히는 것이 있었다. 그 녀가 사천땅에서 만난 소년. 그러나 절대 소년같지 않은 행동거지의. '이자가 설명하는 인물이 설마...........' "호, 혹시, 그 백발선동이라는 인물이 십육칠세 정도의 동안에, 허리까지 오는 새하얀 백발을 가지고 있고, 조금 짖굳은 면이 있는 그런 인물이냐?" "아! 궁주도 알고 있군요. 그분이 맞소. 악동기질이 있어서, 친분이 있는 사람들은 동괴(꼬마귀신)라고도 부르고 있소." 만사통은 얼른 덧붙였다. 아무래도 자신도 살고, 축융문도 살길이 보이는 듯했다. "조오았어!!!!!!!!" 만사통의 말이 끝나자 말자 냉화미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설마설마 하던 것이 사실이었던 것이다. "팔선자는 지금 즉시 사천땅으로 간다. 본녀도 동행한다. 어서 정리를 하 고 준비하라!" "존명!!!!" 그렇게 북천빙화 냉화미는 희희낙락하면서 급히 명령을 내렸다. 자신의 희망이 이루어 질지도 모른다는 부푼 꿈을 안고서.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외전 6 빚지고는 못산다. 외전(6) 빚지고는 못산다....외전 6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현재 끈끈이1호는? "아가씨, 탕약이 준비되었습니다." "그러냐. 보통때처럼 마시기 쉽도록 적당히 식히도록 해라. 그리고, 백의 신수 노준명 의원님께도 전해드리도록 하렴." "예. 그럼....." "후우~~~" 언제나처럼 반복해왔던 명을 내린후 백리소예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덧 두달이 넘어가는 동안 이곳 백리세가의 일상은 별다른 변화가 없 다. 자신의 일상도 마찬가지로........... 지금도 눈을 감으면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날.의 광경이었다. 저, 하남성주 육순연회에서 고개를 들지 못할 수모를 당한 후 백리세가 내에서 안정을 취하는데, 돌연 들려온 급보. 정의맹에서 업무를 보고 있어 야할 오라버니에게 생긴 갑작스런 변고에 그녀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이미 동봉조극, 오기조원의 경지 (극상의 경지쯤으로 생각하세요.)에 오른 초절정의 고수가 의문의 혼수상태라니.......믿을 수가 없었다. 결국 다급하게 달려간 정의맹의 한 내실에서 직접 자신의 눈으로 오라버 니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때의 심정이라면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가혹한 것이었지만. 혼수상태.....아니, 그런 것이 아니었다. 혼수상태라면 의식불명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는 그저 침상에 누운채 외부의 그 어떤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았 다. 그저 반쯤 열린 눈동자로 멍하니 정면을 응시할 뿐이었다. 그녀는 그저 의식도 없이 누워있는 오라버니의 몸에 매달려 흐느끼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오라버니!!! 이쪽을 봐주세요. 저예요, 소예!!! 흑흑흑흑흑" "진정하십시오. 백리소저. 그렇게 흥분하시면 몸에 좋지 않습니다. 부디." "제가 진정할 수 있나요?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설마 암습이 나 독이라도 사용된건가요?" ".....그것이....일단은 체내에 그 어떤 유해물질도 없다는 것이 밝혀졌습니 다. 은침으로 중요 혈도 여러곳을 검사한 결과가 그렇습니다. (호호호 여러 분, 은에 독이 닿으면 검게 변색한다는 것은 아시죠?) 그리고, 극히 눈에 띄는 외상은 없습니다........" "그럼 결론이 뭔가요? 원인불명이라는 말씀이잖아요? 말도 안돼." 백리소예의 코 아래를 가린 면사 사이로 격한 외침성이 터져나왔다. 그녀 은 저때의 추태이후로 외출할 때뿐만이 아니라, 세가 안에서도 줄곧 면사 로 얼굴의 절반이상을 가리곤 했다. 그런데도, 흑수정처럼 맑은 눈에서는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 섬세한 얼굴을 더욱 가련하게 만들어서, 보는 이를 감탄케 했다. 그런 봉황선녀의 모습에 천하제일의 명의라는 평가를 받고있는 정의맹 전 속의원 백수신의 노준명은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마저 잊을 정도로 마음을 빼앗길뻔 했다. 오랫동안 수양을 계속해온 노의원으로써는 믿기 힘든 일이 었지만. 결국 그는 정의맹 수뇌부로부터 '절대비밀엄수'를 맹세한 극비 사실을 그 녀에게 말해주고야 말았다. 의원으로써의 불문율마저 어긴 것이다. "하아...... 소저, 지금 제가 드리는 말은 결코 발설해서는 안된다는 엄명을 받은 사실이오. 그저 조금이라도 소저의 슬픔을 덜기위해서 이렇게 말해주 는 제 입장을 이해해 주시오." "...그게 뭔가요? 그들이 제게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건가요?" 자신이 발설할 사항에 스스로조차 조금은 의혹이 있었던 터라 망설임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런 망설임 후에야 노준명은 입을 열수 있었다. "가주의 몸에는 그렇게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소. 이것은 이틀에 걸친 조 사결과 나온 것이니까요. 그렇지만, 단 한군데...... 이해할 수 없는 부분에 엄청난 중상을 입고 계셨소." "그곳에 어딘가요? 혹시 뇌호혈(이곳을 다치면 백치. 즉 바보가 된답니 다.)이라든가.....그런 곳인가요?" 다급한 백리소예의 말에 노준명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도저히 상상 할 수 없는 곳의 중상이었기에 자신도 조금 당혹할 정도였으니까. ".......아니요. 그런 곳이 아니라................ 흠흠, 후.장.이 찢어지는 중상이었소." ".................?????? 그, 그렇다는 말은!!!!!!" 순간 백리소예는 입을 다물수 없었다. 후.장.....이라면....저....... 설명을 해준 노준명의 노안(?도 어느덧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의원인 이상 상당히 이유가 상상이 가는 상처였기 때문이었다. "아냐...그럼 정의맹 안에서 오라버니께 흑심을 품은 놈이 있다는.....저, 덩 치를 넘어뜨리고 싶어하는 초변태가 있다는........그런.....그럼, 떡대수 취향이 라는.......그렇다고 설마 오라버니가 방심하다가 먹혔을 리는 없는데.......그럼 정면승부로 밀어 넘어뜨리기 한판 했다는.....아냐, 이곳에서 오라버니를 이 길 정도의 고수는 없을텐데......." 주변 상황마저 잊은 채 백리소예는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도저히 그때 의 상황을 상상하기 힘들었다. 가만히 듣고 있던 노준명이 고개를 들지 못 할 정도였다. 결국 그는 마지막 한가지의 비밀마저 털어놓기로 했다. 저, 조.신.하다고 착.각.했던 처자의 정도를 모르는 망상을 막기 위해서. "흠흠, 그리고 그 시기에 묘하게 사기 중의 하나인 백발선동 운영선배님 이 가주님을 찾았다는 사실이 더욱 애매합니다만...................?" "뭐라고요? 그 제비가 왔었다고요?" "흠. 그렇습니다만, 그 분이 제비라니요????" "아, 그런게 있어요. 그럼 진짜 그자가 왔다간 후에 오라버니가 이렇게 된 건가요?" "모든 상황 증거로 보아 9할 이상의 확률로........ 제 진단으로는 뭔가 강한 정신적 충격으로 본인 스스로가 자아를 가둬버린 듯 합니다만. " 노준명은 애매하지만 의미전달은 확실한 설명을 해 줬다. 이 나이가 되어 서 이런 말을 입에 올려야 한다는 것을 한심해 하면서. 백리소예는 침상에서 심신상실의 상태로 누워있는 불쌍한 오라버니를 보 면서 이빨을 갈았다. "뽀드드득!! 그럼 그 제비가 주제를 모르고 역전을 해서, 오라버니를 먹었 다는.............. 설마 그런 방법을 쓸줄은 몰랐는데............." 결국 백리소예는 그를 백리세가로 데려오기로 했다. 더 이상 정의맹에서 머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도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백리 진천을 위해 지극정성을 간병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을 수 없었다. "벌써 두달이 넘었어. 그렇다면, 결국 제비를 잡아 들여야 한다는 건가. 그 날제비 한 마리때문에 이 유서깊은 백리세가가 이 꼴이 되다니........." -콰앙!!! 시비가 물러나는 소리를 들으며 백리소예는 눈앞의 청석 탁자에 일권을 뻗었다. 아무런 공력을 끌어올리지 않았는데도, 놀랍게 새하얀 섬섬옥수가 탁자 속으로 한치(약3센티미터) 이상을 파고들었다. 그녀의 격한 분노를 보 여주는 듯했다. "이젠 방법이 없어. 결국 내가 나서야 한다는 건가. 아직은 나서고 싶지 않았는데................ 뽀드드득! 내 손에 잡히기만 해봐! 절대절대절대절대 용서하지 않겠어!!!!" 아무리 며칠을 고민해봐도 길은 결국 하나였다. 이 일의 원인이기도 한 제비를 잡아들이는 것만이 해결책인듯했다. 결국 그녀는 치맛자락을 떨치 고 일어나 이른바 '제비납포작전'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외전 7 빚지고는 못산다. 외전(7) 빚지고는 못산다....외전 7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현재 끈끈이2호는? "당장 비키지 못하겠느냐!!!!!" "죄송합니다. 아가씨. 교주님의 엄명이시라 도저히 비켜드릴 수가 없습니 다. 부디 용서를." "이~~ .... 너희들이 감히!!!" 눈앞에 버티고 선채 한치의 물러남도 없는 혈검대의 모습을 보면서 나찰 화 유하영은 붉디 붉은 입술을 사려 물어야만 했다. 지난번 사건으로 강제 적으로 마교로 소환당한 이후로 그녀는 단 한번도 마교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자신이 머물고 있는 내원 밖으로 단 한걸음이라도 나갈려면 반드 시 혈검대 대원 스무명을 대동하고 나서야 가능할 정도였다. 지금도 혈검대의 제지로 뜻을 이루지 못한채 그녀는 다시 내원으로 돌아 와야만 했다. 이번 조처는 낙양 화영루 사건 이후에 나온 것으로 운신(움 직임)의 폭을 필요최소한으로 만들었다. 어째서 이 정도까지 가혹한 조처가 내려졌는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 다. 자신이 비록 낙양에서 추태를 보였다고 해도, 그러려니 넘어갈 수도 있 는 문제였다. 더군다나, 만일 허락없이 무단으로 마교를 벗어나는 행동을 할 시에는 '반도(반역자)'라는 오명을 쓰고서, 죽을 때까지 내침을 당할 그 런 처벌이 내려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더더욱 이해하기 힘든 것은, 마교 교주의 직계혈족을 그 정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마교의 전대 고수들로 이루어진 원로회의 승인 이 필요했다. 교주와 그 혈족의 안전을 위해서 대대로 내려온 불문율이다. 그런데도 자신이 이런 처벌을 받았다는 것은 원로회의 승인이 있었다는 뜻 이기도 했다. 내원에 반강금 당한지 거의 두달이 지났어도 그 상황의 변화가 없자 유하 영은 끓어오르는 노화를 도저히 삭히지 못했다. 그때, 가만히 옆에서 지켜보던 시비(시녀)는 슬슬 한계상황이라는 것을 느 끼고서 가만히 자신의 주인을 다독였다. "아가씨, 고정하십시오. 일단 시간이 지나면 교주님의 진노도 풀리실겁니 다." "하지만, 벌써 두달이 지났어! 지금이라도......" "혼자서 서두르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교주님도 부인께서 도 걱정하고 계시니......" "아냐! 아버지도, 어머니도 문제의 핵심을 모르고 있다고!!! 이건 전부 저! 빌어먹을 제비때문인데도!!!!" "아가씨! 제발....." "어서 나가서 그 제비를 잡아와야 한다구!! 그 제비만 잡아오면 해결될 문제인데도 부모님은 그것도 모르고........흑" 유하영은 결국 눈물을 떨구고야 말았다. 지금도 그 어두운 지하 연공실에 틀어박혀 있을 사람을 생각하면 감정을 추스릴 수가 없었다. 두달 전, 아무런 통보도 없이 제비 한 마리가 마교를 다녀간 후 자신의 소중한 소숙(작은 숙부)은 돌연 지하 연공실에 틀어박혀 단 한번도 나오지 않고 있었다. 외부에서 아무리 불러봐도 대답조차 해주지 않았다. 뭔가 이 유도 말해주지 않았다. 결국 이모님들이 하나하나씩 다녀가고, 부모님들도 다녀갔어도 소용이 없었다. 자신이 아무리 애타게 불러도 마찬가지였던 것 이다. -십만대산의 한 계곡 올려다보면 까마득하게 느껴질 정도의 절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기묘한 계곡이었다. 주위에는 삼엄한 경계망이 펼쳐져 있어서 제아무리 나는 새라 고 할지라도 도망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 절벽 맨 아래쪽에는 단단한 청석으로 된 석문(&?이 있었다. 유하영은 서슴없이 호위들을 지나쳐서 석문 앞에 섰다. 계곡전체에 천라 지망(하늘조차 가둔다는 그물같은 경비)을 펼치고 있는 호위들은 마교에서 도 최고 절정의 고수들이다. 그런 그들은 지금 석문 안의 지하 연공실에 있을 그들의 미래의 주인을 지키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가만히 문에 뺨을 대고, 간절히 말했다. "소숙. 제 말이 들리지요? 그렇죠? 제발 대답 좀 해주세요. 예? 소숙이 여 기서 안나오는게 전부 그 제비! 때문이죠? 맞죠? 흑흑, 제발 대답해 주세 요. 소숙이라면 백장 밖의 기척도 느끼시잖아요?" 가늘게 흐느끼며 유하영은 끊임없이 호소했다. 매일처럼 이곳을 들러도 대답이 돌아왔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차가운 돌의 감촉이 그녀를 지치 게 했게, 또 응답없는 부름은 진정으로 그녀를 허무하게 만들었다. 그때, 뒤쪽에서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만해라. 하영아." "어머님!" 유하영은 소리의 근원을 돌아봤다. 연한 비취색 궁장을 걸친 중년의 미부 가 서 있었다. 부드럽고 섬세한 굴곡이 드러나 보였지만, 결코 천박함이나 눈에 띄는 색기는 보이지 않았다. 우아하고 부드러운 분위기가 보는 이를 편안케 했다. 바로, 유하영의 친모이자, 단목우의 첫 번째 누이인 '유예금' (중국에서는 여자가 혼인하면 남편성을 따라간답니다. ^^)이다. "이제 그만해라. 그 아이도 마음을 가라앉히면 나올거다. 그러니, 너도 그 만하려므나." "어머님!! 소숙이 이렇게 된 건 전부 그 제비 때문이라구요! 제가 없을 때, 그 자가 마교를 다녀갔었잖아요. 그 다음부터 소숙이.........." "어차피 그 아이도 어른이란다. 언제까지 네가 신경써줘야 할 필요는 없 단다. 하영아" "차라리 제비를 잡아들이면 되잖아요! 그럼 일이 해결 되고, 소숙도 여기 서 나올꺼라구요! 절 보내주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뺀질뺀질한 제비를 잡아 올께요, 예?" "안된단다." 아무리 유하영이 호소해도, 그녀의 어머니이자 마교의 대부인인 유예금의 입에서 승낙의 말은 나오지 않았다. 애가 달은 유하영은 결국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평소에는 단 한번도 자신에게 이런 단호한 모습을 보인 적이 모친이었기에. "너는 지금 근신중인 몸이다. 그런데 어찌 그렇게 가벼운 행동을 하려는 거냐! 자신의 입장을 생각해라." "어머님!!!!" 칼로 자른 듯한 어조에 유하영은 반론조차 할 수 없었다. 아무리 자상하 고 관대한 모친이라도 한번 정한 것은 결코 바꾸지 않는 여걸이었다. 부친 조차도 그런 모친의 의지를 꺾지 못할 정도다. ".........그럼 어째서 제가 이렇게 근신 당해야 하는가요? 낙양에서의 추태 때문이라면 이 정도까지 제재가 내릴 리가 없어요. 그건 제가 더 잘 알아 요! 더더군다나 원로회의 제가(승인) 없이는 내릴 수 없는 처분까지......" 결국 이제껏 품고 있던 의문을 그녀는 모친을 향해 던졌다. "원로회 열두 장로들 중에서 이번 처분에 반대한 사람은 고작 세명뿐이란 다. 아홉의 장로들이 찬성했고, 결국 다수의 의사에 따라 네게 그런 처분이 내려진거지." "그럼 진짜 원로회의 제가가 있었다는 말인가요? 아버님의 독단이 아니구 요? 어째서..........어째서!!" 유예금은 자신의 철부지 딸을 가만히 쳐다봤다. 분명 이유를 알게 된다면 스스로도 인정할 것이지만, 사실 그 정도까지 딸을 몰아넣고 싶지는 않았 다. 그렇지만, 딸은 진실을 알기 전까지는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이번 처분에 반대한 장로들은 모두 여자들이란다. 그러니까 남자 장로들 은 모두 찬성표를 던진 것이지. 이건 전부 너의 자업자득이란다. 하영아, 평소 너의 취미에 희생된 남자들의 원한이 이런 식의 결과를 가져 온거다! 원, 뭔가 일을 벌리려면 꼬리를 밟히지 말아야지! 너의 자만이 실수를 불러 왔고, 결국 이런식의 결과가 된거다." "그런!!!!! 그건 단순한 취미생활일뿐인데 어째서!!" "너의 어리석음이 원인이다. 적당히 하던가, 그렇지 않으면 보다 신중하게 취미생활을 즐겨야지 뒷탈이 없는 법이란다. 알았으면, 다음부터는 좀더 조 심스럽게 취미생활을 하도록 해라." "전........" "알았으면 좀더 자중하도록 해라! 알겠느냐." "..............." 마지막 한마디와 함께 돌아서는 모친의 모습을 보면서 유하영은 입을 열 수 없었다. 결국 이번 낙양에서의 사건을 빌미로, 장로들은 자신에게 제재 를 가해 온 것이다. 건방지게도! 용서할 수 없었다. 순.수.한. 취미 생활로써 가.벼.운. 눈.요.기.를 즐겼을 뿐 인데도 이런 식으로 보복을 가해온 행위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하극상 이었다. 유하영은 무의식중에 말아쥔 섬섬옥수(예쁜손 정도로 생각하시길)에서 가 는 핏줄기가 흐르는 것도 모른 채 분노에 떨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분노를, 전부 저 건방지고 뺀질뺀질한 제비와 오지랖 넓은 남. 자. 장로들에게로 향했다. 여담이지만, 이것이 이후 전 중원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 이른바 '남자 전문 음화판매사건'의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지금껏 그려왔 던 남자들의 음화를 천하 각지에서 팔아치우는 만행을 저질렀던 것이다. ------------------------------------------------------------ 안녕하세요.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흠흠, 이제 빚지고도 못산다 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퍼옴/제비2]빚지고는 못 산다...외전 8 빚지고는 못산다. 외전(8) 빚지고는 못산다....외전 8 (제비 사전에 빚이란 없다.) 끈끈이들의 중대 결정 -하남 백리세가 요근래에 드물게 백리세가의 분위기가 무척이나 밝았다. 와병 중이었던 가주가 자리에서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무려 석달만의 쾌유라서 그런지 여 기저기서 축하사절을 겸한 급보(급한 소식)들이 들어왔다. 대부분이 빙궁의 진로에 관한 글들로 정의맹에서 보내온 글들이 압도적으 로 많아서, 상황이 좋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마교에서 적 극적으로 빙궁과 맞서고 있어서인지 세력확장의 속도가 많이 느려졌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춘추각 "자네를 보는 것도 오랜만이군." "...................그런 것 같군." 백리세가의 가주가 머무는 춘추각에서 역사적(?)인 만남이 있었다. 마교의 핵심 세력을 이끌도 하남에 도착한 지옥혈 단목우가 백리세가를 찾은 것이 다. 그는 즉시 춘추각으로 안내되어 백리진천과 대면하게 되었다. 탁자 맞은 편에 앉은 연적이자 아군을 보면서 백리진천은 느긋하게 말을 꺼냈다. 자신이 와병 중이던 기간의 모든 내막은 백리소예를 통해 들은 상 태였다. "그 동안 폐관 중이었다던데 안색을 보니 별 일은 없는듯하군." "........................그 쪽이야말로 너무 안색이 좋군. ++++" "하.하.하.하.하. 그.런.가. 요즘 너무 행복해서 그렇네. 선.배.님.도 옆에 계 시고...." "++++++++++ 설마 손을 대지는 않았겠지?" "글세. 끝.까.지.는 안갔으니까. 시.간.이 너무 없.어.서. 말일세. 하하하하하 하" 단목우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면서 눈앞의 인물을 노려봤다. 분위기가 심 상치 않았다. 분명 이 놈도 심신상실 기간이 만만치 않게 길었는데도 팔팔 한 것이 수상했던 것이다. 안 그래도 혼자 하남으로 보낸 것이 마음에 걸 려서 채비를 갖추는 데로 바로 백리세가로 왔지만, 그 중간의 이삼일이 문 제였다. '그래도 설마 선배님의 그.런. 모습을 본 것은 아니겠지.' 단목우는 요전에 봤던 운영의 모습을 떠올리며 슬며시 입가에 미소를 걸 었다. 정말로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뭐야!!! 이 놈이!!!! 갑자기 웃다니....???' 백리진천은 갑자기 단목우가 미소짓자 수상한 느낌을 받았다. 이건 마치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 아닌가? 결국 호기심을 참지 못한 백리진천은 슬쩍 물음을 던졌다. "꽤나 기분이 좋은 듯하군. 뭐,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아~~. 잠시 요전 일을 생각하느라고 말야. 그.일.만. 생각하면 절로 기분 이 들뜬다네." "요전 일이라니?" 단목우는 한층 미소를 짙게 하면서 의기양양하게 설명했다. "선배님이 내 품속에서 애원하셨지. 내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면서. 두 눈에는 눈물을 글썽이던 그 모습이 정말 귀.엽.더.군. 아마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꺼야. 그렇게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으리 라고는 상상도 못했었지. 아! 자네는 미처 못 봤겠지만 말야. 정말 아쉽군. 그걸 못보다니. 후후후후후" -빠직!!!!! 백리진천은 단목우의 의기양양한 말에 머리끝까지 피가 솟구치는 느낌을 받았다.(간단히 말하면 이마에 혈관마크 몇 개가 새겨졌다는 소리) 동시에 이빨을 가는듯한 섬뜻한 음향효과까지 있었다. '뭐야!!!!! 품속에서 눈물을 글썽이면서 호소했다고!!! 나는 한번도 못봤는 데!' 이빨을 갈면서 백리진천은 간신히 평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금 자신이 발작하면 저 웬수같은 놈만 즐겁게 해 줄 뿐이었다. 물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단목우는 더욱 기분이 좋아졌지만.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백리진천은 평온한 어조로 입을 여는 데 성공했다. "하.하.하.하. 그런가. 그렇지만 나도 꽤 기분이 좋다네." "그런가????" "그렇지. 자네는 아직 못 해봤겠군. 선배님께서 그 귀여운 입으로 내.것.을 품.어. 주셨다네. 작고 예쁜 입술 로 애무해주시더니, 마지막으로 내 것을 품어주셨지. 내 것은 조금 크.기. 때문에 힘드셨을텐데도 정말 열심히 품어 주시더군. 아아~~, 마치 극락에 오른 기분이었네. 참, 자네는 아직 못 느껴봤겠지만 말야." "뭐야!!!!! 감히 네놈이 그런 짓을 하다니!!!!" 한마디 노성과 함께 단목우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저놈의 거시기를 입으로 품어주다니!!!!! 동시에 백리진천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흥!! 너야말로! 감히 선배님 눈에 눈물을 흐르게 하다니!!!" "이!!!!!!" -파지지지직!!!! 두 사람은 살기짙은 눈길로 서로를 노려봤다. 만일 제3자가 그 자리에 있 었으면 질식해서 실신할 듯한 분위기 였다. 백리진천은 온몸에 공력을 끌어올리면서 눈앞의 철천지 웬수를 노려봤다. 금방이라도 출수(공격시작정도로 생각하세요)하고 싶은 심정을 간신히 누 르면서 떨리는 손을 진정시켰다. 저 빌어먹을 놈이 선배님의 그 귀여운 모습을 봤다니! 자신도 못 본 모습 인데!!!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덧붙여, 그는 은밀히 한가지를 결심했다. 백리진천은 단목우가 너무너무 부러웠던 것이다. '반드시 나도 그 귀여운 모습을 꼬옥! 봐야지.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후 후후후후후후' 단목우는 극심한 분노로 얼굴에서 표정을 지워버린 채 버티고 섰다. 저 파렴치한 놈이 선배님께 그런 짓까지 시켰을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저 무 지막지한 놈의 거시기가 얼마나 컸겠는가. 그런 대물(큰 물건)을 그 작은 입에 품게 하다니!! 얼마나 힘에 겨웠겠는가. 그러나 그도 또한 한가지 단호한 결심을 했다. '제길, 나도 못해봤는데!!!!!! 그렇지만, 진짜 기분좋겠지!? 그 보드라운 입으로 한번만 품어주셨으면!' 그렇게 한바탕 춘추각을 뒤엎는 사태는 근 두시진(네시간)을 끌었다. 그동 안 그 누구도 전각안에 들어가 볼 수없었다. 건물 바깥까지 흘러나오는 살 기의 흐름에 그저 벌벌 떨면서 어서 끝나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두 끈끈이들이 춘추각 안으로 사라진 후 뭔가 요상한 느낌에 춘추각 처마 에 매달려 건물 안을 엿보던 운영은 그 가공할 언쟁을 목격한 후 지붕 위로 피신했다. 심각한 목숨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게 피신한 것인 지는 잘 이해가 안되는 일이지만....... 다시한번 말하지만, 절정의 고수들은 십장밖에서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까 지 들을 수 있을 정도의 고성능의 청력을 지닌다. 고로 운영도 현재 춘추 각에서 오고갔던 노성들을 빠짐없이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지붕 위에서 제비는 두 팔로 몸을 감싸안은채 최대한 웅크리고서 벌벌 떨 었다. 도저히 떨림을 멈출 수 없었다. "저, 빌어먹을 놈들이 지금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수있다는 게 정말 슬프군. 허허허허허" 운영은 아무리해도 진정되지 않는 몸을 끌어안으면서 한탄에 한탄을 거듭 했다. 자신의 지독한 불운도 포함해서......... ------------------------------------------------------------ 얼른 외전을 써올립니다. 외전9